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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or 눈싸움?

淸潭 2015. 12. 5. 12:53

 

 아직 뽑지 않은 배추를 보호하기 위해  어제   비닐 위에   이불 홑청까지 덮어 씌워

 일기 예보에 대 했는데  막상 사람인 우리는 오늘의 폭설에 가택 연금을  당했다 , 김영삼

 대통령도 아닌데.... ㅋ ㅋ

 며칠전 예약해 두었던 콜택시가 이쪽 지역은 위험에서 못 올라 오겠다고 통보것이다.

 

1시에 시작되는 교회 행사, ....  오늘은 종강 파티 인데......그러나  어쩔것인가 ?  

담당자에게 급히 연락을 취하고  심란한채  서성대고 있는 내 옆에서  그이는 `그까짓  콜택시 

구걸 할것 없이  걸어서 가  `잔다.  한치 앞도 내다 보이지 않는 눈 보라속에  비탈진 언덕

꼭대기 구비 구비를 넘어서  신원역 중앙선 까지--- 

누구 약을 올리나?   눈도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이 시원찮은 다리 가진 아내를  보호자로

데리고 다니면서 ?.......

`당신이 지금 이팔청춘 이에요?    제발 주제 파악 좀 해요  `

내 손목을 잡고 눈내리는 시골길을 걷고 싶어하는 그이의 심정을 45년 함께 산 아내

모를리 없건만  평소 한 번도 써 본적 없는 독한 용어로  나는 그이를 공격했다.  

그러나  꿈쩍도 않는 이 사내 -----

 `내가 처음 당신 쫒아 다닐때 말야 ,나는 당신의 그 야성에 반했었지.....서부 활극에 나오는

 활기차고 당차면서  모험심이 강하고 도전적인, ...... 물론 지금도 그 야성은 살아 있지만 ....

 

 아 ~  이 못 말리는 남자......

 `아빠 , 지금은 낭만을 위해 모험을 감행 할 때가 아니야,....    이제는 매사 조심하

살아야 해요 ,기분 내키는 대로 움직이면 안 되는 70 대 라구....   다치면 어쩌려구 그래요?`

 

이리하여 마침내 나는 그에게  눈사람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 마음 같아선 눈 싸움을  하고

 싶었지만 ...... 

 

펑펑 쏱아지는 눈을 맞으면서  우리는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 프로그램을 까맣게 잊은채 

재미있게 눈사람을 만들었다 . 우람한  남편과  다소곳한  아내가 마주 보고 서 있는 부부상 ......  

 

 앞 마당에 수북하게 쌓여가는 해야 할  눈청소는 자연스레 눈사람  몸통으로 깨끗하게 치워

졌고  부부싸움은  아직  눈도  녹지  않았는데  눈 녹은듯  사라졌다. 

 

눈은 지금도 내리고 있다.  

 

가져온 곳 : 
카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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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아이오유|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