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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신용물(檢身容物)

淸潭 2017. 2. 20. 10:08

검신용물(檢身容物)

[요약] (: 보함 검, 단속. : 몸 신. : 얼굴 용. : 만물 물)

 

자신의 몸을 단속하고 만물(타인)을 포용하는 방법이라는 뜻.

 

[출전]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사소절 1(士小節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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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덕무(李德懋)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27~29권사소절 1(士小節一= 사람이 꼭 지켜야 할 사소한 예절) 성행(性行)에 다음과 같이 내용이 있다.

대체로 지금 사람의 성품이 착한가 착하지 않은가와 습속이 순박한가 순박하지 않은가에 대하여 나는 이하 세 가지 일로 살펴보겠다. 그들이 소학(小學)이나 근사록(近思錄)을 보면 하품하지 않는가? 손을 마주 잡고 단정히 앉아 위의(威儀)를 가다듬는 자를 대하면 비웃지 않는가? 충신(忠信)스럽고 의리(義理)스러운 말을 들으면 싫증내지 않는가?

이 세 가지를 기뻐하고 복종하면 길인(吉人)과 선사(善士)가 될 것이나, 미워하고 어기면 부박(浮薄= 마음이 들뜨고 경박함)하고 패려(悖戾= 언행이나 성질이 도리에 어긋남)한 무리가 되지 않을 자 거의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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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달(放達= 사물에 구속받지 않는 일)은 본래 쾌활하므로 고루한 자보다 나은 듯하다. 그러나 방달에 전념하고 아무런 꺼리는 바가 없다면 예법의 범위를 벗어나서 광망(狂妄)한 일을 하게 되어 도리어 고루한 자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선비가 이 지경이 되면 역시 한심한 일이다. 그러므로 호걸스러운 기운이 많은 사람은 스스로 방달이라 하는데, 역시 때때로 의리에 관한 글을 읽어 방자한 행동을 경계하고, 또 동료 중에서 엄숙한 사람 한 명을 골라 그에게 수시로 경계를 받는다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그 이른바 방달이란 것이 어찌 도적(盜賊) 쪽으로 슬며시 흘러들어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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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관대하고 온유하다 말해도, 느긋하고 나태한 것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제 입으로 굳세고 과감하다 하지만, 조급하고 망령되며 과격한 것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성내며 사납게 구는 것은 무게 있는 것에 가깝고, 잗다란 것은 꼼꼼히 살피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속임수는 바른 것과 헷갈리고, 한통속이 되는 것은 화합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소한 차이를 분별하지 않으면 참됨에서 점점 멀어진다.

(自謂寬裕溫柔, 焉知非優游怠忽. 自謂發剛強毅, 焉知非躁妄激作. 忿戾近齊莊, 瑣細近密察. 矯似正, 流似和, 毫釐不辨, 離眞愈遠)”

이것이 구양덕(歐陽德)이 몸을 단속하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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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교수의 말] 관대한 것과 물러터진 것은 다르다. 굳셈과 과격함은 자주 헷갈린다. 성질부리는 것과 원칙 지키는 것, 잗다란 것과 꼼꼼한 것을 혼동하면 아랫사람이 피곤하다. 사기꾼처럼 진실해 보이는 사람이 없다. 그래야 상대가 속아 넘어간다. 자리를 못 가리는 것을 남과 잘 어울리는 것으로 착각해도 안 된다. 사람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것을 잘 분간해야 한다.

남의 진실함을 취하고 우직함은 용서하며 남의 순박함은 취하고 어리석음은 용서하며, 남의 개결(介潔=성품이 깨끗하고 굳음)함은 취하고 협애(狹隘= 소견,所見이 너그럽지 못하고 아주 답답스러움)함은 용서하며, 남의 민첩함은 취하고 소홀함은 용서하며, 남의 명변(明辨= 명백히 구별함)함은 취하고 방사(放肆=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하여 어려움성이 없음)함은 용서하며, 남의 신실함은 취하고 고집스러움은 용서하며, 단점을 인해 장점을 보아야 하고 장점을 꺼려 단점을 지적해서는 안 된다.” (此歐陽德之檢身也. 取人之眞, 恕其戇, 取人之樸, 恕其愚. 取人之介, 恕其隘, 取人之敏, 恕其踈. 取人之辨, 恕其肆. 取人之信, 恕其拘. 可因短以見長, 不可忌長以摘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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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무경(陳無競)이 남을 포용하던 방법이다.[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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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교수의 말] 진실한 사람은 외골수인 경우가 많다. 질박하면 멍청하고, 강개하면 속이 좁다. 민첩한 사람에게 꼼꼼함까지 기대하긴 힘들다. 말을 잘하면 행동이 안 따르고, 신의 있는 사람은 얽매는 것이 많다. 그래도 좋은 점을 보아 단점을 포용한다. 나 자신에 들이대는 잣대는 매섭게, 남에게는 관대하게. 우리는 늘 반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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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양덕( 歐陽德) : 자는 숭일(崇一), 호는 남야(南野)로 명() 나라 강서(江西) 태화(泰和) 사람인데, 가정(嘉靖)의 진사(進士)로서 예부 상서(禮部尙書)를 지내고 시호는 문장(文莊)이다.

[]진무경(陳無競) : 자는 홍렬(鴻烈), 호는 용재(榕齋)로 명나라 강남(江南) 강도(江都)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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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조선일보 [정민의 世說新語] 검신용물(檢身容物)의 글에 첨삭하여 재구성함.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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