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맞춤 출동 서비스 [중앙일보]
당뇨·고혈압 등 환자 연락처 등록 땐
서울은 연내, 내년 전국 확대
전북 군산에 사는 최모(65)씨는 부정맥을 앓고 있다.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부인과 단둘이 사는 최씨는 갑자기 병세가 심해져 의식을 잃을까봐 걱정한다. 다른 사람이 발견해도 응급조치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119 응급전화로 이런 고민을 덜 수 있게 된다. 소방관서가 노약자나 평소 질병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모아두었다가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행키로 했다. 8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확대된다.
'U-안심폰'이란 이름의 새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면 미리 소방서에 질병 경력과 전화번호, 보호자 연락처 등을 등록해야 한다. 응급상황 때 등록된 전화기로 119에 전화를 걸면 중앙통제센터의 컴퓨터는 데이터를 자동 검색해 통화 도중 환자의 병력을 화면에 띄운다. 이 정보는 출동하는 구급차량에도 자동 전송된다. 구급대원이 필요한 준비를 하고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적절한 응급 조치를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자나 당뇨 환자들은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장마비와 같은 허혈성 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산소 공급이 5분 이상 중지되면 돌이킬 수 없는 뇌손상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초기 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한 해 동안 순환계 질환으로 숨진 사람은 5만8000명을 넘어섰다.
119 서울종합방재센터 박재영 지도의사는 "알레르기나 당뇨환자는 일반적인 처치를 하다 숨지는 경우가 많다"며 "병력을 알고 있다면 간단한 구급조치를 설명해주고 시행하는 것만으로 소생 확률이 확실히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를 받기 원하는 사람은 소방방재청 홈페이지(www.nema.go.kr)나 가까운 소방서에서 등록신청서를 받아 등록정보를 입력한 뒤 관할 소방서에 제출하면 된다. 지방은 내년 시행된다.
최현철 기자
2006.07.31 19:19 입력 / 2006.08.01 16: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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