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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은 이야기

淸潭 2017. 5. 5. 09:59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은 이야기

 

1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을 당시
한 젊은 남녀가 결혼 1년만에
남편이 만리장성의 부역으로 징용 당하고
외로이 사는 아내의 집에

어느 봄날 지나가던 나그네가 찾아들었읍니다.
여인에게 홀로 사는 연유를 듣고
언제 올지 모르는 남편을 기다리지 말고
오늘 밤 인연을 맺고 같이 살자고 했읍니다.
여인은 남편에게 의복을 한 벌을 전해 주면
그렇게 하자며 그날 밤 동침을 했는데,


이튿날 아침
사내는 만리장성을 향해 떠났읍니다.
만리장성 축성 현장의 면회 조건은
한 사람이 밖으로 나오면


대신 다른 한 사람이 들어가 있다가
면회가 끝나면 다시 들어가는 법으로
남편은 사내가 안으로 들어가자
아내가 전해 준 옷보따리를 풀었읍니다.

 

2
옷을 펼치니 안에서 편지 한 장이 떨어지는데
'당신의 아내 혜옥입니다.
당신을 밖으로 꺼내기 위해
이 남자와 하룻밤을 같이 지냈읍니다.
평생 허물로 생각하지 않으시겠다면

 


이 옷을 갈아 입고 집으로 돌아오고
그럴 마음이 없으시다면
그 남자와 교대하여
다시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세요.'

 

자신을 부역에서 빼내오기 위해

다른 남자와 하룻밤을 지냈다는데
차마 이를 탓할 수 없게 된 남편
그길로 당장 옷을 갈아입고
아내에게 달려와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데,
남편 대신으로 만리장성 부역장에 들어간 사내
하룻밤 춘정을 못 이겨 여인을 품은 어리석음으로
평생 만리장성을 쌓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새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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