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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을 바라보며

淸潭 2017. 1. 5. 18:53

오늘날,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을 바라보며---정치 설화(說話)       

  


어느 대감이, 전라도 감사로 가게 되어, 학자인 친구에게 "어떻게 정치를 하면 선정(善政)을

베풀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그의 대답이 "정치는 현장에서 해야지 멀리 있는 내가 어떻게 알겠냐,

잘 아는 훌륭한 학자가 전주에 살고 있으니, 가서 한번 물어 보게" 라고 했다.

 

그는 부임하자말자 소개받은 그 학자를 찾아가 예를 갖추어 "좋은 정치란 과연 어떤 것인지?

고견을 듣기 위해 이렇게 왔습니다" 라고 했더니, 그는 전라감사에게 냉수를 한 대접 가져다 주었다.

얼떨결에 물을 받아 든 감사는,"먼 길을 왔으니 물로 목이라도 축이라"는 뜻으로 알고 물을 다 마셨다.

 

그랬더니 학자는 다시 도라지 콩나물 취나물 우엉나물...등이 담긴 큰 접시를 가지고 왔다.

"그 유명한 전주비빔밥을 대접하려고 하는구나"생각하고, 상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학자는 감사가 와 있다는 사실도 잊었는지, 다른 곳에서 어린 손자아이를 달래며,

노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이에 감사는 화가 나서 그 집을 뒤쳐 나와 동네 어귀까지 와서야 비로소

학자가 그렇게 한 바가 어떤 것인지 깨닫고, "내가 어리석고 성급했구나"생각하고 발길을 돌려 다시

학자를 찾아가 "제가 조신(操身)을 못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하며 큰 절을 하니, 손을 붙잡고

"대감께서는 백성을 위해 꼭 선정을 베푸실 어른 입니다"하며 눈물을 글썽이며 헤어 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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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화에서 보여 준, 그 학자가 감사에게 준 것이나, 무언(無言)의 행동들로 전한 바는 무엇일까?

 

첫째, "냉수"는 시원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맑고 깨끗한 정치를 뜻한다.

갈증으로 시달릴 때, 냉수 한 그릇이 얼마나 시원한가? 또한 갈증도 말끔히 해결해 준다.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말로는 청렴결백과 투명한 정치를 외치지만,

현실은 그 얼마나 부정부패로 얼룩져 있어 우리를 실망시키며 어둡게 목 타게 하고 있지 않은가?

뉴스나 신문의 단골메뉴가 무어냐? 정치 지도자의 부정 부패 비리가 판을 치고 있지 아니한가?

선한 대다수의 국민은 갈증으로 목이 탄다. 시원한 냉수 한 그릇이 그렇게 그립다.

 

두 번째, '여러 나물'은, 인재(人材)를 뜻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재능과 능력이 있는 법이니, 이들의 능력과 지혜를 모아 온전히

투입할 때, 성공적인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고루 등용해

그들이 조화를 이루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의 바탕임을 말한다.

여러 나물이 고루 들어가야 맛있는 비빔밥이 되듯이 정치도 인재가 모여 저마다 제 몫을

다해야 그 영향이 국민에게 골고루 미쳐 올바른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며,

끼리끼리 또는 코드 정치는 건강을 망치는 편식과 같은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는 지연, 혈연, 학연에다가 진보니 보수니 하며 거기다가 종교 색까지 겹쳐

그야말로 자기가 좋아하는 쌀밥 외에는 아예 반찬을 먹지 않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정치계는 친박 비박, 친문 비문이니하는 그간 듣도 보도 못한 패거리 용어가 난무한다.

 

세 번째, 손자아이를 돌보는 모습은, 그 무엇보다도 백성은 아끼고 그들과 어울리는 일을

재미있어야 한다는 애민정신(愛民精神)을 말한다. 할아버지가 손자를 데리고 노는 시간은

이 세상의 그 어떤 시간보다도 재미있고 서로간의 사랑과 의사가 교류되는 시간이니,

지도자는 백성에게 손자와 놀아주는 할아버지의 심정으로 뭐든지 들어주며 더 잘해 주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서로 바라만 보아도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정치설화를 읽어면서 오늘날,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계 등 모든 분야의

지도자들, 특히 작금의 정치현실을 바라보니 심경이 착잡하고 무겁다. 

더욱 요즈음, 신문이나 뉴스를 온통 뒤덮고 있는 대통령의 탄핵과 정치권의 이전투구와 야합,

좌익 우익으로 갈라서 충돌하는 민심,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국을 생각하면 속이 뒤집힌다.

 

그 언제, 우리는 이 땅위,그 어디서 위 설화의 지도자를 만날 수 있으며, 구경이라도 해볼 수 있겠는가?

새해는 밝았지만, 땅거미가 스며드는 서재의 창 밖을 내다 보는, 나의 시선은 어둡고, 마음은 우울하다.

가져온 곳 : 
카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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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恩波|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