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인간의 효행에 감동하여 효자·효부를 도와준다는 내용의 설화. 우리 나라의 호랑이설화는 아주 사나운 산중동물로서의 동물담(動物譚), 단군신화나 산신령이야기에 보이듯이 신으로 나타나는 신격화담(神格化譚), 효와 열과 우애에 감동하는 도덕면과 희로애락 등 인간적인 면을 지닌 인격화담(人格化譚), 토끼 같은 약한 동물에게 속아 골탕을 먹는 바보스럽고 우스꽝스러운 해학화담(諧謔化譚)으로 나눌 수 있다.
이 효감호설화는 인격화담 중 큰 몫을 차지한다. 바로 호랑이를, 윤리도덕도 알고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인간으로 보기 때문이다. 효행자(孝行者)와 대등한 관계를 가지거나 우세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 유형은 대개 다음과 같다.
① 효자를 도운 호랑이 : 시묘를 사는 효자를 옆에서 지켜주기(강원도 강릉의 최씨 효자각), 매일 성묘 다니는 효자를 태워주기(서울 종로구 효자동의 유래), 제사상에 놓기 위해 돌아가신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홍시감을 구하려는 효자를 태워 홍시감을 저장해둔 집으로 안내하고 다시 태워오기(한국구비문학대계 7-15), 아버지가 겨울에 잉어를 찾을 때 그 효자를 도와 잉어를 구해주기(민담).
② 효부를 도운 호랑이 : 젊은 나이에 청상과부가 되어 시부모와 주변에서, 특히 친정부모가 개가를 권하거나 강요하고 꾀를 쓸 때, 병들거나 안맹(眼盲)한 고독한 시부모를 두고 자기만 행복을 찾을 수 없다고 고집하는 열녀효부를 호랑이가 태워 집에 실어오고 줄곧 집을 지켜주기(한국구비문학대계, 한국설화유형분류표 번호 413-5, 개가하지 않는 며느리를 도운 호랑이 편에 실린 21편 이야기), 호랑이가 어디서 양아들을 데려오기도 한다(한국구비문학대계 7-18).
③ 함정에 빠져서 효자나 효부에게 구원을 청한 호랑이 : 위 ①과 ②에 나타난 호랑이가 함정에 빠져 죽게 되자, 효자나 효부의 꿈에 나타나서 빨리 와서 구해달라고 현몽하여, 효자·효부가 즉시 달려가서 ‘우리 호랑이, 나의 호랑이’라 주장하고 구해준 내용이다. 이것은 보은(報恩)이 첨가된 인간과 호랑이가 대등한 자격으로 더욱 긴밀하게 지내는 것이다(한국설화유형분류표 번호 415-8).
④ 형님이라고 불러준 사람과 형제가 되어 효도한 호랑이 : 이것은 웃음을 동반하는데, 어떤 사람이 산중에서 호랑이를 만나 다급한 나머지 “형님, 어머니가 아이를 이 산에서 잃었는데 바로 호랑이가 된 형님이군요. 병든 어머니가 보고싶어합니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호랑이가 곧이곧대로 듣고 그 뒤로는 줄곧 이 사람과 형제의 의를 가지고 동네에 내려와서 노인에게 맏아들로서 효행을 하였다(한국설화유형분류표 번호 712-12).
⑤ 시아버지 대신 자식을 잡아먹으라고 던져준 며느리에게 감동한 호랑이 : 이는 투아구친(投兒救親) 모티프로, 장에 다녀오던 시아버지가 산고갯길에서 술에 취한 나머지 자다가 호랑이에게 죽게 되었을 때, 며느리가 업고 있던 어린아이를 던져주고 대신 시아버지를 살렸다.
이 사실을 안 남편이 아내에게 잘했다고 절을 했고, 호랑이가 며느리에게 감동하여 아이를 그 집 문앞에 고스란히 물어다 주었다. 또는, 아이 있는 소재를 남에게, 곧 부자나 이장(里長)이나 암행어사에게 알려준다. 이리하여 효부는 칭찬을 듣고 재물을 얻는다.
이것은 감호구아(感虎救兒) 모티프로, 호랑이가 효부의 집에 나타나서 따라오라고 신호를 하여 산중에서 잘 있는 어린아이를 데려가게 하는 내용도 있다. 이 때는 효행의 목격자가 없어서 소문이 난다는 대목이 약하게 되었다.
효도는 만물을 모두 감동시킬 수 있다는 효감사상(孝感思想)이 한국인에게는 강력한 의식이다. 여기에 맹수요 악효(惡孝)일 수 있는 호랑이가 효감호(孝感虎)의 큰 사건의 주인공으로 등장함은 바로 사람에게는 윤리도덕이 있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 중에도 효도가 제일이며, 효도 중에도 내 몸을 희생하는 것이 중심이라는 교훈을 제시한 것이다. 오늘날 호랑이를 대신할, 효에 감동하고 효를 포상할 것이 무엇인가를 절실하게 묻는 설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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