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丘永言 3/3
靑丘永言 3/3 청구영언 셋 가운데 셋째 ※ 1728년(영조4년) 伯涵 南坡 金天澤
蔓橫淸類 辭語淫哇 意旨寒陋 만횡청류 사어음왜 의지한누
만횡 청류(덩굴 가로나 맑은 무리)는 노랫말이 어긋나 질퍽하며 뜻한 맛이 썰렁하고 좁아서
不足爲法 然其流來也已久 부족위법 연기류래야이구
본보기 삼기에 넉넉하지 않다 그러나 그 흘러내림이 또 이미 오래되어
不可以一時廢棄故 特題于下方 불가이일시폐기고 특제우하방
한 때로 없애버릴 수는 없는 까닭에 따로 해 아래쪽에 적어둔다
蔓橫淸類 만횡청류 악곡과 유사한 곡들의 모음
465
江原道 開骨山 감도라드러 鍮店졀 뒤헤 강원도 개골산 감돌아들어 유점절 뒤에
우둑션 전나모 긋헤 우뚝 선 전나무 끝에
숭구루혀 안즌 白松骨이도 웅크려 앉은 흰 송골매도
아므려나 자바 질드려 山行 보내듸 아무렴 잡아 길들여 꿩사냥 보내는데
우리 새님 거러두고 질 못드려 노라 우리는 새님 맺어두고 길 못들여 하여라
466
金化ㅣ金城 슈슛대 半단만 어더 김화 금성 수숫대 반 단만 얻어
죠고만 말마치 움을 뭇고 조그만 말만큼 움을 묶고
조쥭니쥭 白楊箸로 지거 자내 자소 조죽 쌀죽 백양 저로 찍어 자네 먹게
나 매 서로 勸만졍 나는 싫어 서로 해줄망정
一生에 離別뉘 모로미 긔願인가노라 한 삶에 헤질 때 모름이 바램인가 하여라
467
人生 시른 수레 가거 보고온다 사람 삶 실은 수레 가거늘 보고 왔나
七十고개 너머八十 드르흐로 진동한동 일흔 고개 너머 여든 들녘으로 진동한동
건너가거 보고왓노라다 건너가거늘 보고 왔느니
가기 가라마 가기는 가더라마는
少年行樂을 못내 닐러 더라 젊어서 즐김을 못내 일러 하더라
468
두고 가 의 안과 두고 가는 이 마음과
보내고 잇 의 안과 보내고 있는 이 마음과
두고 가 이 雪擁藍關에 두고 가는 이 눈에 갇혀
馬不前이여니 말 못 나갈 뿐이러니
보내고 잇 의 안흔 보내고 있는 이 마음
芳草年年에 恨不窮 이로다 꽃피는 해마다 한 못 다함 이러라
469
東山 昨日雨에 老謝와 바독두고 동산에 어제 비에 사안과 바둑 두고
草堂 今夜月에 謫仙을 만나 초당에 이 밤 달에 이태백 만나
酒一斗 詩百篇이로다 술 한말 시 백편이라
來日은 陌上靑樓에 내일은 거리 기방에
杜陵豪 邯鄲娼과 큰못지 리라 두릉 호걸 한단 기생과 큰 모꼬지 하리라
470
李太白의 酒量은 긔엇더여 이태백의 술 들이는 그 어떠하여
一日須傾 三百杯며 하루 기웃 삼백잔하며
杜牧之의 風度 긔엇더여 두목지의 몸집은 그 어떠하여
醉過楊州ㅣ橘滿車ㅣ런고 취해 지난 양주고을 귤 가득인가
아마도 이둘의 風采 못내부러 노라 아마도 이 둘의 몸집은 못내 부러 하여라
471
項羽ㅣ 컨 天下壯士ㅣ랴마 항우 작히 천하장사지마는
虞美人 離別泣 數行下고 우미인 헤져 눈물 몇 줄 흘리고
唐明皇이컨 濟世英主ㅣ랴마 당현종 작히 뛰어난 군주다마는
楊貴妃 離別에 우럿니 양귀비 보냄에 울었느니
믈며 녀나믄丈夫ㅣ야 닐러무슴 리오 하물며 남 같은 사내야 일러무엇 하리오
472
靑개고리 腹疾여 주근날 밤의 청개구리 배 앓아 죽은 날 밤에
金두텁 花郞이 즌호개새남 갈싀 금두꺼비 꽃 신랑 진오귀새남 굿할 때
靑묍독 겨대 杖鼓 던더러쿵 듸 청메뚜기 악공은 장구 덩더러쿵 치는데
黑묍독 典樂이 져 힐니리 다 흑메뚜기 악사는 젓대 늴리리 분다
어듸셔 돌진 가재 舞鼓를 둥둥치니 어디서 돌을 진 가재는 북을 둥둥 치나니
473
大丈夫ㅣ 天地間에 올이 바히업다 사나이 온 누리에 할 일이 하나 없다
글을 쟈니 人生識字ㅣ憂患始오 글을 하자하니 삶에 글 알아 걱정 비롯
칼쟈ᄒᆞ니 乃知兵者ㅣ是兇器로다 칼쓰자하니 곧 병법 알아 이는 흉기라
ᄎᆞᆯ하리 靑樓酒肆로 오락가락 리라 차라리 기방 술집에 오락가락 하리라
474
世上 富貴人들아 貧寒士를 웃지마라 세상 부귀한 이들아 썰렁 선비 비웃지마
石富 萬財로 匹夫에 긋치고 석숭 많은 돈에 한 사내 그치고
顔貧一瓢로도 聖賢에 니르시니 안회 가난해도 성현에 이르시니
내 몸이 貧寒야마 내 몸이 가난하다마는
내 길을 닥그면 의 富貴 부르랴 내 길을 닦으면 남의 부귀 부러우랴
475
月黃昏 계여 간날에 定處업시 나간님이 달 어스름 넘어간 날에 갈데없이 나간님이
白馬 金鞭으로 어듸가 ᄃᆞᆫ니다가 흰말에 금채찍으로 어디가 다니다가
酒色에 기여 도라올 줄 니젓고 술놀이에 빠져서 돌아올 줄 잊었는가
獨守孤房여 외론 방 혼자 지켜
長相思 淚如雨에 轉輾不寐 노라 늘그려 비같은 눈물에 뒤척굴러 잠을 못자
476
자 나 던 되黃毛筆을 아자 내 쓰던 되 족제비 붓을
首陽梅月을 흠벅 지거 窓前에 언젓더니 수양매월 먹 흠뻑 찍어 창가에 얹었더니
댁글 구우러 나려 지거고 댁대굴 굴러서 똑 내려 떨어져
이제 도라가면 어들 법 잇건마 이제 돌아가면 얻을 법 있건마는
아모나 어더 가져셔 그려보면 알리라 아무나 얻어가져서 그려보면 알리라
477
梨花에 露濕도록 뉘게 잡혀 못 오고 배꽃에 이슬 젖도록 뉘게 잡혀 못 오던고
오쟈락 뷔여잡고 가지마소 듸 옷자락 부여잡고 가지 마오 하는데
無端히 치고 오쟈 도 어렵더라 턱없이 떨쳐내고 오자 함도 어렵더라
져 님아 저 님아
네 안흘 져버보스라 네오긔오 다르랴 네 마음 헤어보시라 너나 그나 다르랴
478 ※꼭꼭 힘을 줘 눌러 담았다가
어이려뇨 어이려뇨 싀어마님아 어이려뇨 어찌해요 어찌해요 시어머님 어찌해요
쇼대 남진의 밥을 담다가 놋쥬걱 잘를 샛서방 밥 담다가 놋 주걱 자루
부르쳐시니 이를 어이려뇨 부러뜨렸으니 이를 어찌하나요
싀어마님아 져 아기 하 걱졍 마스라 시어머님아 저 아기 너무 걱정 마라
우리도 져머신제 만히 것거 보왓노라 우리도 젊었을 때에 많이 꺾어 봤느니
479
른갑이라 로 며 쏙독새라 하늘로 날며
두더쥐라 흐로들랴 두더지라 땅으로 들랴
금죵달이 鐵網에걸려 금종달이 쇠그물 걸려
플덕플덕 프드덕이니 푸덕푸덕 푸드덕이니
다 긜다 네 어드로 갈다 날랴 길랴 네 어디로 가랴
우리도 새님거러두고 플더겨볼가 노라 우리도 새님 맺어두고 푸덕여볼까 하여라
480
각시 玉튼가슴을 어이구러다혀볼고 각시네 옥 같은 가슴을 어찌굴어 닿아볼까
토綿紬 紫芝 작져구리 속에 토면주 보랏빛 작저고리 속에
깁젹삼 안셥히되어 죤득죤득 대히고지고 깁적삼 안섶이 되어 쫀득쫀득 대이고 지고
잇다감 나 붓닐제 힐 뉘를 모르리라 이따금 땀나 붙을 때 땔 줄을 모르리라
481
솔아레 에구븐길로 셋 가듸 말잿즁아 솔 아래 굽은 길로 셋 가는데 끝에 중아
人間離別 獨宿孤房 삼긴 부쳐 세상 헤짐 홀로 자는 외론 방 만든 부처
어 졀에 안젓니 문노라 말잿 중아 어느 절에 앉았더냐 묻느니 끝에 중아
小僧은 아읍지못오니 샹좌누의아이다 소승은 알지못하오니 행자누이 아나이다
482
淸風明月 智水仁山 鶴髮烏巾 大賢君子 맑은 바람 밝은 달 슬기에 물 어짊에 산
흰머리 검은 두건 크게 어진 군자로
辛野叟 琅琊翁이 大東에 다시 나 신야 이윤 낭야 제갈량 우리나라 다시 나
松桂幽栖에 紫芝를 노래여 솔 계수 그윽한 곳에 신선 약 노래하여
逸趣ㅣ도 노프실샤 숨은 멋도 높으신가
비니 經綸大志로 비나니 잘 다스릴 큰 뜻으로
聖主를 도와 治國安民 쇼셔 임금을 도와 나라 편케 하소서
483
白雲은 千里萬里 明月은 前溪後溪 흰 구름 천리만리 밝은 달 앞뒤 냇가
罷釣 歸來제 낫근 고기 여 들고 낚시 마쳐 돌아올 때 낚은 고기 꿰어 들고
斷橋로 건너 杏花 라보며 쪽다리 건너 살구꽃 바라보며
酒家로 도라드 져 늘그니 술집에 돌아드는 저 늙은이
眞實로 네興味언매오 갑 못칠가 노라 참으로 네 재미 얼만가 값 못 칠까 하여라
484
深意山 세네 바회 휘도라 감도라들제 깊은 산 서너 바퀴 휘돌아 감돌아들 때
五六月 낫 계죽만 살어름 지픤 우희 오뉴월 한낮 지나 살얼음 짚인 위에
즌서리 섯거치고 자최눈 렷거 된서리 섞어 치고 자취 눈 뿌렸거늘
보왓가 님아님아 보았는가 님아님아
온놈이 온말을 여도 님이짐쟉 쇼셔 온 놈이 온 말을 하여도 님이 어림 하소서
485
日月星辰도 天皇氏ㅅ적 日月星辰 해달 별들도 천황씨 적 해달별들
山河 土地도 地皇氏ㅅ적 山河土地 산 물 흙 땅도 지황씨 적 산 물 흙 땅
日月星辰 山河土地 다 해달별들 산 물 흙 땅 다
天皇氏 地皇氏적과 가지로되 천황씨 지황씨 적과 한가지로되
사은 므슴 緣故로 사람은 무슨 까닭으로
人皇氏적 사이 업고 인황씨 적 사람이 없는가
486
一定百年 살줄알면 酒色 다 관계랴 놓인백년 살줄알면 술놀이 참아 걸릴 지랴
혀 은 後에 어째 참은 뒤에
百年을 못살면 긔아니 애도론가 백년을 못살면 그 아니 애달플까
人命이 在于天定이라 목숨이 하늘 놓임에 있어
酒色을 은들 百年 살기 쉬우랴 술놀이 참은들 백년 살기 쉬우랴
487
어우하 楚覇王이야 애고도 애들애라 어우하 초패왕이야 애닲고도 애달아라
力拔山 氣盖世로 仁義를 行여 뽑는 힘 덮는 기로 어진 옳음 보여주어
義帝를 아니 주기던들 의제를 아니 죽였던들
天下에 沛公이열이셔도 束手無策랏다 누리에 유방이 열이있어 손쓸 꾀도 못냈지
488
北邙山川이 긔엇더여 북망산천이 그 어떠하여
古今사 다 가고 옛 이제 사람 다 가는가
秦始皇 漢武帝도 採藥求仙야 진시황 한무제도 약을 캐 신선 되어
부듸 아니 가랴 엿더니 부디 아니 가랴 하였더니
엇더타 驪山風雨와 茂陵松栢을 어떻게 여산 비바람 무릉 솔잣나무
못내 슬허 노라 못내 슬퍼 하여라
489
누고셔 大醉後ㅣ면 뉘라서 크게 취한 뒤면
온갖 시름 다 닛다턴고 온갖 시름 다 잊는다하던가
望美人於天一方 제면 하늘 한쪽서 님 바랄 때면
百盞 머거도 寸功이 젼혀 업 백잔 먹어도 한 도움 전혀 없네
믈며 白髮倚門望을 더옥슬허 노라 하물며 흰머리 문기대바래 더욱슬퍼 하여라
490
져멋고쟈 져멋고쟈 열다섯만 져멋고쟈 젊었으면 젊었으면 열다섯만 젊었고자
에엿분 얼골이 냇에 셧 어여쁜 얼굴이 냇가에 섰는
垂楊버드나모 광대등걸이 되연제고 수양버드나무 광대등걸이 되었구나
우리도 少年行樂이 어제론 듯 여라 우리도 젊어 즐김이 어제인 듯 하여라
491
술 먹어 病업藥과 色여 長生藥을 술 먹어 병없는약과 계집밝혀 오래살약을
갑 주고 살 쟉이면 盟誓ㅣ개지 값 주고 살 터이면 다짐하지
아모만들 관계랴 얼마인들 걸릴거랴
갑 주고 못 살 藥이니 뉜츼 아라가며 값 주고 못 살 약이니 눈치 알아가며
소로소로여 百年지 리라 살금살금 하여 백년까지 하리라
492
粉壁紗窓 月三更에 傾國色에 佳人을만나 흰벽깁창 한밤 달에 나라기울 가인을만나
翡翠衾 나소 긋고 琥珀枕 마조 볘고 비취이불 끌어 덮고 호박베개 마주 베고
잇지 서로 즐기양 이토록 서로 즐기는 꼴
一雙鴛鴦之遊 綠水之波瀾이로다 짝지어 원앙 놀아 푸른 물결 일렁여라
楚襄王의 巫山仙女會를 부를줄이 이시랴 초양왕 무산선녀 만남을 부러워만 함이랴
493
柴扉에 개 즛거 님만너겨 나가보니 사립문에 개 짓거늘 님만 여겨 나가보니
님은 아니 오고 明月이 滿庭듸 님은 아니 오고 밝은 달 뜰 가득해
一陣秋風에 닙 지 소릐로다 한 떼 갈바람에 잎 지는 소리였다
져 개야 秋風落葉을 저 게야 갈바람 지는 잎을
헛도이 즈저셔 날 소길줄 엇졔오 헛되이 짖어서 날 속일 줄 어쩌게
494
새악시 書房 못마자 애다가 주근靈魂 새악시 서방 못맞아 애쓰다가 죽은 넋이
건 삼밧 삼 되야 龍門山 開骨寺에 걸은 삼밭 뚝삼 되어 용문산 개골사에
니 진 늘근즁놈 들뵈나 되얏다가 이 빠진 늙은 중놈 들보나 되었다가
잇다감 나 려온제 슬겨 볼가노라 이따금 땀나가려울때 슬 스쳐볼까 하여라
495
靑天 구룸 밧긔 노피 白松骨이 푸른 하늘 구름밖에 높이 뜬 흰 송골매
四方 千里를 咫尺만 너기듸 온 사방 먼 천리를 곁인 듯 여기는데
엇더타 싀궁츼 뒤져 엇먹 올히 어떻게 시궁창 뒤져 얻어먹는 오리는
제집 門地方 넘나들기를 제집 문지방 넘나들기를
百千里만 너기더라 백리천리만 여기더라
496
기러기 외기러기 너 가 길히로다 기러기 외기러기 너 가는 길이러니
漢陽 城臺에 가셔 져근덧 머므러 한양성 성루에 가 짧은 덧 머물러서
웨웨쳐 불러 부듸 말만 傳야 주렴 웨웨쳐 불러 부디 한 말만 알려 주렴
우리도 밧비 가 길히니 우리도 바삐 가는 길이니
傳동 말동 여라 알릴 동 말 동 하여라
497
漢武帝의 北斥西擊 諸葛亮의 七縱七擒 한나라 무제임금 북 물리쳐 서쪽 때려
제갈량 어진군사 일곱 잡아 일곱 번 놔
晋나라 謝都督의 八空山 威嚴으로 진나라 사도독의 팔공산 의젓함에
四夷 戎狄이 다 러린後에 사방에 다른 나라 다 쓸어 버린 뒤에
漠南에 王庭을 업시고 내몽골 다스림 없이하고
凱歌歸來여 告厥成功 리라 이기고 돌아와 공 이룸을 아뢰리
498
陽德孟山鐵山嘉山 린 물이 양덕 맹산 철산 가산 내린 물이
浮碧樓로 감도라들고 부벽루로 감돌아들고
마흐라기 공이소 斗尾月溪 린 물은 마흐라기 공이소 두미 월계 내린 물은
濟川亭으로 도라든다 제천정으로 돌아든다
님그려 우눈물은 벼갯모흐로 도라든다 님 그려 우는 눈물은 베갯모로 돌아든다
499
고래 물 혀 채민 바다 고래 물 켜 치민 바다
宋太祖ㅣ金陵 치라 도라들제 송태조 금릉 치러 돌아들 때
曹彬의 드 칼로 무지게 휘온드시 조빈의 드는 칼로 무지개 휘게 하듯
에후루혀 리 노코 에후려내 다리 놓고
그 건너 님이 왓다면 그 건너 님이 왔다하면
상금상금 건너리라 성큼성큼 건너리라
500
司馬遷의 鳴 萬古文章 사마천 울리니 오랜 옛 글월
王逸少의 掃 千人筆法 왕희지 휘갈겨 온갖 이 글씨
劉伶의 嗜酒와 杜牧之 好色은 유령의 술 즐김과 두목지 계집 밝힘
百年從事면 一身兼備려니와 백년을 줄곧 하면 몸에 함께 갖추려니와
아마도 雙傳키 어려올슨 아마도 둘 다 갖기 어려울 건
大舜曾參 孝와 龍逢比干 忠이로다 순임금 증참 효도와 용봉 비간 충성이다
501
大川바다 한가온대 中針細針 지거다 대천바다 한가운데 중침 세침 빠졌는데
열 나믄 沙工놈이 긋 므된 사엇대를 열 남짓 사공 놈이 끝 무딘 상앗대를
긋긋 치 두러메여 一時에 소릐치고 끝끝 치 둘러메어 한꺼번에 소리치고
귀여 내닷말이 이셔이다 님아님아 귀 꿰어 냈단 말이 있습니다 님아님아
온놈이 온말을 여도 님이짐쟉 소셔 온 놈이 온말을 하여도 님이 어림 하소서
502
碧紗窓이 어른어른커 벽사창이 어른어른해
님만 너겨 나가보니 님만 여겨 나가보니
님은 아니 오고 明月이 滿庭듸 님이란 아니 오고 밝은 달 뜰 가득해
碧梧桐 져즌 닙헤 鳳凰이 려와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내려와
짓 다듬 그림재로다 깃 다듬는 그림자라네
모쳐라 밤일싀만졍 우일번 괘라 모처럼 밤이기 망정 남 웃길 뻔 했어라
503
콩밧틔 드러 콩닙 더먹 감은 암쇼 콩밭에 들어 콩잎 뜯어먹는 까만 암소
아므리 이라타 츤들 제 어듸로 가며 아무리 이라타 쫓은들 제 어디로 가며
니불아래 든 님을 발로 툭 박 이불아래 든 님을 발로 툭 박차
미젹미젹 며셔 어셔 나가라들 미적미적 하면서 어서 나가라한들
날 리고 제 어드로 가리 날 버리고 제 어디로 가리
아마도 호고 못마를슨 님이신가 노라 아마도 싸우고 못 말건 님이신가 하여라
504
부러진 활 것거진 툥 銅爐口 메고 부러진 활 꺾어진 총 때운 동로구 메고
怨니 黃帝軒轅氏를 미워하느니 황제헌원씨를
相奪與 아닌 前에 人心이 淳厚고 서로 뺐지 않은 앞에 사람마음 도탑고
天下太平여 一萬八千歲 사랏거든 누리 반듯하여 일만팔천 해 살았거든
엇더타 習用干戈여 後生困케 연고 어떻게 창칼 써 익혀 뒷사람을 괴롭혀
505
을비 긔 언마오리 가을비 기껏 얼마나 와
雨裝 直領 내지마라 비옷 겉옷 내지마라
十里ㅅ길 긔 언마치 가리 십리 길 기껏 얼 만큼 가리
등 알코 알코 다리 저 나귀를 등 앓고 배 앓고 다리 저는 나귀를
크나큰 唐채로 쾅쾅 쳐 다모지마라 크나큰 말채로 쾅쾅 쳐 다그침 마라
가다가 酒家에 들너든 쉬여가려 노라 가다가 술집에 들리든 쉬어가려 함이라
506
오도 져무러지게 져믈면은 새리로다 오늘도 저물어가 저물면 샐 터이라
새면 이 님 가리로다 가면 못 보려니 새면 이 님 가리라 가면 못 보려니
못 보면 그리려니 그리면 病들려니 못 보면 그리려니 그리면 병들려니
病 곳 들면 못 살리로다 병 곧 들면 못 살려니
病드러 못 살줄 알면 자고 간들 엇더리 병들어 못 살줄 알면 자고 간들 어떠리
507
白髮에 환양노년이 져믄書房 랴고 머리 세 화냥질노는년 젊은서방 얻어려고
셴머리에 墨漆고 泰山 俊嶺으로 센머리에 먹칠하고 높은 산 높은 고개
허위허위 너머가다가 과그른 쇠나기에 허위허위 넘어가다 때 아닌 소나기에
흰 동졍 거머지고 검던머리 다희거다 흰 동정 검어지고 검던 머리 다 희어져
그르사 늘근의所望이라 일락배락 노매 글렀나 늙은이 바램이 될락 말락 함인데
508
半여든에 첫계집을니 어렷두렷우벅주벅 반여든에 첫계집질하니 어렷두렷우벅주벅
주글번 살번다가 와당탕 드리라 죽을 뻔 살 뻔 하다가 와당탕 들이달아
이리져리니 老都令의 음 흥글항글 이리저리하니 나이든 도령 마음 흥글항글
眞實로 이滋味 아돗던들 긜적부터랏다 참으로 이맛을 알았던들 길때부터 했겠다
509
酒色을 삼가란 말이 녯사의 警誡로되 술 놀이 삼가란 말 옛사람의 살핌인데
踏靑 登高節에 벗님 리고 들놀이 산 오름에 벗님네 데리고서
詩句를 을플제 滿樽香醪를 시에 말 읊을 때 술통 가득 맛난 술을
아니醉키 어리오며 안 취하기 어려우며
旅舘에 寒燈을 對여 獨不眠제 혼자 방 썰렁한 등 마주해 잠 못들 때
玉人을 만나셔 아니 자고 어이리 고운 이 만나서는 아니 자고 어쩌리
510
南薰殿 舜帝琴을 夏殷周에 傳오셔 남훈전 순임금 금 하은주에 내려오셔
晋漢唐 雜覇干戈와 宋齊梁 風雨乾坤에 진한당 으뜸 다툼과 송제량 싸움 세상에
王風이 委地여 正聲이 긋첫더니 임금일 맡겨놓아 바른 소리 그쳤더냐
東方에 聖賢이 나계시니 동방에 성현이 나계시니
彈五絃 歌南風을 니여볼가 노라 오현금 타 남풍노래 이어볼까 하여라
511
재 우희 우둑 션 소나모 재 위에 우뚝 선 소나무
람 불적마다 흔덕흔덕 바람 불적마다 흔덕흔덕
개올에 셧 버들 개울에 서있는 버들
므스 일 조차셔 흔들흔들 무슨 일 좇아서 흔들흔들
님 그려 우 눈물을 커니와 님 그려 우는 눈물은 그래도
입고 코 어이 입 하고 코는 어찌
므스일 조차셔 후루룩 비쥭 니 무슨 일 좇아서 후루룩 비쭉 하느니
512
즁놈은 승년의 머리털 잡고 중놈은 승년 머리털 잡고
승년은 즁놈의 샹토 쥐고 승년은 중놈 상투 쥐고
두 니 맛고 이 왼고 져 왼고 두 끄덩이 맞잡고서 이 그른가 저 그른가
쟉쟈공이 쳣듸 뭇 쇼경이 구슬 보니 짝짜꿍이 쳤는데 뭇 소경이 굿을 보니
어듸셔 귀머근벙어리 외다올타 니 어디서 귀먹은 벙어리는 외다 옳다 하느니
513
아마도 太平슨 우리君親 이 時節이야 아마도 태평한 건 우리군친 이런 때야
聖主ㅣ 有德샤 國有 風雲慶이오 임금님 덕이 있어 나라에 경사 있고
雙親이 有福니 家無 桂玉愁ㅣ로다 어버이 복이 있어 집안에 걱정 없다
億兆蒼生이 年豊을 모든 백성이 넉넉한 올해
興계워 白酒 黃鷄로 喜互同樂 놋다 흥겨워 술에 닭고기로 서로 기뻐 즐겼다
514
長衫더 즁의 젹삼짓고 장삼 뜯어 홑바지 적삼 짓고
念珠더 당나귀 밀치고 염주 뜯어 당나귀 밀치하고
釋王世界 極樂世界 석왕세계 극락세계
觀世音菩薩 南無阿彌陁佛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十年工夫도 너 갈듸로 니거 십년을 공부해도 너 갈 데로 가거라
밤즁만 암 居士의 품에 드니 밤만 돼 암 사람 품에 드니
念佛경이 업세라 염불 할 틈 없어라
515
님그려 기피든 病을 어이여 곤쳐낼고 님 그려 깊이든 병을 어찌하여 고쳐낼까
醫員 請여 命藥며 의원 맡기어 약 지으며
쇼경의게 푸닥거리고 소경에게 푸닥거리하고
무당 불러 당즑 글기들 무당 불러 당즑 긁기 한 들
이 모진 病이 릴소냐 이 모진 병이 나을거나
眞實로 님듸 이시면 참으로 님 한데 있으면
곳에 죠흘가 노라 곧장 좋을까 하여라
516
노새노새 매양 쟝식 노새 노세 노세 늘 언제나 노세
낫도 놀고 밤도 노새 낮도 놀고 밤도 노세
壁上의 그린 黃鷄수이 벽 위에 그린 누런 수탉이
두 래 탁탁치며 긴 목을 느리워셔 두 날개 탁탁 치며 긴 목을 늘여 뜨려
홰홰쳐 우도록 노새그려 홰홰 쳐 울도록 노세 그려
人生이 아츰이슬이라 아니놀고 어이리 사람 삶 아침이슬이라 아니 놀고 어쩌리
517
졋건너 흰옷 닙은 사 저 건너 흰옷 입은 사람
믭고도 양믜왜라 잔밉고도 얄미워라
쟈근 돌리 건너 큰 돌리 너머 작은 돌다리 건너 큰 돌다리 너머
밥 여간다 여가고 바삐 뛰어가나 가로 뛰어 가는가
애고애고 내 書房 삼고라쟈 애고애고 내 서방 삼고파라
眞實로 내 書房 못될진대 참으로 내 서방 못될 거면
벗의 님이나 되고라쟈 벗하는 님이나 되고파라
518
눈썹은 수나뷔 안즌 듯 눈썹은 수나비 앉은 듯
닛바대 박시 셰온 듯 잇바디는 박씨 까 세운 듯
날보고 당싯 웃 양은 날보고 방긋 웃는 맵시
三色桃花 未開峰이 롯밤 빗氣運에 빛 셋 복사꽃 안 피다가 하룻밤 빗발에
半만 절로 핀 形狀이로다 반만 절로 핀 꼴 함이라
네 父母 너 삼겨낼 적의 네 부모 너 만들어낼 때
날만 괴라 삼기도다 나만 보라 만들었다
519 ※살짝 열린 붉은 모란
드립더 득안으니 셰허리지 늑늑 들입다 바득 안으니 가는 허리 자늑자늑
紅裳을 거두치니 雪膚之 豊肥고 붉은 치마 걷어 올려 하얀 살갗 물씬물씬
擧脚蹲坐니 半開한 紅牧丹이 다리 들어 웅크리니 살짝 열린 붉은 모란
發郁 於春風이로다 봄바람에 물올랐음이라
進進코 又退退니 들여놔 박고 또 물리니
茂林山中에 水舂聲인가 노라 우거진 숲 산속에 물방아소린가하리라
520
두터비 리를물고 두험우희 치라 안자 두꺼비 파리물고 두엄 위 치켜 앉아
것넌山 라보니 白松骨이 잇거 건넛산 바라보니 송골매 떠 있거늘
가슴이 금즉여 풀덕 여 내다가 가슴이 끔찍하여 풀떡 뛰어 내닫다가
두험아래 쟛바지거고 두엄 아래 자빠지곤
모쳐라 낸낼싀만졍 에헐질번 괘라 아서라 날랜 내니 망정 피멍들뻔 하였네
521
千古 羲皇天과 一寸 無懷地에 먼 옛 복희씨 하늘과 한 치 안 품은 땅에
名區 勝地를 희곡 희여 이름난데 빼난 땅을 가리고 가리어
數間 茅屋 지여내니 몇 칸 띳집 지어내니
雲山煙水 松風蘿月 野獸山禽이 구름산안개물 솔바람덩굴달 들짐승멧새가
절노 己物이 되어괴야 절로 내 것이 되었구나
아야 山翁의 이 富貴를 아이야 두메늙은이 이 넉넉함을
려 혀 셰라 남더러 하게 할세라
522
간밤의 大醉고 醉에 을 니 간밤에 크게 취해 취한 잠에 꿈을 꾸니
七尺劒 千里馬로 遼海 라 건너 일곱자 칼 천리말로 먼 바다 날아 건너
天驕를 降服밧고 北闕에 도라와 흉노를 꿇려놓고 북궐에 돌아와
告厥 成功여 뵈 공 이룸 아뢰어 뵙네
男兒의 慷慨 음이 사나이 북받친 마음이
胸中에 鬱鬱여 에 試驗 노매 가슴에 가득하여 꿈에 해봐 앎이라
523
萬古歷代 蕭蕭즁에 明哲保身 누고누고 먼옛 지난 쓸쓸함속에 밝아지킴 누구누구
范蠡의 五湖舟와 張良의 謝病辟穀 범려의 오호 배와 장량의 떠나 숨기
疏廣의 散千金과 季鷹의 秋風江東 소광의 큰돈 뿌림과 계응의 강동가을바람
陶處士의 歸去來辭ㅣ라 도연명의 돌아감 글이라
이 밧긔 碌碌 貪官汚吏之輩를 이 밖에 그저 그런 벼슬 꿰찬 무리를
혜여 무슴 리오 헤어 무엇 하리오
524
李座首 암쇼를 고 이좌수는 암소를 타고
金約正은 질쟝군 메고 김약정은 질장군 메고
南勸農 趙堂掌은 취여 뷔거르며 남권농 조당장은 취하여 비틀거려
杖鼓 舞鼓에 둥더럭궁 춤주괴야 장구 춤북에 둥더럭궁 춤추는구나
峽裏에 愚氓의 質朴天眞과 太古淳風을 골짝 속 어둔 백성 바탕 난대로 옛 도타움
다시 본 듯 여라 다시 본 듯 하여라
525
孫約正은 點心 히고 손약정은 점심 차리고
李風憲은 酒肴를 쟝만소 이풍헌은 술안주 장만하소
거믄고 伽倻ㅅ고 거문고 가야금
奚琴 琵琶 笛 觱篥 杖鼓 舞 工人으란 해금 비파 젓대 피리 장고 무고 하는 이란
禹堂掌이 려오시 우당장이 데려오시게
글 짓고 노래 부르기와 글 짓고 노래 부르기와
女妓女花看으란 내 다 擔當 리라 기생아낙 돌봄이란 내 다 맡아 하리라
526
平壤 女妓 년들의 多紅 大緞치마 평양기생 년들의 다홍 한단치마
義州ㅅ女妓의 月花 紗紬치마에 藍端 의주기생의 달 꽃 명주치마에 남 비단
寧海 盈德 쥬탕각시 믜명 영해 영덕 주탕각시 생무명
감찰즁즁즁에 즈치마멜도 제色이로다 갈색속에속곳 행주치마멜끈도 제빛이어라
우리도 이러셩 구우다가 빗될가 노라 우리도 이렇게 지내다가 한빛 될까하여라
527
白鷗 片片 大同江上 飛오 갈매기 나래 낱낱 대동강 위에 날고
長松은 落落 靑流壁上 翠라 높은 솔 굽어 서서 푸른 물 위 푸르름이
大野東頭 點點 山에 夕陽은 빗견듸 큰들 동녘 놓인 산에 저묾 볕은 비꼈는데
長城北面 溶溶 水에 一葉漁艇 흘리저어 긴성북쪽 질펀한물에 한잎쪽배 저어 흘러
大醉코 載妓 隨波여 얼큰해 기생 싣고 물결 따라
錦繡綾羅로 任 去來를 리라 금수산 능라도로 멋대로 왔다 가리라
528
閑壁堂 죠흔 景을 비갠 後에 올라보니 한벽당 좋은 볕을 비갠 뒤에 올라보니
百尺 元龍과 一川 花月이라 백자 으뜸 누대에 한 시내 꽃과 달이라
佳人은 滿座고 象樂이 喧空듸 고운이 가득 자리하고 음악이 울리는데
浩蕩 風煙이오 狼藉 杯盤이로다 드넓은 바람안개요 흐드러진 술상이러라
아야 盞 득 부어라 아이야 잔 가득 부어라
遠客愁懷를 시서볼가 노라 먼데 손님 시름을 씻어볼까 하여라
529
完山 裏 도라드러 萬頃臺에 올라보니 완산 속 돌아들어 만경대에 올라보니
三韓 古都에 一春光景이라 삼한 옛 고을에 봄날의 볕빛이라
錦袍 羅裙과 酒肴 爛熳듸 비단옷 깁 치마와 안주 술 널렸는데
白雪歌 曲調를 管絃에 섯거 내니 흰 눈 노래 한가락을 관현에 섞어내니
丈夫의 逆旅豪遊 名區壯觀이 사나이 떠돈 놀이 이름나 볼만한데
오인가 노라 오늘인가 하여라
530
綠楊 芳草岸에 쇼머기 아들아 푸른 버들 꽃풀 언덕 소먹이는 아이들아
압냇고기와 뒷냇고기를 다몰쇽 자바내 앞내 고기와 뒷내 고기를 몽땅 다 잡아내
다치에 너허주어든 다래끼에 넣어주거든
네 궁치에 언저다가 주렴 네 쇠궁둥이 얹어다가 주렴
우리도 밧비 가 길히니 우리도 바삐 가는 길이니
못 가져갈가 노라 못 가져갈까 하여라
531
이바 편메곡들아 듬보기 가거 본다 이봐 편미역들아 뜸부기 가거늘 봤느냐
듬보기 셩내여 土卵눈 부릅드고 뜸부기 성내어 토란눈 부릅뜨고
자반 나롯 거스리고 甘苔 신 사마신고 깨자반 나룻 거스르고 감태 신 삼아신고
다스마 긴 거리로 가거늘 보고 오롸 다시마 긴 거리로 가거늘 보고 왔니라
가기 가더라마 가기는 가더라마는
蔈古 얼굴에 셩이업시 가라 표고 같은 얼굴에 성냄 없이 가더라
532
들에 동난지이 사오 져 쟝스야 댁들아 동난지이 사오 저 장사야
네 황후 긔 무서시라 웨다 사쟈 네 물건 그 무엇이라 외치나 사자
外骨 內肉 兩目이 上天 前行後行 바깥뼈 안에살 두눈이 하늘로 앞갔다 뒤갔다
小아리 八足 大아리 二足 작은 다리 여덟에 큰 다리 둘이
靑醬黑醬 스슥 동난지이 사오 청장흑장 아사삭하는 동난지이 사오
쟝스야 하 거복이 웨지 말고 장사야 너무 거북하게 외치지 말고
게젓이라 렴은 게젓이라 하려마
533
각시 내 妾이 되나 각시네 내 첩이 되나
내 각시의 後ㅅ난편이 되나 내가 각시 샛서방이 되나
곳 본 나뷔 물 본 기러기 꽃 본 나비 물 본 기러기
줄에 조츤 거믜 고기 본 가마오지 줄에 좇는 거미 고기 본 가마우지
가지에 젓이오 슈박에 족술이로다 가지에 젓가락이 수박에 쪽숟갈이라
각시 나 水鐵匠의 이오 각시네 하는 무쇠장이 딸이오
나 나 짐匠이로 솟지고 나믄 쇠로 나 하는 주물장이로 솥 만들고 남은 쇠로
가마질가 노라 가마솥 만들까 하여라
534
아흔아홉 곱머근 老丈 아흔아홉 곱먹은 어른
濁酒 걸러 醉케 먹고 막걸리 걸러 취하게 먹고
납죡 됴라 길로 반반한 좋은 길로
이리로 뷧독 져리로 뷧쳣 이리로 비뚝 저리로 비척
뷧독뷧쳑 뷔거를 적의 비뚝비척 비틀거릴 때에
웃지마라 져 靑春少年 아놈들아 웃지마라 저 젊어 어린 아이놈들아
우리도 少年적 음이 어제론듯 여라 우리도 어릴 적 마음이 어제런듯 하여라
535
들에 나모들 사오 져 쟝스야 댁들아 나무들 사오 저 장사야
네 나모 갑시 언매 웨다 사쟈 네 나무 값이 얼마 외치나 사자
리남게 말 치고 싸리나무는 한 말 치고
검부남게 닷 되를 쳐셔 검불나무는 닷 되를 쳐서
合야 혜면 마닷 되 밧습 더하여 헤면 말닷 되 받습네
삿 대혀 보으소 잘 붓슴니 사 때어(샅 대어) 보이소 잘 붙습니다
적곳 사 혀 보며 한번만 사서 때어보면
양 사 히쟈 리라 늘 사 때자 하리라
536
琵琶야 너 어이 간듸녠듸 앙쥬아리 비파야 너는 어찌 간 데마다 앙알거리나
힝금 목을 에후로혀 안고 가냘픈 목을 끌어 에워 안고
엄파 튼 손으로 를 쟈바 거든 움파 같은 손으로 배를 잡아 뜯거든
아니 앙쥬아리랴 아니 앙알거리랴
아마도 大珠小珠 落玉盤기 아마도 크고 작은 구슬 쟁반 굴리기는
너 인가 노라 너 뿐인가 하여라
537
萬頃 滄波之水에 널따란 푸른 물결에
둥둥 는 부략금이 게 오리들아 둥둥 떠있는 부략금이 거위 오리들아
비슬금셩 증경이 비슬거리는 증경이
동당강셩 너시 두루미들아 동당 떠다니는 느시 두루미들아
너 물 기픠를 너 떠있는 물 깊이를
알고 둥 모로고 둥 알고 둥 떠있나 모르고 둥 떠있나
우리도 의 님 거러두고 우리도 남의 님 맺어두고
기픠를 몰라 노라 깊이를 몰라 하여라
538
모시를 이리져리 삼아 모시를 이리저리 삼아
두로 삼아 감삼다가 두루 삼아 감아 삼다가
가다가 한가온대 근처지거 가다가 한가운데 똑 끊어지거늘
皓齒 丹脣으로 훔며 감며 하얀 이 붉은 입술로 흠뻑 빨며 감칠 빨며
纖纖 玉手로 두 긋 마조 자바 가냘픈 고운 손으로 두 끝 마주 잡아
뱌븨여 니으리라 져 모시를 뱌비어 이으리라 저 모시를
엇더타 이 人生 긋처갈 제 어떻게 이 삶이 그쳐갈 때
져 모시쳐로 니으리라 저 모시처럼 이으리라
539
南山佳氣 鬱鬱葱葱 漢江流水 浩浩洋洋 남산기운 우거져 푸릇 한강흘러 적셔 넘실
主上 殿下 이山水 치 山崩 水渴토룩 우리 임금 이 산수 같이 무너져 마르도록
聖壽ㅣ無彊샤 千千萬萬歲를 오래 그침 없이 천천만만 해를
太平을 누리셔든 태평을 누리시어
우리 逸民이되야 康衢烟月에 우리는 숨은 이 되어 느긋한 거리에
擊壤歌를 오리 격양가를 부르리
540
나 님 혜기를 嚴冬雪寒에 나는 님 생각을 한겨울추위에
孟嘗君의 狐白裘 고 맹상군 털 갖옷 같이하고
님은 날 너기기를 三角山 中興寺에 님은 날 여기기를 삼각산 중흥사에
이진 늘근 즁놈에 살성긘어리이시로다 이 빠진 늙은 중놈의 살성긴 얼레빗이라
랑 외즐김 을 짝사랑 혼자 즐김 하는 뜻을
하이 아르셔 돌려 게 쇼셔 하늘이 알아서 돌려 하게 하소서
541
窓내고쟈 窓을 내고쟈 창 내고자 창을 내고자
이내 가슴에 窓내고쟈 이내 가슴에 창 내고자
고모장지 셰살장지 들장지 열장지 고미장지 세살장지 들장지 열장지
암돌져귀 수돌져귀 암톨쩌귀 수톨쩌귀
목걸새 크나큰 쟝도리로 배목걸쇠 크나큰 장도리로
닥 바가 이내 가슴에 窓내고쟈 뚝딱 박아 이내 가슴에 창 내고자
잇다감 하 답답 제면 이따금 너무 답답할 때면
여다져 볼가 노라 여닫아 볼까 하여라
542
天寒코 雪深 날에 날씨 차고 눈 깊은 날에
님 즈라 天上으로 갈 제 님 찾으러 하늘로 갈 때
신 버서 손에 쥐고 보션 버서 품에 품고 신 벗어 손에 쥐고 버선 벗어 품에 품고
곰뷔님뷔 님뷔곰뷔 쳔방지방 지방쳔방 곰비님비 님비곰비 천방지방 지방천방
번도 쉬지 말고 허위허위 올라가니 한 번도 쉬지 말고 허위허위 올라가니
보션 버슨 발은 아니 스리되 버선 벗은 발 아니 시린데
념의온 가슴이 산득산득 여라 여며논 가슴이 선뜻선뜻 하여라
543
待人難 待人難니 사람을 기다림에 기다림 어려우니
鷄三呼고 夜五更이라 닭 세 번 울고 밤 끝머리라
出門望 出門望니 문 나서 바램으로 문 나서 바라보니
靑山은 萬重이오 綠水 千回로다 푸른 산 만 겹이오 푸른 물 천 굽이라
이윽고 犬吠ㅅ소릐에 이윽고 개 짖는 소리에
白馬遊冶郞이 넌지시 도라드니 놀러온 흰말 탄님 넌지시 돌아드니
반가온 음이 無窮 탐탐여 반가운 마음이 다 없이 탐탁하여
오 밤 서로 즐거오미야 오늘 밤 서로 즐거움이야
어늬 그지 이시리 어느 끝이 있으리
544
春風杖策 上蠶頭여 봄바람 지팡이에 앞산머리 올라가서
漢陽形址를 歷歷히 둘러보니 서울의 터 잡은 꼴 뚜렷이 둘러보니
仁王 三角은 虎踞龍盤으로 인왕산 삼각산은 범 웅크려 용 서림으로
北極을 괴얏고 북극을 떠받쳤고
終南 漢水 金帶相連여 남산에 한강은 금띠 둘러 서로이어
久遠 氣象이 萬千歲之無彊이로다 아득한 뻗침이 천년만년 끝없음이라
君修德 臣修政니 禮儀東方이 임금 덕 신하 다스려 반듯한 우리나라
堯之日月이오 舜之乾坤이로다 요임금의 해와 달에 순임금의 하늘땅이라
545 ※꼴 다른 옹두라지
白華山 上上頭에 백화산 맨 꼭대기
落落長松 휘여진 柯枝우희 늘어진 큰 솔 휘어진 가지 위
부헝 放氣 殊常 옹도라지 부엉이 방귀뀐 꼴 다른 옹두라지
길쥭넙쥭 어틀머틀 길쭉 넓죽 우툴두툴
믜뭉슈로 거라 말고 두루뭉술 하지는 말고
님의 연장이 그러코라쟈 님의 물건이 그러했으면
眞實로 그러곳 쟉시면 참으로 그리만 할참이면
벗고 굴물진들 셩이 므슴 가싀리 벗고 굶을 진들 성 가신일 뭐 있으리
546 ※제 것 묵직 내 것 맞춰 꼭 들어맞으면
石崇의 累鉅萬財와 석숭의 쌓인 많은 돈과
杜牧之의 橘滿車風采라도 두목지의 귤 가득 몸집이라도
밤일을 저긔 제 연장 零星면 밤일을 할 적에 제 물건 같잖으면
자리만 자리라 긔무서시 貴소냐 꿈만 꾸다 말리라 그 무엇을 받들쏘냐
貧寒코 風度ㅣ埋沒지라도 가난에 몸집은 빠질지라도
졔 거시 무즑여 제 것이 묵직하여
내 것과 如合符節곳면 내 것과 맞춰 꼭 들어맞으면
긔 내님인가 노라 그 내님인가 하여라
547 ※개가 아는 미운님 고온님
개를 여라믄이나 기르되 개를 여남은이나 길러도
요 개치 얄믜오랴 요 개같이 얄미우랴
뮈온님 오며 리를 홰홰 치며 미운님 오며는 꼬리를 홰홰 치며
치 락 리 락 반겨셔 내고 치 뛰락 내리 뛰락 반겨서 내닫고
고온님 오며 뒷발을 버동버동 고온님 오며는 뒷발을 버둥버둥
므르락나으락 캉캉 즈져셔 도라가게다 물러락나설락 캉캉 짖어서 돌아가게 한다
쉰밥이 그릇그릇 난들 쉰밥이 그릇그릇 난들
너 머길 줄이 이시랴 너 먹일 줄이 있으랴
548
귓도리 져 귓도리 에엿부다 져 귓도리 귀뚜리 저 귀뚜리 어여쁘다 저 귀뚜리
어인 귓도리 지 새 밤의 어쩐 귀뚜리 지는 달 새는 밤에
긴 소릐 쟈른 소릐 節節이 슬픈 소릐 긴 소리 짧은 소리 마디마디 슬픈 소리
제 혼자 우러 녜어 저 혼자 울어 지새
紗窓 여왼 을 드리도 오고야 깁 창문 여윈잠을 살뜰히도 깨우는구나
두어라 제 비록 微物이나 無人洞房에 두어라 제 비록 벌레이나 님없는 골방에
내 알 리 저 인가 노라 내 뜻 알 이는 저 뿐인가 하여라
549 ※邊安烈 不屈歌
가슴에 궁글 둥시러케 고 가슴에 구멍을 둥그렇게 뚫고
왼기를 눈길게 너슷너슷 와 왼새끼를 눈길게 느슨느슨 꼬와
그 궁게 그 너코 그 구멍에 그 새끼 넣고
두 놈이 두 긋 마조 자바 두 놈이 두 끝 마주 잡아
이리로 훌근 져리로 훌젹 이리로 훌끈 저리로 훌쩍
훌근 훌젹 저긔 나남즉 대되 훌끈 훌쩍 할 적에는 내나마 남처럼
그 아모로나 견듸려니와 그건 아무쪼록 견디려니와
아마도 님 외오 살라면 아마도 님 따로 살라면
그 그리 못리라 그건 그리 못하리라
550
얼골 조코 다라온 년아 얼굴 좋고 뜻 더러운 년아
밋졍조차 不貞 년아 밑정조차 안 곧은 년아
엇더 어린놈을 黃昏에 期約고 어떠한 어린놈을 어스름에 맺어놓고
거즛 바다 자고가란 말이 거짓 떠보아 자고가란 말이
입으로 마 도와 나 입으로 차마 틔어 나와
두어라 娼條冶葉이 本無定主고 두어라 기생 빼어나 본디 임자 없고
蕩子之探 春好花情이 사내는 밝혀 봄날 꽃을 즐김이
彼我의 一般이라 허믈 줄 이시랴 너 나의 한 돌림이라 허물할 줄 있으랴
551
개야미 불개야미 등 부러진 불개야미 개미야 불개미야 잔등 부러진 불개미야
압발에 疔腫나고 뒷발에죵귀난 불개야미 앞발에혹나헐고 뒷발에부스럼난 불개미야
廣陵 재 너머 드러 가람의 허리를 광릉 샘재 넘어들어 칡범의 허리를
르무러 추혀들고 가로물어 추켜들고
北海를 건너닷 말이 이셔이다 님아님아 북해를 건넜단 말이 있습니다 님아님아
온 놈이 온 말을여도 님이짐쟉 쇼셔 온 놈이 온말을 하여도 님이 어림 하소서
552
즁놈도 사이냥여 자고가니 그립고 중놈도 사람인양 하여 자고가니 그립다고
즁의숑낙 나볘읍고 내죡도리 즁놈볘고 중의 송낙 나 베고 내 족두리 중놈 베고
즁의長衫 나덥습고 내치마란 즁놈덥고 중의장삼 나 덮고 내치마란 중놈 덮고
자다가 르니 둘희 랑이 자다가 깨달으니 둘이 사랑이
숑낙으로 나 죡도리로 나 송낙으로 하나 족두리로 하나
이튼날 던일 각니 흥글항글 여라 이튿날 하던일 생각하니 흥글항글 하여라
553
한슴아 셰 한슴아 한숨아 가는 한숨아
네 어 틈으로 드러온다 네 어느 틈으로 들어오나
고모장 셰살장 가로다지 여다지에 고모장지 세살장지 가로닫이 여닫이에
암돌져귀 수돌저귀 목걸새 뚝닥박고 암톨쩌귀 수톨쩌귀 배목걸쇠 뚝딱 박고
龍거북 물쇠로 수기수기 엿듸 용거북 자물쇠로 꼭꼭 채웠는데
屛風이라 덜걱 져븐 가리개라 덜걱 접나
簇子ㅣ라 글 다 두루마리 데굴데굴 마나
네 어 틈으로 드러온다 네 어느 틈으로 들어오나
어인지 너 온날 밤이면 못드러 노라 어쩐지 너 온날 밤이면 잠못들어 하여라
554
平生애 景慕홈은 白香山에 四美風流 한 삶에 큰 우러름은 백거이에 네 멋놀이
駿馬 佳人은 丈夫의 壯年 豪氣로다 빼난 말 고운이 사내 한창때 뻐김이라
老境 生計 移伴제 늙어 살림 옮겨갈 때
身兼妻子 都三口ㅣ오 이 몸 아내 아이 모두 입 셋이
鶴與 琴書로 共一船이니 두루미에 거문고 책 다 한배 탐이니
긔 더옥 節价廉退 그 더욱 꼿꼿해 물러남이라
唐詩에 三大 作文章이 李杜와 並駕여 당시에 세 큰 글지음이 이두와 함께 올려
百代 芳名이 서글줄이 이시랴 백대 꽃이름이 썩을 줄이 있으랴
555
靑天에 기러기 雙 푸른 하늘 뜬 기러기 한 짝
漢陽城臺에 잠간 들러 쉬여갈다 서울성루에 잠깐 들러 쉬여갈거나
이리로셔 져리로 갈제 이리로 와 저리로 갈 때
내 消息 들어다가 님의게 傳고 내 소식 들어다가 님에게 알리고
져리로셔 이리로 올제 저리로 가 이리로 올 때
님의 消息 드러 내손 님의 소식 들어 나에게
부듸 들러 傳여주렴 부디 들러 알려나주렴
우리도 님보라 밧비 가 길히니 우리도 님 보러 바삐 가는 길이니
傳동 말동 여라 알릴 동 말 동 하여라
556
昭烈之大度 喜怒를 不形於色과 유비의 큰 그릇은 기쁨 성냄 안 드러내
諸葛亮之王佐大才 三代上 人物 제갈량의 임금도움 삼대 위 빼난 큰 힘
五虎大將들의 雄豪之勇力으로 다섯의 범 대장들 뛰어난 날램으로
攻城略地여 忘身之高節과 성을 쳐 땅 빼앗아 몸 안 사린 높은 곧음
愛君之忠義 古今에 업스되 임금사랑 충성 옳음 옛 이제에 짝이 없되
蒼天이 不助順샤 中恢를 못이르고 푸른 하늘 때 못 도와 누리찾음 못 이르고
英雄의 恨을기쳐 曠百代之尙感이라 난 사내 맺힘을 남겨 먼 백대에 느낌이라
557
色치 됴흔 거슬 긔 뉘라셔 말리고 밝힘같이 좋은 것을 그 뉘라서 말리는가
穆王은 天子ㅣ로되 瑤臺에 宴樂고 목왕은 임금으로 신선 땅 잔치 즐겨
項羽 天下壯士ㅣ로되 항우는 온 누리 힘센 이로
滿營秋月에 悲歌慷慨고 가득 가을 달에 슬픈 노래 복받치고
明皇은 英主ㅣ로되 당현종 빼난 임금으로
解語花 離別에 馬嵬驛에 우럿니 양귀비 헤어짐에 마외역에 울었느니
믈며 날튼 小丈夫로 몃百年 살리라 하물며 내같은 한 사내로 몇백 년 산다며
올 일 아니고 쇽졀업시 늘그랴 할 일을 아니하고 속절없이 늙으랴
558 (이두식 표기)
右謹陳所志矣段은 의딴은 여기 삼가 뜻한 바를 펴고자하는 제게
上帝處分오쇼셔 하느님 알아 하소서
酒泉이 無主여 술 샘이 임자 없어
久遠陳荒爲有去乎 하잇거온 아득 오래 버려 거칠어졌으니
鑑當情由敎是後에 이신후에 그 까닭 살핌 있은 뒤에
矣身處許給事를 의몸 제게 놓인 일 받아들이심을
立旨成爲白只爲 하옵도록 뜻 세운 글로 내려 주시옵기를
上帝題辭ㅅ內에 하느님 밝혀 올린 글 안에
所訴知悉爲有在果 하였거니와 알아달란 바 다 알았거니와
劉伶李白段置 딴두 유령 이백도
折授不得 爲有去等 하였거든 논밭 땅세를 나눠 받지 못 하였거든
況旀 天下公物이라 황며 하물며 온 누리 함께한 것이라
擅恣安徐向事 아서 할 일 제 멋대로 못할 일이라
559
高臺廣室 나 마다 錦衣玉食 더옥 마다 높고큰집 나는 싫다 비단옷흰밥 더욱싫다
銀金寶貨 奴婢田宅 緋緞치마 大段쟝옷 금은 큰돈 노비논밭집 비단치마 비단장옷
密羅珠 겻칼 紫芝 鄕織져고리 호박 꾸민 칼 보랏빛 우리 저고리
머리 石雄黃 오로다 자리 고 땋은 머리 노란물 모두 다 꿈만 같고
眞實로 나의平生 願기 참으로 내 한 삶에 바라기는
말 잘고 글 잘고 얼골 자고 말 잘하고 글 잘하고 얼굴 반듯하고
품자리 잘 져믄 書房 이로다 잠자리 잘 하는 젊은 서방 이로다
560
長安大道 三月春風 서울장안 큰 길에는 삼월 달 봄바람이
九陌樓臺 雜花芳草 길거리 높은 다락 온갖 꽃 꽃다운 풀
酒伴詩豪 五陵遊俠 술 즐긴 시인호걸 오릉에 노는 한량
桃李蹊 綺羅裙을 복사꽃 오얏 꽃길 비단 꾸민 치마들을
다 모하 거려 다 모아 거느리어
細樂을 前導고 여러 악기 앞세우고
歌舞行休여 춤 노래 가다 쉬다
大東乾坤 風月江山 우리나라 하늘땅에 바람 달 강에 산에
沙門法界 幽僻雲林을 절에 스님 숨은 선비를
遍踏여 도라보니 두루 밟아 돌아보니
聖代에 朝野ㅣ同樂여 성군 때 온 나라 함께 즐겨
太平和色이 依依然 느긋 어울림이 그 그대로니
三五王風인가 노라 삼황오제 옛 임금 덕인가 하여라
561
泰山이 不讓土壞 故로 大고 태산이 흙덩이 마다않아 그렇게 커다랗고
河海 不擇細流 故로 深니 강 바다 개울시내 안 가려 그래서 깊으니
萬古天下 英雄俊傑 오랜 옛 온 누리에 빼어난 이 뛰어난 이
建安八字 竹林七賢 건안 때 여덟 글자 대숲에 일곱 현자
李謫仙 蘇東波 튼 이태백 소동파 같은
詩酒風流와 絶代豪士를 시와 술 바람 흐름 끝내주는 큰 선비를
어듸가 어더 니로 다 사괴리 어디서 얻어 이루 다 사귀리
鷰雀도 鴻鵠의 무리라 제비나 참새도 기러기 고니 무리라
旅遊狂客이 洛陽才子 모드신 곳에 다녀놀기 빠진 몸이 서울손님 모인 곳에
末地에 參與여 놀고 간들 엇더리 끝자리 끼어 더불어 놀고 간들 어떠리
562
눈멀고 다리절고 痔疾三年 腹疾三年 한눈멀고 한다리절고 치질삼년 복통삼년
邊頭痛 內丹毒 다 알 편두통 내단독 다 앓는
죠고만 삿기 개고리 一百쉰 대자 조그만 새끼 개구리 일백 쉰다섯 자
쟝 남게 게올을 제 쉬이 너겨 긴 나무 기어오를 때 쉽게 여겨
수로록소로로 소로로수로록 허위허위 수로록소로로 소로로수로록 허위허위
소솝여 올라안자 리실제란 어이실고 솟아뛰어 올라앉자 내려올 때는 어찌할까
나 몰래라 져 개고리 나 몰라라 저 개구리
우리도 새님거러두고 나죵몰라 노라 우리도 새님 맺어두고 나중 몰라 하여라
563
증경이 雙雙 綠潭中이오 징경이(물수리) 짝지어 푸른 못 가운데요
皓月은 團團 暎窓櫳이라 흰 달은 둥글어 비친 창 문살이라
凄凉 羅帷안헤 蟋蟀은 슬피 울고 쓸쓸한 비단 안에 귀뚜라미 슬피 울고
人寂 夜深듸 玉漏潺潺 사람고요 밤 깊은데 옥 물시계 물 흐르고
金爐에 香盡 參橫月落도록 금 화로에 향불 다해 별 흐르고 달 지도록
有美故人은 뉘게 자펴 못 오고 어여쁜 오랜 님은 뉘게 잡혀 못 오는가
님이야 날 각랴마 나 님이매 님이야 날 생각 하랴마는 나는 님뿐임에
九回肝膓을 寸寸이 스로다가 아홉 구비 애간장을 마디마디 태우다가
라져 주글만졍 나 닛지 못얘 사라져 죽을망정 나는 잊지 못하지
564
져 건너 月仰 바회우희 저 건너 달 뜬 바위 위에
밤즁 마치 부헝이 울면 한밤처럼 부엉이 울면
녯사 니론 말이 의 싀앗 되야 옛사람 이른 말이 남의 시앗 되어
믭고 양믜와 百般 巧邪 잔밉고 얄미워 온갖 나쁜 꾀 내는
져믄 妾년이 急殺 마자 죽다데 젊은 첩년이 갑작죽음 맞는다하데
妾이 對答되 첩이 맞받아 말해
안해님겨오셔 망년된말 마오 아내님께서는 넋 나간 말 마오
나 듯오니 家翁을 薄待고 나는 듣자오니 남편을 막 대하고
妾새옴 甚히시 첩 시샘 너무하시는
늘근 안님 몬져 죽다데 늙은 아내님 먼저 죽는다하데
565 ※싸리비 잇비 방망이 홍두깨 물레 두레박 조리
밋난편 廣州ㅣ리뷔 쟝 밑남편 광주 싸리비 장사
쇼대난편 朔寧닛뷔쟝 소대남편 삭녕 잇비장사
눈경에 거론님은 두려 방망치쟝 눈빛에 걸린 님은 뚝딱 두드려 방망이장사
돌호로 가마 홍도쟝 도르르 감아 홍두깨장사
뷩뷩도라 물레쟝 우물젼에 치라 빙빙 돌아 물레장사 우물가에 치달아
댕댕다가 워렁충창 풍 져 간댕간댕하다가 워렁충창 퐁 빠져
물 복 내 드레곡지쟝 물 담뿍 떠내는 두레박장사
어듸가 이 얼골가지고 어디가 이 얼굴가지고
죠릐쟝를 못 어드리 조리장사를 못 얻으랴
566
男兒의 少年行樂 올일이 고하다 사나이 젊어 즐겨 해볼 일이 많고 많다
글닑기 칼기 활기 니기 글 읽기 칼 쓰기 활쏘기 말달리기
벼슬기 벗사괴기 술먹기 妾기 벼슬하기 벗 사귀기 술 먹기 계집질하기
花朝月夕 노리기 오로다 豪氣로다 꽃놀이에 달놀이하기 오롯이 다 뽐냄이라
늙게야 江山에 믈러와셔 밧갈기 논기 늘그막 강산에 물러앉아 밭 갈기 논매기
고기낙기 나모뷔기 거믄고기 바독두기 고기낚기 나무 베기 거문고타기 바둑 두기
仁山智水 滶遊기 百年安樂여 산에 물에 노닐어다녀 한 백년 편히 즐겨
四時風景이 어 그지 이시리 사철 멋짐이 어느 끝이 있으리
567
재 너머 莫德의 어마네 莫德이 쟈랑마라 재 너머 막덕이 엄마네 막덕이 자랑마라
내 품에 드러셔 돌곗 자다가 내 품에 들어서 돌꼇잠 자다가
니고 코고오고 오좀 고 放氣니 이 갈고 코 골고 오줌 싸고 방귀 뀌니
盟誓개지 모진내 맛기 하 즈즐다 다짐하지 모진 냄새 맡기 너무 지질하다
어셔 려니거라 莫德의 어마 어서 데려가거라 막덕이 엄마
莫德의 어미년 내라 發明야 니르되 막덕이 어미년 내달아 밝힌다며 이르되
우리의 아기이 고림症 아리와 우리 막내딸이 고림증 배앓이와
잇다감 제症밧긔 녀나믄 雜病은 이따금 타고난 병밖에 다른 아무 병은
어려셔브터 업니 어려서부터 없느니
568
어이 못오던다 므스 일로 못오던다 어찌 못 오던가 무슨 일로 못 오던가
너 오 길 우회 무쇠로 城을 고 너 오는 길 위에 무쇠로 성을 쌓고
城안헤 담고 담안헤란 집을짓고 성안에 담 싸고 담 안에는 집을 짓고
집안헤란 두지노코 두지안헤 樻를노코 집안에는 뒤주 놓고 뒤주 안에 궤를 놓고
樻안헤 너를 結縛여노코 궤안에 너를 매어 묶어놓고
雙목 외걸새에 龍거북 믈쇠로 쌍배목 외걸새에 용 거북 자물쇠로
수기수기 갓더냐 꼭꼭 잠갔더냐
네 어이 그리 아니 오던다 네 어찌 그리 아니 오던가
이 셜흔날이여니 한 달이 서른 날이거니
날 보라올 리 업스랴 날 보러올 하루 없으랴
569
얽고 검고 킈 큰 구레나롯 얽고 검고 키 큰 구레나룻
그것조차 길고 넙다 그것조차 길고 넓다
쟘지 아닌 놈 밤마다 에 올라 젊지 않은 놈 밤마다 배에 올라
죠고만 구멍에 큰 연장 너허두고 조그만 구멍에 큰 물건 넣어두고
흘근할젹 제 흘근할쩍 할 때는
愛情은 니와 泰山이 덥누로 듯 사랑은 모르거니와 태산이 덮어 누른 듯
放氣소릐에 졋 먹던힘이 다이노라 잔방귀소리에 젓 먹던힘이 다쓰이는지라
아므나 이놈을 려다가 아무나 이놈을 데려다가
百年同住고 永永 아니온들 한 백년 함께 살아 아예 아주 아니온들
어 개년이 싀앗새옴 리오 어느 개딸년이 시앗 시샘 하리오
570
洛陽城裏 方春和時에 낙양성안에 봄날 무르익을 때
草木群生이 皆樂이라 풀 나무 뭇 삶이 다 즐김이라
冠者五六人과 童子六七거리고 어른 대여섯과 아이 예닐곱 거느리고
文殊中興으로 白雲峰登臨니 문수사 중흥사로 백운봉 올라보니
天文이 咫尺이라 하늘 벌림 그 곁이라
拱北三角은 鎭國無疆이오 북녘 껴안은 삼각산은 나라누름 가없음이오
丈夫의 胸襟에 雲夢을 겻 듯 사나이 가슴속에 구름 꿈을 삼킨 듯
九天銀瀑에 塵纓을 씨슨後에 높은 은빛폭포에 갓끈을 씻은 뒤에
踏歌行休여 太學으로 도라오니 밟아노래 하다 쉬다 태학으로 돌아오니
曾點의 詠歸高風 밋처본 듯 여라 증점이 읊은 높은 멋 닿아본 듯 하여라
571
寒松亭 자긴솔 버혀 죠고만 무어고 한송정 작은솔베어 조그만배 만들어타고
술이라 안쥬 거믄고 伽倻ㅅ고 술이라 안주 거문고 가야금
奚琹 琵琶 笛 觱篥 杖鼓 舞鼓 工人과 해금 비파 적 피리 장구 무고 악공과
安岩山 돌一番 부쇠 나젼대 귀지삼이 안암산차돌 으뜸부싯돌 나전대 잘썬담배
江陵 女妓 三陟 쥬탕년 다몰쇽 싯고 강릉 기생 삼척 주탕년 다 몰아 싣고
근 밤의 鏡浦臺에 가셔 달 밝은 밤에 경포대에 가서
大醉코 扣枻乘流여 叢石亭 金蘭窟과 얼큰해 노두드려 배띄워 총석정 금란굴과
永郞湖 仙遊潭에 任去來를 리라 영랑호 선유담에 멋대로 오가리라
572
나모도 바히 돌도 업슨 뫼헤 나무도 전혀 돌도 없는 뫼에
매게 친 가토릐안과 매에게 쫓긴 까투리 마음과
大川바다 한가온대 一千石 시른 에 대천바다 한가운데 일천 석 실은 배에
노도 일코 닷도 일코 뇽총도 근코 노도 잃고 닻도 잃고 용총도 끊고
돗대도 것고 치도 지고 돛대도 꺾고 키도 빠지고
람 부러 물결치고 바람 불어 물결치고
안개 뒤섯계 자진 날에 안개 뒤섞여 잦아진 날에
갈 길은 千里萬里 나믄듸 갈 길은 천리만리 남은데
四面이 거머 어득 져뭇 사방이 검어 어둑 저묾
天地寂寞 가치노을 듸 하늘땅고요 까치놀 떴는데
水賊 만난 都沙工의 안과 해적 만난 도사공의 마음과
엊그제 님 여흰 내 안히야 엊그제 님 여윈 내 마음이야
엇다가 을 리오 어디다가 갖다 대리오
573
싀어마님 며느라기 낫바 시어머님 며늘아기 나빠
벽 바흘 구르지마오 부엌 바닥 구르지마오
빗에 바든 며린가 빚에 받은 며느린가
갑세 쳐온 며린가 값에 쳐온 며느린가
밤나모 서근 들걸에 휘초리 나 니치 밤나무 썩은 등걸에 회초리 난 것같이
알살픠신 싀아바님 볏뵌 동치 앙상 마른 시아버님 볕 뵌 쇠똥같이
되죵고신 싀어마님 말라빠진 시어머님
三年겨론 망태에 새송곳 부리치 삼년 엮은 망태에 새 송곳 부리같이
죡신 싀누으님 뾰족하신 시누이님
당피 가론 밧틔 돌피 나니치 당피 간 밭에 돌피 난 것같이
노란 욋곳 튼 샛노란 외꽃 같은
피 누 아 나 두고 피똥 누는 아들 하나 두고
건 밧틔 멋곳튼 며리를 건 밭에 메꽃 같은 며느리를
어듸를 낫바 시고 어디를 나빠 하시는고
574
언덕 문희여 조븐길 몌오거라 말고 언덕 무너뜨려 좁은 길 메우다말고
두던이나 문희여 너른구멍 조피되야 두둑이나 무너뜨려 너른 구멍 좁게 되어
水口門 내라 수구문(광희문) 내달아
豆毛浦 漢江 露梁 銅雀이 두모포 한강 노량 동작이
龍山 三浦 여흘목으로 니며 용산 삼포(마포) 여울목으로 다니며
리 두져 먹고 치 두져 먹 내리며 뒤져 먹고 오르며 뒤져 먹는
되강오리 목이 힝금커라 말고 논병아리 목이 길쭉하거나 말거나
大牧官 女妓 小各官 쥬탕이 큰 관청 기생 작은 관아 주탕이
와당탕 내라 와당탕 내달아
두 손으로 붓잡고 부드드 이 두 손으로 붙잡고 부르르 떠나니
내 므스 거시나 힝금코라쟈 내 무슨 것이나 길쭉하다면야
眞實로 거러곳 쟉시면 참으로 그렇기나 할참이면
愛夫ㅣ될가 노라 사랑받을 이 됨이라
575
天君衙門에 仰呈所志爲白去乎 하느님 계신 곳에 뜻한바 아뢰오니
依所訴題給오쇼셔 올린바 따라 글을 내려주소서
人間白髮이 平生에 게엄으로 사람에 흰머리 한 삶에 시샘으로
마 못 볼 老人광대 靑春少年들을 차마 못 볼 늙은 광대 새파란 어린이를
미러 가며 다오되 그中의 밀어 가며 다 띄우되 그 가운데
英雄豪傑으란 부듸 몬져 늙게니 빼난이 뛰어난이 부디 먼저 늙게 하니
右良辭緣을 細細參商야 이런 말 까닭을 낱낱이 헤아려
白髮禁止爲白只爲 흰머리 말게 하옵도록
天君이 題辭를 오샤 하느님 맺어 글을 내리시되
世間公道를 白髮로 맛져이셔 세상 함께함을 흰머리로 맡겨있어
貴人頭上段置撓改치 못거든 받들 이 머리도 휘어고치지 못하거든
너려 分揀不得이라 相考施行向事 너더러 나눠가림 없음에 잘따져 펼일이라
576
니르랴 보쟈 니르랴 보쟈 내아니 니르랴 이르나 보자 이르나 보자 내아니 이르랴
네 남진 려 거즛거스로 물깃쳬고 네 남편더러 거짓 것으로 물 긷는체하고
통으란 리와 우물젼에 노코 통이란 내려놔 우물가에 놓고
아리 버서 통조지에 걸고 또아리 벗어 통꼭지에 걸고
건넌집 쟈근 金書房을 눈야 불러내여 건넛집 작은 김서방을 눈꾀여 불러내어
두손목 마조 덤셕쥐고 슈근슈근 말다가 두손목 마주 덥석쥐고 수군수군 말하다가
삼밧트로 드러가셔 므스일 던지 삼밭으로 들어가서 무슨 일 하는지
삼은 러지고 굴근삼대 만 나마 잔 삼은 쓰러지고 굵은 삼대 끝만 남아
우즑우즑 더라 고 내 아니 니르랴 우즑우즑 하더라 하고 내 아니 이르랴
네 남진 다려 네 남편 더러
져 아희 입이 보도라와 거즛말 마라스라 저 아이 입이 보드라워 거짓말 하지마라
우리 을지서미라 실삼 죠곰 더니라 우리는 마을지어미라 실삼 조금 캤더니라
577
쳥울치 뉵 메토리 신고 청울치 육날 미투리 신고
휘대 長衫 두루혀 메고 전대 장삼 돌려다 메고
瀟湘斑竹 열두 듸를 불흿재 쳐집고 소상반죽 열두 마디를 뿌리채 빼어 짚고
르너머 재 너머 들 건너 벌 건너 마루너머 재 너머 들 건너 벌 건너
靑山 石逕으로 흿근누은 누은흿근 푸른 산 돌길로 희뜩누릇 누릇희뜩
흿근동 너머 가옵거늘 보온가 못보온가 희뜩 너머 가옵거늘 보았나 못 보았나
긔우리 난편 禪師즁이 그 우리 남편 선사중이
이셔 즁이라 여도 밤즁만 여셔 남이야 중이라 하여도 한밤만 하여서
玉 튼 가슴 우희 슈박튼 머리를 옥 같은 가슴 위에 수박같은 머리를
둥굴 둥굴 둥굴둥실 둥굴러 둥글껄껄 껄껄둥글 둥글둥실 둥굴러
긔여올라 올져긔 내사 죠해 즁書房이 기어올라 올적에는 나는 좋아 중서방이
578
鎭國名山 萬丈峰이 나라 누를 이름난 산 만길 높은 만장봉이
靑天削出 金芙蓉이라 푸른 하늘 깎아 솟은 금빛 연꽃 봉우리라
巨壁은 屹立여 北祖三角이오 커다란 벽 우뚝 서니 북쪽 조산 삼각이오
奇岩은 斗起여 南案蠶頭ㅣ로다 빼난 바위 불쑥 일어 남쪽안산 누에머리라
左龍은 駱山 右虎 仁王 왼쪽 용은 낙산 오른쪽 범 인왕
瑞色은 盤空여 象闕에 어릐엿고 멋진 빛깔 하늘 서려 궁궐 문에 어리었고
淑氣 鍾英여 人傑을 비저내니 맑은 기운 빼남 모아 쓸 사람을 빚어내니
美哉라 我東 山河之固여 아름답다하는지라 우리 산하 굳건하여
聖代衣冠 太平文物이 반듯한 때 갖은 의관 크게 편한 온갖 문물
萬萬歲之金湯이로다 오래 오래 해 이어갈 튼튼한 서울이라
年豐코 國泰民安듸 넉넉해 나라 편해 백성 느긋
九秋楓菊에 麟遊를 보려고 구월가을 단풍국화 기린 놀아 보려하고
面岳登臨여 醉飽盤桓오며셔 북악 맞아 올라보며 취해 불러 두루 돌아
感激君恩여이다 임금님 베풂을 울컥해 느낍니다
579
이제 못 보게도 얘 이제는 못 보게도 하네
못 볼시 的實커다 못 볼 것이 딱 맞았다
萬里가길헤 海口絶息고 만리가는길에 바다어귀 숨 끊어지고
銀河水 건너여 北海 리지고 은하수 건너 뛰어 북해 가려지고
風土ㅣ 切甚듸 深意山 가마귀 풍토 너무 험한데 깊은 산 갈까마귀
太白山 기슭으로 골각골각 우닐며 태백산 기슭으로 골각골각 울고 가며
돌도 바히 못 어더먹고 차돌도 전혀 못 얻어먹고
굶어 죽 희 굶어 죽는 땅에
내 어듸 가셔 님 자보리 내 어디 가서 님 찾아보리
아야 님이 오셔든 주려죽단말 아이야 님이 오시면 굶어죽었단 말
심도 말고 이 그리다가 마음도 먹지 말고 살뜰히 그리다가
거어즐病 어더서 갓과 만 나마 어질 병 얻어서 살갗과 뼈만 남아
달바조 밋트로 아장밧삭 건니다가 울바자 밑으로 아장 바싹 거닐다가
쟈근쇼마 보신後에 니마 우희 손을 언 작은소피 보신 뒤에 이마위에 손을 얹고
가레 추혀들고 쟛바져 죽다 여라 한가랑이 추켜들고 자빠져 죽었다하여라
580
님이 오마거 져녁밥을 일지어 먹고 님이 오마하거늘 저녁밥 일찍 지어먹고
中門나서 大門나가 地方우희 치라안자 중문나서 대문나가 문지방위 치달아앉아
以手로 加額고 오가 가가 이마에 손을 얹고 오는가 가는가
건넌山 라보니 거머흿들 셔잇거 건너 산 바라보니 거멓희뜩 서있거늘
져야 님이로다 저야 님이구나
보션 버서 품에 품고 신버서 손에쥐고 보선 벗어 품에 품고 신 벗어 손에 쥐고
곰븨님븨 님븨곰븨 쳔방지방 지방쳔방 곰비님비 님비곰비 천방지방 지방천방
즌듸 른듸 희지 말고 진데 마른데 가리지 말고
워렁충창 건너가셔 情엣 말 려고 워렁충창 건너가서 마음에 말 해보려고
겻눈을 흘긧 보니 上年七月 열사흔날 곁눈을 힐끗 보니 작년칠월 열사흘 날
가벅긴 주추리 삼대 드리도 날소겨다 갉아 벗긴 삼대줄기 살뜰히도 날 속였다
모쳐라 밤일싀만졍 혀 낫이런들 모처럼 밤이기 망정 어쩜 낮이런들
우일번 괘라 남 웃길 뻔 했구나
夫文章詩律 刊行于世 傳之永久 부문장시율 간행우세 전지영구
무릇 문장과 시율은 세상에 펴내어 멀리 오래 알려지므로
歷千載而猶有所未泯者 至若永言則 역천재이유유소미민자 지약영언즉
천년이 지나도 오히려 없어지지 않는 바 있음이다 노래 같음에 이르면
一時諷詠於口頭 自然沈晦 일시풍영어구두 자연침회
한때 입에서 외어 읊다가 절로 그렇게 묻혀 사라져
未免湮沒于後 豈不慨惜哉 自麗季 미면인몰우후 기불개석재 자여계
뒤에는 스미어 없어짐을 벗어나지 못하니 어찌 슬프고 안타깝지 않겠는가 고려말부터
至國朝以來名公碩士及 閭井閨秀之作 지국조이래명공석사급 여정규수지작
나라조정에 이르러 오기까지 이름난 이 큰 선비 및 마을거리사람 빼난 아낙의 지음을
一一蒐輯 正訛繕寫 釐爲一卷 일일수집 정와선사 리위일권
낱낱이 찾아 모아 잘못을 바로잡고 손봐 베껴 묶음 하나로 다스려 삼아
名之曰靑丘永言 使凡當世之好事者 명지왈청구영언 사범당세지호사자
이름 지어 청구영언이라 일렀다 무릇 요즘의 좋아할 이로 하여금
口誦心惟 手披目覽 以啚廣傳焉 구송심유 수피목람 이도광전언
입에 외고 마음에 담아 손에 펼쳐 눈에 보이니 널리 알려지기를 꾀함이다
歲戊申夏旣望 南坡老圃識 세무신하기망 남파노포지
해는 무신(1728년) 여름(음5월) 16일 남파노포(김천택)가 알리다
靑丘永言後跋 청구영언후발
金天澤 一日 持靑丘永言一編以來眎余曰 김천택 일일 지청구영언일편이래시여왈
김천택이 하루는 청구영언 엮음 하나를 가지고 와서 내게 보여주며 이르길
是編也 固多 國朝先輩名公鉅人之作 시편야 고다 국조선배명공거인지작
이 엮음은 참으로 많은 나라의 먼저 한 이 이름난 이 큰 사람의 지음인데
而以其廣收也 委巷市井遙哇之談 俚褻之設詞 이이기광수야 위항시정요왜지담 리설지설사
그 널리 거두어들임으로 마을거리 저자의 한참 어긋난 이야기와 하찮아 지저분한 말들 펼침도
亦往往而在 歌固小藝也 역왕왕이재 가고소예야
또한 이따금 있습니다 노래는 정말 자잘한 솜씨인데
而又以累之 君子覽之 得無病諸 이우이루지 군자람지 득무병제
또 이리 묶음으로 군자가 이를 훑어보고 병남이 없다할까요
夫子以爲奚如 余曰 無傷也 孔子 刪詩 부자이위해여 여왈 무상야 공자 산시
선생은 어떻다 여기십니까 내가 이르길 다칠 것 없다 공자께서 시경을 추리면서
不遺鄭衛 所以備善惡而存勸戒也 불유정위 소이비선악이존권계야
정풍 위풍을 버리지 않음은 착함 나쁨을 갖추어 하게함 못 하게함을 지니게 한 까닭입니다
詩何必周南關雎 歌何必虞廷賡載 시하필주남관저 가하필우정갱재
시가 어찌 꼭 주남의 관저이며 노래가 어찌 꼭 우나라 조정(순임금)의 갱재이겠는가
惟不離乎性情則幾矣 詩自風雅以降 유불리호성정즉기의 시자풍아이강
오직 바탕마음에서 떨어지지 않다면 괜찮으니 시는 풍아(시경)로부터 내려와서
日與古背騖而漢魏以後 學詩者 일여고배무이한위이후 학시자
날로 더불어 옛날과 등지게 내달려 한나라 위나라 뒤로는 시를 배우는 이
徒馳騁事辭以爲博 藻績景物以爲工 도치빙사사이위박 조적경물이위공
그냥 내달려 돌아 말씨 섬김을 넓게 여기고 무늬 자아내 온갖 밝힘을 예쁘게 여겨서
甚至於較聲病鍊字句之法出而情性隱矣 심지어교성병련자구지법출이정성은의
지나침이 이르러 소리 견주는 병에 글 토막 익히는 법이 나오자 마음바탕은 숨어버림이다
下逮吾東 其弊滋甚獨有歌謠一路 하체오동 기폐자심독유가요일로
내려와 우리나라에 이르러 그 잘못이 더해 지나치나 홀로 노래에 한 길이 있어
差近風人之遺旨率情而發 綠以俚語 차근풍인지유지솔정이발 록이리어
어긋남 가까운 멋진 이가 남긴 뜻에 마음 따라 드러남에 우리말로 나타내므로
吟諷之間 油然感人 至於里巷謳歈之音 음풍지간 유연감인 지어이항구유지음
읊어 외는 사이에 매끈히 사람을 느끼게 한다 마을거리 노래하는 소리에 이르면
腔調雖不雅馴 강조수불아순
가락울림이 비록 멋진 길듦이 아니나
凡其愉佚怨歎娼狂粗莾之情狀態色 범기유일원탄창광조망지정상태색
무릇 그 즐거움 편안함 미움 탓함 몸팖 미침 거칢 우거짐의 있는 모습 몸짓 비침은
各出於自然之眞機 使古觀民風者采之 각출어자연지진기 사고관민풍자채지
저마다 절로 그러한 참된 틀에서 나옴이다 옛날 백성 삶을 살피던 이로 하여금 이를 가리게 하면
吾知不于詩 而于歌 歌其可少乎哉 오지불우시 이우가 가기가소호재
시에서가 아니라 노래에서 하였음을 내 알겠으니 노래가 그 자잘하다 하겠는가
曰 然則願徼惠夫子一言 以賁斯卷 왈 연즉원요혜부자일언 이분사권
일러 그렇다면 선생의 한마디 말씀 해주심을 이 책의 발문으로 하기를 바랍니다
余曰諾 余平生好聽歌 尤好聽汝之歌 여왈낙 여평생호청가 우호청여지가
내가 일러 좋다 나는 한 삶 살며 노래 듣기를 좋아했고 너의 노래 듣기를 더욱 좋아했는데
而汝以歌爲請 吾安得無言 遂書其問答而歸之 이여이가위청 오안득무언 수서기문답이귀지
네가 노래로 해 달라하니 내 어찌 말이 없을까 이윽고 그 묻고 답함을 적어 돌려주었다
澤爲人精明有識 解能誦詩三百 택위인정명유식 해능송시삼백
김천택은 사람됨이 찬찬해 밝고 앎이 있으며 시경 삼백 편을 풀어 욀 수 있으니
盖非徒歌者也 丁未季夏下澣 磨嶽老樵 題 개비도가자야 정미계하하한 마악노초 제
무릇 그냥 노래하는 이가 아니다 정미년(1727년) 늦여름(음6월) 하순에 마악노초가 쓰다
※磨嶽老樵 李廷燮(1688~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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