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의 산실
신라 선덕왕 1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인각사!
고려 충렬왕 때 일연(一然, 1206∼1289)은 어머니를 봉양하고자 국사(國師)의 높은
지위를 마다하고 인각사로 내려왔다. 스님이 내려온 이듬해 어머니는 96세에
생을 마감하고, 일연은 5년 후 불후의 역작 『삼국유사』를 완성하였다.
유사(遺事)라는 말은 ‘빠진 일’이란 뜻, 『삼국유사』는 정사인 『삼국사기』가
빠뜨린 일을 적어 놓은 책이다. 신화와 전설, 민담 등의 설화와 향가 등
유교적 교훈이 없거나 괴이하고 신령스런 비합리적인 이야기들이다.
절 앞 절벽에 기린이 뿔을 얹었다 하여 ‘기린 린, 뿔 각’을 써서
인각사(麟角寺)란다.
기린은 봉황과 함께 상서로운 짐승의 상징으로 지금도 걸출한
빼어난 인물을 기린아(麒麟兒)라고 부른다.
일연선사(一然禪師)가 바로 기린아...!!!
다시 가서 공원과 선사의 모친 묘소에 꼭 들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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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반송(涅槃訟) / 快適須臾意已閑(쾌적수유의이한) _ 일연(一然)
快適須臾意已閑(쾌적수유의이한) 즐겁던 한 시절 자취 없이 가버리고
暗從愁裏老蒼顔(암종수리로창안) 시름에 묻힌 몸이 덧없이 늙었어라
不須更待黃粱熟(불수갱대황량숙) 한 끼 밥 짓는 동안 더 기다려 무엇 하리
方悟勞生一夢間(방오로생일몽간) 인간사 꿈결인 줄 내 이제 알았노라
*인생무상을 읊은 그의 마지막 시.
⁍ 讚包山二聖(찬포산이성) _ 일연(一然)
相過踏月弄雲泉(상과답월농운천) 달빛 밟고 서로 오가는 길 구름어린 샘에 노닐던
二老風流幾百年(이로풍류기백년) 두 노인의 풍류는 몇 백 년이 지났는가
滿壑姻霞餘古木(만학인하여고목) 안개 자욱한 골짜기엔 고목만 남았는데
伍昻寒影尙如迎(오앙한영상여영) 어긋버긋 찬 그림자 서로 맞는 것 같도다
*포산(包山) : 비슬산(琵瑟山)의 옛 이름.
비슬산에 살았던 두 고승 관기(觀機)와 도성(道成)을 찬양하는 시.
⁍ 包山二聖遺蹟詩 _ 일연(一然)
紫茅黃精祝杜皮(자모황정축두피) 풀뿌리와 산열매로 배를 채우고
蔽衣木葉非蠶機(폐의목엽비잠기) 나뭇잎으로 옷을 삼았으니 비단옷 필요 없었네.
寒松颼颼石犖磋(한송수수석락차) 험절한 돌 산길, 찬 솔바람 소리 쓸쓸한데
日募林下樵蘇歸(일모림하초소귀) 해 저문 숲속으로 나무꾼도 돌아가는구나.
夜深披向月明坐(야심피향월명좌) 깊어가는 밤, 밝은 달을 향해 앉았으니
一半颯颯隨風飛(일반삽삽수풍비) 시원한 한줄기 바람, 반쯤 날아갈 듯하구나.
敗蒲橫臥於愍眠(패포횡와어민면) 누추한 자리에 아무렇게나 뒹굴며 잠이 들어도
夢魂不到紅塵羈(몽혼불도홍진기) 꿈속 그 영혼조차 속세에 끄달리지 않았구나.
雲遊逝兮二庵墟(운유서혜이암허) 구름도 놀다 가는 두 암자 빈터엔
山鹿恣登人迹稀(산녹자등인적희) 사슴은 오르내리는데 인적만이 드물구나.
*“내가 일찍이 포산에 살 때에 두 스님이 남긴 미덕을 기린 글 한 수를 쓴 일이 있는데,
지금 함께 기록한다.”
⁍ 의에 죽어 목숨을 가벼이 하니... (殉義輕生已足驚 순의경생이족경) _ 일연(一然)
殉義輕生已足驚(순의경생이족경) 의에 죽어 목숨을 가벼이 하니 누가 아니 놀라랴
天花白乳更多情(천화백유갱다정) 하늘에서 내리는 꽃 젖빛 피 더욱 다정해라
俄然一劒身亡後(아연일검신망후) 아연히 한 칼에 비록 몸은 죽었지만,
院院鍾聲動帝京(원원종성동제경) 절간마다 울리는 종소리 온 장안을 뒤흔들었으리
*일연이 신라 법흥왕 때 순교한 이차돈을 찬송한 시.
⁍ 아이의 눈을 뜨게 한 어머니를 기리어 읊는다.
竹馬葱笙戱陌塵(죽마총생희맥진) 대나무 말 타고 거리에서 뛰놀더니
一朝雙碧失瞳人(일조쌍벽실동인) 하루아침에 초롱한 두 눈은 동자를 잃었구나.
不因大士廻慈眼(불인대사회자안) 부처님 자비로우신 눈을 돌리지 않으셨다면
虛度楊花幾社春(허도양화기사춘) 버드나무 꽃 피는 계절 몇 번이나 그냥 보냈을꼬.
*분황사의 천수대비전에 기도드려 눈먼 아이 눈을 뜨게 한 어머니를 기려...
/ daum
⁍ 一然讚歌(일연찬가) _ 고은(高銀)
오라 華山 기슭 麟角寺로 오라 하늘 아래 두 갈래 세 갈래
찢어진 겨레 아니라 오직 한 겨레임을 옛 朝鮮 檀君으로부터 내려오는
거룩한 한 나라였음을 우리 子孫 萬代에 消息 傳한 그이 普覺國尊
一然禪師를 만나 뵈러 여기 인각사로 오라 아 여든 살 그이 촛불 밝혀
한字 한字 새겨 간 그 燦爛한 魂 만나 뵈러 여기 麟角寺로 오라
오라 渭川 냇물 인각사로 오라 痛哭의 때 이 나라 온통 짓밟혀
어디나 죽음이었을 때 다시 삶의 길 열어 푸르른 來日로 가는 길 열어
情든 땅 坊坊曲曲에 한 송이 蓮꽃 들어 올린 그이 보각국존 일연
선사를 가슴에 품고 여기 麟角寺로 오라 아 여든 살 그이 촛불 밝혀
한자 한자 새겨 간 그 찬란한 혼 만나 뵈러 여기 인각사로 오라. 글 高 銀
佛紀 二五四六年 任午年 七月七夕 大吉日 慶州后人 鶴天 李相明 奉 謹書 / 인각사에서
/ 경북 군위군 고로면 화북리 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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