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찬바람 부는 섣달,
침묵(沈默)의 달
무소유(無所有)의 달이라 합니다.
바람도 달빛도
빈 손으로 불어오고 또,
하얗게 흘러갑니다.
가는 마음이야
한 번 돌아보지만
보내는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 번 바라봅니다.
가까운 산에 가는 날은
암자에 게신 스님이 손짓합니다.
묵언(默言) ,
묵행(默行) ..
조용히
차(茶) 한 잔을 따룹니다.
눈 감은 채
오직 한 마디, "어디메 ..!"
7년이 지난 지금도
그 뜻을 알 듯 모를 듯
마음의 미로를
헤매고 있습니다.
입 안 가득
차향(茶香)이 고이면
그냥 ,
한 번 미소하고는
조용이 산문(山門)을 나섭니다.
한 번 돌아보고
내려오는 산길이지만
스님은 안 보일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킵니다.
가고 오는 떠남의 "어디메"를
지금에야 알 듯도 합니다.
"去去去中知(거거거중지) 行行行裏覺(행행행이각)"
가고 가고
가다보면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또 행하다보면
깨닫게 된다 하셨습니다.
보내는 마음을
이제야 알듯 합니다.
섣달의 의미를
이제서야 알듯 합니다.
머리에 희끗희긋 서리가 내려서야
겨우 희미하게 눈을 뜨지만,
아직도 깨달음의 길은
멀고 먼 길입니다.
나목 가지끝에 내리는
한 줌 추운 겨울 햇살이 눈부신 날
먼 산에
흰구름 흘러갑니다.
흐르는 음악은
`찻잔 속에 달이 뜨네` 입니다.
참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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