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동맹 때리고 질서 깨는, 돈만 밝히는 대통령인가? [송의달 LIVE]
송의달 서울시립대 초빙교수2025. 3. 29. 08:19
“우리는 지난 43일 동안 대부분의 정부가 4년 또는 8년 동안 달성한 것 보다 더 많은 성취를 이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4일 밤 연방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에서 한 말이다. 취임 63일 만에 103개의 행정 명령(executive order)을 내린 그는 정치·외교·통상·문화·스포츠 등 전 분야에서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에서는 이런 트럼프에 대해 ‘세계를 지탱해 온 동맹 관계를 파괴하고 돈만 밝히는 정치인’이라는 시각이 퍼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트럼프는 혈맹(血盟)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를 거침없이 공언한다. 지난달 24일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에 반대하고 러시아·이란·북한 등과 한편이 됐다.
최인접 우방(友邦)인 멕시코·캐나다와 덴마크령(領) 그린란드 등에 대해선 고율 관세와 영토 장악 야욕(野慾)을 드러낸다. 반대로 ‘적(敵)’이라 스스로 규정한 중국에 대해선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대만 방어 의사 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동맹을 적전분열(敵前分裂)시켜 시진핑의 중국과 푸틴의 러시아만 이득을 본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 질서 붕괴...中·러만 이득 챙겨?
미국·영국 등의 주류 엘리트 언론들은 “미국이 2차 세계대전 후 80년간 구축·유지해온 세계 질서를 트럼프가 수 십일만에 붕괴시켰다”고 지적한다. 이런 평가는 타당한가? 트럼프의 진짜 의도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올해 1월 20일 트럼프 2기 정부 출범후 지난 3개월을 돌아보면 ‘중국 압박’이라는 큰 흐름이 분명하다. 요란한 소음을 냈던 1기와 달리 이번에는 조용하고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보름째인 지난달 4일부터 모든 중국산 수입 제품에 10% 관세 부과를 적용했다. 이어 이번달 4일부터 10% 관세를 더했고 12일부터는 철강·알루미늄 등에 25% 관세를 매겼다.


◇취임 70일 만에 對中 관세 60%대
같은 달 24일엔 “베네수엘라의 석유·가스 등을 수입하는 국가의 제품에 다음달 2일부터 관세 25%를 추가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이 조치의 가장 큰 표적(標的)은 베네수엘라 석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다.
트럼프 1기에 시작돼 바이든 정부에 유지된 기존 관세(15~30%)에 올해 2~3월 관세(10%+10%), 베네수엘라 석유 관세(25%)와 업종 관세까지 포함하면, 트럼프 2기 정부의 대(對)중국 관세는 대선 공약인 60%에 달한다. 일부 품목은 70%에 이른다.
미국은 하지만 자국을 상대로 많은 무역 흑자를 내는 일본·베트남·한국·대만은 물론 중국과 가장 긴 국경을 접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선 국가별 관세 계획 언급 조차 않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중국을 포위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中 포위 국가들에 국가별 관세 안 매겨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와 달리 지난달 일본(7일), 인도(13일)와 정상회담을 원만하게 마쳤다. 두 나라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 즉 미국의 중국 봉쇄·억제에 꼭 필요한 핵심 국가이다. 한국을 제외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트럼프에게 국방비 증액으로 화답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6% 수준인 방위비를 2027년까지 3%대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달 13일 중국공산당을 ‘외국 적대 세력’으로 공식 규정했다. 이는 대만 민주화 이후 최초 사례이다. 올해 국방예산을 GDP 대비 3%로 올린 대만은 41년 만에 처음 한광(漢光)군사훈련을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정해 벌인다.
“대만 해협 유사시에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세 차례 밝힌 바이든 전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는 “나는 이 문제에 답하지 않겠다”며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특유의 수사(修辭)와 카리스마로 그는 일본·대만 등의 반중(反中) 전선 적극 동참과 이를 위한 국방력 강화를 이끌어 냈다.

◇G7 외교장관, ‘하나의 중국’ 표현 처음 삭제
뿐 만 아니다. 이달 14일 캐나다에서 만난 G7 외교장관들은 회의 역사상 처음 공동성명에서 ‘하나의 중국(One China)’ 표현을 삭제하고 “대만이 적절한 국제기구에 의미있게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트럼프의 미국이 중국의 숨통을 열어줘 더 키워주고 있다”는 일각의 시각과는 정반대 상황인 것이다.
트럼프가 멕시코와 캐나다, 파나마, 그린란드 등을 상대로 강경 대응을 하는 근본 배경에도 중국이 자리잡고 있다. 2023년부터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수입국이 된 멕시코는 중국산 마약 ‘펜타닐’을 미국으로 공급하는 통로이자, 중국이 미국으로 우회 수출시 활용하는 가장 큰 ‘뒷문’이다.

멕시코를 경유한 중국의 대미(對美) 우회 수출은 실제로 2018년 53억달러에서 2022년 105억 5000만달러로 4년 만에 두배 늘었다.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으로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간 무관세(無關稅) 교역을 하는 틈새를 노린 것이다.
파나마 문제의 원인은 파나마운하 내 항구 5곳 중 양쪽 끝 2곳(발보아·크리스토발)의 운영권을 중국공산당 정부 명령에 맹종하는 홍콩기업 CK 허치슨이 소유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의 압력으로 허치슨은 이달 미국 블랙록 자산운용 컨소시엄에 운영권 지분을 팔았다. 이로써 미국은 자국 컨테이너 총물동량의 40%가 오가는 파나마운하를 중국이 유사시에 통제할 수 있는 ‘안보 위험’을 제거했다.


◇멕시코·캐나다·파나마의 ‘親中化' 차단
총인구 400만명 중 중국계가 100만명에 이르는 파나마는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적극 협력해왔다. 이를 감안하면 트럼프의 본심은 파나마운하 강탈이 아니라 ‘미국의 앞마당’ 격인 파나마의 과도한 친중화(親中化) 차단에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그린란드는 미국이 자국 방어를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기 경보와 우주 감시에 가장 긴요한 전략적 요충지(要衝地)다. 이곳을 호시탐탐 노리는 중국이 최근 군사·산업적으로 장악 움직임을 보이자, 트럼프 정부가 더 강한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가 캐나다에 대해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되라”며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결정적 요인도 ‘중국’이다. 2015년 11월부터 9년 넘게 집권한 트뤼도 전 총리는 좌파 정책을 폈다. 이로 인해 캐나다 총인구의 10%를 중국인과 이슬람이 차지할 정도로 인구가 늘고 중국 영향력이 커졌다.
주요 대도시 상권(商權)이 중국계와 중국 기업들에게 넘어가는 와중에 캐나다는 펜타닐 마약의 미국 밀수출 통로 역할까지 하고 있다. 트럼프의 캐나다 때리기는 중국과의 협력을 줄이고 미국과 동질적인 정치·경제 체제를 회복하라는 권유와 압박이다.
◇후티 반군 공습의 타겟은 배후의 중국
이달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맨 후티 반군(叛軍)을 상대로 50여회 공습으로 역대급 군사 행동을 취한 것도 중동 분쟁의 실질적 배후(背後)인 중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미국의 국력을 분산·소모시키기 위해 중국은 이란 석유 수출량의 90%를 사들이며 이란을 지원하고 있다. 이란은 다시 후티와 하마스·헤즈볼라 반군을 밀고 있는 ‘악(惡)의 고리’ 분쇄에 트럼프가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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