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실/지식관련글

우리나라 漢詩 五言絶句

淸潭 2019. 6. 6. 21:10

우리나라 漢詩 五言絶句 解題 (출생년도 순)-1

 生年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을지문덕

570 乙支文德(??) 高句麗 嬰陽王23(612) 살수대첩

遣隋將于仲文(견수장우중문)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보냄-乙支文德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 귀신같은 계책은 천문을 꿰고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 기묘한 헤아림은 지리를 다해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 전쟁에 이긴 공이 이미 높은데

知足願言止(지족원언지) 족한 줄 알았으니 말은 말아야

1 1400년이 넘은 오언절구이다

고구려와 수나라 커다란 전쟁을 앞두고 을지문덕이 적장 우중문에게 보낸다

시라는 형식이 다른 글이나 말보다 더욱 기막힌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인가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장군의 문화적 수준을 살펴보면서 시의 효용성을 알 수 있게 한다

天地人 三才天文 地理가 나오니 人事란 말은 굳이 나오지 않는다 ※上通天文 下察地理

神妙 策算 窮究 天地 文理對句를 이뤄 한껏 칭찬을 하고나서 공이 이미 많은데 욕심을

부리지 마라라고 끝을 맺으며 넌지시 화를 돋우는 이다

행의 으로 된 것도 있는데 뜻이나 형식에 마찬가지이다

신의 꾀를 내 천문을 꿰고 야릇 헤아림 지리 다다라

싸워 견디니 이미 공 쌓아 넉넉함 알아 말이나 말지

 

혜초

704 慧超(704787) 新羅 僧侶 往五天竺國傳

南國竺路上作(남국축로상작) 남국 축으로 가는 길에-慧超

我國天涯北(아국천애북) 우리나라는 하늘 끝 북쪽

他邦地角西(타방지각서) 다른 나라에 땅 한쪽 서녘

日南無有雁(일남무유안) 해 남쪽에는 기러기 없어

誰爲向林飛(수위향림비) 누구 시켜서 계림엘 날려 ※鷄林: 신라 경주

2 남북국시대 신라에서 혜초는 인도유학파일 것이다 인도 가는 길 오는 길이 너무 멀고

힘들어 이렇게 읊음이다

漢詩에서 절구는 對句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멀리 타국에서의 한 나그네라

起承행에 의 완벽하리만큼 對句를 시키고

轉結행에 기러기 없는 더운 남국에서 어떻게 소식(기러기) 알릴지 묻고 있다

행마다 방향성이 있는 西 向林이 있어 나그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우리나라 하늘 끝 북녘에 두고 다른 나라 다른 땅 서녘모퉁이

해 높은 남녘에는 기러기 없어 뉘로 하여 계림에 날려 보내나

 

고운 최치원

857 孤雲 崔致遠(857?) 慶州 新羅 眞聖女王 桂苑筆耕

秋夜雨中(추야우중) 가을밤 비 내리는 가운데-崔致遠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가을바람 오로지 괴로운 읊음 읊을음

擧世少知音(거세소지음) 온 세상에 몇 일까 알아주는 이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창밖엔 밤 깊도록 비가 오는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불 밝힌 내 마음 만 리를 달려 등잔등

3 가을에 밤에다 비까지 내려 나이 먹고 뜻 못 펴고 숨어사는 처지인가

능력에 견준 신분의 한계(6두품)에 최치원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가을바람이 괴로움 읊어 감정이 이입됨이다

知音(伯牙絶絃 鍾子期)故事를 들어 알아주기를 바라는데

창밖은 한밤 비까지 내려 ※밤을 다섯으로 나눠 初更 二更 三更 四更 五更으로 구분

잠 안자고 등불 밝혀 만 리를 치달리는 마음이어라 가을바람에 실어 읊는다 ※바람과 비

가을바람이 괴롭게 읊어 세상 다 쳐서 아는 이 없어

창밖엔 한 밤 비가 내려서 등 앞에 앉아 마음은 만 리

 

최승로

927 崔承老(927989)文貞 慶州 時務28

偶吟(우음) 우음-崔承老

有田誰布穀(유전수포곡) 밭에 있어 누군가 뻐꾸기로다 ※布穀:뻐꾸기

無酒可提壺(무주가제호) 술이 없어 옳거니 직박구리가 끌제 병호 ※직박구리

山鳥何心緖(산조하심서) 산새는 어쩌자고 마음을 내나 실마리서

逢春謾自呼(봉춘만자호) 봄을 맞아 속여서 저들만 불러 속일만

4 최승로는 불교 국가인 고려에 유교의 지도이념을 정하게 했다(시무28)

偶吟이란 제목은 뜻하지 않게 지음 즉흥적으로 지음 딱히 제목을 정하지 않음이다

起承행에 有無로 시작하여 있다 없다의 구조이다

布穀은 뻐꾸기로 뻐꾹과 소리가 비슷하다 뜻은 곡식을 흩음이니 농사철에 일을 재촉함이다

提壺는 술병을 듦이니 술이 없는데 잘 되었음인가 새 울음소리에 맞춘 새의 이름이다

산새 소리에 괜한 생각을 해봄이다

밭이 있어서 누가 씨 흩여 / 밭에 뉘 있어 뻐꾸기라네

술이 없다며 술병을 끌까 / 술이 없어서 직박구리라

산에 새 어찌 마음 비롯해 / 산에 새 무슨 마음을 내어

봄을 맞으니 저들을 불러 / 봄 맞아 속여 스스로 불러

 

장연우

960 張延祐(?1015) 興德 高麗 광종 현종 호부상서

寒松亭曲(한송정곡) 한송정 곡 ※강원도 강릉 하시동리에 있었던 정자-張延祐

月白寒松夜(월백한송야) 달빛은 밝았구나 한송정의 밤

波安鏡浦秋(파안경포추) 물결은 자는구나 경포대 가을

哀鳴來又去(애명래우거) 슬피 울며 와서는 또다시 떠나

有信一沙鷗(유신일사구) 알릴 것이 있느냐 외론 갈매기

5 고려가요의 한역시인데 원래 가요는 없고 한송정 정자도 이제는 없다 글만 남았으나

라는 글은 그때의 느낌 그곳의 분위기를 담고 있다 다만 읽고서 풀어야하지만

달이 흰 것은 밝아서이며 소나무 차가움은 달밤이라 그렇다 ※정자이름 그대로

물결 맑아 편안하면 거울 같은데 가을이 비춰지니 얼마나 멋져 ※호수이름 저절로

슬피 울면서 오락가락 하는 것이 뭔가 할 말이 있는지 믿는 게 있는지 믿을 알릴

갈매기는 한 마리 話者도 외로워서 同病相憐感情移入인가

달이 밝으니 한송정의 밤 물결이 자니 경포호 가을

슬피 울면서 오며가면서 알릴 게 있나 모래갈매기

 

최사제 최충의 손자

1030 崔思齊(?1091)良平 海州 고려문종

古意(고의) 옛 뜻-崔思齊

羲軒去太忙(희헌거태망) 복희 헌원 떠나니 너무 바빠서

天地何早闢(천지하조벽) 하늘땅은 어찌해 일찍도 열려

散髮臥淸風(산발와청풍) 머리 풀고 누우니 맑은 바람에

一鳥沒空壁(일조몰공벽) 새 한 마리 사라져 하늘 벽으로

6 太昊伏羲氏 炎帝神農氏 黃帝軒轅氏太古三皇인데 바빠서 오래전에 떠났다하고

天地肇判 天地開闢 天地創造를 일찍 열렸다하니 誇張法이다

머리 풂의 옛 뜻과 맑은 바람에 누움의 옛 뜻은 고려시대 당시의 뜻과는 다른 모양이다

한 마리 새는 무슨 새인지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하늘 벽으로 사라질 수 있으니

커다란 붕새인가보다 ※

복희 헌원씨 너무 바삐 가 하늘땅 어찌 일찍 열려서

푼 머리 누워 맑은 바람에 한 새 사라져 하늘 벽으로

 

박인량

1030 代天 朴寅亮(?1096)文烈 平山 古今錄 10

舟中夜吟(주중야음) 배에서 밤에 읊음-朴寅亮

故國三韓遠(고국삼한원) 고향나라 삼한 땅 멀기도 해서

秋風客意多(추풍객의다) 가을바람 나그네 시름도 많아

孤舟一夜夢(고주일야몽) 외로움 배에 싣고 하룻밤 꿈길

月落洞庭波(월락동정파) 달이 지는 동정호 물결 따라서

7 배를 타고 밤에 읊으니 뱃놀이처럼 보이나 송나라에 사신으로 와서 지은 시이다

고국인 삼한은 멀고 가을바람에 시름도 많은데 외로운 배 하나 온 밤을 넓은 동정호에 떠 가

잠을 자는지 꿈을 꾸는지 물결에 휩쓸리다 달이 지기까지 밤을 꼬박 새운 모양이다

우리 삼한 땅 멀리에 두고 가을바람에 나그네시름

외로운 배에 하룻밤 꿈꿔 달이 떨어진 동정호 물결

 

대각국사 의천

1055 義天 祐世 王煦(10551101)大覺國師 釋苑詞林

自誡(자계) 스스로 경계-大覺國師

悠悠無定志(유유무정지) 한가로워 없으니 뜻을 둠이란

不肯惜光陰(불긍석광음) 옳지 않지 아까워 빠른 세월이

雖曰攻經論(수왈공경론) 비록 일러 다스려 경전과 논문

寧知目面墻(녕지목면장) 어찌 알까 보느니 담장 마주해

8 고려 제11대 왕인 문종의 넷째 아들이다 그래서 성이 왕씨이다 부처님도 왕자였던가

고려가 불교 국가이어서 불교교단의 일을 많이 했다

계율을 지키는 스님으로 지킬 것이 많으리라 스스로 살펴 삼가야하니

너무 멀어 아득하면 느긋해 보일까 뜻함이 없는 듯

가는 세월을 안달함도 옳지 않는데 이를 경계함인가 光陰陰光으로 바꾸어야 押韻이 맞다

三藏( )를 정리 간행하는데 面壁修道는 어찌 된 것인가 ※敎宗禪宗

아득해 없어 뜻함 놓아둠 아까워 않아 빛과 그림자

비록 한다며 경전에 논문 차라리 알아 담을 마주해

 

뇌천 김부식

1075 立之 雷川 金富軾(10751151)文烈 慶州 三國史記

東宮春帖(동궁춘첩) 동궁 춘첩-金富軾

曙色明樓角(서색명루각) 새벽빛은 처마 끝에 밝고 새벽서

春風着柳梢(춘풍착류초) 봄바람은 버들 끝에 붙어 나무끝초

鷄人初報曉(계입초보효) 순라군이 첫 새벽을 알려

己向寢門朝(기향침문조) 나는 이제 자러가는 아침

9 東宮은 태자궁이고 春帖은 입춘 날 써 붙이는 글이다

話者는 이날 대궐에 춘첩을 붙이느라 오랜 시간이 걸린 모양이다

새벽빛 밝아 누각 끝이 밝아 온다 봄바람도 불어와 버들가지가 살랑거린다

닭사람 즉 순라꾼이 딱따기를 치며 날이 밝았음을 비로소 알린다

일을 마치자 몸은 지쳤는지 빨리 자러 가고 싶다 날이 새고 아침이 밝았는데

늦게야 자러가는 아침의 이미지이다

새벽빛깔 밝아와 처마 모퉁이 봄바람 달라붙어 버들가지 끝

순라군 처음으로 새벽을 알려 이 몸 이제 자러가 문 나선 아침

 

신숙

1100 申淑(?1160) 高靈 參知政事

棄官歸鄕(기관귀향)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가며-申淑

耕田消白日(경전소백일) 밭을 가느라 하얀 날 보내

採藥過靑春(채약과청춘) 약초를 캐며 푸른 봄 지내 캘채 약약

有山有水處(유산유수처) 물이 있으니 산이 있는 곳 ※有水有山處

無榮無辱身(무영무욕신) 영화가 없어 치욕 없는 몸 욕되게할욕

10 벼슬 물러남이 아니라 벼슬을 버렸다 고향 가고 싶어서가 아니다 고향 말고 어딜 가랴

절구인데도 對句가 잘 되어 있다 山水水山으로 해야 平仄이 맞다 잘못 전해진 듯

행의 白日은 한낮 또는 밝은 해로 풀이하나 여기서는 하얀 날이라 하여 깨끗함을

행의 靑春은 젊은 날로 보나 여기서는 푸른 봄으로 靑白淸白을 암시하려 한다

轉結행은 반복법 대조법을 써서 山水는 있고 榮辱은 없는 곳에 살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밭갈이 다 보내니 밝은 한낮을 약초 캐 지나버려 젊은 봄날이

물이 있어 흐르니 산이 있는 곳 피어 누림 없으니 욕됨 없는 몸

 

쌍명재 이인로

1152 眉叟 雙明齋 李仁老(11521220) 慶源 銀臺集

山居(산거) 산에 살며-李仁老幽深山居-李齊賢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봄은 갔어도 꽃은 여태 남았고

天晴谷自陰(천청곡자음) 하늘 개여도 골짝 아직 어둡다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두견새 우는 해밝은 한낮이라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이제 알았네 머문 자리 깊음을

11 산에서 사노라네 어떤 산인가 逆說法이 통하는 깊고 깊은 두메산골이다

길이 있는지 없는지 사람자취 있는지 없는지는 말하지 않고도 머문 곳 깊음을 말한다

봄이 지났는데 봄꽃이 있으니 철이 늦다 하늘이 개였는데 어두움은 골짝이 가파르다

두견새 한낮에 울어 밤에 우는 소쩍새와 헷갈리는지 아무튼 숲이 깊다

이런 곳이 살만한 곳(卜居)이란 걸 비로소 알게 되었다 적응하게 되었을까

봄이 지나도 꽃 여태 남아 날이 개어도 골짝 어둑해

소쩍새 울어 밝은 한낮에 비로소 깨쳐 살만해 깊이

 

백운 이규보

1168 春卿 白雲 李奎報(11681241)文順 驪州 東國李相國集

井中月(정중월) 우물속의 달 ※色中覺空 색 가운데서 공을 깨친다-李奎報

山僧貪月色(산승탐월색) 산사스님 탐하니 달빛이나마 / 月色이라고

竝汲一甁中(병급일병중) 함께 길어 한 병에 담아두었네 / 품어가졌네 길을급 병병

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 절에 와서 그제야 깨달았구나

甁傾月亦空(병경월역공) 병을 눕혀 따르니 달 또한 없네 / 달도 또한

12 우물 속에 달이 비친다 물 길으러 우물에 갔는데 우물 속 달을 보고 달까지 담으려한다

산 암자 스님이 가만히 물을 담아 가서 병을 기울여 보니 달이 없음을 알았다

別解: 달에 선녀姮娥가 있다 달이 이다 병에 살며시 품어 가졌다 절에 와서야

병을 눕혀 보아도 있을 턱이 없다 이다 色卽是空이요 空卽是色이다 ※각행의 끝 글자

산에 스님이 달빛을 탐해 아울러 길어 한 병에 담아

절에 이르러 마침내 알아 병을 눕혀도 달 또한 없어

 

絶句杜韻(절구두운) 두보의 운으로 절구를-李奎報

曲塢花迷眼(곡오화미안) 꼬불 둑에 꽃 어지러운 눈

深園草沒腰(심원초몰요) 깊은 동산 풀 빠트린 허리

霞殘餘綺散(하잔여기산) 노을이 남겨 흩어진 비단

雨急亂珠跳(우급난주도) 비는 세차서 마구 뛴 구슬

13 漢詩를 지을 때 일정한 조건의 제약을 한다 보통 제목과 압운이다

오언절구와 칠언절구는 행과 행의 끝 글자를 압운으로 제시 한다

제목의 杜韻은 두보의 시에서 압운 글자를 따왔다는 뜻이다 녹색으로 표시한 평성 이다

꼬부라진 둑길에 꽃이 현란하게 피어 눈이 어지럽다

깊은 뜰 동산에는 풀이 자라 허리가 묻힐 지경이다

노을이 끼어 남겨놓은 빛깔이 아름다운 비단을 펼쳐 흩어놓은 것 같고

비가 막 서둘러 오느라 마구마구 떨어져 튕기는 구슬과 같다

起承행이 對句를 이루고 轉結행이 對句를 잘 이루고 있다

굽이진 둑 꽃이 펴 눈을 못 두어 깊숙한 뜰 풀이 나 허리가 묻혀

노을 깨져 남으니 비단이 흩여 비 서둘러 퍼부어 구슬이 튀어

 

매호 진화

1180 梅湖 (??) 驪陽

奉使入金(봉사입금) 사신으로 금나라에 가서-

西華已蕭索(서화이소삭) 서쪽에 중국 이미 쓸쓸해져서 맑은대쑥소 동아줄삭

北寨尙昏蒙(북채상혼몽) 북쪽의 성채 아직 어둡기만 해 울짱채 입을몽

坐待文明旦(좌대문명단) 앉아서 기다리는 글 밝힐 아침

天東日欲紅(천동일욕홍) 하늘 동쪽 해가 떠 발가스레 해

14 금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송나라(9601279) 금나라(11151234) 원나라(12711368)

당시 국제 정세가 나타나 있는데 원나라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13세기 초반이다

서쪽 송나라는 시들해가고 북쪽 금나라는 끝내 흐릿한 모양이다

기다리는 아침이 오면 뭔가 밝힐 것이 있는지 대단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하늘 동쪽 곧 고려인데 해가 솟으려 하늘이 붉어진다 동이 턴다

서쪽의 중국 이미 썰렁해 북쪽의 성채 아직 어두워

앉아 기다려 글 밝힐 아침 하늘 동이 터 해가 발그레

 

조인규

1237 去塵 趙仁規(12371308)貞肅 平壤

示諸子(시제자) 모든 아들에게-趙仁規

事君當盡忠(사군당진충) 임금 섬겨 마땅히 충성 다하고

遇物當至誠(우물당지성) 일에 있어 마땅히 정성 미쳐야 만날우

願言勸宿夜(원언권숙야) 하고픈 말 하면야 밤을 새우지 권할권

無忝爾所生(무첨이소생) 더럽힘이 없기를 너희 살면서 더럽힐첨

15 제목이 여러 아들에게 보이며인데 아들이 네 명 있었다

임금 섬김에 충성을 다함이 마땅하고 만물 대함에 정성 쏟음이 마땅하다

하고 싶은 말을 하자면 밤을 새워야할 만큼 많다 그래서 핵심요점으로 한마디 한다

너희들은 살아가면서 욕됨이 없도록 하라

임금님 섬겨 충성 다해야 무얼 만나도 다다른 정성

하고 싶은 말 밤을 새자며 더럽힘 없기 너희 삶에는

 

익재 이제현

1287 仲思 益齋 李齊賢(12871367)文忠 慶州 櫟翁稗說

書天壽僧院(서천수승원) 천수승원에 적다-李齊賢李仁老

待客客未到(대객객미도) 손님 기다려 손님 아니 와

尋僧僧亦無(심승승역무) 스님을 찾아 스님도 없어

惟餘林外鳥(유여림외조) 오직 넉넉해 숲 밖에 새가

款曲勸提壺(관곡권제호) 정성에 굽어 술병 끌게 해 정성관

提壺 : 술병을 들라는 뜻인데 새의 이름인 직박구리도 된다 새소리에 의미부여

16 천수승원의 벽에 적어는 이인로 천수승원에 적어는 이제현이다 그런데 시는 똑 같다

천수승원은 개성에 있는 절이다 어찌된 것인지는 접어두고 시를 살펴보자

오언시는 거의 대부분 두 글자 세 글자로 끊어 새긴다 音步律로 볼 수 있다

漢詩에는 같은 글자를 중복해서 쓰지 않는데 다만 같은 행에서는 쓸 수 있다

이 시에서는 둘째 셋째 글자가 같은데 독특하다

손님을 기다려도 손님은 안 와 스님을 찾는데도 스님이 없어 길이 어긋남이다 뭔가 문제다

이런 가운데 새는 많아 남아돈다 숲밖에도 새가 나오니 그 새는 열심히 노래 부른다

술병을 끌어 잡게 한다 그 새의 이름은 직박구리인가

손님을 기다리니 손님 아니 와 스님을 찾았는데 스님도 없어

생각하던 나머지 숲 밖에 새가 정성으로 노래해 직박구리가

 

登峨眉山(등아미산) 아미산에 올라-李齊賢

蒼雲浮地面(창운부지면) 푸른 구름이 땅 위에 떴고

白日轉山腰(백일전산요) 한낮 밝은 해 산허리 돌아

萬像歸無極(만상귀무극) 모든 본뜸은 끝없이 돌아 /모든 본뜸에 돌아간 무극

長空自寂寥(장공자적요) 먼 하늘 절로 고요에 쓸쓸 /먼 하늘 저만 고요 쓸쓸해

峨眉山: 충북 보은(고도 240m) 전북 순창(고도 516m) 중국 사천성(고도 3099m)

17 아미산에 올라 어떤 아미산일까 蛾眉는 미인의 눈썹을 뜻한다 그렇게 보이는 산이다

푸른 구름이 땅바닥에 떴다 구름 위에서 구름을 내려다보고 있다

한낮 해가 산허리를 돈다 한낮 해는 중천에 뜨는데 산허리라면 산이 얼마나 높으면 되나

자연의 경관이야 끝없이(끝없음에) 돌아가지 먼 하늘 저절로(저 홀로) 고요해 쓸쓸

푸른 구름 둥실 떠 땅위로 깔려 한낮 해 돌아드니 산의 허리를

온갖 모습 돌아가 끝이 없음에 오랜 하늘 저절로 고요해 쓸쓸

 

최해

1287 壽翁 拙翁 崔瀣(1287~1340) 慶州 拙稿千百 東人之文

風荷(풍하) 바람속의 연꽃-崔瀣

淸晨纔罷浴(청신재파욕) 말간 새벽에 겨우 다 씻어

臨鏡力不持(임경력부지) 거울 다가가 몸을 못 가눠

天然無限美(천연무한미) 하늘 그대로 끝없는 멋이

摠在未粧時(총재미장시) 다 있는 채로 아니 꾸민 때 모두총

18 연꽃 핀 연못에 바람이 불면 그런 연꽃을 風荷라 하겠지 ※風竹 雨竹 淸竹

맑은 새벽 겨우 다 몸 씻기 마쳐 거울 비춰 힘겨워 몸을 못 가눠

이는 새벽에 깨끗하게 꽃을 피웠는데 바람이 불어 꽃이 흔들리고 물결도 일렁인다

낳은 대로 끝없는 아름다움이 모두 있어 아직도 아니 꾸민 때

있는 그대로 순수한 끝없는 아름다움에 모두가 꾸미지 않은 채 있는 때는 바람이 불어서다

 

민사평

1295 坦夫 及庵 閔思平(1295~1359)文溫 驪興 及庵集

春帖子1(춘첩자1) 춘첩-閔思平

自家何事業(자가하사업) 우리 집에는 무슨 하는 일

佳氣擁門閭(가기옹문려) 멋진 기운이 문 이문 안아 안을옹 이문려

窓日朝慵起(창일조용기) 창에 해 아침 늦잠 일어나 게으를용

臥聞兒讀書(와문아독서) 누워서 들어 아이 글 읽어

19 春帖子란 입춘 날 문에 붙인 글이다 어떻게 써 붙였을까 ※立春大吉 建陽多慶

우리 집은 무슨 일을 하는 집인가 벼슬을 하고 학문을 하는 집이다

좋은 기운이 문에 감돈다 입춘첩을 붙여놓았으니까

창에 해가 비치도록 늦잠을 잤는데 누워서 들으니 아이의 책 읽는 소리가 아닌가

는 여기까지이나 話者의 마음이 얼마나 흐뭇할까 입춘첩의 효능이라고

우리집안 어찌나 해놓은 일이 좋은 기운 안으니 문에 이문에

해 든 창문 아침에 늦게 일어나 누워서 듣는구나 아이 글 읽어

 

가정 이곡

1298 仲父 稼亭 李穀(12981351)文孝 韓山 稼亭集

有感(유감) 느낌 있어-李穀

身爲藏珠剖(신위장주부) 몸은 다스려 구슬 간직해 쪼갤부

妻因徙室忘(처인사실망) 아내는 잊혀 집을 떠나면 옮길사

處心如淡泊(처심여담박) 마음가짐은 담백함으로

遇事豈蒼黃(우사기창황) 일을 만나서 어찌 헤맬까

20 有感이란 제목은 느낌이 있어 인데 콕 꼬집어 말하기 뭐할 때 쓰는 제목이다

몸 둠 됨을 간직해 구슬 쪼개어 아내라도 잊으니 집을 나서면

마음가짐 같으니 묽음에 멎어 일을 만나 어찌해 헤맬까보냐 蒼黃 허둥지둥(푸른지 누른지)

평소 지닌 씩씩함과 자신감을 보이고 진취적인 사나이의 氣魄을 나타내고자 함인 듯

 

설손 귀화인(위그르인)

1300 偰遜(?1360) 近思齋逸藁

山中雨(산중우) 산중에 오는 비-偰遜

一夜山中雨(일야산중우) 밤을 꼬박 산속에 비가 내리고

風吹屋上茅(풍취옥상모) 바람 불어 지붕 위 띠가 날렸네 불취 띠모

不知溪水長(부지계수장) 시냇물 불은 줄도 몰랐었다가

只覺釣船高(지각조선고) 낚시 배 높아짐에 다만 알았네 낚시조

21 산에서 오는 비는 들에서 오는 비와는 다르다 잠깐 사이에 물이 불어난다

하룻밤 내려 산속에 비가 바람도 불어 띠 지붕 날려

줄곧 내리는 비에 바람까지 불어 지붕이 날려서 여러 걱정에 잠을 못 이룬다

시냇물 불음 알지 못하다 낚싯배 높아 그제야 알아 아침에 나와 둘러볼 곳이 많았는지

시냇물 불은 줄 미처 몰랐는데 매어놓은 낚싯배가 처음과 달리 높아져 있음을 보고

그제야 물이 얼마나 불었는지 가늠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보우

1301 太古 洪普愚(13011382)圓證 洪州 太古集

海雲(해운) 바다 구름-普愚

茫茫碧海上(망망벽해상) 아득하게도 푸른 바다 위

片片白雲行(편편백운행) 조각 조각나 흰 구름 떠가

中有白鷗樂(중유백구락) 그 속에 즐겨 하얀 갈매기

與君任此生(여군임차생) 그대 더불어 여기 살리라

22 바다구름도 여러 가지일 텐데 이 의 구름은 어떤 구름일까

아득하게 파아란 바닷물 위에 조각조각 하아얀 구름이 가네

아득하니 멀리까지 뻗은 구름이고 푸른 바다 위라면 어울리는 하얀 구름이리라

조각조각 났다면 뭉게구름은 아니고 양떼구름 아니면 새털구름이다

그 속에서 즐기는 하얀 갈매기 그대 함께 뜻대로 이리 살으리 그 가운데 갈매기도

즐겁게 보인다 나도 함께 살고 싶다 참 포근해 보이는 구름이리라

 

남촌 이공수

1308 南村 李公遂(13081366)文忠 益山 僉議評理

下第贈登第(하제증등제) 급제 못한 이가 급제한 이에게 주다-李公遂

白日明金榜(백일명금방) 대낮의 해는 밝아 금방을 밝혀 매방로

靑雲起草廬(청운기초려) 푸른 꿈 일어남은 초가집에서 오두막집려

那知廣寒桂(나지광한계) 어찌 알랴 달나라 계수나무에 계수나무계 廣寒殿

尙有一枝餘(상유일지여) 아직도 가지하나 남아 있으니

23 下第는 낙방이고 登第는 급제이다 과거에 떨어진 이가 과거에 오른 이에게 주다이다

한낮 밝은 해 금방을 밝혀 젊은 푸른 꿈 초가 일으켜

白日靑雲 金榜草廬對句이고 초려에서 시작하고 금방에서 끝맺는다

起草란 낱말 明白이란 낱말도 되고 話者聽者對句이면서 현재와 미래의 對句이다

어떻게 알아 광한전 계수 아직 남으니 가지 하나가

廣寒殿은 달에 있는 궁전 계수나무도 달을 뜻한다

오히려 있어 가지 하나가 / 높임이 있어 가지 하나를 尙字를 어떻게 풀이해도 괜찮다

여기서 가지 하나는 話者를 가리키니 희망적이며 자신감이 넘쳐난다

실제로 뒤에 장원급제 한다 壯元及第는 요즘말로 首席合格이다

 

사암 유숙

1324 純夫 思庵 柳淑(13241368)文僖 瑞山 同知貢擧

碧瀾渡(벽란도) 벽란도 ※예성강 하류의 나루-柳淑

久負江湖約(구부강호약) 오랫동안 해야지 강호에 맺어 질부 묶을약

紅塵二十年(홍진이십년) 붉은 티끌 휩쓸려 스무 해 동안

白鷗如欲笑(백구여욕소) 흰 갈매기 하는 짓 비웃어려나 갈매기구

故故近樓前(고고근루전) 그래선지 다가와 누각 앞까지

24 碧瀾渡는 말 그대로 하면 푸른 물결을 건너다이다 碧瀾亭에서 따온 말인데 벽란도는

예성강 하구에 있다 고려의 서울 개성과 가까우니 오늘날 서울과 인천의 관계와 같다

오래 저버린 강호의 맺음 세상 휩쓸린 스무 해 세월 오랫동안 못 지킨 약속

자연을 벗해 유유자적 살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하얀 갈매기 비웃는다며 그리 일부러 앞에 다가와 갈매기 날며 욺이 다 자신을 비웃는다고

느끼는 話者는 얼마나 순진한가 아니면 그 약속 틀림없이 지키리라 굳게 다짐하고도 못 지켜

그런 自激之心인지 江湖紅塵對句 오랜 동안은 이십년 故故는 그래서 일부러 이다

 

목은 이색

1328 潁叔 牧隱 李穡(13281396)文靖 韓山 牧隱文藁

漢浦弄月(한포농월) 한강에서 달과 놀아-李穡

日落沙逾白(일락사유백) 해 떨어져 모래밭 더욱 하얗고 넘을유

雲移水更淸(운이수갱청) 구름 옮겨 물빛이 다시 말갛다

高人弄明月(고인롱명월) 높은 이 갖고 노는 밝은 달이나

只欠紫鸞笙(지흠자란생) 다만 또 모자람은 좋은 악기라 하품흠 난새란 생황생

25 漢浦漢江으로 보고 한강에서 달을 놀리며라서 분위기는 놀자 분위기다

이색의 호는 牧隱인데 고려말기에 隱字가 들어있는 호가 많다 숨어사는 선비란 뜻이다

해져도 더욱 모래밭 하얘 구름 옮아가 물 다시 맑아 글 그대로 對句가 잘 되어 있다

높은 이 놀려 밝은 달이라 다만 모자라 난새 생황이 고상한 이 밝은 달과 노는데

아쉬움 난새 생황이 없다 신선이고 싶은데 신선은 아니다

시각적 이미지와 청각적 이미지 紫鸞은 신령스런 새이고 紫鸞笙은 신선이 부는 피리이다

 

운곡 원천석 치악산에 은둔

1330 子正 耘谷 元天錫(1330?) 原州 野史6

題三笑圖(제삼소도) 삼소도에 제하여-元天錫

同携蒼石路(동휴창석로) 함께 이끄니 푸른 돌길을

也任日將西(야임일장서) 발 닿는 대로 해는 서산에

一笑乾坤搾(일소건곤착) 한번 웃으니 하늘땅 좁아 짤착

忘言過虎溪(망언과호계) 말을 잊고서 호계를 건너

虎溪三笑: 저도 모르게 호계를 건너 세 사람(혜원법사 선비도연명 도사육수정)

돌아보며 크게 웃음 儒佛道 진리가 그 근본에 있어 하나라는 것을 상징한 이야기

26 題三笑圖는 삼소도에 제한다 인데 삼소도란 그림에 대해 짓는다 이다

삼소도는 虎溪三笑라는 고사성어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이다

함께 얼려 이끌어 푸른 돌길에 가면서 닿는 대로 해가 질 즈음 세 사람이 淸談을 나누며

길을 걷는다 걸으며 얼마나 왔는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른다

한번 웃어 좁히니 하늘땅 사이 말해놓고 잊으니 호계 건너가 호계를 건너지 않겠다는

맹세도 잊었다 호계를 건너버리고 같이 한바탕 크게 웃는다

 

조인벽 무신 위화도회군

1330 趙仁璧(13301393)襄烈 漢陽

絶句(절구) 절구-趙仁璧

蝶翅勳名薄(접시훈명박) 나비날개 얇으니 공 세운 이름 날개시 공훈 엷을박

龍腦富貴輕(용뇌부귀경) 용뇌향 가벼우니 부하고 귀함 뇌뇌 ※향료의 원료

萬事驚秋夢(만사경추몽) 모든 일 언뜻 가을 꿈결과 같이 놀랄경

東窓海月明(동창해월명) 동쪽 창 커다란 달 밝기만하다

27 絶句는 시의 형식이니 제목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無題라는 제목과는 또 다르다

나비날개인 얄팍한 功名 용뇌 향처럼 가벼운 富貴 곧 부질없는 것이 富貴功名이다

모든 일 꿈결 가을날 놀래 동쪽 창 바다 달이 밝아서 모든 일이 잠깐 동안 꿈이란 것을

창문 너머 바다에 달이 떠 밝다

 

포은 정몽주

1337 達可 圃隱 鄭夢周(13371392)文忠 迎日 圃隱集

春興(춘흥) 춘흥-鄭夢周

春雨細不適(춘우세부적) 봄비는 가늘어서 방울이 안 져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밤새도록 조그만 소리만 난다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눈이 녹아 앞 시내 물 불어 넘쳐 불을창

草芽多少生(초아다소생) 풀은 돋아 새싹이 얼마나 났나 싹아

28 春興은 봄날의 흥 또는 봄에 흥이 나 이다

봄비 가늘어 방울도 안 져 밤을 새도록 소리만 살짝 비는 와도 살짝 온다 雨水 때인 듯

눈이 다 녹아 앞 냇물 불어 풀이 돋아나 얼마나 났나 쌓인 눈이 녹으니 비는 적게 와도

앞에 냇물이 꽤 불어 보이는 모양이다 게다가 풀이 돋아 푸릇하니 흰색이 녹색이 되고 있다

그 풀은 봄나물이 아닌가 시냇물의 활기찬 움직임 봄비의 生動力 바로 春興인 것이다

 

독곡 성석린

1338 自修 獨谷 成石璘(13381423)文景 昌寧

金剛山(금강산) 금강산-成石璘

一萬二千峯(일만이천봉) 일만 이천 봉우리 금강산이란

高低自不同(고저자부동) 높고 낮아 저들도 같지가 않아

君看初日出(군간초일출) 그대는 보았는가 해가 솟을 때

何處最先紅(하처최선홍) 어느 곳이 맨 먼저 붉어지던가

29 金剛山하면 일만 이천 봉이다 이런 등식이 성립하도록 이도 한몫했을까

일만 이천의 봉우리를 바라보면 어떤 말이 나올까 話者는 높고 낮음이 저마다 다르다며

聽者에게 묻고 있다 그만큼 다르면서도 비슷비슷한 모양이다 해가 솟을 때 하나하나

붉어지면 얼마나 장관일까 話者는 또 다른 멋을 물은 것 같다

일만 이천이 다들 봉우리 높낮이 저들 같지가 않아

그대도 봤지 처음 해 뜰 때 어느 봉우리 맨 먼저 빨개

 

척약재 김구용 김방경의 손자

1338 敬之 惕若齋 金九容(13381384) 安東 惕若齋學吟集

過月溪坂(과월계판) 월계비탈을 지나며-金九容

溪形如月曲(계형여월곡) 시내 모습이 달처럼 굽어

恐得月溪名(공득월계명) 아마도 얻어 월계란 이름

細路沿山腹(세로연산복) 오솔길 따라 산기슭 이어

行行可爽淸(행행가상청) 걷고 걸어도 시원해 맑아

30 월계비탈을 지나며 월계가 어딘지 모르지만 초승달 모양인 것으로 에 나온다

물이 굽이쳐 흐르면 한쪽은 모래밭 한쪽은 비탈이 된다 그렇게 牛角湖도 된다

시냇물 흐르는 꼴 달이 굽은 듯 아마도 불렸으리 월계란 이름

話者는 비탈길을 걸어가고 있다 비탈의 이름이 월계판인 모양인데 비탈에서 달처럼 굽은

시내가 보여 이름이 그런 것인가 여긴다

가느다란 길 따라 산의 허리를 가도 가도 걸어도 시원한 맑음山腹道路

오솔길을 따라 시내 곁의 산기슭을 가다가 산을 질러 넘는데 걷고 걸어도 숲 그늘이

드리워지고 물소리 새소리에 길은 굽어도 시원하고 맑은 느낌이다 여름날의 아침인가

 

이첨

1345 中叔 雙梅堂 李詹(1345~1405)文安 新平 楮生傳

田家(전가) 농삿집-李詹

舍後桑枝嫩(사후상지눈) 집 뒤 뽕나무 가지에 새눈 어릴눈

畦西瀣葉抽(휴서해엽추) 밭두둑 서쪽 이슬 잎 싹터 밭두둑휴 이슬기운해 뺄추

陂塘春水滿(피당춘수만) 비탈진 둑에 봄물이 가득 비탈피

稚子解撑舟(치자해탱주) 어린 아들이 배를 풀어 놔 어릴치 버팀목탱

31 농삿집은 계절에 따라 하는 일이 정해진다

집 뒤 뽕나무 새눈이 났다 봄이다 일이 많아지는 일철이다 서쪽 밭에는 싹이 났다

손을 볼일이 늘어난다 비탈진 둑에 봄물이 가득 찼으니 논에 물을 대야한다 여러 곳을

들먹이는 것이 話者가 볼 때 농삿집이 무척 바쁜가 보다 그런데 철없는 어린 아들은

사고를 쳤다 배를 풀어놓았으니 얼마나 허둥지둥하랴

집 뒤에 뽕나무엔 가지 새눈 나 밭두둑 서쪽으로 이슬 잎 싹터

비탈진 못 둑에는 봄물 찰랑대 어린 아들 풀어놔 매놓은 배를

 

도은 이숭인

1347 子安 陶隱 李崇仁(13471392) 星州 陶隱集

村居(촌거) 시골에 살며-李崇仁

赤葉明村逕(적엽명촌경) 발가스레 물든 잎 밝은 시골길 소로경

淸泉漱石根(청천수석근) 말간 샘물 솟아서 돌부리 쑤셔 양치질할수

地僻車馬少(지벽거마소) 땅 후져 수레마차 다니지 않아 후미질벽

山氣自黃昏(산기자황혼) 산기운에 저절로 황혼이 진다

32 시골에 살며隱居해서 살아가는 모습이다 詩人의 호가 陶隱이다

빨간 잎 밝혀 시골에 길을 맑은 샘 쑤셔 돌부리 밑을 붉은 잎은 단풍잎이고 맑은 샘은

양치질처럼 보이니 꽤 많이 솟는 모양이다 는 동사이며 對句관계다

漱字는 물이 돌 사이를 흐르며 돌을 씻는 모습이 양치질처럼 보인다하여 뜻을 그렇게 새긴다

땅이 외져서 수레가 없어 산이 솟아서 절로 어스름 조용한 시골에 살아 적적할까

철따라 산의 모습이 바뀌어가고 매일 뜨고 지는 해도 어김이 없다 멋스러움이 있다

 

양촌 권근

1352 可遠 陽村 權近(13521409)文忠 安東 陽村集

全州懷古(전주회고) 옛 품은 전주-權近

巨鎭分南北(거진분남북) 커다란 산 나누니 남북에 둘로 ※母岳山 누를진

完山最可奇(완산최가기) 완산 고을 됨됨이 가장 뛰어나 ※完山:전주의 백제때 이름

千峰鍾王氣(천봉종왕기) 봉우리 마다마다 왕기가 서려 ※왕될왕 임금왕 성씨왕

一代啓鴻基(일대계홍기) 대대로 이어이어 큰 기틀 열려

33 전주회고 全州라는 고을을 읊었는데 이성계가 전주이씨다 적지 않은 阿附性 짓거리?

鎭山 나눠 남쪽 북쪽에 완산주 가장 뛰어나기도 제목은 全州 에서는 完山

제목의 글자는 될 수 있으면 중복해서 쓰지 않는다 을 붙이면 完全이란 낱말이 된다

전주의 진산(主山)은 모악산이며 전라도의 전은 全州 라는 羅州에서 땄다

봉우리마다 왕기를 담아 한 시대 열려 커다란 기틀 이성계의 簒奪과 조선의 開國

직접적으로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야은 길재

1353 再父 冶隱 吉再(13531419)忠節 海平 冶隱集

卽事(즉사) 그 자리에서-吉再

盥水淸泉冷(관수청천랭) 세숫물 맑기도 해 샘의 시원함 대야관

臨身茂樹高(임신무수고) 다가선 몸 우거져 나무 높다람 우거질무

冠童來問字(관동래문자) 갓 쓴 아이 다가와 글을 물으며

聊可與逍遙(료가여소요) 안 될까요 더불어 거닐어 놀길 힘입을료

34 卽事는 즉흥적으로 그 자리에서 지은 시이다

샘물은 맑음과 함께 시원함 나무는 무성함과 더불어 높다람 아이는 어린데도 당차다

세숫물 차워 맑은 샘물이 몸 붙여 높아 우거진 나무 숲속의 샘물에 씻으려 한다

샘물을 길었는데 맑아도 몹시 차갑다 나무에 다가서니 무성하지만 너무나 높다

갓 쓴 아이 와 자를 묻는데 믿을 만함에 함께 거닐어 관례를 치러 갓을 쓴 아이가 오더니

文字를 물어(또는 를 물어) 어쨌거나 아이가 대단했는지 해주고 싶었는지 함께 거닐었다

 

난계 함부림

1360 潤物 蘭溪 咸傅霖(13601410)定平 江陵

法住寺(법주사) 법주사-咸傅霖

鷄園閒日月(계원한일월) 닭 동산에 해와 달 한가로운데 ※절 이름의 번역

雁塔鎖雲烟(안탑쇄운연) 안탑엔 구름 연기 자욱하기만 쇠사슬쇄 연기연 ※탑 이름

偶入三淸洞(우입삼청동) 어쩌다 들어왔네 삼청동 골짝 짝우

都忘世事牽(도망세사견) 모두 잊은 세상 일 끌고 가겠지 도읍도 끌견

35 법주사는 법이 머물러 사는 절이다

鷄園은 인도에 있는 절 이름의 번역어인데 여기서는 일반명사화 되어 절을 가리키며

雁塔은 인도에 있는 탑 이름인데 일반화하여 탑을 가리킨다

절에는 느긋 해도 달도 다 탑에는 끼여 구름연기가

어쩌다 들어 삼청동 골짝 모두를 잊어 세상일 끌림 법주사는 절이고 三淸은 도교용어인데

話者詩人이라면 咸傅霖은 유학자이다

 

방촌 황희

1363 懼夫 尨村 黃喜(13631452)翼成 長水 尨村集

觀風樓(관풍루) 관풍루-黃喜

軒高能却暑(헌고능각서) 집이 높아 되느니 더위 물리쳐 추녀헌 물리칠각

簽豁易爲風(활이위풍) 처마 넓어 쉬우니 바람 불기가 농첨 뚫린골활

老樹陰垂地(노수음수지) 늙은 나무 그늘을 땅에 드리워 드리울수

遙岑翠掃空(요잠취소공) 먼 봉우리 푸르게 하늘을 쓸어 봉우리잠 쓸소

36 觀風樓는 누각 이름인데 보통 누각은 정자보다 규모가 큰 사방이 트여있는 집이다

집이 높아서 더위 물러나 처마 넓으니 바람 잘 지나 관풍루의 높고 넓은 모양

늙은 나무로 그늘진 땅에 멀리 봉우리 하늘을 쓸어 근경과 원경을 묘사 下向上向

 

춘정 변계량

1369 巨卿 春亭 卞季良(13691430)文肅 密陽 春亭集

次子剛韻(차자강운) 자강의 운을 따서-卞季良

關門一室淸(관문일실청) 문 닫으니 방 하나 맑기만 하고

烏几淨橫經(오궤정횡경) 까만 책상 깔끔히 경전이 놓여

纖月入林影(섬월입림영) 초승달 숨어들어 숲 그림자에

孤燈終夜明(고등종야명) 외론등불 다해서 밤을 밝히네

37 자강의 운으로 오언절구는 행과 행의 끝 글자를 같은 韻字로 맞추는데 ※106

자와 자가 같은 이 아니다 행의 자와 자가 같다 하여튼 押韻이 맞지 않다

문을 닫으니 방 하나 맑아 까만 상 깔끔 경전이 놓여 조용한 방에 깔끔한 책상

초승달 숨어 숲 그림자에 외로운 등불 끝내 밤 밝혀 달도 없는 밤 밤새 등불에……

 

태재 유방선

1388 子繼 泰齋 柳方善(13881443) 瑞山

偶題(우제) 우연히 짓다-柳方善

仍補屋(결묘잉보옥) 띠를 엮어 그래서 지붕이 되고 순채묘 인할잉

種竹故爲籬(종죽고위리) 대를 심어 이윽고 울타리 된다 울타리리

多少山中味(다소산중미) 많든 적든 산속에 맛이란 것을

年年獨自知(년년독자지) 해마다 혼자서만 저절로 알아

38 우연히 짓다

띠를 엮어서 지붕을 이어 대를 심으니 울타리가 돼 조그만 띳집 대나무 울에

얼마만한지 산에 사는 맛 해면 해마다 혼자만 알아 얼마큼의 맛 해마다 느껴

 

양녕대군 이제

1394 厚伯 讓寧大君 (13941462)剛靖 全州 崇禮門說

聞寧越凶報(문녕월흉보) 영월의 나쁜 소식을 듣고 ※단종승하 1457-

龍御歸何處(용어귀하처) 임금 돼 돌아감이 어느 곳인가 어거할어

愁雲起越中(수운기월중) 시름구름 일어나 영월 가운데 / 넘어가는 속 넘을월

空山十月夜(공산십월야) 텅 빈산 시월이여 초겨울 밤에 / 달이 뜬 밤에

痛哭訴蒼穹(통곡소창궁) 아파 울며 부르네 푸른 하늘에 울곡 하소연할소 하늘궁

39 영월의 나쁜 소식에 단종의 죽음을 듣고 아니 자신의 조카가 그의 조카를 죽임을 듣고

양녕은 동생인 세종보다 오래산다 효령은 아주 오래 산다 임금이라 오래 못 사는 것일까

문종도 일찍 죽고 그런데 이런 일을 당했다 임금 부리니 어디로 가나 나설 수도 없다

시름구름 인 영월 가운데 자를 寧越로 볼 수도 있고 뜻 그대로 넘는다로 새길 수도 있다

텅 빈산 시월 초겨울 밤에 음력 시월은 孟冬 초겨울이다 를 붙이면 달밤이다

소리쳐 울어 하늘에 불러 뭐라고 하랴 통곡할 밖에 푸른 하늘에 누가 있는지

 

괴애 김수온

1410 文良 乖崖 金守溫(14101481)文平 永同 醫方類聚

述樂府辭(술악부사) 악부의 노래를 한시로 풀어 ※滿殿春-金守溫

十月層氷上(십월층빙상) 시월 달 켜켜 얼음 위에는

寒凝竹葉棲(한응죽엽서) 차가워 엉긴 댓잎 깃들어

與君寧凍死(여군녕동사) 그대 더불어 얼어 죽어도

遮莫五更鷄(차막오경계) 막지를 마라 오경의 닭아

滿殿春1

어름 우희 댓닙 자리 보와 님과 나와 어러주글만뎡 얼음위에 댓잎 자리 깔아

어름 우희 댓님 자리 보와 님과 나와 어러주글만뎡 님과 내가 얼어 죽을망정

정둔 오늘밤 더듸 새오시라 더듸 새오시라 정든 오늘밤 더디 새소서

40 악부의 노래를 한시로 고려가요 만전춘의 첫 연이다 우리 漢詩나 다 지만

형식이 다르다 우리 시는 형식이 참 자유로운데 비해 한시는 형식이 매우 까다롭다

우리 시는 音數律 音步律 音位律 音聲律에 매이지 않지만 한시는 모두 갖추어 지킨다

우리 시는 보통 3행에 반복법이 많고 한시는 대체로 4 4련에 對句법이 중요하다

만전춘은 3행에 1 2행이 반복 되고 3행도 행 안에서 반복 된다

漢譯詩起承轉結 4행에 중복 글자가 없다

 

매죽헌 성삼문 사육신

1418 謹甫 梅竹軒 成三問(14181456)忠文 昌寧 成謹甫集

臨死賦(임사부) 죽음에 이르러-成三問

擊鼓催人命(격고최인명) 북 울려 사람목숨 죄어드는데 부딪칠격 재촉할최

西風日欲斜(서풍일욕사) 서녘바람 해조차 기울어지네 비낄사

黃泉無一店(황천무일점) 황천길에 하나도 가게도 없어 가게점

今夜宿誰家(금야숙수가) 오늘밤엔 누구네 집에 묵을까 묵을숙

41 죽음에 이르러 죽는 자리에 탓함도 없고 두려움도 없다

북 울린다고 사람이 죽나 서풍이 불어 해가 질쏘냐 이렇게 물어보자 그런데 그렇다

황천 가는 길 가게도 없대 오늘 밤에는 누구네 묵지 죽음을 걱정함이 아니다

저승의 여정에 어찌할까 묻는 것이다

 

인재 강희안 詩書畵 三絶 世宗 이모부 동생이 姜希孟

1418 景遇 仁齋 姜希顔(14181465) 晉州 養花小錄

蔡子休求畵作(채자휴구화작) 채자휴가 그림을 찾음에 짓다-姜希顔

江山峰巒合(강산봉만합) 강산에 봉우리는 모두 모았고 뫼만

江邊樹木平(강변수목평) 강가에 나무란 건 그저 똑같다

白雲迷遠近(백운미원근) 흰 구름 아련함에 멀고 가까움 미혹할미

何處是蓬瀛(하처시봉영) 어디라 하드라도 봉래 영주지 쑥봉 바다영

42 채자휴가 그림을 찾아 강희안은 詩書畵가 다 된다 그림을 그리고 화제를 짓고

써 주었다면 혼자서 다하는 것인데 三絶이라 불리는 이유이다

강산 봉우리 모두 다 모아 강가에 나무 넓기도 하다 이러려고 했는데

강산 봉우리 모두 모아도 강가에 나무 그저 똑같다 이렇게 된 것이 아닌지

흰 구름 떠니 멀고 가까워 어디라 해도 곧 봉래 영주 이래야 되는데 자연스러워야하는데

흰 구름 띄워 멀리 가까이 어디가 바로 봉래 영준지 이리 됐다 인위적이다 그림을 그리고

그린 사람이 보면 어딘가 모자람이 있다 못내 아쉽다 그런데 다른 이는 좋다고 한다

시를 지어 화제를 단다 에 그 뜻이 담긴다 重意적인 표현을 살펴 헤아리니

비록 그림을 못 보나 그 속내를 엿본다

 

어계 조려 생육신 글쓴이의 17대조

1420 主翁 漁溪 趙旅(14201489)貞節 咸安 漁溪集

病中偶吟(병중우음) 앓으며 읊어-趙旅

氣肅知秋至(기숙지추지) 날씨 싸늘해 가을 옴 알아

燈殘覺夜深(등잔각야심) 등불로 남아 밤 깊음 깨쳐

家書何日到(가서하일도) 집에선 편지 언제면 오나

回首涕橫襟(회수체횡금) 머리 돌려서 눈물 훔치네

43 병중에 읊어 몸이 아픈데 멀리 따로 와 있다 偶吟(뜻하지 않게 읊다)이다

날씨 썰렁 아느니 가을이 오니 날씨가 썰렁하다 그래서 아프다 肅殺氣運이 가을기운이다

남은 등불 깨달아 밤이 깊은 줄 등불이 사그러든다 등불에 책 읽어 등불로 밤 깊음을 안다

멀리 집에 편지는 어느 날 오나 몸이 아프니 더욱 그립다 집은 천리나 멀다 ※서울과 함안

고개 돌려 훔치니 눈물 젖은 옷 아파서가 아니다 그리워서도 아니다 누워 못 일어나서이다

 

사가정 서거정

1420 剛中 四佳亭 徐居正(14201488)文忠 大邱 東文選

小雨(소우) 보슬비-徐居正

逆旅少親舊(역려소친구) 나그네 길엔 친구가 적어

人生多別離(인생다별리) 사람 살면서 이별은 많아

如何連曉夢(如何연효몽) 무슨 까닭에 이은 새벽꿈

未有不歸時(미유불귀시) 아니 있어서 못 돌아갈 때

44 小雨 細雨 微雨 絲雨 이슬비 가랑비 보슬비 여우비 모두 조금씩 살짝 오는 비다

나그네 거슬러가 아는 벗 적어 사람 삶 살아가며 헤어짐 많아 逆旅 親舊 人生 別離

어찌해 이어지나 새벽녘 꿈에 있지 않아 아니 돼 돌아갈 때가 未有不 아니 있지 않다

부정에 부정은 긍정이다 강조하기 위해 쓰는데 여기서는 하기 싫다 미루고만 싶다

비도 오는데 가라고 가랑비다 아니 있으라며 이슬비다 그래서 보는 제3자 보슬비라 푼다

순서를 바꾸어 보자 逆旅人生 親舊別離 如何未有 曉夢歸時

사람살이 나그네길 오랜 벗도 헤어지니 어떻게든 있지 않나 새벽꿈에 돌아올 때

 

진일재 성간

1427 和仲 眞逸齋 成侃(14271456) 昌寧 集賢殿博士

3(나홍곡3) 나홍곡 ※곡조이름 소리얽힐라 노래홍-成侃

綠竹條條動(녹죽조조동) 푸른 대 가지가지 같이 흔들려 가지조

浮萍個個輕(부평개개경) 부평초 하나하나 따로 떠다녀 부평초평

願郞如綠竹(원랑여록죽) 바라니 낭군님은 푸른 대 같길

不願似浮萍(불원사부평) 바라지 아니하니 부평 같은 것

45 나홍곡 노래 이름 사물에 빗대어 임을 그리는 노래

푸른 대나무 얼려 흔들려 떠도는 물풀 낱낱 가벼워 대숲에 대나무 함께 흔들리는데

물위에 떠다니는 물풀은 가볍다 對句對比시킨다 상반된 이미지의 對照이다

바래 낭군님 푸른 대나무 아니 바라지 물풀 떠돌기 님과 나는 같이 얼려 흔들리는

대나무이고 싶다 따로따로 떠다니는 가벼운 개구리풀이 되고 싶지 않다

 

매월당 김시습 생육신

1435 悅卿 梅月堂 金時習(14351493)淸簡 江陵 金鰲新話

途中卽事(도중즉사) 길 가던 가운데-金時習

一村蕎麥熟(일촌교맥숙) 마을에 온통 메밀이 익어 메밀교

十里割黃雲(십리할황운) 십리를 갈라 누런 구름에 나눌할

歸思西風遠(귀사서풍원) 돌아갈 마음 서풍에 멀리

千山日已曛(천산일이훈) 온 산에 해는 이미 발그레 석양빛훈

46 길을 가다가는 길을 가면서 어떤 느낌에 즉흥적으로 지었다

마을 하나 익어가 하얀 메밀로 십리길 갈라놓아 누런 구름에 對句 메밀꽃이 피면 하얗다

돌아가려 마음만 서풍에 멀리 온 산에 해는 이미 불그스레해 돌아가고 싶은 마음 붉으리라

해는 져서 석양빛이 붉다 색깔의 이미지가 두드러지는데 색을 나타낸 글자는 하나이다

 

괴애 김극검

1439 士廉 乖崖 金克儉(14391499) 金海

閨情(규정) 아낙네 마음-金克儉

未授三冬服(미수삼동복) 아니 보내니 한겨울 옷을

空催半夜砧(공최반야침) 괜한 서두름 밤 다듬이질

銀釭還似妾(은강환사첩) 은빛 등잔불 나와 똑같아 등잔강

漏盡却燒心(누진각소심) 스며 다 말라 마음을 태워

47 閨房 규방은 부녀자의 居處이니 부녀자의 마음이다 누군가 보내놓고 옷을 챙긴다

안 주었네 겨울철 껴입을 옷을 괜한 닦달 밤을 새 다듬이질을 겨울옷을 지어놓고 마무리

다듬이질을 한다 얼마나 서둘렀으랴 밤도 어느덧 깊어 반이나 지났다

은빛 등잔 도리어 나하고 같아 스며들어 사라져 마음을 살라 은빛으로 빛나는 등잔불

문득 쳐다보니 어쩌면 나와 똑같이 애태우듯 심지 적셔 불살라 태우고 있는지 同病相憐

 

추강 남효온 생육신

1454 伯恭 秋江 南孝溫(14541492)文貞 宜寧 六臣傳

漁人若老舟上經四宿船舷書懷(어인약로주상경사숙선현서회)

노인 같은 어부가 배 위에서 나흘을 묵고 감회를 적다-南孝溫

撥火灸魚心(발화구어심) 불을 다스려 물고기 구워 다스릴발 뜸구

編茅結小陰(편모결소음) 띠 풀을 엮어 작은 응달을

舟中朝復夕(주중조부석) 배 가운데서 아침 다시 밤

煙雨一江深(연우일강심) 안개에 비에 강 하나 깊어

48 배에서 묵으며 南孝溫 39세에 죽으니 노인이 아니다 그래서 노인 같다했다

불 다스려 구우니 물고기 염통 띠 풀 엮어 묶으니 조그만 응달 배에서 먹고 배에서 잔다

배 안에서 지내는 아침에 밤에 안개비에 강 하나 강은 깊어서 아침이나 밤이나 배에서

계속 산다 안개에도 비에도 강에 묻혀 강에서 산다

韻字 이다 오언 절구는 행을 맞추고 칠언절구는 행을 맞춘다

 

매계 조위

1454 太虛 梅溪 曺偉(14541503)文莊 昌寧 梅溪集

寄伸二絶1(기신이절1) 마음을 부치며-曺偉

旅雁不成行(여안불성행) 떠돈 기러기 줄을 못 이뤄

邊聲日暮起(변성일모기) 변방 소리는 해 지고 들려

相思空白頭(상사공백두) 서로 생각에 괜한 흰 머리

悵望人千里(창망인천리) 슬피 바라니 천리 길 사람

49 펴서 부치며 二絶絶句 둘이다 오언절구 둘을 連詩(이어진 시) 형태로 지었다

떠도는 기러기는 줄을 못 이뤄 변방소리 날마다 저물어 일어 기러기 떠도는 겨울의 변방

서로 생각 괜히 해 흰머리 늘어 슬프게 바라보는 천리 길 사람 생각만 간절해서 흰머리는

늘어나고 갈 수 없어 바라만 보는 슬픈 사람이

 

충재 최숙생

1457 子眞 崔淑生(14571520)文貞 慶州 右贊成

聖心泉(성심천) 성심천-崔淑生

何以醒我心(하이성아심) 무엇으로 깰 건가 내 마음 어찌 깰성

澄泉皎如玉(징천교여옥) 맑은 샘 달빛 받아 옥처럼 맑아 맑을징 달빛교

坐石風動裙(좌석풍동군) 돌에 앉아 바람이 옷자락 살랑 치마군

挹流月盈掬(읍류월영국) 흐름을 떠올리니 달이 한 움큼 뜰읍 움킬국

50 聖心泉 샘물의 이름인 듯 성스러운 마음 마음을 성스럽게 한다 그래서 읊어

어쩌면 깰까 우리 마음이 맑은 샘 달빛 옥처럼 밝아 마음을 깨친다 맑음과 밝음

돌에 앉으니 옷에 바람나 샘물 떠 올려 달이 한 움큼 샘가에 앉으니 시원 하리라

샘물 흐름에 손으로 떠올린다 달이 비친다 달을 움켜잡았다 浩然之氣아니랴

 

삼가정 박수량 孝子

1475 君擧 三可亭 朴遂良(14751546) 江陵 三可集

浪吟(낭음) 낭음-朴遂良

口耳聾啞人(구이롱아인) 입과 귀 먹고 막힌 사람이 되도 귀머거리농 벙어리아

猶餘兩眼存(유여량안존) 오히려 남았으니 두 눈이 있어

紛紛世上事(분분세상사) 어지러운 세상에 일이란 것을 어지러워질분

能見不能言(능견불능언) 볼 수야 있다지만 말할 수 없어 구실부

51 浪吟 물결을 읊음이 아니니 휩쓸려 떠돎을 읊은 것이다

사람 입과 귀 먹고 막히나 오히려 남아 두 눈이 있어 말할 수 없고 들을 수 없다 언론이

통제된 사회이니 입과 귀 있어도 벙어리요 귀머거리다 다만 두 눈이 있어 볼 수는 있다

어지러운 건 세상일이라 볼 수 있어도 말할 수 없어 어지러운 세상 보기만 할 뿐이다

押韻平聲이면 행의 끝 글자는 仄聲이라야 하나 맞지 않다

 

신항 신숙주의 증손

1477 容耳 申沆(14771507)文孝 高靈

伯牙(백아) 백아 ※伯牙絶絃 知音 鍾子期-申沆

我自彈吾琴(아자탄오금) 나 스스로 뜯나니 내 거문고를 탄알탄 거문고금

不必求賞音(불필구상음) 반드시 찾진 않아 소리 즐김을

鍾期亦何物(종기역하물) 종자기도 그렇지 어찌 알아서 종종

强辯絃上心(강변현상심) 억지로 말만 잘해 줄 위 마음을 말잘할변 악기줄현

52 伯牙는 고사성어 伯牙絶絃의 주인공이다 知音의 벗 鍾子期를 잃고 거문고 줄을 끊었다

자기의 음악을 알아 줄 친구가 없어 더 이상 거문고 연주를 않겠다는 것이다

나 혼자 뜯지 내 거문고를 아니 꼭 찾나 소리 즐김을 話者는 거문고를 혼자 탄다

내 거문고 내가 탄다 누구 들어 즐기라는 것이 아니다 ※뜯다 타다 울리다 퉁기다 어감차이

종자기라도 어찌 알아서 억지로 말해 줄 위 마음을 종자기가 어디 있나 아니 종자기도

못 믿지 내 이런 마음을 어찌 알아서 백아도 종자기도 부정하고 있다 무슨 까닭에

 

용재 이행 靑鶴道人

1478 擇之 容齋 李荇(1478~1534)文定 文憲 德水 容齋集

題畵(제화) 그림에 제하여-李荇

淅瀝湘江雨(석력상강우) 소리 쓸쓸히 소상강에 비 쌀일석 거를력

斑竹(의희반죽림) 어슴푸레 해 얼룩 대 숲이 비슷할희 ※瀟湘斑竹

此間難寫得(차간난사득) 이런 가운데 못 그리는 건

當日二妃心(당일이비심) 그날에 닥친 두 왕비 마음 娥皇 女英 BC2205

53 題畵는 그림에 화제를 달다 이다 東洋畵(韓國畵)에는 그림 시 글씨가 모두 들어가고

이들이 잘 조화 되어야 한다 그래서 三絶이 있고 文字香書卷氣가 있다 특히 文人畵에는

일어 걸러 쓸쓸히 소상강 비에 어슴푸레 얼룩진 소상반죽 숲 비 내리는 강 얼룩 대나무를

배경으로 순임금의 왕비인 아황과 여영을 그린 그림에 화제를 단다 슬픈 옛날이야기다

이 사이 그려 넣기 어려운 것은 그날 그때 맞이한 두 왕비 마음 소상반죽 눈물의 전설

비 내리는 강의 분위기는 그렸는데 강에다 몸을 던져 죽을 두 왕비의 마음을 어찌 그릴까

 

읍취헌 박은

1479 仲說 挹翠軒 朴誾(14791504) 高靈

萬里瀨1(만리뢰1) 만 리 여울-朴誾

雪添春澗水(설첨춘간수) 눈 녹아 불어나니 봄날 골짝 물 산골물간

烏趁暮山雲(오진모산운) 까마귀는 좇아서 저문 산 구름 좇을진

淸境渾醒醉(청경혼성취) 맑은 곳에 흐릿이 술에서 깨니 지경경 흐릴혼 깰성

新詩更憶君(신시갱억군) 새로운 시 다시 또 그대 생각을 생각할억

54 만 리 여울 아주 긴 여울인가 오언절구 둘로 된 연시이다 같은 제목의 오언율시도 있다

녹은 눈 불려 봄날 골짝 물 까마귀 좇아 저문 산 구름 눈은 물이 돼 까마귀는 구름이 돼

맑은 곳이라 훌쩍 술 깨니 새론 시 다시 그대 생각을 의 뜻은 흐릿이 모두 온통이 된다

하얀 물은 내려오는데 까만 새는 올라간다 맑아서 술이 깼는데 시 짓느라 다시 아련해 진다

절묘한 對句이다

 

기원 중종 때

1480 奇遠(??) 幸州

自挽(자만) 스스로 만사를 짓다 당길만 -奇遠

日落天如墨(일락천여묵) 해가지니 하늘은 먹빛과 같고

山深谷似雲(산심곡사운) 산이 깊어 골짜기 구름 같아라

君臣千載意(군신천재의) 임금과 신하모두 천년을 뜻해

怊悵一孤墳(초창일고분) 슬프다 하나같이 외로운 무덤 슬플초창 무덤분

55 自挽 輓詞 輓章은 죽음을 슬퍼하는 글이다 그러니까 自挽은 스스로의 만장을 지음이다

해는 떨어져 하늘 까맣게 산이 깊어서 골짝 구름이 죽은 뒤의 居處陰宅(무덤)에 머물며

임금신하 다 천년을 뜻해 슬프긴 같아 외로운 무덤 임금 신하 달라도 陰宅 슬픔은 똑 같아

먹과 같고 구름 같고 뜻이 같고 하나같다(슬픔이 하나같고 무덤이 하나같다)

 

정암 조광조

1482 孝直 靜庵 趙光祖(14821519)文正 漢陽 靜庵集

贈松齋(증송재) 송재께 드리며 ※호松齋明仲 李堣(1469~1517)-趙光祖

特松凌雲碧(특송능운벽) 우뚝 솔 푸름 구름을 깔봐

孤月照氷寒(고월조빙한) 외론 달 차게 얼음을 비춰

欲識先生節(욕식선생절) 알아보려는 선생의 곧음

請取松月看(청취송월간) 부디 바라봐 소나무 달을

56 贈松齋는 송재에게 주며가 아니라 송재께 드리며이다 나이가 많으며 존경을 뜻하는

先生을 썼다 송재 이우는 퇴계 이황의 숙부이다

우뚝한 솔 푸르러 구름 내려 봐 외로운 달 차가워 얼음을 비춰 소나무 푸름 달의 차가움

알고자 했습니다 선생의 곧음 바라오니 뵙기를 소나무 달을 소나무 달은 선생을 가리킨다

호가 송재이니 소나무요 자가 명중이니 달이다 은 창문에 달이 비침이다 해와 달이 아니다

 

원정 최수성

1487 可鎭 猿亭 崔壽(14871521)文正 江陵

渡驪江(도려강) 여강을 건너며 ※여주를 흐르는 남한강-崔壽

人情隨世變(인정수세변) 사람 뜻 세상 따라 바뀌어가나

岸不逐波流(안불축파류) 언덕은 안 쫓으니 물결 흐름을 쫓을축

細雨江邊立(세우강변립) 가랑비 강물 가에 서있듯 내려

烟中迷一舟(연중미일주) 안개 속을 헤매네 한조각 배가 미혹할미

57 여강을 건너 여강은 여주를 흐르는 남한강을 말한다

사람 맘 따라 세상 바뀜을 언덕 안 쫓아 물결 흐름을 사람은 허둥지둥 세태를 따르는데

언덕은 우두커니 물결을 내려다본다 사람마음과 언덕모습을 對句로 대비 시킨다

가랑비 가만 강물에 서니 안개 속 헤매 외로운 배는 가랑비는 서있다 배는 헤맨다 擬人法

 

오정 정용 중종 때

1490 百鍊 梧亭 鄭鎔(??) 海州

秋懷(추회) 가을의 품음-鄭鎔

菊垂雨中在(국수우중재) 국화꽃 드리워져 빗속에 있고 드리울수

秋驚庭上梧(추경정상오) 가을에 놀라느니 뜰 위 오동잎 놀랄경

今朝倍惆愴(금조배추창) 오늘아침 더하는 슬픔이란 건 슬퍼할추창

昨夜夢江湖(작야몽강호) 지난밤에 꾸었던 강호의 꿈이

58 秋懷는 가을의 품음 가을에 생각나니 이다 가을이라서 품는 追憶悔恨이다

국화 멋쩍어 빗속에 남아 가을도 놀라 뜰에 오동잎 가을날 국화 비는 왜 뭐 하러오나

오동잎 커서 소리도 크다 그냥 낙엽이 아니다 나무는 높고 집에 가까이 뒤 안에 있어

오늘 아침에 더 더한 슬픔 어제 밤까지 강호를 꿈꿔 오늘아침과 어젯밤의 달라짐

어제까지는 멋스런 가을이었는데 오늘 아침 어느덧 슬픔을 느낀다

 

석천 임억령

1496 大樹 石川 林億齡(14961568) 善山 石川集

() 해오라기-林億齡

人方憑水檻(인방빙수함) 사람은 마침 기대 물가 난간에 기댈빙 우리함

鷺亦入沙灘(노역입사탄) 해오라기 날아든 모래 여울에 여울탄

白髮雖相似(백발수상사) 흰머리 우리 서로 비록 닮으나 터럭발 같을사

吾閒鷺未閒(오한로미한) 난 느긋 해오라긴 아니 느긋해

59 해오라기 해오리 백로라 불리는 물새 닮음과 다름

사람 기대니 물가에 난간 해오리 내려 여울 모래밭 와서 기댄 난간 날아드는 여울 對句

흰머리 이리 서로가 같아 나는 느긋해 해오린 바빠 너나 나나 흰머리 나는 너를 보는데

너는 무얼 보느냐

 

초루 권겹

1500 汝明 草樓 權韐(??)

松都懷古(송도회고) 송도(개성)의 옛날 품음-權韐

雪月前朝色(설월전조색) 눈 휩싸인 달빛은 앞 왕조 빛깔

寒鍾故國聲(한종고국성) 썰렁한 종소리는 옛 나라 소리

南樓愁獨立(남루수독립) 남쪽 누각 시름에 홀로 서 있어

殘郭暮烟生(잔곽모연생) 남은 성터 저물어 안개 피어나 성곽곽

60 송도 회고 고려의 서울인 송악(개성)을 둘러보며 興亡盛衰를 생각한다

※망해버린 자신의 고국을 둘러보는 麥秀之嘆과는 조금 다르다

눈 속에 달빛 앞 왕조 빛깔 종 울림 썰렁 옛 나라 소리 황량 싸늘한 빛 떨렁 썰렁한 소리

남쪽 루 시름 홀로만 서서 남긴 성벽에 저녁 안개 펴 누각은 외로워 성벽은 묻혀 져

 

퇴계 이황

1501 景浩 退溪 李滉(15011570)文純 眞城 聖學十圖

春日閑居(춘일한거) 봄날에 한가히 살며-李滉

不禁山有亂(불금산유난) 못 말리지 산에는 어지러운 꽃

還憐徑草多(환련경초다) 오기 안 돼 지름길 풀이 불어나

可人期不至(가인기부지) 온다는 이 기다려 오지를 않아

奈此緣樽何(내차연준하) 이를 어째 맺어줄 술 단지 어째 술통준

61 춘일한거 봄날 느긋이 살며 連詩(이어진 시) 가운데 하나이다

못하게 않아 산 어지러이 되레 가여워 길에 풀 많아 봄날 산에는 풀이 자라고 꽃이

흐드러졌다 도리어 안타까움 길에도 풀이 많다 사람 다니면 밟힐 것을

사람이라고 기다려 안 와 어쩌나 이를 맺을 술 어째 온다는 사람을 기다려 오지를 않는다

아니 이런 맞이해 한잔하려 술병까지 가져 왔는데

 

남명 조식

1501 楗仲 南冥 曺植(15011572)文貞 昌寧 南冥集

偶吟(우음) 우연히 읊음-曺植

人之愛正士(인지애정사) 사람들 아낀다네 바른 선비를

好虎皮相似(호호피상사) 좋아함이 호피랑 서로 같아서 가죽피 같을사

生前欲殺之(생전욕살지) 살았을 때 똑같이 죽이려 하고

死後方稱美(사후방칭미) 죽고 나면 그제야 아름답다해

62 偶吟 제목을 붙이기가 그렇다 그래서 우음이다 題材(中心素材)가 보통 題目이 된다

사람들 아껴 바른 선비를 호랑이 좋아 호피랑 같아 바른 선비와 멋진 호랑이를 愛好

살았을 적엔 죽이려하나 죽고 난 다음 아름답다며 生死 前後 하려 해 하게 돼 絶妙對句

 

임벽당 김씨 金應別의 딸 유여주의 계실 중종 때

1505 林碧堂 金氏(??) 義城

貧女吟(빈녀음) 빈녀음-金林碧堂

境僻人來少(경벽인래소) 땅이 외져 찾는 이 적기만하고 후미질벽

山深俗事稀(산심속사희) 산이 깊어 세속 일 드물기까지 드물희

家貧無斗酒(가빈무두주) 집 가난해 없으니 말술일랑은

宿客夜還歸(숙객야환귀) 묵을 손님 밤인데 돌아가려네

63 貧女吟은 가난한 아낙의 노래인데 다른 이가 지은 같은 제목의 시가 꽤 있다

땅이 외져서 사람 아니 와 산이 깊어서 세상일 드문 두메산골 숨어살아 외로운 건지

집은 가난해 말술은 없어 묵을 손님은 밤인데도 가 없이 살아 손님마저 재울 수 없어

자고 갈까 싶던 손님 님이 아닐까 술이라도 많았어야 잡아 놓았지

 

하서 김인후

1510 厚之 河西 金麟厚(15101560)文正 蔚山 河西集

題忠州望京樓韻(제충주망경루운) 충주 망경루 운으로-金麟厚

來從何處來(내종하처래) 오는데 따라 쫓아 어디서 오나

去向何處去(거향하처거) 떠나가니 바랄 곳 어디로 가나

去來無定縱(거래무정종) 오고감에 없으니 놓아둠이라 늘어질종

悠悠百年慮(유유백년려) 멀고멀어 백년은 헤아림이라 虛許計去갈거덜거

64 충주 망경루 운으로 충주에 망경루라는 정자가 있는 모양이다 그곳에서 지었을 텐데

서울을 바라다본다함은 북쪽을 향한 정자인가 보다 임금을 생각하는지

쫓아오는데 어디서 오나 떠나가는데 어디로 가나 去來對句 가고오고 주고받고 팔고사고

떠나와 없어 놓여둠이란 생각에 생각 백년을 생각 서울을 떠나왔으니 서울에 없다 생각만

해야 한다 사람 삶 백년이라 하는데 지은이는 반만 살았다 去來를 여러 번 썼다 에서

에서 에서 로 처음과 끝을 행마다 같게 했다 首尾雙關의 효과

(來來 去去 去縱 悠慮 내일 또 내일 흘러 또 흘러 떠나 버림에 생각에 생각)

끝 글자는 가 맞지 않을까 원문을 찾으매 어떤 본은 로 어떤 본은 로 되어 있는데

押韻 字形 意味 技法을 볼 때 라고 思慮된다

 

명월 황진이

1510 明月 黃眞伊(??) 開城妓生

詠半月(영반월) 반달을 읊어-黃眞伊

誰斲崑山玉(수착곤산옥) 누구라 깎았으랴 곤륜산 옥을 깎을착 산이름곤

裁成織女梳(재성직녀소) 손질해 지었으니 직녀의 빗을 마를재 빗소

牽牛一去後(견우일거후) 견우가 한 번 오고 가버린 뒤에 끌견

謾擲碧空虛(만척벽공허) 속았다고 던졌네 푸른 하늘에 속일만 던질척

65 반달을 읊어 밤하늘에 반달을 보고 별들을 본다 자신의 신세와 반달의 꼴을 이어본다

누가 깎았게 곤륜산 옥을 지어 이루니 직녀의 빗이 곤륜산 옥으로 만든 빗 직녀의 빗이다

견우가 한번 떠나 버린 뒤 던져버렸네 푸른 하늘에 견우와 헤어지고 쓸데없는 신세가 된

빗이 그냥 하늘에 걸려 있다 하얗게 잘 다듬어 만들어 졌는데 할 일이 없다 마치 자신처럼

 

봉래 양사언

1517 應聘 蓬萊 楊士彦(15171584) 淸州 蓬萊詩集

秋思(추사) 가을의 생각-楊士彦

孤烟生曠野(고연생광야) 외론 안개 피어나 횅한 들에서 밝을광

殘月下平蕪(잔월하평무) 남겨진 달 비추니 거친 들판을 해칠잔 거칠어질무

爲問南來雁(위문남래안) 물으려 남쪽으로 기러긴 와도 기러기안

家書寄我無(가서기아무) 집 편지 부쳤는지 내게는 안와

66 가을생각 태산이 높다하되의 그 양사언이다 집을 떠나 있는 쓸쓸한 늦가을의 분위기다

외로운 연기 휑한 들에 나 남겨진 달은 너른 들 내려 들 휑해 넓은데 연기 달은 애처롭다

물으려하니 오는 기러기 집 편지 부쳐 내겐 없는지 기러기는 겨울철새로 겨울을 앞두고

북쪽 변방에서 줄지어 내려옴으로 편지나 소식을 뜻한다 雁書 雁信

 

서산대사 휴정 청허당

1520 玄應 西山 休靜 崔汝信(15201604) 完山 淸虛堂集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을 밟아 들을 가니-西山大師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덮인 들판 길을 밞아갈 때엔 밟을답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모쪼록 아무렇겐 걷지 마소서 모름지기수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날 내가 걸어 남긴 발길이 자취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드디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이를수 단위정

67 첫 행이 제목이다 제목이 없는 셈이다 詩經論語古詩도 많이 그렇다

눈을 밟으며 들을 지날 땐 모쪼록 마라 마구 걷지는 눈길은 어려운데도 바로 걸어야한다

오늘날 우리 걷는 발자국 마침내 되니 뒷사람 길이 오늘을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서산대사의 시가 아니라 臨淵 李亮淵(17711853)의 작품이라고도 한다 중국 일본

 

개암 강익

1523 仲輔 介庵 姜翼(15231567) 晋州 介庵集

月夜(월야) 달밤-姜翼

仰天慙白月(앙천참백월) 하늘 우러러 하얀 달에 부끄러

臨水愧淸流(임수괴청류) 물에 다가서 맑은 흐름 부끄러

多少身心累(다소신심루) 얼마나 되나 몸과 마음 허물로

何能刮盡休(하능괄진휴) 어찌하면 깎아내 다해 그칠까 깎을괄

68 월야 밤에 잠을 못자서 밖에 나왔나 달은 밝고 물은 맑다

하늘 우러러 하얀 달 못 봬 물에 다가가 맑은 물 못 봐 부끄럽고 부끄럽다 人生三樂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 사람에 부끄럽지 않다했는데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많든 적든지 몸과 맘 허물 어찌할 건가 다 깎고 말까 달밤을 거닐며 허물을 생각한다

 

고봉 기대승

1527 明彦 高峰 奇大升(15271572)文憲 幸州 高峰集

縱筆(종필) 붓 가는대로-奇大升

淸風動萬松(청풍동만송) 맑은 바람 움직여 소나무 모두

白雲滿幽谷(백운만유곡) 하얀 구름 가득해 그윽한 골짝

山人獨夜步(산인독야보) 산에 사람 혼자서 밤을 걷노니

溪水鳴寒玉(계수명한옥) 시냇물도 울리네 차가운 구슬

69 縱筆 세로종 붓필 붓을 세로로 붓을 갈겨 붓 가는대로 라고하자 시인은 말을 만들어야

맑은 바람에 모든 솔 흔들 하얀 구름이 깊은 골 가득 바람 솔가지 구름 골짝 멋진 對句

산사람 홀로 밤에를 걸어 시냇물 울려 차가운 구슬 산에 사람 가만히 걷는데 시내에 물은

차갑게 울린다 對照的이다 押韻入聲 通韻이다

 

판곡 성윤해

1530 和仲 板谷 成允諧(??) 昌寧

詠梅(영매) 매화를 읊어-成允諧

梅花莫嫌小(매화막혐소) 매화꽃 조그마해 싫다 안하니 싫어할혐

花小風味長(화소풍미장) 꽃 작아도 풍미는 오래감이라

乍見竹外影(사견죽외영) 잠깐 보니 대밭 밖 그림자이나 잠깐사

時聞月下香(시문월하향) 때맞춰 맡아보는 달 아래 향내

70 매화를 읊어 매화는 봄 일찍 꽃을 피우므로 눈 속의 매화 또는 봄소식으로 일컬어진다

매화꽃 작아 싫다 말아라 꽃은 작아도 멋은 오래가 매화꽃 작아도 멋스러움은 커다랗다

언뜻 본 대밭 바깥그림자 때맞춰 맡아 달 아래 향을 미처 제대로 안 보았다가 달 아래서

향기 맡으며 꽃을 본 모양이다 꽃이 작아 못 보았다마라 자신에게 하는 소리가 아닌가

 

제봉 고경명

1533 而順 霽峰 高敬命(15331592)忠烈 長興

黃白菊(황백국) 노랗고 흰 국화-高敬命

正色黃爲貴(정색황위귀) 정작 색깔 노란색 귀하다하고

天姿白亦奇(천자백역기) 순수 맵시 하얀색 또한 뛰어나 맵시자

世人看雖別(세인간수별) 세상사람 보면서 비록 나눠도

均是傲霜枝(균시오상지) 똑같이 가지에는 서리를 맞아 고를균 거만할오 ※傲霜孤節

71 노란국화 흰 국화 꽃빛깔 달라도 다 같은 국화 ※趣向用途

참으로 빛깔 노랑 귀함이 타고난 맵시 흰 건 뛰어나 노란 꽃은 귀하고 흰 꽃은 뛰어나다

세상 사람들 보면서 나눠 이리 고른 건 서리 견디기 사람들 달리 보는데 서리 속에서

꽃을 피움은 마찬가지다 국화를 傲霜孤節이라하여 서리 속에 절개 굳은 가을의 군자라 한다

 

구봉 송익필

1534 雲長 龜峰 宋翼弼(15341599)文敬 礪山 龜峰集

獨坐(독좌) 혼자 앉아-宋翼弼

芳草掩閑扉(방초엄한비) 꽃다운 풀 가리어 싸리문 한가

出花山遲遲(출화산지지) 꽃이 피어 산에는 날이 길어가

柳深烟欲滴(유심연욕적) 버들 짙어 안개는 방울이 지려

池靜鷺忘飛(지정로망비) 못 가만 해오라기 날기를 잊어

72 혼자 앉아 봄철 풍경을 혼자 앉아 보면서 시를 읊는다 느긋하면서 고요하다

향기 풀 가려 싸리문 가만 꽃을 피움에 산이라 더뎌 풀은 자라고 문은 닫혔다 꽃은 피는데

바쁠 것 없다 느릿느릿한 건지 느긋한 건지

버들 짙어져 안개 엉기려 못은 고요해 백로 안 날아 버들이 짙다 물을 머금어 안개도 짙어

방울지려한다 못은 조용하다 해오라기도 날아갈 줄 모른다

 

율곡 이이

1536 叔獻 栗谷 李珥(15361584)文成 德水 聖學輯要

山中(산중) 산속에서-李珥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 약초 캔다 하다가 길을 헤매어 캘채 미혹할미

千峰秋葉裏(천봉추엽리) 천 봉우리 가을에 낙엽 속에서 속리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 암자스님 물 길어 돌아가는데 길을급

林末茶烟起(임말다연기) 숲 끝에 차 달이는 연기 오르네 차다

73 山中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마침내 사람 집을 찾았다 문을 밀까 두드릴까

推敲故事다 집 안에 사람 기척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약 캐다 어째 길을 헤매어 천의 봉우리 가을 잎 속에 깊은 산 낙엽 쌓여 길은 안 보여

산에 스님이 물 길어가니 숲 끝에 올라 차 끓이느라 헤매다 멀리 가는 스님이 보여

얼마나 반가우랴 쫓아가는데 스님이 사라지고 아니 보인다 대신에 차 끓이는 연기가 핀다

 

송강 정철

1536 季涵 松江 鄭澈(15361593)文淸 延日 關東別曲

山寺夜吟(秋夜)(산사야음(추야)) 산사에서 밤에 읊다 (가을밤)-鄭澈

蕭蕭落木聲(소소락목성)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 맑은대쑥소

錯認爲疎雨(착인위소우) 잘못 알아 들으니 성긴 빗소리 섞일착 알인

呼僧出門看(호승출문간) 스님 불러 문 나서 보라했더니

月掛溪南樹(월괘계남수) 시내 남쪽 나무에 달이 떴다네 걸괘 심을수 나무수

74 山寺夜吟 또는 秋夜 때는 가을 밤 곳은 산속에 있는 절이다

우수수 지는 나뭇잎 소리 잘 못 알았네 성긴 빗소리 錯覺誤認 念慮配慮

스님을 불러 나가 보라고 달 걸렸다네 시내 남쪽에 어쩌면 동문서답인데 실은 선문답

수준이다 청각적 심상에다 시각적 심상이 보태진다 어쨌든 나무는 관계있다 下降에서 上昇

 

宿松江亭舍2(숙송강정사2) 송강정사에 묵으며-鄭澈

主人客共到(주인객공도) 주인에 객에 함께 이르니

暮角驚沙鷗(모각경사구) 날 저문 구석 놀란 갈매기

沙鷗送主客(사구송주객) 갈매기 보내 주인도 객도

還下水中洲(환하수중주) 내려앉으니 물에 모래섬

75 松江亭舍에 묵으며 2 송강이 정철이니 자기 집이다 2는 연시의 둘째 精舍 亭舍 亭榭

주인이자 객으로 함께 이르니 날 저문 한쪽에선 놀란 갈매기 주인 없는 집 갈매기 차지

갈매기를 보내니 주인이 객을 돌아내려 물 안에 모래섬 집에 갈매기는 갈매기 집으로

첫째 시는 집을 떠나며 양비론의 화법이다 둘째 시는 집에 돌아와서 헷갈림의 화법이다

셋째 시는 집을 그리며 유체이탈 화법이다

 

題山僧軸(제산승축) 산승의 시축에 지어-鄭澈

曆日僧何識(력일승하식) 날짜 셈을 스님은 어찌 압니까 알식 적을지

山花記四時(산화기사시) 산에 꽃에 적지요 사시사철을

時於碧雲裏(시어벽운리) 때로는 푸른 하늘 구름 속에다

桐葉坐題詩(동엽좌제시) 오동잎과 앉아서 시도 쓴다오

76 스님 시축에 詩軸은 시를 적은 두루마리이다 시 모음집인 셈이다

날 따짐 스님 어디 적나요 산에 꽃에는 사철이 적혀 스님께 묻길 날짜를 어디 적어놓나요

때로는 하늘 구름 속에도 오동잎 앉아 시도 짓지요 스님 대답 산에 꽃에 적고 푸른 하늘

흰 구름에 적고 오동잎 떨어지면 시도 지어 적지요 자연과 동화된 삶인가

 

대소헌 조종도 曺植 문하생, 삼장사

1537 伯由 大笑軒 趙宗道(15371597)忠毅 咸安 大笑軒集

詠蝸牛(영와우) 달팽이를 읊어 ※先生八歲作-趙宗道

遇陰之天出(우음지천출) 그늘 만나니 그저 나오지

遇陽之天縮(우양지천축) 볕을 만나선 그냥 쫄아서

有家常負行(유가상부행) 집이 있어서 늘 지고 다녀

有角不能觸(유각불능촉) 뿔이 있어도 받지를 못해

77 달팽이를 읊어 달팽이를 관찰하여 읊은 童詩이다 선생이 여덟 살에 지어 남아있는 시다

만난 게 그늘이면 그저 나오고 만난 게 볕이라면 그저 움츠려 그늘과 볕 나오고 들어감

집 있어서 언제나 지고 다니지 뿔 있어도 못하니 떠받을 줄을 집이 있는데 지고 다닐까

童心이다 요즘의 house poor는 아니다 蝸角之爭이란 말이 있는데 뿔이 그런 뿔이 아니다

같은 글자의 반복이 많고 압운은 입성 통운으로 볼 수 있으나 평측은 맞지 않다 近體詩

漢詩는 형식이 까다로운데 형식에 맞지 않는 것은 첫째 형식에 매이지 않은 까닭이고

둘째 형식을 무시한 까닭이고 셋째 잘못 전해 바뀐 까닭이고 넷째 형식을 못 맞춘 까닭인데

여기서는 넷째 경우라 보이지만 여덟 살 지금의 초등 1, 2학년이라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題遠志堂(제원지당) 원지당에 ※西厓柳先生江亭 在安東河-趙宗道

遠志何能遠(원지하능원) 멀리 뜻을 둬 어찌 멀다해

當歸猶未歸(당귀유미귀) 마땅 돌아가 아직 아니 가

層氷寒雪裏(층빙한설리) 켜켜 얼음이 찬 눈 속에서

唯見釣魚歸(유견조어귀) 오직 보기는 고기 낚아 가

78 원지당에 원지당은 안동 하회마을에 있는 서애 유성룡 선생의 강에 있는 정자이름이다

遠志는 원대한 뜻이다 대소헌 선조(본인의 12대조)께서 안동의 유성룡선생께 가서 머물다가

(경남)에 돌아가야 하는데 아마 돌아가기 싫은 듯

멀리 뜻해 어쩌랴 멀어 할 수가 마땅히 돌아가야 아직 아니 가 가야 하는데 아직 안가고

정자에 오른다 정자 이름이 원지당(멀다는 뜻의 집) 집도 멀다

겹겹 쌓인 얼음에 차가운 눈 속 오직 보여 낚시해 고기 가져가 때는 겨울인지 얼음과 눈에

그런데 고기를 낚아 가지고 가는 것을 본다 아직은 집에 갈 수가 없다

 

옥봉 백광훈

1537 彰卿 玉峰 白光勳(15371582) 海美 玉峰集

龍江別成浦(용강별성포) 용강 별성포-白光勳

千里柰君別(천리내군별) 천리 길 어찌하니 그대 떠나니

起看中夜行(기간중야행) 일어나서 보느니 한 밤에 가니

孤舟去已遠(고주거이원) 외로운 배 떠나니 이미 멀어져

月落寒江鳴(월락한강명) 달 떨어져 차갑게 강을 울리니

79 용강 별성포 浦口는 배가 드나드는 곳이니 이별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천리 길 어찌 그대를 보내 일어나 본다 한 밤에 가니 멀리 가는 배 한 밤에 떠나

외로운 배는 떠나서 멀고 달은 떨어져 찬 강에 울어 멀리 배 떠날 때까지 지켜보는데

달빛이 물에 어리어 달이 우는 것이라 여긴다 감정이입이다

 

고죽 최경창

1539 嘉運 孤竹 崔慶昌(15391583) 海州 孤竹遺稿

山齋(산재) 산의 집-崔慶昌

古郡無城郭(고군무성곽) 옛 고을에 없으니 둘러싼 성곽

山齋有樹林(산재유수림) 산집에 있는 것은 나무에 수풀 재계할재

蕭條人吏散(소조인리산) 쓸쓸히 사람벼슬 흩어져버려 벼슬아치리

隔水搗寒砧(격수도한침) 물 건너 다듬이질 차가운 찧음 찧을도 다듬잇돌침

80 산에 있는 집 산에 집을 짓고 살면 외로울까 느긋할까

옛 고을 없어 둘러싼 성곽 산집에 있어 나무와 숲이 없는 것과 있는 것 옛 고을 산의 집

쓸쓸한 가지 사람들 내쳐 물 건너 추워 다듬이소리 사람 없어도 소리는 있다 귀를 기울여

 ………………………………………………………………………………………..

  1. .

 

 

 

 

 

 

 

 

우리나라 漢詩 五言絶句 解題 (출생년도 순)-2

 生年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손곡 이달 허균의 스승

1539 益之 蓀谷 李達(15391618(1609)) 新平 蓀谷詩集

佛日庵(贈因雲釋)(불일암(증인운석)) 불일암(증 인운석)-李達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흰 구름 가운데에 절이 있는데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스님은 흰 구름을 쓸지를 않아 쓸소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손이 오자 비로소 문이 열리네

萬壑松花老(만학송화로) 온 골짜기 날리는 송홧가루에 골학

81 불일암 불일암은 암자 이름이고 증 인운석은 인운석에게 주다이다

절이 있으니 흰 구름 속에 하얀 구름을 스님 안 쓸어 절이 구름 속에 있다 늘 찾는 구름을

쓸어낼 수야 없지 않은가 스님이 안 쓸어도 바람에 쓸리는지

손님이 와서 문 처음 열려 모든 골짝은 솔 꽃에 늙어 손님이 오자 문이 열린다 찾는

손님이 없어 문을 열지도 않는 모양이다 구름은 흰색 송홧가루는 노란색 저절로 날리는지

 

아계 이산해 목은 이색의 7대손 이지함의 조카 文章八家

1539 汝受 鵝溪 綜南睡翁 李山海(15391609)文忠 韓山 鵝溪遺稿

() -李山海

一服生三子(일복생삼자) 한 배에 낳아 셋의 자식을

中者兩面平(중자량면평) 가운데 녀석 양면이 반반

秋來先後落(추래선후락) 가을 오면서 앞뒤 떨어져

難弟又難兄(난제우난형) 아우라 못해 형이라 못해

82 밤톨에 밤을 까며 밤나무 밑 밤을 주우며 밤을 자식 형제에 빗대어 나타냄

한 배에 나란하게 세 아들인데 가운데 녀석 꼴이 양쪽이 반반 밤톨 안에 있는 밤의 모양

가을오니 떨어져 앞서고 뒤져 아우라고 못하지 형이라 못해 올밤 먼저 익고 늦밤 나중 익어

 

동강 김우옹

1540 肅夫 東岡 金宇顒(15401601)文貞 義城 東岡集

與鄭仁弘絶交(여정인홍절교) 정인홍과 절교하며 ※來庵 鄭仁弘(15351623)-金宇顒

山人不可見(산인불가견) 산에서 사는 사람 볼 수 없으니

山路黑如漆(산로흑여칠) 산에 길 어둡기가 칠흑 같아서 옻칠

何以贈夫君(하이증부군) 어쩌나 그대에게 보낼 것이란 보낼증

巖頭一片月(암두일편월) 바위에 꼭대기에 한 조각달뿐 바위암 조각편

83 정인홍과 오고감을 끊어 정인홍과 절교 마음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산에서 사노라니

산에 사는 이 볼 수가 없어 산에 길 깜깜 옻칠한 듯이 산에 살면서 산길을 본다 기다려도

찾아오는 이 없다 만남이 없기에 사귐이 끊겼다 아니 길이 어두워서다

어찌 보낼까 그대에게로 바위 꼭대기 한 조각달을 산에서 보는 조각달이 아름다운지

보여주고 싶다 보낼 길이 없다 제목의 절교는 안타까움이 낳은 반어법이다

 

운곡 송한필 송익필의 동생

1540 季鷹 雲谷 宋翰弼(??) 礪山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宋翰弼

花開昨夜雨(화개작야우) 어제 밤 내린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오늘아침 바람에 꽃이 지누나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 불쌍하다 할 건가 봄에 있는 일 불쌍히여길련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 왔다가 가버리니 비바람 속에

84 偶吟 제목이 없는 셈이다 제목을 붙여 보자 선택지도 없고 정답도 없다

꽃은 피었지 어제 밤 비에 꽃이 지구나 올 아침 바람 피고 지고 어제 오늘 비와 바람이

안타까워도 한 봄날 일이 오고감이라 비바람 속에 봄날 일을 어쩌랴 이렇게 오고가니

 

풍애 안민학

1542 習之 楓崖 安敏學(15421601)文靖 廣州 楓崖集

期不至(기부지) 이르지 않음을 기다리며-安敏學

莞城雨初歇(완성우초헐) 완성에 비 내림이 비로소 그쳐 왕골완 쉴헐

落山淡秋山(낙산담추산) 저문 산은 말갛게 가을의 산이 묽을담

佳期隔江浦(가기격강포) 좋은 만남 떼놓는 강가의 포구 사이뜰격

望望水雲間(망망수운간) 바라며 바라보는 물 구름 사이

85 기다려도 아니 와 만남의 때 오지 않아 만날 이는 안 오나 만날 날은 멀어서

완성에 비가 비로소 그쳐 저문 산 묽어 가을의 산이 오랜 비가 그쳐 산도 가을도 묽다

좋은 만남은 강 너머 포구 바라고 바래 물구름 사이 오마지 않은 이가 하마 올까 기다려져

보고 또 본다 물 너머 구름너머

 

사명당 유정

1544 離幻 松雲 四溟堂 惟政 任應奎(15441610)慈通弘濟尊者 豊川

贈海運(증해운) 해운에게-四溟大師

一夜聯床話(일야련상화) 밤 하나 이어 상에 이야기 잇달련

鶴峰秋晩時(학봉추만시) 학의 봉우리 가을 늦은 때

重逢又何日(중봉우하일) 다시 만나면 또 어느 날이 重逢何又日 重逢何日又

世事杳難期(세사묘난기) 세상일 어둑 맺기 어려워 어두울묘

86 해운에게 드리며 海上運送의 준말이 아니다 固有名詞는 해석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뜻을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하며 관련한 것이 있는지 살펴보아야한다 重意法

밤을 꼬박 이어져 이야기자리 학 봉우리 가을로 느지막한 때 밤을 새도록 무슨 이야기

하룻밤 상을 놓고 학의 봉우리에서 가을 늦은 때 何人 何事 何方 何由 何處 何時

다시 또 만날 날은 언제쯤일지 세상일은 아련해 맺지를 못해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는데

헤어져야 하고 다시 만날 기약은 할 수가 없다 松雲海運淸談인지 時事인지

閑談 弄談 笑談 才談 漫談 美談 淫談 論談 政談 情談 懇談 古談 高談 怪談 奇談 野談

私談 對談 壯談 相談 會談 雜談 餘談 俗談 眞談 險談

 

충무공 이순신

1545 汝諧 李舜臣(15451598)忠武 德水 亂中日記

閑山島夜吟(한산도야음) 한산섬 밤에-李舜臣

水國秋光暮(수국추광모) 물의 나라 가을빛 저물어감에

驚寒雁陣高(경한안진고) 추위 놀란 기러기 줄지어 난다 놀랄경 줄진

憂心轉輾夜(우심전전야) 마음시름 뒤척여 잠 못 드는 밤 구를전전

殘月照弓刀(잔월조궁도) 조각달이 비치니 활과 칼이라

87 한산섬 밤에 閑山島統營 앞바다에 있는 섬이다 통영은 三道水軍 統制營의 준말인데

요즘 말로는 해군총사령부이다 이순신은 三道水軍統制使 곧 해군참모총장이다

물나라 가을 저묾의 빛깔 추위에 놀라 기러기 높이 바다 가을에 기러기 줄지어 온다

雁陣은 군사용어 鶴翼陣 長蛇陣 背水陣 一字陣 魔方陣 魚鱗陣 胡蝶陣

걱정하는 맘 잠 못 드는 밤 남겨진 달이 활 칼을 비춰 잠이 오지 않아 밖에 나가보니

날카로운 달이 활과 칼을 비춘다 殘月과 무기가 닮았다 기러기는 진을 치고 달은 무기다

輾轉反側은 시경의 처음에 나온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잠을 못 이룸을 나타내고 照弓刀

구절도 옛 시에 있다 충무공의 잠 못 이루는 시름을 아는가 한산섬에는 制勝堂이란 건물이

있다 制勝이란 말은 승리를 만듦이다 孫子兵法에 있는 말이다

 

촌은 유희경 천인신분 朴淳에게 唐詩 배움 白大鵬 함께 風月香徒 모임

1545 應吉 村隱 劉希慶(15451636) 江華 村隱 集喪禮抄

贈癸娘1(증계랑1) 계랑에게 주며 ※梅窓 李桂生(15731610)-劉希慶

我有一仙藥(아유일선약) 내게 있으니 신선 약 하나

能醫玉頰嚬(능의옥협빈) 넉넉히 고쳐 얼굴 찡그림 ※嚬蹙

深藏錦囊裏(심장금낭리) 깊이 감춰둔 비단 주머니 ※ 주머니낭 불알낭

欲與有情人(욕여유정인) 주려함이니(함께 하려고) 정든 이 있어(정이 든 사람)

88 계랑에게 주며 계랑은 癸酉(1573)에 태어나 癸生 桂生이라 부른 扶安기생 梅窓이다

유희경은 당시 이름 있는 시인인데 매창을 보고 이런 시를 주었다 매창도 유희경을 알아본다

나이 차이가 스물여덟인데 서로 오가는 시가 여럿이다 매창이 먼저 죽어 유희경이 슬퍼한다

나에게는 있으니 신선 약 하나 고칠 수도 있으니 얼굴 찡그림 작업을 건다 자신감이 있다

깊이 감춰 놓았지 비단 낭 속에 주고 싶어 있으면 정든 사람이 錦囊? 仙藥? 원관념은?

는 주다의 뜻과 함께라는 뜻이 있다 有情/ 유정한 사람 /情人 정인이 있어

 

사계 김장생

1548 希元 沙溪 金長生(15481631)文元 光山 家禮輯覽

伽山逢尹正卿(가산봉윤정경) 가야산에서 윤정경을 만나-金長生

邂逅伽倻山(해후가야산) 뜻함 없이 만나니 가야산에서 만날해후 절가 땅이름야

行裝帶雨痕(행장대우흔) 꾸린 차림 비 맞아 자국이 남아 꾸밀장 띠대 흉터흔

相逢方一笑(상봉방일소) 서로 만나 보고는 한번 웃고서

相對却忘言(상대각망언) 서로 마주 멎어서 말을 잊었네

89 가야산에서 윤정경을 만나 누구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는가 여러 가지다

언뜻 만나니 가야산에서 꾸린 차림에 비 맞은 자국 뜻하지 않은 곳에서의 만남이다 꼴이

서로 만남에 한번 웃고서 서로 마주해 되레 말 잊어 서로 웃음은 어떤 웃음이며 서로를

보고서도 말을 잊은 까닭은 무엇인가 은 막 마침 바야흐로 이며 은 도리어 웬걸 이다

 

백호 임제

1549 子順 白湖 林悌(15491587) 羅州 花史

無語別(閨怨)(무어별(규원)) 말없이 헤어짐(규원)-林悌

十五越溪女(십오월계녀) 열다섯 넘은 소녀 시냇가에서 넘을월

羞人無語別(수인무어별) 남들이 부끄러워 말없이 작별 바칠수

歸來掩重門(귀래엄중문) 돌아와선 덧문을 닫아걸고서 가릴엄

泣向梨花月(읍향이화월) 울면서 바라보네 배꽃에 달을 울읍

90 말없이 헤어짐 말도 못하고 떠나보냄을 관찰자가 알아본다 아낙은 그저 슬피 탓한다

열대여섯 살 시내아가씨 남부끄러워 말없이 헤져 아가씬지 아낙인지 남들 볼세라

돌아와서는 덧문을 걸고 울어 바라네 배꽃에 달을 남모르게 숨어 울어 하얀 배꽃 하얀 달빛

 

서경 유근

1549 晦夫 西坰 柳根(15491627)文靖 晉州 西坰集

風竹(풍죽) 풍죽-柳根

松枝遇風折(송지우풍절) 솔가지 꺾여 바람을 만나

竹樹隨風亞(죽수수풍아) 대나무 숙여 바람 따라서

等是傲霜姿(등시오상자) 이 같은 모습 서리는 깔봐

淸標孰高下(청표숙고하) 맑음 내걸어 무슨 높낮이

91 바람에 대나무 대나무 곧다하여 군자라 하나 바람 앞에 휘어져 무슨 군잘까

솔가지 바람 만나 꺾여 부러져 대나무 바람 따라 굽혀 휘어져 소나무 꺾여 대나무 휘여

이 같은 꼴을 하고 서리를 깔봐 맑음 걸어 누구라 높이고 낮춰 바람 앞에 이 같은 꼴

다시 보아야 서리를 깔봄이란 虛構假飾이다 바람도 바람 나름이겠지만

 

창주 차운로 차천로의 아우

1559 萬理 滄洲 車雲輅(15591637) 延安 滄洲集

東屯八詠(동둔팔영) 동둔팔영-車雲輅

楊花雪欲漫(양화설욕만) 버들 꽃 눈인 듯이 날리려 하고 질펀할만

桃花紅欲燒(도화홍욕소) 복사꽃 붉은 것이 불붙은 듯해 사를소

繡作暮江圖(수작모강도) 수놓아 지었으니 저문 강 그림 수수

天西餘落照(천서여락조) 하늘의 서쪽에는 남은 해 비춰 비출조

92 동둔의 여덟 노래 동쪽에 진을 치고 때는 임진왜란인지 정유재란인지

버들 꽃 날려 눈처럼 흩여 복사꽃 붉어 불이 붙은 듯 하얀 버들 꽃 붉은 복사꽃 때는 봄

수를 놓아서 저문 강 그림 하늘 서쪽엔 남은 해 비쳐 아름다운 푸른 강 그림과 같고

하늘 맞은 서쪽엔 붉은 노을이 때는 저녁 전쟁 속 금수강산 봄날 저녁에

 

죽암 허경윤 선조 때

1560 竹庵 許景胤(??) 竹庵逸集

山居(산거) 산에 살며-許景胤

柴扉尨亂吠(시비방란폐) 사립문에 삽살개 몹시도 짖고 섶시 문짝비 짖을폐

窓外白雲迷(창외백운미) 창밖에 흰 구름은 떠돌아 헤매 미혹할미

石徑人誰至(석경인수지) 돌길에 사람이면 누군가 오나 지름길경

春林鳥自啼(춘림조자제) 봄 숲에 새만 홀로 우짖기만 해 울제

93 산에 살며 앞의 80산에 있는 집 83정인홍과 오고감을 끊어와 비교해 보자

삽짝 삽살개 몹시 짖어대 창밖 흰 구름 떠돌아 감에 개가 짖어도 그런 줄 안다

돌길에 사람 누가 온다고 봄 숲에 새만 저 혼자 울지 누가 오랴 체념해 새가 울지 感情移入

 

옥봉 이씨

1560 玉峰 李氏(?1592) 趙媛 소실 玉峰集(한시32)

閨情(규정) 규방의 정-李玉峯

有約來何晩(유약래하만) 약속해 오시기가 어찌 늦나요 묶을약

庭梅落已多(정매락이다) 뜰 매화 떨어져서 이미 많은데

忽聞枝上鵲(홀문지상작) 갑자기 들린 소리 가지 위 까치 까치작

虛畵鏡中蛾(허화경중아) 쓸데없이 그렸네 거울 안 눈썹 蛾眉나방아 눈썹미

94 아낙의 마음 낭군님 오시기를 기다리는 마음

온다하고서 오기 왜 늦어 뜰 매화 이미 많이도 져서 약속이 있어 기다렸는데 매화꽃은

이미 다 져간다 매화는 새 봄에 핀다 일찍 꽃이 피므로 봄소식의 뜻이 있다 그런데 진다

문득 들으니 가지 위 까치 괜히 그렸나 거울에 눈썹 갑자기 까치 소리를 듣고 거울을 꺼내

화장을 한다 까치는 반가운 사람이 오는 것을 알린다 그런데 괜히 한 화장인가 싶다

 

노계 박인로

1561 德翁 蘆溪 朴仁老(15611642) 密陽 蘆溪集 陋巷詞

卽事(즉사) 느낀 대로-朴仁老

白鷺眠沙際(백로면사제) 백로는 잠자 모래밭 끝에

游魚戲碧波(유어희벽파) 물고기 놀려 푸른 물결을

貪看仍久坐(탐간잉구좌) 탐내 바라봐 오래 앉아서

斜日在山坡(사일재산파) 비낀 해 걸려 산에 비탈에

95 느낀 대로 그 자리에서 일어난 일을 바로 읊은 시를 卽事라 하니 즉흥시이다

해오라기 잠자러 모래밭 끝을 물에 고기 놀아서 푸른 물결이 해오라기 날아가 물에는 고기

탐이나 보기 거듭 오래도 앉아 기울은 해 걸리니 산에 비탈에 한참을 보았더니 해도 서산에

 

허난설헌 허균의 누나

1563 景樊 蘭雪軒 許楚姬(15631589) 陽川 蘭雪軒集

無題(讖詩)(무제(참시)) 무제-許蘭雪軒

碧海浸瑤海(벽해침요해) 파란바다 잠기니 푸른 옥 바다

靑鸞倚彩鸞(청난의채난) 푸른 난새 기대니 빛 고운 난새

芙蓉三九朶(부용삼구타) 부용꽃 삼구 떨기 스물일곱이

紅墮月霜寒(홍타월상한) 붉게도 떨어지네 달 서리 차게

96 무제 제목 없음 또는 참시라 함에 이란 예언함인데 허난설헌이 스물일곱 살에 죽는다

파란 바다는 옥 잠긴 바다 푸른 난새는 빛 고운 난새 아름다운 옥으로 바다에 잠겨

푸른 난새 방울은 빛깔만 곱다 話者의 재주를 다 펼치지 못함을 나타내는 것인가

부용 꽃떨기 스물일곱에 붉게 떨어져 달 서리 차게 꽃 피어 한창 때에 떨어짐을 탓하는가

 

상촌 신흠

1566 敬叔 象村 申欽(15661628)文貞 平山 野言

旅燈(여등) 여관 등불-申欽

旅館殘燈夜(여관잔등야) 나그네 묵는 집에 등불 밝힌 밤 해칠잔

孤城細雨秋(고성세우추) 외로운 옛 성에는 가을 가랑비 가늘세

思君意不盡(사군의부진) 임을 그려 뜻함은 다함이 없어

千里大江流(천리대강류) 천리를 커다란 강 흘러만 간다

97 여관 등불 나그네 집에 등불을 키고 지친 나그네 잠 못 이룸은 무슨 까닭이 있어서겠지

나그네 집에 등불 남은 밤 외로운 성에 가랑비 가을 가을밤 외로운 성 등불 가랑비

그대를 그려 뜻 아니 다해 천리라 해도 큰 강은 흘러 그대에 대한 아쉬움 강에 실어 보내나

 

교산 허균

1569 端甫 蛟山 許筠(15691618) 陽川 惺所覆

夜坐(야좌) 밤에 앉아서-許筠

經卷橫烏几(경권횡오궤) 경서 책 비껴 있어 검은 책상에

香煙裊鴨鑪(향연뇨압로) 향 연기 하늘거려 오리향로에 간드러질뇨

不知軒冕客(부지헌면객) 알지 못해 높다란 벼슬아치들

能似此翁無(능사차옹무) 이 늙은이 같아선 할 수 없어서

98 밤에 앉아서 같은 제목의 시는 다른 이에게도 많다 늦은 밤 잠 못 이루는 까닭은?

경서 책 놓여 검은 책상에 향 연기 올라 오리향로에 책을 펴놓고 마음 모아서

알지 못하니 벼슬 높은 이 이같이 함에 이 사람 없어 어째 모를까 나는 못하니

 

석주 권필 허균의 친구

1569 汝章 石洲 權韠(15691612) 安東 石洲集

昨夜(작야) 어젯밤-權韠

昨夜西園醉(작야서원취) 어제 밤에 취하니 서쪽 동산서

歸來對月眠(귀래대월면) 돌아와서 달 보며 잠이 들었네

曉風多意緖(효풍다의서) 새벽바람 많은 뜻 실마리 보여

吹夢到梅邊(취몽도매변) 꿈에도 바람 불어 매화에 닿네

99 어젯밤 밤 동산 놀이

어젯밤 취해 서쪽 동산서 돌아와 자니 달을 끼고서 밤 동산에 놀다가 달 아래 잠자

새벽바람에 많은 뜻 풀려 꿈에도 불어 매화 곁까지 날이 새 부는 바람 매화나무에

 

滴滴(적적) 방울 방울져-權韠

滴滴眼中淚(적적안중루) 방울 방울져 눈시울 눈물

盈盈枝上花(영영지상화) 송이 송이로 가지에 꽃이

春風吹恨去(춘풍취한거) 봄바람 불어 한이 사라져

一夜到天涯(일야도천애) 하룻밤 닿아 하늘 끝까지

100 방울방울 첫 구절 첫 낱말을 제목으로 삼았다 따로 제목이 없을 때 이렇게 제목을 단다

방울방울 맺히니 눈시울 눈물 가득가득 채우니 가지에 꽃이 맺힌 눈물에 꽃망울 바래

봄바람이 불어서 한이 사라져 밤 하나에 닿으니 하늘가까지 봄바람 불어 밤새워 바래

 

청음 김상헌 斥和論

1570 叔度 淸陰 金尙憲(15701652)文正 安東 淸陰全集

路傍塚(노방총) 길가의 무덤-金尙憲

路傍一孤塚(노방일고총) 길가에 하나 외로운 무덤 路傍一塚孤

子孫今何處(자손금하처) 아들손자는 이제 어느 곳 孫子今何處

惟有雙石人(유유쌍석인) 오직 있으니 한 쌍 돌사람 惟有石雙人文人石 武人石

長年守不去(장년수불거) 오랜 해 지켜 떠나지 않아 長年守不去

101 길가의 무덤 길을 가다가 본 무덤에 느낌이 일어 ※총고 손자 석쌍으로(二四不同)

길가에 댕그라니 무덤 하나가 손자들은 이제껏 어디 있는지 규모 있는 무덤에 돌봄 없는 듯

오직 있어 짝지어 돌사람 둘이 오랜 해를 지켜내 떠나지 않고 문인석 무인석만 우두커니 서

 

영내 조신준

1573 公著 寧耐 曺臣俊(1573?) 嘉興 松都雜記

閨怨(규원) 규방의 원망-曺臣俊

金風凋碧葉(금풍조벽엽) 가을바람 푸른 잎 시들게 하고 시들조

玉淚鎖紅頰(옥루쇄홍협) 고운눈물 붉은 뺨 얼룩지게 해 쇠사슬쇄 뺨협

瘦削只緣君(수삭지연군) 여윈 몰골 이처럼 낭군 때문에 파리할수 깍을삭

君歸應棄妾(군귀응기첩) 낭군님 돌아오면 날 버리겠네 버릴기 첩첩

102 아낙의 한탄 버림받은 아낙네의 원망으로 같은 제목의 시는 참 많다

가을바람에 시든 푸른 잎 옥 눈물 흘러 거친 붉은 뺨 對句 比肩 세월은 가고 눈물은 나고

여윈 몸 다만 그대에 매여 그대 와보면 날 버리겠네 因果 連繫 그대 그리다 그대 버릴라

 

매창 이계생 扶安기생

1573 天香 梅窓 李桂生(15731610) 梅窓集

贈醉客(증취객) 취한 손님에게-李桂生

醉客執羅衫(취객집라삼) 취한 손님 잡으니 비단저고리 잡을집 적삼삼

羅衫隨手裂(나삼수수열) 비단적삼 뿌리쳐 찢어졌는데 찢을열

不惜一羅衫(불석일라삼) 비단적삼 하나는 아깝지 않아 아낄석

但恐恩情絶(단공은정절) 다만 걱정 은정이 끊어질까봐 두려울공

103 취한 손님께 옷은 좋은 옷 손님은 더 좋아 아깝지마는 내색을 못해

손님이 취해 비단옷 잡아 비단저고리 손 따라 찢겨 어째 취해버렸나 그리 찢겨 버렸나

아니 아까워 한 비단적삼 다만 걱정돼 베푼 정 끊김 얇고 가벼운 비단저고리 그러나

두텁고 무거운 손님 베푼 정 羅衫 羅衫 羅衫 반복의 의미는 아깝기는 해

 

白雲寺(백운사) 백운사-李桂生 10세 때

步上白雲寺(보상백운사) 걸어 올라가 흰 구름 절에 步上雲雲寺

寺在白雲間(사재백운간) 절이 있으니 흰 구름 사이 寺存白白間

白雲僧莫掃(백운승막소) 흰 구름 스님 쓸지 말아요 白雲僧莫掃

心與白雲閑(심여백운한) 마음 더불어 흰 구름 느긋 心與白雲閑

104 백운사 절 이름인지 흰 구름에 쌓인 절인지 열 살 나이는 요즘 초등3학년쯤

걸어서 올라가니 흰 구름 절에 절이라 있는 곳이 흰 구름사이 구름 곁으로 구름 속에서

흰 구름을 스님은 쓸지 마셔요 마음과 함께하니 흰 구름 느긋 구름 함께해 구름 같아라

 

신독재 김집 金長生(15481631)의 아들

1574 士剛 愼獨齋 金集(15741656)文敬 光山 愼獨齋文集

(만제) 늘그막에 짓다-金集

小惠猶知感(소혜유지감) 작은 베풀음 느껴 알아서

方冬如挾纊(방동여협광) 마치 겨울에 솜옷 입은 듯 낄협 솜광

況乎得其心(황호득기심) 하물며 얻은 그 마음이면

可令死長上(가령사장상) 하게 될 거야 목숨을 바쳐

105 늦게야 지어 저묾을 지어 늘그막을 지어 晩時 晩照 晩年이 된다

조그만 베풀음을 느껴 알음은 바야흐로 겨울에 솜옷 껴입기 작은 은혜는 쉽게 느껴져

하물며 그렇다고 얻어진 마음 옳게 시켜 죽어도 오래를 위에 漢詩形式에서 平仄

소리의 높낮이인데 둘째 와 넷째 는 달라야하고 起句承句 轉句結句는 달라야 한다

 

잠곡 김육

1580 伯厚 潛谷 金堉(15801658)文貞 淸風 朝天日記

有感(유감) 느낌이 있어-金堉

世事不堪說(세사불감설) 세상의 일 못 견뎌 말하게 되나 견딜감

心悲安可窮(심비안가궁) 마음 슬퍼 어떻게 말로 다할까

春風雙涕淚(춘풍쌍체루) 봄바람에 두 줄기 눈물이 흘러 눈물체루

獨臥萬山中(독와만산중) 혼자만 누웠으니 온 산 가운데

106 유감 느끼는 바가 있어 獨白이다 ※有感 : 느낌이 있음 遺憾 : 언짢은 마음

세상일 말해 못 견디어서 마음 슬퍼도 어찌 다할까 할 말 있는데 말 할 수 없다

봄날 바람에 두 줄기 눈물 홀로 누웠네 모든 산속에 봄날인데도 산에 숨었다

 

미수 허목

1595 文甫 眉叟 許穆(15951682)文正 陽川 東事

題蔣明輔江舍(제장명보강사) 장명보의 강가 집에 줄장 덧방나무보-許穆

江水綠如染(강수록여염) 강물은 파아랗게 물들인 듯이

天涯又暮春(천애우모춘) 하늘 끝엔 또다시 봄이 저물어 물가애

相逢偶一醉(상봉우일취) 서로 만나 벗하여 한번 취하니

皆是故鄕人(개시고향인) 모두가 옳다구나 고향사람이

107 장명보의 강가 집에 장명보의 집에 모여 한잔 하면서 왜 모였을까

강물 푸르러 물들인 듯이 하늘 끝 또한 봄이 저물어 강에 비친 그림자 綠陰이려니

서로 만나서 벗해 취하니 다들 옳거니 고향사람이 만나 마셔 취하니 너나 똑 같지

 

춘포 엄의길 영월사람

1600 여종 春圃 嚴義吉(??)

夜坐(야좌) 밤에 앉아-嚴義吉

谷靜無人跡(곡정무인적) 골짜기는 고요해 발길이 없어 자취적

庭空有月痕(정공유월흔) 뜰도 비어 달빛만 왔다갔구나 흉터흔

忽聞山犬吠(홀문산견폐) 갑자기 듣노라니 산에 개 짖어 짖을폐

沽酒客敲門(고주객고문) 술 사들고 손님이 문을 두드려 팔고 두드릴고

108 밤에 앉아 무얼 하느라 누굴 기다려

골짝 고요함 찾는 이 없어 뜰은 비어도 달빛 왔다가 고요한 골짝 달이 뜬 뜰에

문득 들으니 산에 개 짖어 술을 사갖고 손님 문에 와 희망사항을 망연히 갈망 ※推敲

 

윤홍찬 숙종 때

1600 尹弘璨(??)

春雨(춘우) 봄비 ※海東遺珠(洪世泰)-尹弘璨

柳色雨中新(유색우중신) 버들 색 빗속에서 새로워지나 ※푸른 잎

桃花雨中落(도화우중락) 복사꽃 비 맞고서 떨어지구나 ※붉은 꽃

一般春雨中(일반춘우중) 매한가지 봄비는 오는 가운데 ※봄은 上昇 비는 下降이미지

榮悴自堪惜(영췌자감석) 피고지고 스스로 견뎌 못 견뎌 파리할췌 견딜감 아낄석

109 봄비 봄비 내리는 정경에 서로 나뉨을 나타내고 있다 잎(푸름)과 꽃(붉음)의 대조

버들 빛 새록 빗속에 빛깔 복사꽃 떨렁 비를 맞고서 平聲이면 가운데 去聲이면 맞다

다 마찬가지 봄비 가운데 피고 시들음 낫고 가엽고 이렇던 저렇던 저절로 저하기 따름

 

귀석 김득신

1604 子公 龜石 金得臣(16041684) 安東 栢谷集

題畵(제화) 그림 제목으로 ※龍湖 용호에서-金得臣

古木寒烟裏(고목한연리) 오랜 나무 차디찬 연기 속에서

秋山白雨邊(추산백우변) 가을 산은 하얀 비 곁에 머물러 가변

暮江風浪起(모강풍랑기) 저문 강 바람물결 일어나는데 물결랑

漁子急回船(어자급회선) 고기잡이 바쁘게 배를 돌리네 고기잡을어

110 畵題로 지어 시인 김득신으로 화가인 兢齋 金得臣(17541822)과 다른 사람

오랜 나무는 찬 연기 속에 가을 산에는 하얀 비 둘러 산수화 근경은 나무 원경은 가을 산

저문 강 일어 바람 물결이 어부 서둘러 배를 돌린다 저녁 강마을 배 위에 어부

 

우암 송시열

1607 英甫 尤庵 宋時烈(16071689)文正 恩津 宋子大全

赴京(부경) 서울에 오니 나아갈부-宋時烈

綠水喧如怒(녹수훤여노) 푸른 물 시끄러움 성이 난 듯이 의젓할훤

靑山(청산묵사빈) 푸른 산 꼼짝 않기 토라져있어 찡그릴빈

靜觀山水意(정관산수의) 가만히 바라보아 산수의 뜻은

嫌我向風塵(혐아향풍진) 내가 바란 풍진을 싫어하기에 싫어할혐

111 서울 올라가 서울에 와서 느낌을 읊으니 마음 한쪽의 自激之心을 보인다

푸른 물 시끌 성이 난건지 푸른 산 가만 찌푸려선지 물 불어 흘러 산 짙게 덮여 철에 맞는

경관인데 이에 임하는 화자의 심리가 이입되어 나타난다 對句 直喩 擬人化

무던히 살펴 산수의 뜻은 내가 싫다네 풍진 바라니 山水風塵 靜觀意向

 

초려 이유태

1607 泰之 草廬 李惟泰(16071684)文敬 慶州 草廬集

藥山東臺(약산동대) 약산동대-李惟泰

藥石千年在(약석천년재) 약산바위 천년을 버텨 서있고 약약

晴江萬里長(청강만리장) 강 말갛게 만 리에 길게 뻗쳤다 갤청

出門一大笑(출문일대소) 문을 나서 한바탕 크게 웃으나

獨立倚斜陽(독립의사양) 홀로서서 기대니 기울은 햇볕 의지할의 비낄사

112 약산동대 약산에 있는 동대라는 집인지?

약산바위에 천년을 버텨 강은 말갛게 만 리를 뻗어 천년의 시간 만 리의 공간 많다는 뜻

문을 나서며 한바탕 웃어 혼자 섰으니 햇빛이 비껴 一大 獨立 하나 혼자의 뜻

 

석담 권대운

1612 時會 石潭 權大運(16121699) 安東 領議政

過古都(과고도) 옛 서울을 지나며-權大運

暮雲連廢堞(모운련폐첩) 저녁구름 이어진 허물어진 성 폐할폐 성가퀴첩

寒雨洗荒臺(한우세황대) 차가운 비 씻으니 거칠어진 대 씻을세 거칠황 돈대대

山色靑依舊(산색청의구) 산 빛은 푸르러서 그대로 옛날

英雄幾去來(영웅기거래) 영웅이 오고 가고 몇 번이더냐

113 옛 서울을 지나며 제목만으로는 어느 곳인지 알 수 없다 ※麥秀之嘆

저녁구름 뜬 허물어진 성 찬비에 씻겨 거칠어진 대 날 저묾과 성 허물어짊 성가퀴의 실루엣

저묾 : 차가움 구름 : 비 이음 : 씻김 : : 對句로 점층 강조

산에 빛 푸름 옛날 그대로 영웅 얼마나 오고 갔는지 산은 그대로인데 사람은 바뀌었다

 

규창 이건 선조의 손자 시서화 三絶

1614 子强 葵窓 李健(1614~1662) 全州 葵窓集

山中(산중) 산에서-李健

春山多草木(춘산다초목) 봄에 산에는 풀 나무 많아

樵路細難分(초로세난분) 나무하는 길 좁아 못 알아

匹馬煙霞裡(필마연하리) 한 마리 말에 안개노을 속

猶疑上白雲(유의상백운) 오히려 헤매 오른 흰 구름

114 산속에 깊은 산속 좁은 숲길 오를 때는 안개 속이 올라보니 구름이라

봄날에 산속에는 풀 나무 짙어 나무하던 길 흐릿 알기 어려워 사람 안 다녀 길 분간 못해

한 마리 말과 함께 안개노을 속 어째 헤매 오르니 흰 구름 위에 煙霞는 고요한 山水의 비유

이면서 길 찾기 어려움에 雪上加霜의 의미와 시간의 經過를 뜻한다 높은 산을 오를 때 안개라

여기다가 올라가서 오른 길을 굽어보면 구름을 지나왔음을 알 수 있다

 

처능대사

1617 愼守 白谷 處能 金氏(16171680) 白谷集

寄呈江陽金明府(기정강양김명부) 강양 김명부에게 드림 드릴정-處能

萬壑秋雲曉(만학추운효) 만 골짝 가을구름 날 새는 새벽 골학 새벽효

千峯落月時(천봉락월시) 천도 넘는 봉우리 달이 질 때면

相思一枕夢(상사일침몽) 서로 생각 똑같이 베갯머리 꿈

隨雁到江湄(수안도강미) 기러기를 따라서 닿은 강물 가 물가미

115 강양 김명부에게 드림 江陽인지? 지명인지? 江陽(경남 합천의 옛 이름)

만 골짝 새벽 가을구름에 천의 봉우리 달 떨어질 때 對句 : : 날이 샘 : 달이 짐

날이 새는데 해는 안 보여 달이 지는데 어떤 달인지 달 지는 때가 새벽이면 보름달

서로 생각에 같은 잠 꿈에 기러기 따라 닿는 강물 가 서로 그리니 서로 같은 꿈

結句는 꿈에 만나러 감을 뜻하며 은 편지이니 이 를 부쳐 닿음도 뜻한다

 

석문 임규

1620 文仲 石門 任奎(16201687) 豊川 觀察使

江村夜興(강촌야흥) 강촌에서 밤의 흥이-任奎

月黑烏飛渚(월흑오비저) 달은 어둑 까마귀 물가에 날고 물가저

烟沈江自波(연침강자파) 안개 자욱 강에는 절로 물결쳐

漁舟何處宿(어주하처숙) 고깃배는 어디서 묵어야하나

漠漠一聲歌(막막일성가) 아득한데 한 가락 노랫소리가 사막막

116 강마을에 밤의 흥이 밤경치에 흥인지 노랫소리 흥인지 어울린 흥이리라

달 어둔 물가 까마귀 날고 안개 자욱 강 절로 물결쳐 어둠과 까마귀에 달과 안개 黑白對比

날아감과 물결침에 달과 안개 動靜對比

고기잡이배 어디에 대나 아득한데도 한 가락 노래 고깃배를 댄다 고기를 잡았으니 노래는

어부의 노래이리라

 

한희설 인조 때

1620 聖弼 韓希卨(??) 府使

詠新曆(영신력) 새 달력을 읊어-韓希卨

爾帶明年節(이대명년절) 너는 벌써 두르니 내년의 철을 띠대

先傳世上人(선전세상인) 먼저 미리 알리니 세상 사람에

天涯老病客(천애로병객) 하늘 끝에 늙어서 병든 나그네 물가애

寧欲不知春(녕욕부지춘) 차라리 몰랐으면 봄이 온 줄을

117 새 달력을 읊어 새 달력이 나왔다 또 한 해가 지나간다 나이 든 사람에게의 느낌은?

이리 두르니 이듬해 철을 선뜻 알리니 세상 사람에 새 달력을 문득 본다 벌써 나왔나 싶다

하늘 끝 멀리 늙어 병든 객 차라리 싶어 봄을 몰라야 고향을 떠나있는 나그네에 병마저

들어 다음 봄을 기약 할 수 없다 괜히 달력을 보았는가 싶다

 

신익성의 비

1620 申翊聖(15881644)

懷人(회인) 품은 사람-申翊聖

落葉風前言(낙엽풍전언) 잎 떨구며 바람에 하는 말이라

寒花雨後啼(한화우후제) 꽃 싸늘해 비 온 뒤 흐느낌이라 울제

相思今夜夢(상사금야몽) 서로 생각 오늘밤 꿈을 꾸며는

月白小樓西(월백소루서) 달 밝힌 작은 누각 서쪽이라오

118 품은 이 시의 작가는 이름을 모른다 누구의 여종이란 것 밖에 품은 이는 누구일까?

떨어지는 잎 바람 앞에 말 차가운 꽃잎 비 온 뒤 울어 對句로 님의 말과 자신의 울음을

서로 생각에 오늘밤 꿈에 달이 밝아서 작은 루 서로 생각 간절해 오늘밤에도 만나는 꿈을

 

갈암 이현일

1627 翼升 葛庵 李玄逸(16271704)文敬 載寧 葛庵集

絶筆(절필) 붓을 놓음-李玄逸

草草人間世(초초인간세) 풀풀 풀잎 사람들 사는 세상에

居然八十年(거연팔십년) 머물러 살아간 지 여든의 해가

生平何所事(생평하소사) 한 평생 일을 함에 어떠했는가

要不愧皇天(요불괴황천) 바라건대 하늘에 부끄럼 없길 부끄러워할괴

119 붓을 놓으며 절필선언이다 뜻을 못 얻어서가 아니라 나이가 많아서 인듯하다

풀잎과 같지 사람세상이 머물러 있어 여든의 나이 풀같이 자라 풀처럼 시들어

살아 한 삶에 섬길 바 무엇 찾아 하늘에 부끄럼 없길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孟子 盡心篇 君子有三樂 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 得天下英才 而敎育之 三樂也

 

문곡 김수항 金尙憲 손자

1629 久之 文谷 金壽恒(16291689)文忠 安東 文谷集

雪夜獨坐(설야독좌) 눈 오는 밤 홀로 앉아-金壽恒

破屋凉風入(파옥량풍입) 허물어진 집 싸늘한 바람

空庭白雪堆(공정백설퇴) 텅 빈 뜰에는 흰 눈에 쌓여

愁心與燈火(수심여등화) 시름한 마음 함께한 등불

此夜共成灰(차야공성회) 이 밤에 같이 재가 되었네

120 눈 오는 밤 혼자 앉아 혼자 앉아 밤에 혼자 앉아 눈 오는 밤에 혼자 앉아

부서진 집 싸늘해 바람 들어서 텅 빈 뜨락 하얗게 눈이 쌓여서 바람 드는 추운 집에

눈 내리는 겨울 뜰에 잠 못 자고 앉아 밤을 새는 까닭은 무슨 걱정이 있어서일까

시름하는 마음에 등불 더불어 이 밤을 함께하며 재가 되느니 시름하는 마음에 깜박이는

등불과 밤을 꼬박 샜으나 등불도 마음도 재만 남을 따름이다 同病相憐 對照比較

17세 때 지은 시

 

운곡 한우기 효종 때

1630 雲谷 韓友琦(??) 郡守

山村暮景(산촌모경) 산촌의 모경-韓友琦

屋上煙初起(옥상연초기) 지붕위에 연기가 비로소 일어

林間鳥欲棲(임간조욕서) 수풀사이 새들은 둥지를 찾아 살서

牧童橫短笛(목동횡단적) 목동은 비껴들어 짧은 피리를 피리적

驅犢下山蹊(구독하산혜) 송아지를 몰아서 산길 내려가 몰구 송아지독 지름길혜

121 산마을의 저녁 牧歌的 雰圍氣

지붕 오르는 연기 막 일어 숲 사이 새는 둥지로 들어 밥 짓는 연기 새들은 바빠

소 모는 아이 피리를 비껴 송아지 몰아 산길 내려가 아이들 느긋 산을 내려가

 

서포 김만중

1637 重叔 西浦 金萬重(16371692)文孝 光山 西浦漫筆 구운몽

春詞2(춘사2) 봄의 노래-金萬重

曲徑芳草侵(곡경방초침) 꼬불꼬불 길 꽃다운 풀로

墜蘂春風送(추예춘풍송) 떨어진 꽃술 봄바람 실려

窓外鳥聲多(창외조성다) 창문밖에는 새소리 시끌

喚起窓間夢(환기창간몽) 불러 일으켜 창 사이 꿈을

122 봄노래 잇달아 지은 連詩 가운데 하나이다

굽이굽이 지름길 꽃다운 풀이 떨어지는 꽃술은 봄바람 실려 봄날 산길 꽃피어 바람에 실려

창 밖에는 새들이 소리를 질러 부르며 일으키니 창 사이 꿈이 새소리에 일어나 창밖을 본다

새 지저귐 꽃잎 날림 꿈이나 생시나 마찬가지다 夢幻的 꿈같은 봄날의 風景

 

현묵 홍만종

1643 宇海 洪萬宗(16431725) 豊山 旬五志

采蓮曲(채련곡) 연을 따는 노래 캘채-洪萬宗

彼美采蓮女(피미채련녀) 저래 고운 아가씨 연밥을 따네

繫舟橫塘渚(계주횡당저) 배 매여 가로질러 연못 물가에 맬계 못당 물가저

羞見馬上郞(수견마상랑) 부끄러워 보이니 말을 탄 사내

笑入荷花去(소입하화거) 웃음이 숨어들어 연꽃 내몰려

123 연 따는 노래 같은 제목의 시가 옛 부터 많다 연꽃과 아가씨가 나온다

저리 고운데 연밥 따는 애 배 매인 물가 연못 질러서 한창 때 처녀 연밥 따는 일

부끄러움에 말 탄 사내에 웃음을 숨겨 연꽃 내몰아 지나는 사내 눈길 부끄럼

 

하곡 정제두 양명학 강화학파

1649 士仰 霞谷 鄭齊斗(16491736)文康 延日 霞谷文集 存言

過松都拜先祖舊墟感圃牧二先生遺事(과송도배선조구허감포목이선생유사)

개성을 지나며 선조 옛터에 참배하고 포은 목은 두 선생 남긴 일에-鄭齊斗

荒城悲故國(황성비고국) 거친 성 슬퍼 오랜 나라가

遺里後孫來(유리후손래) 남겨진 마을 뒷자손 찾아

皎日丹心烈(교일단심렬) 밝은 햇살에 붉은 맘 세차 ※一片丹心

塞天白雪梅(새천백설매) 차가운 날씨 흰 눈에 매화

124 개성을 지나며…… 개성에 가서 선조인 포은과 함께 목은 선생을 그리며

거칠어 성은 슬퍼 오랜 옛 나라 남겨진 마을에로 뒷자손 찾아 허물어진 亡國都城

그 남겨진 마을을 찾은 후손이 시대를 거슬러 당시를 그려본다

밝은 해 붉은 마음 맵고도 세차 추운 날씨 하얗게 눈 속에 매화 밝은 햇살에서 一片丹心

충신의 마음을 헤아리고 추운 날 눈 속의 매화를 보며 그때 절개 있는 선비를 생각한다

 

농암 김창협 金尙憲 증손자 金壽恒 아들 金昌集 아우

1651 仲和 農巖 三洲 金昌協(16511708)文簡 安東 農巖集

竹林亭十詠 東嶺霽月(죽림정십영 동령제월) 동쪽 고개 개인 달-金昌協

夕霽臥遙帷(석제와요유) 저녁에 개여 먼 장막 누워

東峰綠煙歇(동봉록연헐) 동쪽 봉우리 늦 연기 걷혀 煙綠

開簾滿地霜(개렴만지상) 발 걷어 올려 땅 가득 서리

竹上已明月(죽상이명월) 대나무 위엔 이미 밝은 달

125 동쪽 고개 갠 달 죽림정 노래 열 개 가운데 하나다

저녁에 개여 누워 아득한 장막 동녘 봉 푸른 연기 사라져 없어 날 개여 툭 트여 멀리 보여

발 걷으니 가득해 땅에 서리가 대나무 위엔 이미 밝은 달빛이 땅이 하얗고 달도 훤해서

 

삼연 김창흡 金尙憲 증손자 金壽恒 아들 金昌集 아우

1653 子益 三淵 金昌翕(16531722)文康 安東 三淵集

漫詠(만영) 넘침에 읊어-金昌翕

寂寂臨池坐(적적림지좌) 고요히 가만 못가에 앉아

風來水面過(풍래수면과) 바람 불어와 물 닿아 스쳐

高林有病葉(고림유병엽) 높다란 숲에 병든 나뭇잎

一箇委微波(일개위미파) 한 낱 놓으니 잔잔 물결에

126 멋대로 읊어 漫畵 漫筆 漫文 漫錄 漫評 漫談 漫語 漫吟 漫謠

고요 가만 다가가 못가에 앉아 바람은 불어와서 물 닿아 스쳐 고요한 물가 바람이 스쳐

높다란 숲 있으니 병든 나뭇잎 잎 하나 떨쳐놓아 살짝 물결이 나뭇잎 날려 파문이 일어

 

창랑 홍세태 중인 悲切하고 그윽한 서정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에 특히 능함

1653 道長 滄浪 洪世泰(16531725) 南陽 柳下集14

聞雁(문안) 기러기 소리를 듣고-洪世泰

春日江南雁(춘일강남안) 봄날이 되면 강남 기러기

連行亦北飛(연행역북비) 줄지어 또한 북으로 날아

來時見吾弟(래시견오제) 올 땐 보리라 우리 아우는

何事不同歸(하사부동귀) 무슨 일 없어 함께 돌아와

127 기러기 소리에 소식을 기다림 ※雁書는 편지 問安은 안부를 여쭘 철새의 規則性 豫定

봄날에 강남으로 왔던 기러기 줄지어서 또다시 북으로 날아 기러기를 보면서 아우를 생각

오는 때면 보리라 우리 아우를 무슨 일이 아니면 함께 오겠지 아우가 일없이 오기를 바램

 

두기 최성대

1691 士集 杜機 崔成大(1691?) 全義 杜機詩集

古雜曲(고잡곡) 고 잡곡-崔成大

初月上中閨(초월상중규) 초승달이 떠올라 규방 가운데 도장방규

女兒連袂出(여아련몌출) 계집아이 나서니 손에 손 잡고 잇닿을련 소매몌

擧頭數天星(거두수천성) 고개 들어 세느니 하늘의 별을

星七儂亦七(성칠농역칠) 별이 일곱 우리도 일곱이라네 나농

128 옛 이런저런 노래 제목으로 보아 이 같은 옛 노래가 있는 듯하다

초승달 떠서 규방을 비춰 계집애 나와 손에 손잡고 달과 여자 초승달과 계집아이

달이 떠있어 계집아이들이 나온다 소매 이어져 라는 표현은 손에 손잡고(hand in hand)이다

고개 들고서 하늘별 세니 별이 일곱이 우리도 일곱 하늘을 보니 별이 나왔다

별 하나 나 하나 별 일곱 우리도 일곱 1 2 3인칭대명사

 

농와 허채 영조 때

1696 士亮 聾窩 許采(1696?) 陽川

絶句(절구) 절구-許采

志士逢時少(지사봉시소) 뜻있는 선비 때 만남이 어렵고 만날봉

佳人薄命多(가인박명다) 어여쁜 여인 목숨이 짧기 쉽다 엷을박

相看一歎息(상간일탄식) 서로 보고는 기다랗게 한숨을 읊을탄

頭白奈何何(두백내하하) 머리는 흰데 어찌 하오 어찌해 어찌내

129 절구 절구란 제목은 시의 형식을 말하는 것으로 제목이 없는 것이다

뜻 있는 선비 때 맞남 적어 아름다운 이 일 엷음 많아 지사와 가인의 對句

薄命은 할일이 천박하다는 뜻이며 목숨이 짧다는 뜻이 아니다 壽命은 목숨과 할일이다

서로 보고선 기다란 한숨 머리는 희어 어쩌나 허허 한 일자는 길게 쭉 오로지인데

한번뿐으로 하고 머리 흰 것은 세월만 보냄인데 오래도 지냈구나 라는 뜻으로 풀면

뜻 가진 선비 때 맞나 젊어 아름다운 이 엷은 일 많아

서로 보면서 한숨 한번은 머리가 희어 어쩌지 하하

 

국산 엄계흥 영조 때

1700 叔一 菊山 嚴啓興(??) 寧越 菊山集

僧伽寺曉題(승가사효제) 승가사의 새벽을 절가-嚴啓興

泉鳴僧未起(천명승미기) 샘물 울려 스님은 아니 일어나 울명

月出山逾靜(월출산유정) 달이 뜨니 산속은 더욱 고요해 넘을유

倚石發孤吟(의석발고음) 돌에 기대 내느니 외로운 읊음 의지할의

離離松桂影(리리송계영) 멀어져간 소나무 달님그림자 계수나무계

130 승가사의 새벽에 산속에 절 이른 새벽 샘물소리 조그만 달

샘 울려 스님 아니 일어나 달뜨니 산이 더욱 고요해 산속 절 고요함을 반어적으로 부각

돌 기대 내니 외로운 읊음 떼놓은 솔에 달그림자가 산속 고즈넉함을 돌에 기댄 샘물 소리로

솔 사이 어른 대는 달그림자로 드러내고 있다 청각적 시각적 이미지의 대비와 靜中動을 묘사

 

원교 이광사 문인서화가 서체圓嶠體

1705 道甫 圓嶠 李匡師(17051777) 全州 圓嶠書訣 圓嶠集選

詠燕(영연) 제비를 읊어-李匡師

營食違粱稻(영식위량도) 먹어라 주니 곡식 마다해

多言謝是非(다언사시비) 말이 많아도 시비는 물려

嫌猜元不到(혐시원부도) 미움 싫어해 원래 아니 와

終日繞梁飛(종일요량비) 날 다해 둘러 들보에 날아

131 제비를 읊어 이런 시를 詠物詩라 하여 구체적 사물을 묘사하며 제목에 사물을 명시한다

먹기 꾸려 틀리니 기장 나락과 말 많아도 물리니 옳다 그르다 제비를 관찰하여 제비성질을

읊으며 빗대어 상징과 풍자를 곁들인다 좋은 곡식을 먹지 않고 떠들어도 시비는 하지 않는다

샘냄을 싫어하니 원래 아니 와 날을 다해 둘러봐 들보를 날아 반기지 않으면 가지도 않고

가서도 머물 데를 찾는데 쉽지가 않아 한참 걸린다

 

혜환 이용휴 성호 이익의 조카

1708 惠寰 李用休(17081782) 驪州 惠寰詩集

送申使君光洙之任漣川(송신사군광수지임연천) 사군 신광수를 연천임지로 보내며

世俗有恒言(세속유항언) 사람 세상에 늘 있는 말이란 게

文人無所用(문인무소용) 글을 하는 이 쓸모가 없다하네

公爲一洗之(공위일세지) 공이 하시게 이를 씻어 주시게 씻을세

使知文人重(사지문인중) 알게 해야지 글하는 이 무겁게

132 신광수를 임지로 보내며 송별의 읊음인데 믿음과 기대를 보냄이다 ※1771년 연천현감

세상에 있어 늘 있는 말이 글하는 사람 쓸데없다며 세속 인심 이끗에 끌려 멀리 못 보는데

공이 하시게 확 씻어 내어 알게 해야지 글한 이 무게 이를 떨어 없앨 이로 큰 믿음을 보임

 

석북 신광수 신숙주 후손 윤두서의 사위

1712 聖淵 石北 申光洙(17121775) 高靈 浮海錄

山石(산석) 산에 있는 돌-申光洙

孤煙發茅屋(고연발모옥) 외로운 연기 띳집에 올라

山犬吠蕭蕭(산견폐소소) 산에 개 짖어 쓸쓸하여서

遙遠楓林下(요원풍림하) 아득히 멀리 단풍 숲 아래

暮歸隣舍樵(모귀린사초) 저묾에 오는 이웃 나무꾼

133 산에 있는 돌 우리나라는 산의 완사면에 돌이 쌓여 있다 지진이 없는 까닭이다

외로운 연기 피어 띳집 위으로 산에 개 짖어대니 쓸쓸해선지 산에 외딴집 고즈넉한데

아득하게 멀리서 단풍 숲 아래 저물어 돌아오지 이웃 나무꾼 늦은 가을에 나무해 온다

 

순암 안정복 李瀷 스승으로 經學 史學 뛰어난 남인

1712 百順 順菴 安鼎福(17121791)文肅 廣州 東史綱目 臨官政要

雲山吟(운산음) 구름 산을 읊어-安鼎福

白雲有起滅(백운유기멸) 흰 구름 있어 일다 사라져

靑山無改時(청산무개시) 푸른 산 없어 고치는 때가

變遷非所貴(변천비소귀) 바꿔 옮기기 아니 높일 바

特立斯爲奇(특립사위기) 우뚝 서 이리 빼어남 삼아

134 구름 낀 산에서 구름과 산의 대비 對句 隱喩 動靜 白靑 雲山 有無

흰 구름에 있으니 일다 사라져 푸른 산엔 없어서 고치는 때가 구름 오락가락 푸른 산 가만

바꾸고 옮겨가니 아니 높일 바 우뚝하게 서있어 이리 빼어나 변절과 절개의 가치

 

표암 강세황 시서화 삼절의 사대부 화가

1713 光之 豹菴 姜世晃(17131791)憲靖 晉州 豹菴遺稿

桃花圖(도화도) 복사꽃 그림-姜世晃

今歲春寒甚(금세춘한심) 올해는 봄이 너무나 추워

桃花晩未開(도화만미개) 복사꽃 늦어 아니 피었네

從敎庭樹寂(종교정수적) 따라 고요해 뜰에 나무는

花向筆頭栽(화향필두재) 꽃을 바라니 붓 머리 피워

135 복사꽃 그림에 그림에 畵題가 있다 화제는 쓰니 그림이 다 좋아 三絶이다

올해 들어 봄날에 추위 너무도 복사꽃이 늦어져 피지를 않아 봄날 추워서 꽃 아니 피어

시켜봐야 뜰 나무 고요도해서 꽃을 바래 붓 머리 심고 가꾸지 기다리다가 꽃그림 그려

 

임서규 영조 때

1730 林瑞珪(??)

月夜(월야) 달밤-林瑞珪

琴罷雲侵壁(금파운침벽) 음악 그쳐 구름이 벽에 피어나 거문고금 그칠파

詩成月滿軒(시성월만헌) 시 이루니 걸린 달 추녀에 가득 추녀헌

夢回天已曙(몽회천이서) 꿈을 깨니 하늘은 벌써 새벽녘 새벽서

窓外衆禽喧(창외중금훤) 창밖에는 뭇 새들 지저귄다오 의젓할훤

136 달밤 보름달이 뜬 밤의 情景이다 달을 보다가 잠시 뒤 새소리를 듣는다

거문고 그쳐 구름 쳐든 벽 시를 이루니 달 가득 추녀 음악과 시 구름과 달의 對句

꿈꿔 돌아와 하늘은 새벽 창문밖에는 뭇 새 시끄러 잠깐 자다 깨니 날이 샜다 새 시끄럽다

 

연암 박지원

1737 美仲 燕巖 朴趾源(17371805) 潘南 熱河日記

極寒(극한) 모진 추위-朴趾源

北岳高戍削(북악고수삭) 북악산은 높아서 깎아질렀고 지킬수 깎을삭

南山松黑色(남산송흑색) 남산의 소나무는 검은 빛이라

隼過林木蕭(준과림목소) 새매가 지나가자 숲나무 쓸쓸 새매준

鶴鳴昊天碧(학명호천벽) 학 울어 높은 하늘 푸름 속으로 하늘호

137 몹시도 추워 날씨 추워선지 무엇을 빗대선지 추위 날카로움 검은빛 사라짐 슬픔의 心象

북악은 높아 창칼로 깎여 남산소나무 검은 빛으로 서울인지 아무데나인지 북녘 바람 매섭게

몰아 살을 에는 듯 하며 소나무 죽은 듯이 푸른 생기 없어 검게만 보인다

매가 지나가 숲나무 쓸쓸 학 우는 하늘 하늘 푸르러 매가 날아오면 뭇 새가 다 달아나는데

매도 지나가니 새 하나 없다 어디선가 학 울음에 고개를 드니 하늘은 퍼렇게 썰렁하기만 하다

 

금석 박준원

1739 平叔 錦石 朴準源(17391807)忠獻 潘南 錦石集

看花(간화) 꽃을 보며-朴準源

世人看花色(세인간화색) 세상사람 꽃을 봐 빛깔로 따져

吾獨看花氣(오독간화기) 나 혼자 꽃을 봄에 숨결을 보지

此氣滿天地(차기만천지) 이 숨결 가득채운 하늘과 땅에

吾亦一花卉(오역일화훼) 나 또한 한 떨기로 꽃과 풀이지 풀훼

138 꽃을 보며 꽃을 보면서 달리 보려 한다 아니 꽃이 된다 物我一如 活喩法이다

세상사람 봐 꽃을 빛깔로 나 혼자 보지 꽃에 숨결을 꽃빛깔 예뻐 생각해 본다 느낌이 온다

이 숨결 가득 하늘에 땅에 내 또한 되니 한 떨기 꽃 풀 내가 꽃을 보고 꽃이 나를 본다

 

초정 박제가

1750 次修 楚亭 朴齊家(17501805) 密陽 檢書官 北學議

爲人賦嶺花(위인부령화) 남 위해 고개 꽃을 읊다-朴齊家

毋將一紅字(무장일홍자) 하려고 마라 붉을홍 한 자

泛稱滿眼花(범칭만안화) 띄워 일컫길 눈에 든 꽃을

花鬚有多少(화수유다소) 꽃술 나있어 얼마나 되랴

細心一看過(세심일간과) 꼼꼼한 마음 한번 봐 넘겨

139 고개에 꽃을 읊어 남을 위해 지어준 시이다 누구를 위한 시인지는 모른다

하지마라 앞으로 한 글자 붉음 널리 돌아 일컫지 눈 가득 꽃을 꽃을 형언해 붉을 홍 글자 하나로는 충분하지 않다 필요하긴 할 테지만 다들 말하니 눈을 채운다 꽃에 빠진다는 말이다

꽃에 꽃술 있는데 얼마나 되나 꼼꼼하게 마음 써 낱낱 살펴봐 꽃을 살펴 낱낱이 보아야한다

 

박령

1750 (??)

山齋(산재) 산속의 재실-

皎皎月侵床(교교월침상) 하얀 밝은 달빛이 잠자리 들어 달빛교

蕭蕭風動竹(소소풍동죽) 썰렁 맑은 바람이 대밭 흔들어

幽人意悄然(유인의초연) 숨은 사람 뜻함에 시름겨워서 근심할초

獨夜寒齋宿(독야한재숙) 홀로 밤을 차갑게 지새우기만

140 산에 있는 집 齋室精舍는 수양하는 집이다 산에 있어 고요하고 쓸쓸하다

달빛이 밝아 달이 든 자리 쓸쓸한 바람 대를 흔들어 밤은 밝은데 바람만 찾아

숨은 이 뜻함 시름만 겨워 외로운 밤을 추운 집에서 숨어 사는 뜻 홀로 지새워

 

성기 승려

1750 聖機(??)

宿江頭(숙강두) 강 머리에 묵으며-聖機

落雁下長洲(낙안하장주) 내려앉는 기러기 긴 섬 아래로 섬주

風帆歸遠浦(풍범귀원포) 바람맞는 돛배는 먼 포구 돌아 돛범

夜宿暮江頭(야숙모강두) 밤을 묵어 저물어 강물 머리에

寒風秋夜雨(한풍추야우) 추운바람 가을밤 비도 내리나

141 강어귀에 묵으며 강어귀 강 머리는 강을 드나드는 곳이다 나그네의 情恨 떠도는 스님

기러기 내려 긴 섬 아래로 바람에 돛배 먼 포구 돌아 위아래 落下 떠돌아 歸着

밤을 묵어야 저녁 강어귀 차가운 바람 가을에 밤비 저녁에서 밤으로 찬바람에 가을비가

 

김시모 정조 때

1750 金時模(??)

郊居(교거) 성 밖에 살며-金時模

門深樓院雪(문심루원설) 문 깊어 누각서원 눈이 쌓이고

溪轉道峰陰(계전도봉음) 내는 돌아 도봉산 그늘진 데를

野老閒如鹿(야로한여록) 들 늙은이 한가해 사슴인 듯이

日高方出林(일고방출림) 해 높아야 이제 막 수풀을 나와

142 성 밖에 살며 사대문 밖 도봉산 기슭에 사는 늙은 선비인 모양이다

문 깊은 누각 담 둘러 눈이 시내 굽이진 도봉산 그늘 문 깊어 사람 없고 담 높아 눈 쌓였다

시내 돌아 흐르니 골짝속이며 그늘 져 있다 봄이 왔으나 봄 같지가 않다

들에 늙은이 사슴인 듯이 해 높아 마침 숲을 나서네 물러난 늙은이라 한가하다 사슴에 빗댄

것이 관을 쓴 선비이며 해가 높아서야 나서는데 골짜기에서는 해가 늦게 뜬다

 

이성천 정조 때

1750 李性天(??)

漫興(만흥) 흥이 넘쳐-李性天

偶出靑山裏(우출청산리) 뜻함 없이 나오니 푸른 산에서 짝우

仍來湖水邊(잉래호수변) 이에 나서 왔으니 호수 가에로 인할잉

坐看山水色(좌간산수색) 앉아서 쳐다보네 산 빛 물빛을

還與白鷗眠(환여백구면) 흰 갈매기 더불어 돌아와 잠을 갈매기구

143 넘치는 흥에 자연 속에 江湖에 묻혀 살아도 흥이 넘친다 樂山樂水 좋아서 즐김이라

뜻밖에 나서 푸른 산속서 이에 와보는 호수에 곁에 산에 살면서 호수에 갔다 無爲自然

앉아 바라봐 산 빛 물 빛깔 갈매기 함께 돌아와 잠을 앉고 보고 돌아가 갈매기 함께

 

영수각 서씨 洪仁謨(17551812)의 아내

1753 令壽閣 徐氏(17531823)

送人(송인) 사람 보내어-徐令壽閣

送客蒼山暮(송객창산모) 손을 보내 푸른 산 저물어 갈 제

歸來白雲臥(귀래백운와) 돌아오니 흰 구름 깔려 누울 때

古壁有鳴琴(고벽유명금) 오랜 벽에 걸리니 울릴 거문고

松風時自過(송풍시자과) 솔바람이 때때로 저절로 지나

144 사람을 보내놓고 누구를 보냈기에 아쉬움만 남았나

손님 보내어 저문 푸른 산 돌아와 누워 흰 구름 자리 고이 보내 드렸을까 날 저물 때까지

옛 벽에 있어 울릴 거문고 솔바람 불 때 스스로 잘못 거문고를 보면서 생각에 잠기고

아쉬워하며 솔바람 소리 들릴 때마다 스스로 뉘우친다 아니 보낼 걸 솔바람은 저만이 지나가

 

척재 이서구 四家詩人(李書九 李德懋 柳得恭 朴齊家)

1754 洛瑞 惕齋 李書九(17541825) 全州 惕齋集 薑山初集

少臥松陰下(소와송음하) 솔 그늘 밑에 잠시 누워-李書九

家近碧溪頭(가근벽계두) 집 가까이에 푸른 내 어귀

日夕溪風急(일석계풍급) 해 저녁이면 내 바람 빨라

脩林不逢人(수림불봉인) 기다란 숲엔 사람 안 만나

水田鷺影立(수전로영립) 무논에 백로 그림자 지워

145 솔 그늘아래 잠시 누워서 시내가 있고 숲이 있는 곳 솔 그늘 아래 느긋함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 푸른 내 어귀 해 저문 저녁시내 바람 빨라져 냇물 흐르고 바람 부는 집

쭉 뻗은 숲에서는 사람 안 만나 무논에 왜가리가 그림자 지워 사람 안 만나 백로 바라봐

 

다산 정약용

1762 歸農 茶山 丁若鏞(17621836) 羅州 與猶堂全書

詠水石(영수석) 물과 돌을 읊어-丁若鏞

泉心常在外(천심상재외) 샘물 마음 언제나 바깥에 있어

石齒苦遮前(석치고차전) 돌부리에 괴로워 앞을 막아서 막을차

掉脫千重險(도탈천중험) 흔들며 벗어나와 천 겹 험한 곳 흔들도

夷然出洞天(이연출동천) 가만히 나왔으니 둘러싼 골짝

146 물과 돌을 노래해 물과 돌의 대비 상징 ※물돌은 水石이다 水石壽石보다 멋진 말

샘에 물 마음 늘 밖에 있어 돌부리 아파 앞을 막아서 물 흘러 떠나려 돌 가만있고파 ※

치돌아 벗어 천 겹 아찔함 마음을 놓아 골짝을 나와 물 잔잔해 빠져나와 돌 우두커니 ※

 

자하 신위

1769 漢叟 紫霞 申緯(17691845) 平山 紫霞詩集

題錦城女史藝香畵蘭(제금성여사예향화란) 금성여사 난 그림에 향 심어-申緯

畵人難畵恨(화인난화한) 사람 그림에 한은 못 그려

畵蘭難畵香(화란난화향) 난초 그림에 향내 못 그려

畵香兼畵恨(화향겸화한) 향기 그리고 한도 그리니

應斷畵時腸(응단화시장) 그릴 때 으레 애도 탔으리

147 향을 심어 난을 그려 그림을 감상하고 비평함 墨香 蘭香 書卷氣文字香7

사람을 그리는데 한은 못 그려 난초를 그려내나 향기 못 그려 일반적 사항

향기 그려 아울러 한도 그려내 맞아서 애를 끊어 그려낼 그때 특별한 느낌 極讚

 

김삼의당

1769 三宜堂 金氏(17691823) 三宜堂稿

春景1(춘경1) 봄 경치-金三宜堂

思君夜不寐(사군야불매) 임 그려 밤에 잠자지 못해 不寐夜思君

爲誰對朝鏡(위수대조경) 누구를 위해 아침 거울에 爲誰朝對鏡

小園桃李花(소원도리화) 조그만 동산 복사 오얏 꽃 小園桃李花

又送一年景(우송일년경) 또 보내버린 한 해의 봄을 又送一年景

148 봄날의 볕 같은 제목의 連詩 가운데 하나 봄날의 敍景(春景) 기다리는 抒情(春情)

잠 못 이뤄 새운 밤 그대 그리며 누굴 위해 아침에 거울 마주해 생각은 바램인지 원망인지

기다리는 사람은 누구인지 거울을 마주해 꾸미는지 알아채는지

조그만 뜰 멋스런 복사오얏 꽃 또 보내니 한해를 봄날의 볕을 화사한 꽃이 피는지 지는지

 

임연 이양연

1771 晉叔 臨淵 李亮淵(17711853) 全州 枕頭書

夜夢(야몽) 밤에 꿈을 꿈-李亮淵

鄕路千里長(향로천리장) 고향 길은 천리 길 멀고먼데도

秋夜長於路(추야장어로) 가을밤은 길 보다 더욱 길어서

家山十往來(가산십왕래) 고향 산에 열 번을 왔다갔는데

簷鷄猶未呼(첨계유미호) 처마에 닭 오히려 울지도 않아 처마첨 呼訴

149 밤에 꿈으로 자나 깨나 고향생각 고향 가고 싶음을 꿈에서나마

고향 가는 길 천리나 멀어 가을밤이란 길보다 길어 공간과 시간을 맞 빗대 고향생각을 표현

고향집 산에 열 번을 오가 처마 홰친 닭 여태 안 알려 押韻으로 하소연할 일 듯

 

정일당 강씨 姜希孟 후손 姜在洙

1772 靜一堂 姜氏(17721832) 晉州 靜一堂遺稿

聽秋聲(청추성) 가을소리를 들으며-姜靜一堂

萬木迎秋氣(만목영추기) 모든 나무 맞이해 가을 기운을 맞이할영

蟬聲亂夕陽(선성란석양) 매미소리 시끄러 지는 볕에도 매미선

沈吟感物性(침음감물성) 빠져 읊어 느끼니 만물 바탕을 가라앉을침

林下獨彷徨(임하독방황) 수풀아래 혼자서 거닐어 노네 거닐방 노닐황

150 가을소리 들어 가을의 시원함 화사함 시끄러움을 느낌 ※氣陽性徨 陽氣盛況

온 나무 맞은 가을의 기운 매미 소리쳐 저녁볕 들썩 푸른 그늘 시원한 저녁볕에 매미소리

빠져 읊으니 만물을 느껴 숲 밑을 혼자 거닐어 다녀 읊어 느껴 가을을 숲길 혼자 이리저리

 

외와 최림

1779 贊夫 畏窩 崔琳(17791841) 慶州 畏窩集

贈友人(증우인) 벗에게 주다-崔琳

白日有朝暮(백일유조모) 밝은 해에게도 아침저녁 따로 있고

靑山無古今(청산무고금) 푸른 산이지만 옛날 지금 다름없다

一樽榮辱外(일준영욕외) 한통 술이 있어 영달치욕 바깥인데 술통준 욕될욕

相對細論心(상대세론심) 서로 맞서 조금 따져 마음이야 어찌 가늘세

151 벗에게 주며 처지 입장이 서로 다른지 헤어지는 술자리에서 다툼이 있었나보다

밝은 해 있어 아침저녁이 푸른 산 없어 옛날과 이제 하얗게 밝은 해도 아침저녁 벌겋게

빛을 달리함이 있고 가만히 푸른 산은 예나 이제나 다름이 없다

술 한통 함께 잘됨 못됨 밖 서로 마주해 따지는 마음 서로 뜻을 달리해도 함께 술을 나눈다

 

추사 김정희

1786 元春 秋史 金正喜(17861856) 慶州 阮堂集

秋庭(추정) 가을 뜨락-金正喜

老人看黎席(노인간려석) 늙은이 지키느니 새벽잠자리 검을려

滿屋秋陽明(만옥추양명) 집안가득 가을볕 밝게도 들어

鷄逐草蟲去(계축초충거) 닭은 냅다 풀벌레 쫓아다님이 쫓을축

菊花深處鳴(국화심처명) 국화꽃 깊은데서 불렀을 줄을 울명

152 가을날 뜰 안 가을 볕 밝은 아침이미지 아침이면 세상이 개벽을 한다

늙은이 살펴 새벽 잠자리 집안 가득히 가을볕 밝아 늙은이 일어나 뜰을 내다본다 벌레소리

닭은 쫓아서 풀벌레 몰아 국화꽃 깊이 거기서 울어 닭은 벌써 바쁘고 국화도 피어있다

 

의주기생

1790 義州妓(??)

別權判書尙愼(별권판서상신) 권상신(17591824) 판서와 헤어지며-義州妓

去去平安去(거거평안거) 가도 가도 편안히 떠나가세요 / 평안도를 떠나

長長萬里多(장장만리다) 멀고멀어 만 리가 넘는다 해도 /오래 말린다 해서

瀟湘無月夜(소상무월야) 소상강엔 없으니 달밤이란 게 강이름소상

孤叫雁聲何(고규안성하) 홀로 외쳐 어쩌나 기러기소리 부르짖을규

153 헤어지며 고이 보내드림인가 붙잡고 매달려 부르짖음인가 중국에 떠나보내며

떠나시게요 고이 가세요 멀고도 멀어 만 리라 길을 가시는 길 편안하시길 멀리멀리 만 리를

/떠나가게요 평안도를요 오래도 오래 말렸는데도 평안도 의주 십리도 못 감에 만 리를 가게

소상강에서 달 없는 밤에 외로이 외쳐 기러기 소리 달이 없는 밤인지 달밤이 없다는 것인지

짝 잃은 기러기 함께 못해서 짝 잃은 기러기는 누구를 빗대는지

 

해거재 홍현주

1793 世叔 海居齋 洪顯周(17931865)孝簡 豊山 海居詩集

偶吟(우음) 우음-洪顯周

旅夢啼鳥喚(여몽제조환) 나그네 꿈을 새가 울어 깨우고 부를환

歸思繞春樹(귀사요춘수) 돌아갈 생각 봄이 둘러 세운다 두를요 나무 심을

落花滿空山(낙화만공산) 떨어진 꽃잎 빈산에 가득하니

何處故鄕路(하처고향로) 어디로 가야 고향 가는 길인지

154 떠올라 읊어 뜻밖에 떠오름을 읊은 즉흥시이다 아니 늘 하는 생각에 그냥 나옴이다

나그네 꿈에 새 울며 불러 돌아갈 생각 꽃나무 둘러 타향살이 고향 꿈 봄날에도 생각해

떨어지는 꽃 빈 산을 채워 어느 곳인지 고향 가는 길 봄 지나며 못 가니 망설여 내려놓아

 

김삿갓 김병연

1807 蘭皐 金笠 金炳淵(18071863) 安東 金笠詩集

贈還甲宴老人(증환갑연노인) 환갑잔치에서-金炳淵

可憐江浦望(가련강포망) 어여뻐구나 강가 바라봐 ※可憐江浦望(宋之問)

明沙十里連(명사십리연) 고운 모래로 십리 이어져

令人個個拾(영인개개습) 사람 시켜서 낱낱이 주어

共數父母年(공수부모년) 같이 헤리니 어버이 나이

155 환갑잔치자리에 드림 행색은 볼품이 없으나 시 읊는 실력이라면 볼만함이라

오래살기 바램을 심한 과장법으로 표현함 잔치자리에 대접 받는 김삿갓을 그려본다

어여쁘다 하겠네 강어귀 바래 밝은 모래 하얗게 십리를 이어 가련함은 가여움 안타까움이

아니라 사랑스러움이며 시선을 멀리함이며 밝은 모래밭 길게 펼쳐있음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낱낱 줍게 해 다함께 헤아리니 어버이 나이 많은 사람 시켜서 끝없이 주울

모래알 그 만큼 오래 산다함이니 멋들어진 뻥이다 들어 기분 나쁘지 않음이다

 

還甲宴(환갑연환갑잔치에-金炳淵

彼座老人不似人(피좌노인불사인저 자리에 늙은이 사람 아니네

疑是天上降眞仙(의시천상강진선하늘에서 내려온 참 신선 같아

其中七子皆爲盜(기중칠자개위도그중에 일곱 아들 다 도둑이라

偸得碧桃玄壽筵(투득벽도현수연훔쳤으니 천도를 잔치 쓰려고

 

途中寒食-宋之問

馬上逢寒食(마상봉한식) 말을 타고서 한식을 맞아

途中屬暮春(도중속모춘나그네 길에 늦봄 되었네

可憐江浦望(가련강포망) 안타까워라 강 포구 바래

不見洛橋人(불견낙교인) 낙교에 사람 보이지 않네

 

죽서 박씨 朴誾(14791504)의 후손 朴宗彦 서녀 徐箕輔 소실

1817 竹西 朴氏(1817?1851?) 潘南 竹西詩集179 (36 전함)

十歲作 窓外應識(창외응식) 창밖을 알아-竹西朴氏

窓外彼啼鳥(창외피제조) 창문너머에 우는 저 새는

何山宿更來(하산숙갱래) 무슨 산에서 지새고 왔나

應識山中事(응식산중사) 맞아 알아야 산속에 일을

杜鵑開不開(두견개불개) 진달래꽃은 폈나 안 폈나

156 창밖을 보고 알아 19세기 초반에 열 살 계집아이 그리고 서녀 산에 놀러 가려고

창문 밖에 저리도 새가 우짖어 어느 산에 자고서 다시 왔기에 새소리 들려 창밖을 본다

화창한 봄날 나가 놀고 싶다 새가 우짖어 나를 꼬신다

맞아서 알아볼까 산에 있는 일 진달래꽃 폈는지 아니 폈는지 봄날 산에 올라 꽃을 볼 테야

 

금원 三湖亭詩壇 동인 侍郞 金德熙 소실 규수司馬子長으로 일컬음

1817 錦園(1817?) 湖東西洛記

海棠花(해당화) 해당화-錦園

白花春已晩(백화춘이만) 온갖 꽃들은 봄 이미 늦어

只有海棠花(지유해당화) 오직 남으니 해당화라네 ※只有海棠紅

海棠花又盡(해당화우진) 해당화 또한 다해서 지면

春事空復空(춘사공부공) 봄날의 일은 헛되고 헛돼

157 해당화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 노래에 부쳐

온갖 꽃 이미 지는 늦은 봄에 다만 있어 피어나 해당화 붉어 압운을 맞춰 붉을이면 됨

해당화 꽃 너마저 또 다해 떨어져 봄날의 일 헛되이 부질없어라 그렇게는 피지를 마오

 

섬마을 선생님 ※이미자(1941 ) 이경재 박춘석 1967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선생님

열아홉 살 섬 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 이름은 총각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를 마오

 

구름도 쫓겨 가는 섬마을에

무엇하러 왔던가 총각선생님

그리움이 별처럼 쌓이는 바닷가에

시름을 달래보는 총각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떠나지 마오

 

물결쳐 소리치는 섬마을에

물결 따라 들여온 총각선생님

어쩌다가 외딴섬 남모를 정을 들여

섬 색시 울려놓은 총각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버리지 마오

 

한주 이진상 성리학자

1818 汝雷 寒洲 李震相(18181886) 星山 畝忠錄 寒洲集 理學綜要

次雲圃亭(차운포정) 운포정에 ※在陜川 十一詠-李震相

(총서) 모두에-李震相

雲本山間物(운본산간물) 구름은 본디 산골짝 물건

非於世路熟(비어세로숙) 아니 익으니 세상길에선

何如藏我圃(하여장아포) 어떻게 감춰 우리 넓은 건

不被風頭逐(불피풍두축) 아니 쫓겨야 바람머리엔

158 운포정(구름밭 정자) 열 가지 구름 모두에 운포정에 11수 연시의 머리 시이다

구름은 본디부터 산골에 것이 세상에 나와 보니 길 아니 익어 구름으로 빗댄 의인법

어떻게 감출건가 우리 구름밭 바람에 쫓김일랑 아니 입어야 구름이 지닌 것 지켜야 할 것

 

면암 최익현

1833 贊謙 勉菴 崔益鉉(18331906) 慶州 勉菴集

黃菊(황국) 노란 국화-崔益鉉

佳色兼淸馥(가색겸청복) 아름다운 빛깔에 맑은 향 함께

端宜處士培(단의처사배) 옳고 바른 선비가 북돋아 길러

羞同桃李節(수동도리절) 같이해 부끄러운 복사자두 철

遲向九秋開(지향구추개) 늦추어 구월로 가 가을에 피워

159 노란국화 梅蘭菊竹 四君子의 하나 傲霜孤節 서리 내려도 홀로이 꿋꿋

멋진 빛깔에 맑은 내음이 올바른 선비 기르며 살아 멋스런 모습 군자이기에 함께해 살아

남부끄러운 복사 오얏 철 늦추어 구월 늦가을 피어 봄날 화사함 남부끄러워 늦가을 홀로

 

면우 곽종석 한말의 학자 독립운동가

1846 鳴遠 俛宇 郭鍾錫(18461925) 玄風 俛宇文集

登高(등고) 높이 올라-郭鍾錫

四月一樽酒(사월일준주) 사월달이면 통 하나 술에

登高訪晩春(등고방만춘) 높이 오르며 늦은 봄 찾아

相逢花下鳥(상봉화하조) 서로 만나니 꽃 아래 새를

共作樹邊人(공작수변인) 함께 하였네 나무 곁 사람

160 높이 올라 하늘 높은 가을에 오름이 아니라 푸르른 풀나무들 늦은 봄 新綠에 오름이다

술통 하나 술 담아 사월달이면 늦은 봄날 찾아서 높이 오르네 봄 소풍으로 산에 오른다

꽃잎 아래 새하고 서로 만나니 나무 둘러 사람과 함께 지으니 꽃에 새 좋은 곳 시를 읊는다

 

고종임금 26

1852 明夫 珠淵 高宗 李載晃(1852186319071919)洪陵

賞春(상춘) 봄을 즐김-李載晃

花間看蝶舞(화간간접무) 꽃 사이를 보노니 나비 춤추어

柳上聽鶯聲(류상청앵성) 버들 위에 듣나니 꾀꼬리 노래

生皆自樂(군생개자락) 삶의 무리 모두가 스스로 즐겨

最是愛民情(최시애민정) 가장 옳게 아낌은 백성의 뜻에

161 봄날 즐기며 봄날에 궁궐 뜰을 거닐며 일까 봄날 볕에 나와서 눈에 띔일까

꽃 사이 보여 나비 춤 춤이 버들 위 들려 꾀꼬리소리 花柳의 빗댐 蝶鶯의 출현 그렇다

모여 살며 다 저들은 즐겨 가장 이래야 백성 아낀 뜻 저들 즐겁다 그리 여겼다 그랬다

 

영재 이건창 양명학자

1852 鳳朝 寧齋 李建昌(18521898) 全州 黨議通略 明美堂集

月夜於池上作1(월야어지상작1) 달밤에 못에서-李建昌

月好不能宿(월호불능숙) 달이 좋아서 잠잘 수 없어

出門臨小塘(출문림소당) 문을 나서니 작은 못 나와

荷花寂已盡(하화적이진) 연꽃 고요해 이미 다 지니

惟我能聞香(유아능문향) 오직 나만이 향내를 맡지

162 달밤에 못에 올라 지음 연시 둘 가운데 하나이다

달이 좋아 못하니 잠을 이루기 문을 나서 닿으니 조그만 연못 자리에 누우니 달이 참 밝다

달을 보느라 잠을 못 잔다 일어나 밖에 나서 연못에 선다

연꽃은 고요하니 이미 다져서 오직 내겐 나느니 향내를 맡아 꽃은 졌어도 달이 떠 있다

꽃을 보며 향내 맡던 그 때를 떠올린다 이른 가을밤 달밤이 좋다

 

매천 황현

1855 雲卿 梅泉 黃玹(18551910) 長水 梅泉野錄

秋聲(추성) 가을소리-黃玹

秋聲入砧杵(추성입침저) 가을소리 들어서 다듬이 소리 다듬잇돌침 공이저

孤月未能閒(고월미능한) 외로운 달 아직은 아니 느긋해

絡緯答杵聲(낙위답저성) 귀뚜라미 맞장구 방망이 소리 헌솜락 씨위

時時在壁間(시시재벽간) 때때로 울고 있어 벽 사이에서

163 가을의 소리 가을소리는 스산함인가 밤을 울리는 다듬이소리 밤에 소리는 멀리도 간다

가을소리 돼 다듬이 울려 외로운 달은 아직 못 들여 밤에도 할일 있어 달을 볼 겨를 없다

귀뚜라미도 같이 울어서 때때로 소리 벽장 틈에서 다듬이소리 멀리서 나고 귀뚜라미소리

곁에서 난다 가을밤은 외로워 잠을 못 든다

 

강지재당 김해기생

1863 姜只在堂 姜澹雲(18631907)

香團扇(향단선) 향단선 부채-姜只在堂

願作東流水(원작동류수) 바램 지어 동으로 흐르는 물을

滔滔入海流(도도입해류) 넘실넘실 들어가 바다로 흘러

風波如坦道(풍파여탄도) 바람 물결 같으니 탄탄한 길이 평평할탄

無恚護行舟(무에호행주) 성냄 없이 지키니 흘러가는 배 성낼에

164 향내 나는 둥근 부채 부채에 그려진 그림(扇面畵)을 읊은 듯 그림엔 화제가 있어야하며

畵題는 시를 지음이며 붓글씨로 씀이니 먹 내음(墨香)이 남일까 시서화 삼절의 부채일까

바램을 지어 동쪽 흐른 물 넘실대 흘러 바다에 들어 넓은 바다 푸른 물에 시원한 부채

바람에 물결 거침없는 길 성냄이 없이 가는 배 지켜 바람 불고 물결일어 배는 잘도 가 船扇

 

증산 강일순 상제님

1871 士玉 甑山 姜一淳(18711909) 晉州 玄武經

天地人(천지인) 하늘 땅 사람-姜一淳

天上無知天(천상무지천) 하늘 위에 있어선 하늘을 몰라

地下無知地(지하무지지) 땅 아래 머물러서 땅을 못 알아

人中無知人(인중무지인) 사람 속에 살아서 사람을 몰라

知人何處歸(지인하처귀) 사람 알아 어디로 돌아갈 건가

165 하늘 땅 사람 三才 三極 三靈 三元 三儀 三大 한시가 갖는 형식에 매임이 없다

열한 자의 글자로 겹침이 많으며 天符經의 느낌도 나며 뭐라 딱히 풀 수가 없다

하늘에 올라 하늘을 몰라 땅 아래에선 땅 알지 못해 거기선 거길 몰라 죽어도 몰라

사람 속에서 사람 몰라서 알아보는 이 어디로 갈까 知人의 짜임은 수식관계와 술목관계

 

만해 한용운

1879 貞玉 萬海 韓龍雲(18791944) 淸州 님의 침묵

無題(무제) 제목 없이-韓龍雲

愁來厭夜靜(수래염야정) 시름 닥쳐 싫으니 고요한 밤이

酒盡怯寒生(주진겁한생) 술도 다해 겁이 나 소름이 돋아

千里懷人急(천리회인급) 천리 먼 사람 품어 빠르기만 해

心隨未到情(심수미도정) 마음 따라 안 되니 뜻에 닿기가

166 …… 한용운 선생 시인만이 아닌데 시에도 한시 우리시가 다 있다

시름이 와서 밤 고요 싫어 곡차 다하니 으스스 겁나 밤마다 시름겨워 날도 썰렁해

천리를 품어 사람 서둘러 마음을 따라 정이 아니 가 멀리 크게 생각해 느낌이 안 와

 

조지훈 조동탁 청록파시인

1920 芝薰 趙東卓(19201968) 漢陽 流水集(한시35)

訪花隨柳亭(방화수류정) 방화수류정-趙芝薰

僧踏閑雲去(승답한운거) 스님 밟아 느긋이 구름에 가네

中空一嶽晴(중공일악청) 하늘 속에 산 하나 맑게도 개어 ※庚韻

寒鴉啼古木(한아제고목) 차가운 갈 까마귀 고목에 울어

九月訪花亭(구월방화정) 구월에 꽃을 찾아 방화수류정 ※靑韻

167 꽃 찾아 버들 따라 정자 정자이름으로 수원화성에 있다 ※花柳 路柳墻花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한시는 발표하지 못한 채 유품에서 발견 되었다

스님 밟아 가 느긋한 구름 하늘가운데 산 하나 말쑥 구름 가듯 스님은 산에 오르고

찬 갈까마귀 고목에 울어 늦가을 찾은 방화수류정 썰렁함 속에 찾은 철 잃은 정자

 

수산 조용욱 아버님

1922 仁汝 水山 趙鏞旭(19222010) 咸安 水山集

丁卯驚蟄頭 獨遊江陵途中(정묘경칩두 독유강릉도중)

혼자 강릉을 돌아보러 가는 길에 ※丁卯 1987년 봄 66-趙鏞旭 水山集221

千曲羊腸道(천곡양장도) 천 번 굽어 꾸불꾸불 길을 따라서 창자장 ※九折羊腸

走穿疆土橫(주천강토횡) 뚫고 달려 나라 땅을 가로질러서 뚫을천 지경강

嶺西猶半雪(영서유반설) 백두줄기 서쪽에는 아직 반이 눈

東也總皚成(동야총애성) 동쪽 오자 모두 몽땅 하얀 눈으로 흴애

168 혼자서 강릉 땅을 구경 가면서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에서 내다보는 풍경인 듯하다

천 번 굽이진 꼬불꼬불 길 내달려 뚫려 내나라 질러 구절양장 고갯길 다리 터널 지른 길

서쪽 재넘이 반이나 눈이 동쪽 넘으니 온통 하얀 눈 잠시 언뜻 확 바뀐 눈앞의 풍경

  …………………………………………………………………………………

  2부 끝

[출처] 우리나라 漢詩 五言絶句 解題|작성자 johas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