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빈 바랑

좌선은 안락(安樂)의 법문

淸潭 2006. 11. 10. 18:16
 

좌선은 안락(安樂)의 법문

 

좌선의 자세에 관해서는 종색스님의 《좌선의(坐禪儀)》를 참고하면 된다. 실제로 가장 중요한 점은 허리를 바르게 펴는 것이며,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호흡도 자연스러운 것이 좋으며, 복식호흡을 권장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들은 스스로가 오랫동안 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터득되어진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마음가짐이다.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좌선에 임해야 하는가. 첫째로 염두에 둘 것은 바로 좌선은 안락(安樂)의 법문이라고 하는 것이다. 안락이란, 말 그대로 편안하고 즐겁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좌선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편안하고 즐거워야 한다.


편안하고 즐겁기 위해서는 우선 만족해야 한다. 만족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추구하는 바가 없어야 한다. 일체의 바램을 놓고 쉬어야 한다. 심지어는 깨닫고자 하는 마음조차도 하나의 헐떡임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 일체 생각의 분별(思量分別)과 '나'라고 하는 생각, 내지는 깨치고자 하는 마음까지도 모두 놓아버리고 다만 앉아 있을 뿐이다.


그대로만 하면 5분 앉으면 5분 부처다. 좌선이란 몸을 주저 앉혀 고요히 할 뿐 아니라, 마음을 주저 앉혀 쉬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5분 앉으면 5분 부처라는 신념을 갖을 필요가 있다. 앉아 있는 부처는 더 이상 부처가 되고자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자성, 즉 우리 모두의 본 마음·참 나는 본래 완전하기 때문에 더 이상 그릇됨만 없으면 자성(自性)의 계(戒)요, 더 이상 산란함만 없으면 자성의 정(定)이요, 더 이상 어리석음만 없으면 자성의 혜(慧)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수행을 해나간다거나 깨달음을 얻는다거나 하는 것도 우스갯소리에 불과할 따름이다. 그러므로 더 이상 그 무엇도 추구할 필요 없이 다만 5분 앉아있으면 5분 부처라고 하는 것이다.
아울러 좌선을 하는 때에는, '몸으로써 깨닫는다'는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 부처님께서도, 차라리 사대(四大)로 된 물질 몸에 대해서는 '나'와 '내 것'에 매일지언정, 의식(意識)에 대해서 '나'와 '내 것'에 매이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우리는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것이며, 우리의 생각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고 흔들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의 분별(思量分別)이나 지견(知見)의 이해 및 알음알이로써 깨닫고자 해서는 백 천 만겁이 흘러 미륵보살이 하생(下生)한다 해도 깨치기가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럴 바에야 이러한 알음알이는 모두 부처님께 맡겨버리고, 몸으로써 깨닫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좌선에 임하는 것이 오히려 보탬이 된다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