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수필등,기타 글

一擧手一投足

淸潭 2014. 7. 8. 10:38

一擧手一投足(일거수일투족)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당송 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한유(韓愈)이다.


《문장궤범(文章軌範)》에 있는, 한유의 〈응과목시여인서(應科目時與人書)〉라는 ‘과거에 응함에 있어 시험관에게 띄우는 편지’의 뜻인 글에서 나오는 한 구절이다.


당시 당나라의 과거 시험은 2단계로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예부(禮部)에서 시험을 치르는데, 여기서 합격한 사람들은 한 번 더 이부(吏部)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하였다.

 

 한유도 25세에 예부의 시험을 통과했지만, 이부의 시험에서는 몇 번을 응했어도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런데 당시의 풍습으로는 서생(書生)들이 미리 지은 시문(詩文)을 시험관에게 증정하여 그 역량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있었다.

 
한유도 이부의 시험에 실패하고 난 뒤 이 편지를 쓴 것으로 보인다.

편지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재배하고 말씀드립니다. 큰 해변이나 큰 강변에는 괴물이 있다고 합니다.

 

그 괴물은 범상한 물고기나 조개와 같은 종류가 아닙니다.

 

 물을 얻었을 때는 풍우를 불러 하늘에 오를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나 물을 얻지 못하면 어떻게 할 수가 없으며 기껏해야 수달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 고작입니다.

 

저는 바로 그 괴물인 것입니다.

 

 만일 귀관이 나의 이 궁상을 가엾이 여겨,물이 있는 곳까지 옮겨 주려고 생각해 주신다면 그것은 손발을 움직이는 것뿐인 수고로 족한 것입니다[其窮而運轉之蓋一擧手一投足之勞也].

 
그러나 자기에게는 자기 나름의 긍지가 있어서 사람에게 동정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생사마저도 에측할 수 없는 상태로 있는 것입니다만,다행히 지금 유력한 분이 내앞에 서 계십니다.

 

그래서 시험삼아 머리를 들어 명호(明號)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하면 혹 손발을 조금만 움직이는 수고[一擧手一投足]를 마다하지 않고 저를 맑은 물결 속으로 데려다 주지 않는다고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저를 동정해 주시든 아니든 그것은 운명일 것입니다. 운명임을 알고 명호하는 것도 역시 운명이라는 것일 겁니다."

편지에서의 ‘일거수일투족’즉, ‘손을 한 번 들어 올리고 발을 한 번 옮기는 일’이라는 것은 ‘약간의 수고로도 할 수 있는 쉬운 일’ 또는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이와 같은 ‘손쉬운 일’이라는 의미보다 ‘하나하나의 동작이나 행동’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여기에 ‘감시’라는 단어가 더해질 때에는 보다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된다.

'글,문학 > 수필등,기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허실실(虛虛實實)  (0) 2014.07.11
地者國之本(나라와 영토)  (0) 2014.07.08
변강쇠와 옹녀 이야기  (0) 2014.07.07
오늘이 내 최고의 날이다.  (0) 2014.07.04
흔적(痕迹)  (0) 2014.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