과천쪽 길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사당능선 아래로 갈수록 등산객들이 불어나 평소 주말과 다름 없는 것 같았습니다.
곳곳에서 꽈당, 미끌---
그래도 껄껄껄, 호호호---.
관악산에서 줄서는 경우는 딱 2가지 경우 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연주암의 여자화장실 줄이구요.
다른 하나는 연주암에서 주는 공양줄입니다.
그런데 눈이 쌓인 이번에 보니까
사당 능선길에도 줄이 길게 길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나도 모처럼 새로 장만한 Nikon D70s 를 멘다다 아이젠도 스틱도 없어
몇번이나 미끄러졌습니다.
다행히 사람들 밀리지 않는 곳으로 발길을 옮기다 보니
미끄러져도 눈이 많이 쌓여 부상은 입지 않았습니다만----
![17미끄러져도_좋아용DSC_0209[1].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182/2682/2/17%B9%CC%B2%F4%B7%AF%C1%AE%B5%B5_%C1%C1%BE%C6%BF%EBDSC_0209%5B1%5D.JPG)
내가 넘어진 데는 주로 이런 곳이었구요.
눈길을 반들반들하게 만들어 놓은 곳을 지나다 넘어지는 등산객들은
아마 매우 고통스러웠을 겁니다.

사당능선 정상부위에서 바라본 하산 방향입니다.
눈발도 날리고 시야는 흐립니다.
올라오는 사람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흠, 재미있겠군!' 하면서 전의를 불태우면서 하산했습니다.
그런데 한 10여분 내려갔나~
흐린 날씨가 조금씩 조금씩 맑아 지네요.
그러면서 사람들도 하나 둘 늘어납니다.

사당능선 정상부의의 헬기장 입니다. 저 앞 등산로구멍으로 사람들이 꾸역꾸역 올라옵니다.
금방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마당바위에 몰린 등산인파.
하, 이렇게 눈 많이 온 날 그 많은 등산모임이 가만 있을리 없죠.
온라인 등산모임이 모두 늦으막이 ' 관악산에서 만나자'고 문자를 날린 모양입니다.
이후 이런 등산회 모임이 산을 다 내려올 때까지 계속 이어졌습니다.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이런 날 집에 있을 순 없었을 겁니다.

아래로 내려갈 수록 등산회 모임 같은 행렬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멀리서 마당바위를 바라보았습니다.
등산객이 장난이 아닙니다.
![17_사당동_정상_헬기장DSC_0306[1].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182/2682/2/17_%BB%E7%B4%E7%B5%BF_%C1%A4%BB%F3_%C7%EF%B1%E2%C0%E5DSC_0306%5B1%5D.JPG)
사당능선 초입의 헬기장입니다.
자, 여기까진 모두 모였는데 앞으로 두어시간 '올라 갈거냐 말거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면서
설왕설래 하고 있습니다.
나는 기분이 좋습니다. 여기까지 오면 이제 오늘 산행은 끝난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헬기장 바로 앞의 국기봉 입니다.
눈 오는 날, 관악산 넘기가 힘들다면 이 곳 국기봉까지 올라와 조망해보면 눈 경치는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지하철 사당역에서 내려 빠르면 30분,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너끈하게
사당능선에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눈 풍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혹시 알아요, 눈의 여왕이나 왕자님을 만나게 될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