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불수(無言不讐)
[요약] (無: 없을 무. 言: 말씀 언. 不: 아닌가 불. 讐: 대답 수)
응답하지 않는 말이 없다
[출전] 《시경(詩經) 대아(大雅) 억편(抑篇)》
[내용] 이 성어는 시경(詩經) 대아(大雅) 억편(抑篇)에 나오는 구절이다. 춘추전국시대 위무공(衞武公)이 이 시를 지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날마다 곁에서 외우게 하여 스스로 경계하게 하였다한다.
억편(抑篇)은 12장 인데 그 중 6장의 내용을 보겠다.
12/6장
쉽게 말을 내지 마라, 구차히 하지 말지어다.
내 혀를 잡아주는 이가 없는지라, 해 버린 말은 가서 잡을 수 없느니라.
어느 말에도 대답이 없지 아니하며, 어느 덕에도 보답하지 않음이 없으니라.
친구를 사랑할 지며, 백성과 젊은이를 사랑할지어다.
자자손손 끊임없이 번성하여 만백성이 받들지 않음이 없으리라.
無易由言,無曰苟矣。莫捫朕舌,言不可逝矣。
無言不讎,無德不報。惠于朋友,庶民小子。
子孫繩繩,萬民靡不承。
家苑 이윤숙의 한자와 유학경전 강의(경연학당)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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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賦也라 易는 輕이오 捫은 持요 逝는 去요 讐는 答이오 承은 奉也라 ○言不可輕易其言이니 蓋無人爲我執持其舌者라 故로 言語由己하여 易致差失하니 常當執持요 不可放去也라 且天下之理 無有言而不讐하며 無有德而不報者하니 若爾能惠于朋友庶民小子면 則子孫繩繩하여 而萬民이 靡不承矣라하니 皆謹言之效也라
○부라. 이는 가벼움이고 문은 잡음이고, 서는 감이고, 수는 답함이고, 승은 받듦이라.
○말하기를, ‘말을 가볍고 쉽게 하지 말지니 대개 사람들이 나를 위하여 그 혀를 잡아주는 자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말이 내 몸에서 말미암아 차질을 이루기가 쉬우니 항상 마땅히 잡아두고 가히 함부로 뱉지 말아야 하니라. 또 천하의 이치가 말을 함에 답하지 않음이 없으며, 덕을 둠에 갚지 않는 자가 없으니 만약에 네가 능히 붕우와 서민과 소자들에게 은혜롭게 한다면 자손이 이어지고 이어져 만민이 받들지 않음이 없으리라.’고 하니, 다 말을 삼가는 효력이라.
이하 경남신문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의 무언불수(無言不讐) 글.
요즘은 통신기기가 발달해 이전보다 종이에 글씨를 직접 써서 보내는 편지는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통신량은 훨씬 더 많이 늘어났다. 휴대전화 통화, 휴대전화 문자, 카카오톡 등등의 방법을 이용한 통신이 많아졌기 때문이다.방법은 달라졌지만, 통신의 원리는 한 가지다. 서로 만날 수 없는 사람에게 소식이나 정보를 제공하고 교환하는 것이다. 예기(禮記)에 나오는 ‘예법이란 서로 오가는 것을 존중한다(禮尙往來)’는 말과 같이 남의 편지에 답이 있어야 한다.
필자가 고등학교 재학 중에 한문 문법에 대해 질문하는 편지를 한문을 잘한다고 이름난 학자 다섯 분에게 보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연민(淵民) 이가원(李家源) 선생만 답장이 왔다. 그 뒤에 또 편지를 올려도 곧바로 답장이 왔다. 편지만 주고받다가 10년쯤 지나 만나 뵙고,
“어찌 저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의 편지에 답장을 다 해주십니까?”라고 여쭈었더니,
답변인즉
“나는 나에게 편지하는 사람에게 답장해주지 않은 적이 없네”라고 하셨다.
대단한 정성이라고 감동하고 그 뒤 따라서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여러 가지 핑계로 다 되지 못하고 있다.
요즈음은 통신이 빈번한데 통신의 예절은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어떤 초등학교 교장이 필자가 펴낸 변변찮은 책을 한 권 얻으려고 여러 번 전화했다. 그때마다 아주 다급한 일이 있었고, 책은 서고 밑에 쌓여 있어 꺼내려면 몇 시간을 작업해야 할 판이라 상당 기간 지체됐다.
나중에는 아침저녁으로 전화를 했고, 주변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까지 부탁을 했다.
그러나 정작 책을 보낸 뒤에는 받았다는 전화 한 통 없었다.
이런 유사한 경우가 허다하다. 번역 일을 맡겨 놓고는 아침 저녁 전화하다가 부쳐 보내고 나면 다시는 연락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짧게나마 답장을 하든지, 자주 하던 전화를 한 번만 더 해서 받았다고 하면 되지 않겠는가?
요즈음 젊은이들 가운데는 편지나 이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또 답장을 하지만, 상대방이 물었던 내용, 알고 싶어 하는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이 자기 할 말만 하고 마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어 대학교수라는 사람도 이런 경우가 허다하다.
정보통신이 극도로 발달한 현대사회라고 예절이 필요 없는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에 맞는 예절이 더더욱 필요하다. 최신 기기로 바꾸면서 예절 없는 마음도 예절 있는 마음으로 바꾸기를 바란다.
시경(詩經) 억편(抑篇)에 ‘덕이 있으면 갚지 않음이 없고, 말이 있으면 응답하지 않음이 없다(無德不報, 無言不讐)’란 구절이 있다. 누가 말을 하거나 편지를 하면 응답이 있어야 의견이 교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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