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어둑어둑한 해거름
하늘에 낮달이 곱게 떴다.
토담 옆 ,
감나무에는 붉은 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긴 장대를 들고
할아버지와 손자가 감을 따고 있다.
잔뜩 고개를 젖혔으니
할아버지도 손자도 목이 아프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장대끝이
자꾸만 감을 스친다.
할아버지가 한마디 한다.
"직접 따보니 어떠냐, 네가 그동안 가만히 앉아서 먹기만 했던 감이,
얼마나 힘들게 따는지 이제 알겠지?"
가만히 듣고 있던 손자가
한참 후에 대답한다.
"할배.. 근데요.
이렇게 하면 달도 딸 수 있나요?"
손자는 감나무 꼭대기
멀리 보이는
달을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손자의 동문서답에
할아버지는 그냥 빙그레 웃는다.
어떻게 보면
아예 ,
손자는 처음부터
감 보다는
달에 더 관심이 있었나 보다.
감나무 위로
하얀 달이
떠오르고 있다.
*
지금 듣고 있는 곡은
명상음악 `백설(白雪)`입니다.
참 좋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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