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왜 法長을 택했나-
法長스님 당선은 지도부 세대교체이자 종단 개혁 의지
북한산 관통도로, 부산 범어사가 있는 금정산을 지나갈 예정인 경부고속철도 건설을 반대하는 스님들이 총무원장선거가 한창이던 지난 2월 중순부터 설치한 천막 안에는 불교계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 수경(水耕)스님이 있었다. 수경스님은 지난 2001년 불교계의 한 언론에 해인사가 추진중인 청동대불의 부당성을 논하는 글을 게재해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인물이다. 법장스님은 20여 분간 천막 안에 머무르며 농성중인 스님들을 격려한 뒤 당선 축하연이 마련된 중국음식점 하림각으로 떠났다.
예사로 넘길 수 있는 이날의 짧은 만남 속에 조계종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법장스님의 당선이 던져주는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법장스님은 당선후 환경문제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3월4일 인사차 예방한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는 “터널을 뚫으면 정부와 국민이 분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월7일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북한산과 금정산·천성산 터널 공사를 백지화하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이날 오후 해인사에서 종정(宗正) 법전(法田)스님을 만나서도 주로 환경문제에 대해 보고했다.
부산 시청 앞에서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비구니 지율스님에게 총무원 간부들을 보내 위로하고 대책을 숙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3월14일 부산·경남 사찰 중심으로 대규모 불교환경대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는 노후보를 직접 만나 불교계가 문제삼는 터널 공사 중단을 요구해 약속을 받아냈으며, 노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등 법장스님은 이 문제를 줄기차게 거론하고 있다.
법장스님이 가장 공들이는 환경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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