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국의 ‘프리츠커상’ 만들어 혁신적 건축가 육성 나선다
국내 건축가 해외 홍보·진출 지원

[헤럴드경제=정주원·박병국 기자] 서울시가 한국판 프리츠커상을 만들어 국내 건축가들의 세계 무대 진출을 본격 지원한다. 역량 있는 건축가들에게 국내 대형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하고, 이를 발판 삼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K-건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러한 의지를 담아 ▷국내외 프로젝트 참여 확대 ▷서울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 신설 ▷신진 건축가 육성 ▷건축가 존중 문화 정착 등을 골자로 2030년까지 4대 분야, 11개 과제를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내용의 ‘K-건축문화 종합지원계획’을 24일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해 발표된 건축물·공간 등 하드웨어 중심의 ‘서울 도시·건축디자인 혁신계획’에 이어, 창작 주체인 ‘건축가’에 초점을 맞춘 소프트웨어 중심의 시즌2 전략이다. 이는 약 2개월 전부터 오세훈 서울시장이 혁신 건축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19명의 건축가와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낸 결과다. 실제 서울시가 추진 중인 신흥시장 ‘클라우드’, 강남구 웰에이징센터 등 혁신 건축 사례에 참여한 건축가들의 의견이 계획에 반영되기도 했다.
핵심 내용으로 우선 국내 건축가들이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에 더 많은 기회를 얻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서울시는 국제설계공모에서 국내 건축가의 참여 비율을 확대하고, 공모 보상금도 기존 1억원에서 최대 3억원으로 늘려 창작의 가치를 보장한다. 공모 당선작에는 국내외 전시·홍보·공공사업 연계 등 후속 지원도 강화된다.
아울러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가연맹 세계대회 등 글로벌 무대에 ‘K-건축 홍보관’을 운영하고, 오는 9월 개최되는 제5회 서울건축비엔날레를 통해 전 세계 건축가들에게 국내 건축가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현재까지 서울시는 영국·프랑스·스위스 등 11개국 대사관 및 문화원과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고, 향후 매년 2~3개 도시와 협약을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또한 ‘서울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을 제정해 도시·건축·경관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적인 도시공간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 상은 환경성·공공성·도시문화 기여 등 국제적 기준에 따라 2027년 첫 수상작을 발표하고, 이후 2년마다 운영된다.

아울러 올해 7월부터는 ‘서울시 건축상’에 ‘신진건축가상’이 신설돼, 창의적이고 역량 있는 젊은 건축가들에게 전시·홍보·공공사업 참여 기회가 제공된다. 건축가뿐 아니라 우수한 디자인을 수용한 건축주, 고품질 시공을 이끈 시공자에게도 상장이 수여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프리츠커상 정도의 위상을 키울 상을 만들자는 게 취지”라고 밝혔다. 프리츠커상은 1979년 하얏트 호텔을 운영하는 프리츠커가가 만들었으며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린다.
신진 건축가의 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낸다. 서울시는 실력 중심의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소규모 건축사무소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2단계 공모와 디지털 공모 방식을 확대한다. 특히 디지털 공모는 중소 건축가들이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참여 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학생 건축연합회에는 전시 공간 무상 제공, 서울시장상 수여 등 예비건축가 대상 정책 참여 기회도 확대된다. 또한 건축상 수상자에게는 공공건축심의를 거쳐 공공예식장·키즈카페 등 시책사업 설계기획 참여 기회도 제공된다. 설계의도 구현 계약 대상도 설계비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공공건축물로 확대되고, 착공 시 계약서 확인 등 대가지급의 합리성도 확보된다.
건축가의 창의적 역량이 현장에서 존중받는 문화 정착도 주요 과제다. 서울시는 실명제·준공식 초청·공유오피스 제공 등으로 건축가 존중 문화를 확산하고, 건축사의 대가 기준 현실화·우수 건축물 재산세 감면 추진 등 실질적 재정 지원도 병행한다.
정부와 협력해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특별법을 제정하고, 규제 완화·통합심의를 통한 디자인 왜곡 방지와 기간 단축 등도 추진한다. 또 대한건축사협회·한국건축가협회 등 7개 주요 건축단체와 함께 공식 협의체를 구성해 정책 실행력을 높일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경쟁력을 갖춘 혁신 건축가들이 국내외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고, K-건축이 세계무대에서 대한민국 브랜드의 명맥을 잇도록 집중 지원하겠다”며 “서울이 신진 건축가들의 테스트베드이자 성장 플랫폼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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