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약효 오래가는 당뇨병 치료제 개발 길 열었다
김승준 기자 입력 2020.04.28. 10:42 수정 2020.04.28. 10:42
다른 펩타이드계 의약품 적용시 약효·생산효율 기대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당뇨병 치료에 쓰이는 호르몬에 계란 흰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알부민을 붙여 약효가 오래가는 당뇨병 치료제 개발의 길을 열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호르몬과 같은 펩타이드(아미노산 사슬) 의약품의 효능과 생산 효율을 끌어올릴 가능성도 열었다.
28일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은 권인찬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알부민 단백질과 당뇨병 치료에 쓰이는 호르몬을 결합해 약효가 오래가는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다가섰다고 밝혔다.
체내에서는 혈당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ucagon like peptide-1·이하 GLP-1)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GLP-1은 뇌, 간, 위장, 췌장 등에 작용해 혈당을 낮춰 당뇨병 치료에 쓰인다.
GLP-1은 3분 이하의 짧은 반감기를 가지고 있어, 체내에 긴 시간 머무르지 못한다. 따라서 체내 반감기를 늘리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체내 반감기란 해당 물질이 체내에서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반감기가 길수록 체내에서 오랫동안 효과를 낸다.
연구팀은 GLP-1에 반감기가 긴 알부민 단백질을 붙인 결과 생쥐 실험에서 기존 GLP-1의 반감기에 비해 160배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설계한 대장균 세포가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물질이 붙은 단백질을 생산하는 '재조합 단백질 기술'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GLP-1과 알부민의 결합 위치를 바꿔가며 약효를 측정했다.
그 결과 세포실험과 생쥐를 대상으로 한 당부하 검사를 통해 약효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화학적인 방법으로 GLP-1과 같은 길이가 긴 펩타이드 의약품을 만들 경우 생산수율이 낮은 문제점이 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대장균을 이용하는 생물학적 방법을 사용하면 펩타이드 의약품의 생산 수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펩타이드 의약품의 반감기가 늘어나고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해져, 다양한 치료용 펩타이드 의약품 연구에 적용해 치료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인찬 교수는 "GLP-1과 알부민의 결합으로 반감기를 늘리고 알부민 결합 위치를 바꿔줘 약효를 최적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향후 대장균을 이용한 재조합 단백질 기술은 의약연구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문제 해결 등을 위한 바이오 촉매 연구에도 광범위하게 확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권인찬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가했고 박미정 신소재공학부 석사과정 학생과 박준용 의생명공학과 박사과정 학생이 수행했다.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중견연구와 기초연구실, 그리고 지스트 기후변화대응과제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약학분야 국제학술지 '파마슈틱스'(Pharmaceutics)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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