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방을 쓰는 늙은 부부들~
엊그제 어느 TV방송 연예 프로에서이었다.
77세의 여자 원로가수가 부부가 각 방을 쓰는데 대해서 아들며느리에게 한말이~
"설령 부부싸움을 했다 해도 절대로 각 방쓰기는 하지 말아라. 죽을 때까지 한이불을 써야 부부간의 금슬이 상하지 않는다"고 말해 주곤한다고 했다.
1960년대에 상영된 영화 "황금의 연못"이란 영화를 좋아한다.
헨리 폰더와 캐더린 햅번 주연의 어느 노부부의 이야기다.
작은 호수가 있고 자그마한 개울이 흐르는 수풀이 욱어진 아름다운 전원에서 여생을 보내고있다.
자자구레한 일로부터 가끔 찾아오는 딸과 손주의 이야기로 말다툼이 잦다. 불같은 성깔의 남편에다 요즘말로 까칠한 아내의 성품이 자주 부디치지만 여전히 침대는 하나이고 잠 깬 아침의 상큼한 공기에 이 노부부는 어제의 다툼을 까맣게 잊고 산다.
영화 "황금의 연못"의 헨리 폰더와 캐서린 햅번
검은머리 파뿌리되고 영감탱이의 머리칼이 속알머리없이 벗겨져도 한이물 긴벼개베로 함께하는 그 정경이 그 얼마나 아름다울까마는~
나는 60대 들어서부터 지금까지 각 방을 쓴다.
처음에는 아이들 보기가 민망하여 아침만 되면 이불을 안방에 들어 옮겼지만 지금은 할머니방 할아버지 방으로 터놓고 구분되고 있다.
명절 때나 아이들이 집에서 자게되면 할 수 없이 안방에서 자게 된다.
고달픈 고난의 밤이 이때부터 시작된다.
만약에 잠꼬대를하였다고하면 그 시간부터 내 아내는 잠을 못 잔다. 까칠한 아내의 예민함이 잠을 허락치 않는지 꼬박 밤을새우기 마련이다.
뒤치기며 이불 담뇨 걷어차는것은 그만 두고라도 내 선천적인 천식때문에 기침이 잦다.
간질간질한 목구멍이 시원하도록 하기위해서는 기침이라는 좋은 방법을 하느님이 마련해주었는데~
이를 어쩌나?
자다가 화장실에 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참거나 잠자기 전에 대책을 세우면 되지만 소리 소문없이 일어나는 기침을 어찌 참어야하는가?
혀를 깨무는 인내력을 발동하여 소리가 나지 않도록 어렸을 때 잠자리 잡는 모습으로 발소리를 죽이고
문소리 나지 않도록 화장실을 찾아가는 그 모습은 차라리 처참하기까지 하다 할것이다.
시원하게 기침한번하고 가래침 탁 뱉어 낼때의 시원함은 아는 자만이 아는 것~
결국 우리부부는 서로간의 안녕과 평화를 위하여 각 방을 쓰기로 자연스럽게 합의가 되었고 지금까지 불편함을 모르고 지금까지 살고 있다.
이 나이에 가장의 권리나 의무나 체면을 주장하고 분개할만한 계제도 아니고 오히려 집안청소는 내 몫이고 가끔하는 빨래나 설거지도 마다하지 않는 가장 유순한 노인으로 존재함을 다행으로 여길뿐~
서너달 전에 아는 70대중반의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모임에서도 5시가 되면 남편의 저녁준비를 위하여 어김없이 자리를 뜨고 언제나 남편의 뒷바라지를 위해 충실한 70대 중반의 여인어서 주변에서 아예 "알뜰한 조선의 여인"이라고 놀리기도 했다.
전화 통화 중에 느닷없이
"왜 방에 들어 오는거야? 나가! 지금 전화걸고 있잖아!"
벼락 같은 소리에 놀래서 누구냐고 물었더니~
"남편이 함부러 제마음대로 방에 들어와서...."
하지만 나는 아직도 우리 집에서 목소리가 가장 크다고 자부한다.
- 글 / 日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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