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에도 아직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있다고?” 쉽게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다. 수십 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전면 통제되었던 지리산 장당계곡.
그 누구의 발길도 허락되지 않았던 그곳이, 단 이틀 동안 문을 연다. 수많은 산행객조차 존재만 알고 있었던 지리산의 미개방 구간.
이제, 자연이 숨겨두었던 마지막 풍경을 직접 걸어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지리산의 삼장면 덕산사에서 시작해 장당 옛마을까지 이어지는 이 숲길은 왕복 약 4km, 소요 시간은 대략 3시간 정도다. 거리는 짧지만, 이 길이 품고 있는 시간과 생태의 깊이는 그 몇 배를 넘는다.
장당계곡은 2017년 이후로 일반인의 출입이 전면 금지되며 사실상 자연 보존 구역처럼 남겨진 곳이다.
이로 인해 숲은 단 한 번의 훼손도 없이 원형 그대로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깊은 계곡을 따라 흐르는 계류와 울창한 수림은 마치 시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한 모습을 자아낸다.

흔한 등산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원시의 숨결’이 발걸음마다 전해지고,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자연이 직접 써 내려간 시 한 편처럼 고요하고 깊다.
지리산국립공원 안에서도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닫혀 있었던 구간은 매우 드물다. 그래서일까, 장당계곡은 마치 지리산이 마지막까지 숨겨두었던 비밀스러운 정원처럼 다가온다.

특별한 탐방은 ‘2025 산청 방문의 해’를 기념해 기획된 행사로, 단 6월 6일과 7일—오직 이틀간만 허락된다.
하루 200명, 이틀간 총 400명에게만 열리는 문. 참가를 원하는 이들은 5월 21일부터 30일까지 선착순으로 신청 가능하며, 사전 신청자에 한해서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트레킹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되며, 덕산사 입구에서 출발식을 시작으로 장당계곡 트레킹에 나서게 된다. 길은 비교적 완만하지만, 그 자체로 하나의 축제처럼 구성되어 있어 단순한 걷기에 머물지 않는다.

코스를 완주하면 산청 특산물인 곶감과 꿀로 만든 로컬 간식이 제공되며, 기념 메달도 받을 수 있다.
트레킹을 마친 뒤에는 출발지에서 소규모 야외 공연도 진행돼, 자연 속에서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경험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 귀한 기회를 잡기 위해선 사전 신청이 필수다. 참가 신청은 5월 21일부터 30일까지, 산청군 지정 신청 페이지(https://www.lccl.co.kr/jrstb)를 통해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별도의 참가 자격 조건은 없지만, 신청 후 문자 안내를 받은 사람만 최종 참가자로 확정된다는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신청 인원이 하루 200명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참여를 원하는 이들은 가능한 한 접수 시작일에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통제라는 점에서, 제한된 인원 안에 들어야만 이 특별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