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수필등,기타 글

'어부사시사' <춘사春詞> _ 고산 윤선도

淸潭 2015. 5. 9. 09:41

'어부사시사'  <춘사春詞> _ 고산 윤선도

 

[1]

앞강에 안개 걷고 뒷산에 해비친다

배 뛰워라 배 뛰워라

썰물은 밀려가고 밀물은 밀려온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강촌에 온갖 꽃이 먼 빛이 더욱 좋다

 

[2]

날씨가 덥도다 물 위에 고기 떴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갈매기 둘씩 셋씩 오락가락 하는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낙싯대는 쥐고 있다 탁주병 실었느냐

 

[3]

동풍이 잠깐 부니 물결이 곱게 인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東湖(동호)를 돌아보며 西湖(서호)로 가자꾸나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앞산이 지나가고 뒷산이 나온다

 

[4]

우는 것이 뻐꾹샌가 푸른 것이 버들숲가

배 저어라 배 저어라

어촌의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들락날락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맑은 깊은연못에 온갖 고기 뛰논다

 

[5]

고운 볕이 쬐는데 물결이 기름 같다

배저어라 배 저어라

그물을 넣어 둘까 낚싯대를 놓으리까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漁父歌(어부가)에 흥이 나니 고기도 잊겠도다

 

[6]

석양이 기울었으니 그만하고 돌아가자

돛 내려라 돛 내려라

물가의 버들 꽃은 고비고비 새롭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정승도 부럽잖다 萬事(만사)를 생각하랴

 

[7]

芳草(방초)를 밟아보며 蘭芷(난지)도 뜯어 보자

배 세워라 배 세워라

한 잎 조각배에 실은 것이 무엇인가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갈 때는 안개더니 올 때는 달이로다

8

취하여 누웠다가 여울 아래 내려가려다가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떨어진 꽃잋이 흘러오니 신선경이 가깝도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인간의 붉은 티끌 얼마나 가렸느냐

 

[9]

낚싯줄 걸어 놓고 봉창의 달을 보자

닻 내려라 닻 내려라

벌써 밤이 들었느냐 두견 소리 맑게난다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남은 홍이 무궁하니 갈 길을 잊었더라

 

[10]

내일이 또 없으랴 봄밤이 그리 길까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낚싯대로 막대 삼고 사립문을 찾아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어부의 평생이란 이러구러 지낼러라

 

/ daum

 

  ☞

 

여기 어부(漁父)는 고기잡이 어부(漁夫)가 아니다.

강호자연을 즐기는 사대부계층을 의미한다.

자연을 관조하는 관찰자이다.

 

 

 

 

 고산 윤선도(孤山 尹善道 1587∼1671) 51세 때

조선 인조 15년(1637)에 왕이 남한산성에서 청나라에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는 세상을 보지 않으리라 제주도로 가던 중 보길도 경치에 반해

“하늘이 나를 기다린 것이니 이곳에 머무는 것이 족하다”

낙서재에서 85세로 삶을 마감.

 

한국 시조문학의 1인자(조선 3대詩歌人 : 윤선도, 정철, 박인로)

*외손자 정약용은 강진에서,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유배 생활.

 

 

 

 

 

 

 

 

 

 

 

 

 

 

 

 

 

 

 

 

 

 

 

 

 

 

 

/ 보길도 세연정(洗然亭)

   

가져온 곳 : 
카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
글쓴이 : 자연산2|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