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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봄 ... [ 59금 ]

淸潭 2014. 4. 12. 10:51

      
    햇살에 못이겨 
    보리싹 내밀듯이 언덕마다 
    복사꽃이 피었다.
    밭고랑너머로 아득한 꽃밭은
    어두운 밤바다의 등대처럼
    손 떨리게 환하다.
    실개울따라 굽이굽이 펼쳐진
    가르마 같은 들길..
    그 너머 과수원 가는 길
    새하얀 꽃밭 물결 위로는 푸른 봄하늘
    봄바람 한 줌에도 
    꽃눈이 날리고 햇살 머금은 
    꽃잎은 청아하다.
    햇살이 스며들 정도로
    엷은 꽃잎은 빛살을 받아
    반짝거린다.
    님아 ,
    여기도 꽃자리
    저기도 꽃자리
    꽃바람에 못 견디겠다.
    별빛 한줄기에도
    밤을 밝히는 복사꽃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꽃향기에 취하면
    어느덧 상념의 조각배 하나 
    봄바다에 노를 젓는다.
    나는 너를 안는다
    깊이 포옹한다.
    뜨거운 입술로 
    너의 몸을 적신다.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고 만진다.
    부드러운 혀로 귓속에다
    간지러운 불을 지핀다.
    아 ,
    가녀린 목에 
    입술 자국을 남기며
    옷고름 풀어내리고 꽃잎 같은
    너의 젖가슴을 애무한다.
    얼굴을 묻으며 탱탱하게 솟아오른 오디를
    입에 넣어 가볍게 깨문다.
    하마 , 
    치맛단은 올라가고 
    허리춤은 풀어지고 
    부드러운 곡선과 굴곡을 지나
    아래로 아래로
    깊은 숲속의 따뜻함 속으로
    내 마음 하나가 
    조용히 천천히 허리를 조여간다.
    아 ,
    님의 입에서 흐르는 소리 ..
    나는 정신을 잃을 만큼
    느낌을 참을 수 없어
    온 몸을 한 곳으로 집중한다.
    우리는 오직
    그 오묘한 소리의 세계에 몰입한다.
    때로는 세게
    혹은 약하게 ,
    거칠다가 부드럽게
    뜯고, 어르고 ..
    튕기고, 긁고, 멈추고
    못견뎌하는 흐느낌 소리
    무릎에서 발가락 끝까지
    다리가 경련하듯 잡아당기고
    목이 뒤로 젖혀지면서
    짐승의 울부짖음 같은 앓는 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터져나온다.
    하복부의 쾌감을 
    어느 곳에 전하면 좋을까 하고
    몸 속에서 출구를 찾는다.
    그 출구를 찾아서 온몸이 뻣뻣해지고 
    좌우로 힘차게 흔들거린다.
    그 뒤에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유쾌한 여운이 수 십초 동안
    이어지고
    이어지고 ..
    아 ,
    봄바람을 타고 
    나무에서는 복사꽃이 
    피고 피고,
    꽃자리 위 
    님의 입에서는 사랑꽃이 
    피고 피고
    님과 나는
    복사꽃 바다를 건너며 
    그냥 그대로 
    꽃향기에 취한다.
    너는 내 가슴에 파고 들고
    나는 너를 깊이 뜨겁게 안는다.
    너의 봄꽃은 
    풍만했고 가득했다.
    너는 내 가슴에서 
    섧게 섧게 몸으로 울었다.
    복사꽃 사이로 
    달이 뜨고 별이 반짝이고
    하얀 달빛 위로
    푸른 바람이 불고 있었다.
    나의 사랑
    너는 나의 꽃이라.
    바람을 받은 물결이 
    철썩 철썩 뱃전을 때리고 있다.
    깊어가는 밤 ,
    은핫물(銀河水)에는 
    보석 같은 별빛이 하얗게 반짝이고 있다.
    금빛 고기 첨벙이는
    하늘강(天江)에 손 담그고 
    달도 별도 건져올리는 
    아득한 꿈결이다.
    먼 데 닭이 길게 홰를 치는 소리가 
    아슴아슴 들려온다.
    꼬끼오 ,
    꼬옥끼오오 ..
    꿀맛 같은 단잠이 깨고 만다.
    눈을 뜬다.
    꿈이다.
    달콤한 잠에서 깨어
    창 밖을 내다 보니
    열 사흘날
    둥근달이 높이 떴다.
    바람 속에 묻어오는
    한움큼의 달빛이 청아하다.
    너무 밝고 맑아서 
    나도 모르게 쏟아놓은 한마디
    "달빛 한 번
     지랄 같이 밝구만..!"
    봄에 꾸는 꿈은 
    일장춘몽(一場春夢) 헛꿈이라지만
    꾸던 꿈이 너무 아쉬워
    입맛만 다신다.
    쩝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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