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드려 두손모은 보살의 모습이 뜨문뜨문하다. 서방정토갈 생각이 없는걸까 아님, 세상이 그져 삭막해서 일까 ?
천년고찰 신흥사에 향불내음은 멀고, 진한 원두커피향이 다리건너 날 반긴다.
다음 오실 때 여기 설향雪香 카페에 앉아 원두향을 음미해 보시죠.
그나저나 눈에도 향기가 있음을 어이알았으며 누가 그 향기를 맡앗을가 ? 그 향은 하얀빛 향이리라.
본격적인 관광철이 아니라 적막강산에 몇 사람 겨우 스쳐지나니 산중에 새소리는 어데인고 ?
저항령 계곡의 설원교를 건너며 저항령 고갯길을 보니 뿌연 미세먼지로 어렴풋하다.
10 여년전, 설악에 내린 장대비로 헤어져 굴러 내리다. 만난 연인같은 ?퓨? 바위..
군사목적으로 군인들이 먹고살 군량미를 쌓아놨던 軍糧場으로 뒷면에 1968/10/9 속초시장 이건웅이라 써있다.
68 년도에 세운 돌터에 비명이 50 년 풍우성상에 저 정도로 닳을리가 없을 것 같아 지금으로 부터 1,400 여년전,
통일신라 시대에 불교가 융성했을 때 신흥사를 세웠고, 당시 군졸들의 식량창고였지 않았을가 생각해 본다.
이 청간벽계수가 도시로 흐르면 마실 수 없는 오염수가 된다. 아, 아프다.
아들 셋을 두었으니 날개옷을 주어도 괜찮겠지 했으나, 아, 선녀야 ! 낭군과 자식들을 두고 어찌 그리 매정터냐 ?
저 허허로운 하늘가서 무엇하려느냐. 장군 신랑이 허전한 마음달랠 길없어 먼데 하늘을 말없이 보고나.
題 : 산중풍월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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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봐라, 이리오너라
게 아무도 없느냐
먼길 찾아온 춘풍과객이
하룻밤 신세질까 하니
쥔장께 엿쭈어라
마중나온 주인장에
통성명 나누며
예찾아온 사연을 이르니
누추 객방이오나
어서 드시죠 반기네
경향각지 두루 떠도는
한량선비외다
비록 행색은 남루하오나
거렁뱅인 아니오
이 신세 고맙소이다
이곳 설악비선대에
하늘 옥황상제를 모시는
천상선녀들이
내려온단 소문듣고
내 서둘러 왔소이다
하늘위에나 땅이나
선녀도 여자일터
들은대로 하늘에 아뢰고
본대로 전할터인 즉
마침 기회가 아니겠소
이 참에 옥황상제께
땅소식도 전하고
하늘 잘잘못을 알리리라
어떻소이까
주인장 이내 맞장구다
글귀나 읽은 선비
목소리 우렁차고
언변에 모자름이 없을터
풍채며 안광이 빛나니
선녀쯤이야 못다룰까
선녀마주하고
이것 저것 말하자면
목도 컬컬하실 터이오니
바로 술상차려
아해 앞장세우리다
詩한수 읊으며
산길가는데
기암 절벽에 청송푸르고
백담벽수 맑고 맑다
과연 예가 별천지로다
아해가리켜 보니
솟구친 암봉
제가 하늘가는 길이렸다
익히 듣던 바로다
옷매무새를 고친다
뒷짐지고 헛기침하며
허연 비선봉을 올려보니
때마침 하늘에서
선녀들 편편 내려온다
가히 장관이로다
아해일러 술상펴고
詩한수 읊으니
한 선녀귀세워 듣고나
天若 不愛酒 酒星不在天
天地 旣愛酒 愛酒不愧天
꽃보며 한잔하련만
쓸쓸 독작이네
뉘가 나와 대작하려느냐
하늘 술시중은 어떤가
술한잔 따르시게
선녀 다소곳이
술상머리에 다가 앉으며
남실 찰랑 술따른다
선비께옵서 이 봄날에
어인 행차시오이까
소저도 방금 왔소이다
상제님 분부받잡고
땅세상 알고자
여기저기 들리려던 참에
먼저 선비를 뵙네요
마침 그러하더냐
풍진세상 가난 선비이나
하늘이 언짢소
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뒤죽박죽이외다
장물애비 도둑놈이
복권당첨되지
황사는 때없이 날려오지
삼강오륜은 읏음꺼리
늙은이는 천덕꾸리
선비님 이른 말씀
상제님께 내 아뢰오리니
상념치 마소서
저 하늘도 들쑥날쭉
어수선하답니다
하늘위에 일이야
알바 아니외다
다음번엔 賢君을 보내고
스스로 돕는
하늘이기를 바라오
이 밖에 일들은
하늘알아서 잘 할일이요
귀담아 들었을 터
빠짐없이 전하시기요
진정 알았소이까
전할 말많으나
이만하리다
청간벽계 한량 선비
세상사정 하늘에 전했네
선녀 이 술한잔 받소
0 6. 설악산 비선대에서...
天若 不愛酒 酒星不在天 : 하늘이 만일 술을 즐기지 않았다면 어찌 하늘에 술별이 있으며
天地 旣愛酒 愛酒不愧天 : 땅이 또한 술을 즐기지 않으면 어찌 술샘이 있으리요
이태백의 "월하독작"에 나오는 권주가입니다.
저 바위에 새긴 글짜를 금석문金石文이라고 하며,
오늘날에 관광지 사진사같은 역할로 유명 명필가가 쓴 글씨냐 위치와 돌각의 크기에 따라 그 수고료가 정해졌다고 하지요.
천불동 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이 철다리를 지금까지 건너보지 못한 분은 올 여름에 한번 다녀들 가시지요.
저 장군봉 허리쯤에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자연동굴 암자가 있지요. 당시에 저 동굴을 오르기가 그리 간단치 않았을 텐데...
전설인지 실화일지는 누구도 본 사람이 없으니 그려러니 하시지요. 비선대 바닥에서 25~30분 정도 걸리지요.
실은 저 곳을 오르고자 왔더니 바람과 미세먼지가 훼방질이니 천불동계곡도 잘 안보일테고 ... 오늘은 그냥 뒀습니다.
억겁년 흘러흘러 바위에 물길낸 저 물도 내안같아야 노심초사 나라걱정에 밤길울어 예놋다 . .
설악의 모든 길은 비선대로 통한다.
첩첩산산 청간벽계 천불동의 비경은 산객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지요.
김 겨울 백담벽수에 흘려 보내고 만물이 소생하며 꿈틀거리는 이 산중 봄날에 꽃아닌게 어디 있으랴.
금강송 산숲 길에 피톤치드 얘기는 뒤로 둡시다.
쌍천으로 흘러드는 내원골에 마지막 돌다리 금강교
" 커피볶는 한옥 " 雪香이라 . . ! 하여튼 한국인의 저 허풍스러움 . .
돌담장은 높고높아 /극락보전 가뒀구나 / 가련쿠나 사바중생 / 설악에도 못있겠다 / 내없으면 간줄알라
세심천은 무엇인고 / 너는물로 마음씻냐 / 풍진세상 맘비우면 / 즉심즉불 해탈이요 / 탁한마음 씻음인데
법당의 이름은 그 안에 모셔져 있는 주존불에 따라 달라진다.
대웅전, 대웅보전, 원통보전, 극락보전, 무량수전 ... 등, 여러 이름으로 부처를 모신 전각을 이름지어 부르지요.
읍내나간 주인을 기다리는 달마봉에 바둑 강아지입니다. 그런데 뒤쪽에 이를 노리는 백호가 있으나 달마대사의 호통이 들린다.
이 개만도 못한 산짐승이 어디서 달마가 지켜보는 앞에서 너 살자고 남을 해하려 드느냐. 저 쌍천에 물이나 퍼마셔라.
단청칠을 새로이 해야 옳은 일인가, 아님 고색창연한 빛으로 바랜 세월을 보는 것이 옳을까 ?
다음 번에 오시면 신흥사 유물전시관을 꼭 들려 천년고찰의 흥망성쇠의 역사를 찬찬히 살펴 보시지요.
설악 큰 마당이 썰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