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바위에 가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인다
소원 하나는
꼭 들어주신다는 부처님이다
두 손 모우고
기도하고 절을 한다
우리 막내 늠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해주이소
우리 딸 뇬
시집가게 해 주이소
별별 소원들이
중생들의 입에서 나온다
무얼 해달라
무얼 들어달라
수많은 입들이
자기 소원만 빌어댄다
듣고만 있는
부처님 귀가 따갑다
나는 갓바위에 갈 적마다
이렇게 빈다
우짜든지
우야든지 ,
부처님 머리 위에 얹힌
무거운 돌덩어리 내려주이소
얼마나 무거울까
얼마나 힘들까
달이 가고
해가 가고
1000년을 머리에 이고 있었으니
얼마나 목이 아플까
돌덩어리 무게가
3톤이라고 한다
우야든지
우짜든지 ,
우주보다도
땅 덩어리 보다도
더 무거운
돌덩어리 내려주이소
에그
에그 ,
팔공산 갓바위 약사여래
우리 불쌍한 부처님
주고 주고
또 주고 싶은 복인데
우리 중생들
복 담을 그릇이 너무 작아
더많이 못주는 마음
알기나 할까
오늘은 차가운 눈바람 속에
얼마나 추우실까
가도가도
머나먼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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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르는 음악은 김동아의 `갓바위 가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