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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스포츠 최고의 순간 10선

淸潭 2019. 12. 31. 11:13

KBS 선정 2010년대 스포츠 최고의 순간 10선

김기범 입력 2019.12.31. 07:02 수정 2019.12.31. 07:06

                          
      

대망의 2019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2010년대의 마지막 해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난 10년(Decade)을 되돌아보고 결산하는 뉴스가 연말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KBS 스포츠가 격동의 시기를 보낸 2010년대 대한민국 스포츠 최고의 순간을 꼽았습니다. 2010년 시작을 힘차게 알린 피겨 여왕의 대관식부터 '손세이셔널' 손흥민의 폭풍 질주까지. KBS가 선정한 2010년대 스포츠 최고의 순간 10선입니다. 오늘(31일) 밤 KBS 9시 스포츠 뉴스에서 생생한 영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피겨 여왕의 화려한 대관식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2010년 2월 피겨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피겨 여왕이 탄생했습니다. 밴쿠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는 올림픽 사상 최고점(228.56)을 경신하며 화려한 여왕 대관식을 치렀습니다. 당시 온 국민이 숨죽이며 지켜본 김연아의 화려하고 완벽한 3회전 점프는 과거 올림픽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김연아는 4년 뒤 소치올림픽에서도 최고의 연기를 펼쳤지만, 판정 논란 끝에 은메달에 머물며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김연아는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도 각종 여론 조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스포츠 스타로 꼽히며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2010년대를 대표한 한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는 김연아였습니다.

2. 박지성 생애 최고의 골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10년은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남아공월드컵에서 또 한 번 온 국민이 스포츠로 열광한 해였습니다.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 '캡틴' 박지성의 화려한 돌파에 이은 두 번째 골은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롭게 쓴 출발점이 됐습니다. 박지성과 박주영, 기성용과 이청용 등 이른바 '양박쌍용'의 축구대표팀은 과거 한국 축구에서 쉽게 찾아보지 못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사상 처음 원정 월드컵 16강을 완성했습니다.

3. '도마의 신' 런던 하늘을 수놓다 (2012년 런던올림픽)


2012년 7월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를 획득하며 종합 5위의 쾌거를 이뤘습니다. 모든 메달이 값지지만,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금메달은 역시 '도마의 신' 양학선의 사상 첫 체조 종목 금메달일 것입니다.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딴 '양학선'이라는, 공중에서 세 바퀴 반을 도는 독보적인 양학선의 연기는 런던올림픽이 낳은 최고의 명장면이었습니다. 이후 부상으로 다소 주춤했던 양학선은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세계 정상 복귀를 꿈꾸고 있습니다.

4. 골프 여제의 천하통일 (2013~2016년)


2013년은 골프여제 박인비의 탄생을 알린 기념비적인 해였습니다. 무려 63년 만에 LPGA투어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이란 새로운 역사를 쓰며 여자 골프계의 지존으로 우뚝 섰습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201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역대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획득한 데 이어,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커리어 골든 슬램이라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달성했습니다. 2010년대 한국 스포츠는 박인비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5. 빙속 여제의 동계올림픽 완전 정복 (2014년 소치올림픽)


2010년대, 아니 한국 동계 스포츠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성취를 이룬 선수를 하나 꼽자면 단연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를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4년 뒤 소치에서도 500m 정상에 오르며 아시아 빙상 선수 최초로 올림픽을 2연속 우승한 선수로 기록됐습니다.

그가 2013년 세운 36초 36의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는 세계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이상화는 초유의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지만, 극심한 무릎 부상 후유증 속에 일본의 고다이라와 우정의 레이스를 펼쳐 또 한 번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6. 인공 지능을 꺾은 유일한 인류…이세돌의 승리 (2016년)


2016년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스포츠를 넘어 인류 역사에 남을 의미심장한 사건었습니다. 대국 전까지만 해도 이세돌의 압도적인 우세가 점쳐졌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알파고는 너무 강했고, 이세돌은 연거푸 3판을 내주며 이대로 무너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세돌은 4국에서 창의적인 수로 반격에 성공해 180수 불계승을 거두며, 알파고를 꺾은 처음이자 마지막 인류로 기록됐습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스포츠 이슈를 넘어 전 세계에 인류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7. '할 수 있다.' 신드롬 일으킨 유쾌한 반란 (2016년 리우올림픽)


2016년 리우 올림픽이 남긴 가장 큰 교훈 한 가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믿음을 가지면 해낼 수 있다는 것. 박상영이 보여준 투혼의 펜싱 금메달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경기 도중 패배가 엄습한 상황에서도 끝없이 되뇐 '할 수 있다'는 다짐은 그해 온 국민의 유행어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 올림픽 역사에 남을 가장 극적인 금메달의 주인공 박상영은 내년 도쿄에서 또 한 번 '할 수 있다'는 다짐을 외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8. 30년 만의 올림픽 개최…평화와 화합의 메시지 전파 (2018년 평창올림픽)


2018년 2월 9일 강원도 평창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은 대회 직전 북한이 전격 참가를 결정하면서 스포츠를 통한 인류의 평화와 화합이란 메시지를 전파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평창올림픽으로 물꼬를 튼 남북 평화 분위기는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의 판문점 회담 등으로 뜻깊은 결실을 보기도 했습니다. 전통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의 선전은 물론, 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메달과 스노보드 이상호의 은메달 등 평창올림픽은 국내 동계 스포츠 저변 확산에도 기여했습니다.

9. 류현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선발 등판 (2019년)


'코리안 특급' 류현진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건 2013년이지만, 빅리그 진출 이후 최고의 성과를 낸 건 2019년이었습니다. 특히 전반기 류현진의 눈부신 피칭은 가히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인상적이었고, 마침내 한국 투수로는 최초로 올스타전 선발 투수라는 영예를 얻기도 했습니다. 후반기 다소 흔들려 사이영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류현진은 2019년의 눈부신 활약을 바탕으로 FA 대박을 터트리며 내년부터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활약합니다.

10. 유럽을 놀라게 한 폭풍 드리블 (2019년)


2019년 12월 8일 대한민국뿐 아니라 유럽 전체가 주목한 최고의 순간이 나왔습니다. 한국 축구의 자랑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번리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무려 70m가 넘는 폭풍 드리블 뒤 골을 터트렸습니다. 가히 2019년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골로 꼽힐 만큼 환상적인 '원더골'이었습니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의 유럽 무대 통산 최다 골 기록도 경신하며, 올해 한국 갤럽이 조사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랐습니다. 1992년생인 손흥민의 나이는 아직도 전성기라고 볼 수 있는 27살에 불과해, 2020년대에도 한국 스포츠를 대표하는 최고 스타로 건재할 것입니다.

김기범 기자 (kikiholic@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