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사11수 〔遊仙詞 十一首〕/ 정두경(鄭斗卿)
동명집 제7권 / 오언고시(五言古詩) 40수
대량으로 들어오는 저 흰 구름은 / 白雲入大梁
창오산의 산속에서 생겨 나오네 / 出自蒼梧山
신선께선 흰 구름의 속에 있으며 / 仙人白雲裡
하늘과 땅 사이 굽어 내려다보네 / 俯視天地間
명예 이익 좇느라고 급급한 자들 / 汲汲名利輩
수레와 말 타고 서로 오고 가누나 / 車馬相往還
누런 고니 사해 밖을 훨훨 날거니 / 黃鵠絶四海
땅 벌레가 어찌 능히 따라잡으랴 / 壤虫焉能攀
가을 산에 하얀 이슬 맺혀 있거니 / 秋山有白露
찬 이슬이 사람들의 옷을 적시네 / 露冷沾人衣
선인께서 하늘나라 올라간 뒤로 / 仙人上賓天
천년 만에 한 번씩만 내려오누나 / 千載一來歸
내 묻노니 그는 어떤 사람이런가 / 借問此何人
정영위란 사람 바로 그 아니겠나 / 無乃丁令威
요동성의 성곽 굽어 내려보다가 / 俯視遼東郭
옛사람들 다 죽은 걸 탄식하였네 / 人民嗟已非
안기생이 신선 되는 약을 팔으매 / 安期賣仙藥
세상에선 모두 천세공이라 했네 / 世號千歲公
진 시황이 안기생의 이름 듣고서 / 秦皇聞其名
불러다가 함양궁서 만나 보았네 / 見之咸陽宮
누런 황금 수천 냥을 주었지마는 / 黃金千餘萬
팽개치길 진흙과도 같이 하였네 / 棄與泥土同
훌쩍하니 무예 향해 날아갔거니 / 超然入無倪
어디에서 죽었는지 알 수 없었네 / 莫知其所終
다 글러져 다신 만나 볼 수 없는데 / 已矣不可求
창해에는 하늘 바람 많이도 부네 / 滄海多天風
곤륜산이 서쪽 끝에 솟아 있거니 / 崑崙在西極
거긴 실로 서왕모가 사는 곳이네 / 實維王母都
산은 높아 이천 리나 솟아 있어서 / 山高二千里
해와 달도 산을 넘어갈 수 없다네 / 日月不能踰
층진 성이 아홉 겹이 솟아 있으며 / 層城起九重
푸른 물이 성 모퉁이 감싸고 도네 / 翠水環城隅
머리카락 온통 하얀 저 서왕모는 / 皬然白其首
머리에다 대승 달고 굴속에 사네 / 戴勝而穴居
뜰 앞에는 이상스런 나무 있는데 / 庭前有奇樹
그 나무엔 주렁주렁 구슬 열렸네 / 厥樹惟玉珠
그 위에는 새들 날아 오고 가는데 / 上有鳥往來
그 새 이름 삼족오라 부른다누나 / 厥鳥三足烏
동해에는 신선 사는 산이 있거니 / 東海有仙山
그 산 이름 봉래라고 부른다 하네 / 厥山名蓬萊
황금으로 큰 궁궐을 지어 놓았고 / 黃金爲宮闕
백옥으로 높은 누대 세워 놓았네 / 白玉爲樓臺
큰 바다가 하늘 밖을 두르고 있어 / 大海環天外
비해 바다 마치 일개 술잔 같다네 / 裨海若一杯
바람 파도 개벽할 때부터 쳤는데 / 風濤自開闢
밤낮없이 나는 소리 우레 같다네 / 日夜聲如雷
신인 있어 여섯 기운 위에 타고서 / 神人御六氣
들고 나며 신선 재목 구하였다네 / 出入求仙才
아득하고 아득 높은 승화전에는 / 峨峨承華殿
푸른 새가 날아와서 배회했지만 / 靑鳥來俳佪
한 무제는 내심 욕심 많았거니와 / 武帝內多欲
서왕모가 어찌하여 왔었으리오 / 王母胡來哉
한중 신선 흰 사슴을 잡아탔으며 / 韓衆駕白鹿
금고는 또 잉어 등에 올라탔다네 / 琴高騎鯉魚
아침나절 창오산을 출발하여서 / 朝發蒼梧山
저녁에는 의무려산에서 묵었네 / 夕宿醫巫閭
부상에다 나의 고삐 잡아매었고 / 扶桑摠我轡
부주산서 나의 수레 돌리었다네 / 不周回我車
구해 밖의 세계를 다 둘러봤거니 / 歷覽九垓外
그 즐거움 어떠한지 어느 뉘 알랴 / 其樂知何如
나부산은 어쩜 그리 높고 멋진가 / 羅浮何峻秀
그 위에는 주명천의 동천이 있네 / 上有朱明天
저 옛날에 바닷물이 언덕 오를 때 / 海水昔襄陵
바다 있던 봉래산이 떠서 왔다네 / 浮來蓬萊山
골짝 깊어 구불구불 오백 리인데 / 洞廻五百里
그 사이에 기수라는 나무 자라네 / 琪樹生其間
신선 사람 바람 이슬 들이마시어 / 神人吸風露
빙설같이 아름다운 얼굴 가졌네 / 綽約氷雪顔
활락도를 몸에 차고 보강을 하며 / 步綱佩豁落
뭇 신선들 앞서거니 뒤서서 가매 / 衆神相後先
범과 이리 겁이 나서 엎드린 채로 / 慴伏虎與狼
흉포한 짓 감히 하질 못하는구나 / 不敢爲凶殘
사물 본디 천지 앞서 생겨났는데 / 物有天地先
누가 그걸 이름 붙여 도라고 했나 / 何人字之道
뭇사람들 대몽 속에 빠져 있으며 / 衆人在大夢
부질없이 봉래도에 가길 생각네 / 空憶蓬萊島
검던 머리 어느 사이 희어졌거니 / 綠鬢倏焉衰
어찌 길이 아름다울 수가 있겠나 / 安得長美好
광성자라 하는 신선 홀로 있어서 / 獨有廣成子
천년토록 늙음 오는 줄 모른다네 / 千年不知老
다섯 산이 바다 가운데에 있는데 / 五山在海中
본디부터 뿌리박은 데가 없다네 / 本自無根着
장하구나, 열여섯의 커다란 자라 / 壯哉十六鰲
머리 위에 신선산을 이고서 있네 / 頭上戴神岳
아득하고 아득히 큰 바다이거니 / 茫茫大瀛海
바닷물의 물빛 모두 푸른빛이네 / 海水皆蒼色
그 자라를 낚은 사람 그 누구인가 / 釣鰲彼誰子
그 사람은 용백국서 온 사람이네 / 來自龍伯國
자라들이 놀라 수염 부르르 떨자 / 鰲驚奮其鬐
천리 밖서 그 소리가 크게 들렸네 / 千里聲燀爀
흰 물결이 다섯 선산 둥둥 띄우자 / 白波蕩五山
그 산 북쪽 끝으로다 흘러갔다네 / 山流北之極
많고 많아 억만이나 되는 신선들 / 仙聖巨億萬
하루아침 살던 집을 옮기게 됐네 / 一朝遷其宅
유랑하는 사람에게 내 말하노니 / 寄語流離子
남쪽 북쪽 떠돈다고 말하지 마라 / 休言客南北
신선들은 산택 속에 살고 있으니 / 神仙在山澤
예주궁을 지을 필요 없을 것이리 / 不必蘂珠宮
가끔씩은 티끌세상 속으로 와서 / 有時混塵世
성시 안을 들락날락하기도 하네 / 出入城市中
저 옛날에 대장장이 있었거니와 / 昔有鑄冶師
육안 고을 도안공이 그 사람이네 / 六安陶安公
하늘과 땅 사이에서 풀무질하매 / 橐鑰天地間
붉은 기운 하늘까지 통하였다네 / 紫氣與天通
그 성명이 금간에다 기록이 되매 / 姓名在金簡
때가 되자 적룡 타고 승천하였네 / 時來乘赤龍
곡신 본디 죽지 않는 법이거니와 / 谷神本不死
이를 일러 현빈의 문이라고 하네 / 是謂玄牝門
못난 선비 이를 크게 비웃거니와 / 下士大笑之
어느 누가 하늘과 땅 뿌리를 알랴 / 誰知天地根
집 버리고 떠나 오악 다 유람하자 / 棄家遊五岳
달인들과 더불어서 논할 만하네 / 庶與達者論
길 가다가 눈 우묵한 사람을 만나 / 路逢深目士
조아리고 한마디 말 해 달라 하자 / 稽首乞一言
나를 돌아보고 환히 웃음 웃고는 / 顧我粲然笑
팔 저으며 하얀 구름 속으로 가며 / 擧臂入白雲
어린아이 가르칠 만하다고 하며 / 孺子可以敎
곤륜산에 가서 수도하라고 하네 / 去矣修崑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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