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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극인의 상춘곡(賞春曲)

淸潭 2015. 5. 6. 20:43

홍진에 묻힌 분네 이내 생애 어떠한고 옛사람 풍류를 미칠까 못 미칠까

천지간 남자 몸이 나만 한 이 많건마는 산림에 묻혀 있어 지락을 모르는가

수간모옥을 벽계수 앞에 두고 소나무 숲 울창한 속에 풍월주인 되었어라

 

엊그제 겨울 지나 새봄이 돌아오니 도화 행화는 석양 속에 피어 있고

녹양방초는 가랑비 속에 푸르도다 칼로 마름질했나 붓으로 그려 냈나

조물주의 솜씨가 물물마다 대단하다 수풀에 우는 새는 춘기를 못내 겨워

소리마다 교태로다 물아일체거니 흥이야 다를쏘냐 .

 

사립문에 걸어 보고 정자에 앉아 보니 소요음영하여 산속 하루가 적적한데

한중진미를 알 이 없어 혼자로다 여보소 이웃들아 산수 구경 가자꾸나

답청일랑 오늘 하고 욕기란 내일 하세 아침에 나물 캐고 저녁에 낚시 하세

갓 괴어 익은 술을 칡베로 밭아 놓고 꽃나무 가지 꺾어 수놓고 먹으리라 .

 

봄바람이 건듯 불어 녹수를 건너오니 청향은 잔에 지고 낙홍은 옷에 진다

술병이 비었거든 나에게 알리어라 작은 아이에게 주막에 술을 물어

어른은 막대 짚고 아이는 술을 메고 미음완보하여 시냇가에 혼자 앉아

맑은 모래 깨끗한 물에 잔 씻어 부어 들고 청류를 굽어보니 떠오나니 도화로다

무릉이 가깝도다 저 들이 그곳인가 소나무 숲가는 길에 두견화를 붙들고

봉우리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아 보니 수많은 마을이 곳곳에 벌여 있네 .

 

연하일휘는 비단을 펼쳤는 듯 엊그제 검은 들이 봄빛도 유여할사

공명도 날 꺼리고 부귀도 날 꺼리니 청풍명월 외에 어떤 벗이 있으리오

단표누항에 허튼 생각 아니 하네 아모타 백년행락이 이만 한들 어떠하리 .

 

 

*불우헌 정극인(不憂軒 丁克仁 1401~1481)

 

단종이 왕위를 빼앗기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내려가 후진을 양성.

“상춘곡”은 우리나라 문학 사상 최초의 가사 작품이다.

 

/ daum

 

 

 

전북 정읍 칠보면 무성리 성황산 아래 원촌 마을

한정, 송정, 후송정이 한가로운 선비촌!

 

 

 

 

 

 

 

 

 

 

 

 

 

 

 

 

 

 

 

 

 

/ 전북 정읍시 칠보면 원촌1길 34 (전북 정읍시 칠보면 무성리 500)

가져온 곳 : 
카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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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자연산2|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