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10.21 03:06 | 수정 : 2013.10.21 07:52
하버드 의대 윤석현 교수팀
연구진은 성냥개비만 한 하이드로겔에 치료용 세포를 넣고 당뇨병에 걸린 생쥐에게 이식했다. 묵처럼 말랑말랑한 투명 물질인 하이드로겔은 빛을 치료용 세포에까지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그냥 빛을 쪼이면 근육이나 지방, 뼈 등에 막혀 환부(患部)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지 못한다. 이식한 하이드로겔에 광섬유로 빛을 비추자 치료용 세포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유도하는 단백질이 나왔다. 이후 인슐린이 분비돼 생쥐 혈당치를 정상으로 돌렸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같은 방법으로 질병 진단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이번에는 독성 중금속을 만나면 녹색 형광(螢光)을 내는 세포를 하이드로겔에 넣었다. 중금속 카드뮴이 들어 있는 물질을 생쥐에게 주입하자, 하이드로겔에서 녹색 형광이 나왔다. 연구진은 형광의 세기를 분석하면 중금속 함량도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광학 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인터넷판에 실렸다.
교수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치료용 세포는 그냥 주사해도 되지만 빛에 반응하는 형태로 만들면 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의 양과 분비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하이드로겔을 이식하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세포와 하이드로겔을 섞어 주사하고 치료 부위에 빛을 쬐는 방법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논문의 제1저자는 최명환 박사이며, 윤 교수는 논문 책임자인 대표저자다. 원광대 치대 최진우 교수와 포스텍 한세광 교수, 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 학생인 김성훈씨도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윤 교수는 KAIST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5년 하버드 의대 교수로 임용됐다.
☞하이드로겔(hydrogel)
묵이나 젤라틴처럼 물속에 입자들이 들어가 고체나 반고체로 굳어진 물질이다. 대부분 물인데, 고체 성격을 갖는다고 해서 ‘고체물’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