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醫藥정보

당뇨병 유전자 16개 발견

淸潭 2016. 7. 13. 09:08

당뇨병 유전자 16개 발견…2개는 아시아인에게만 영향


                
당뇨병의 발병과 관련이 깊은 유전자 16개가 국제 공동연구에서 확인됐다. 당뇨병은 현재 국내 성인 인구의 9%가 앓고 있고 매년 1만여 명이 이 병으로 사망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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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질병관리본부·건강보험공단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연구비를 지원한 국제 공동연구에 참여해 당뇨병 발병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혈당·체내 대사 조절 관련 신규 유전요인 16개를 규명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유전요인이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 정보 가운데 질병 발생과 관련된 것을 말한다. 이런 유전자가 변이되는 경우 당뇨병이 발병한다. 변이된 유전자를 선천적으로 보유한 사람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다만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 등 환경적 요인도 발병에 큰 영향을 끼친다.

8년간 5개 인종 12만 명 정보 조사
동아시아 환자서 확인된 유전자
서양인보다 뚱뚱하지 않은데 발병
“인종별 맞춤형 치료법 개발 가능”

이번 연구는 미 NIH의 주도로 2009년 부터 8년간 진행됐다. 22개국 193개 기관의 연구자 300명이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국립보건연구원을 비롯해 박경수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 등이 포함돼 5개 인종(유럽인·동아시아인·남아시아인·아메리카인·아프리카인) 12만여 명의 유전자 정보를 조사했다. 당뇨병 관련 연구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연구 대상 중 아시아인은 4000여 명이었으며 그중 한국인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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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질병관리본부·건강보험공단

연구팀이 찾아낸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16개 가운데 체내 대사 조절 유전자(GRB14)·인슐린 분비 조절 유전자(SLC30A8) 등 14개의 변이는 5개 인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연구팀은 또 나머지 2개의 유전자 중 PAX4는 동아시아 당뇨병 환자에게서만 변이가 확인됐고, FES는 남아시아 당뇨병 환자에게서만 변이가 나타나는 특이 유전요인이란 점을 확인했다.

박경수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다른 인종에선 전혀 나오지 않은 PAX4의 변이가 한국·중국·싱가포르 등 동아시아인에게서 발견됐다는 것”이라며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뚱뚱하지 않으면서도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차이점을 설명하는 유전 변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더 많은 수의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연구할 경우 추가적인 한국인 특이 유전자를 더 찾아낼 가능성이 있다.

김봉조 질병관리본부 형질연구과장은 “연구 대상자를 당뇨병 환자와 일반인으로 나눠 이들의 전장 유전체(전체 유전자 염기 서열)를 각각 분석해 일반인에겐 없거나 드물지만 당뇨병 환자에겐 많이 발견되는 유전자의 변이를 찾아냈다”며 “한 사람의 유전 정보가 30억 개의 염기 서열로 구성되는 만큼 방대한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연구가 시작된 건 당뇨병이 국제 보건의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전 세계 성인 11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로 약 4억1500만 명의 성인이 당뇨병을 앓고 있고 이 중 매년 약 500만 명이 숨진다.

이번 연구 결과는 맞춤형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 김 과장은 “개인별로 유전자 검사를 한 뒤 당뇨병 유전자를 가진 경우 미리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 등을 조심하면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발병 시기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박 교수도 “특정 유전 변이를 가진 사람은 A라는 약이 잘 듣는다는 식으로 맞춤형 치료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7월호에 게재된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당뇨병 유전자 16개 발견…2개는 아시아인에게만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