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유명건축물

“광화문은 이제 1000년 이상 갈 겁니다.”

淸潭 2010. 8. 13. 16:23


“포만 세 번 바꿔 … 광화문, 1000년 이상 갈 겁니다”

20년 역사 이끈 신응수 대목장


“광화문은 이제 1000년 이상 갈 겁니다.”

경복궁 복원 20년 공사를 이끌어온 신응수(68·사진) 대목장(목조 건축의 총감독)의 얼굴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목수 인생 53년째, 크고 작은 문화재 보수·복원현장을 지켜오며 ‘우리 시대 최고의 목수’로 불리는 그다.

“조선총독부 건물 없애고 광화문까지 살려놓으니 북악산까지 한눈에 들어와 얼마나 보기 좋습니까. 경복궁을 복원하면서 외국인 관람객도 엄청 늘었어요. 그 전엔 허허벌판이라 볼 게 없었죠.”

광복절 행사에 맞춰 무리하게 공기를 앞당긴 게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원래 공사가 2009년 완료될 예정이었잖아요. 그러다 발굴 기간이 길어지면서 1년 뒤로 넉넉히 잡았던 거지, 아무 문제 없어요. 광복절에 공개하는 게 이왕이면 뜻도 좋죠. 경복궁은 일제가 다 망친 거니까요. 광화문도 일제가 제자리에 뒀으면 6·25 때 피폭되지 않았을 거예요.”

오히려 공기가 늦춰지는 바람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단다. 잘라놓은 나무가 지나치게 건조돼 비틀어졌다는 것이다.

“포(包·처마를 받쳐주는 짧은 부재)만 해도 세 번이나 바꿨어요. 빨리 작업해 맞춰야지, 소나무가 성깔이 있어서 놔두면 자꾸 돌아가거든요.”

그는 꼼꼼하기로 유명하다. 복원에 참고한 누각 1층 내부 사진이 광화문이 아니라 흥인지문(동대문)이라는 게 뒤늦게 확인되자 공사한 걸 죄다 뜯어 다시 지었다.

“밖에서 보이는 것도 아니고, 문양도 아주 조금 달라요. 그래도 고종 때 한 것을 복원의 기준으로 삼았으니 그것에 맞춰야죠.”

그는 한글 현판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글학회 등에 대해서도 “복원의 원칙을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승님(조원재·이광규)이 ‘큰일 하는 사람은 수(壽)를 감한다’고 하셨어요. 해보니 중압감이 커요. 내 손으로 몇 백 년 된 나무를 베어야 해 마음이 편치 못하고, 궁궐 중에서도 기가 세다는 경복궁을 복원하는 기간 동안엔 특히나 음해도 받고 서운한 일도 많았어요. 그래도 누구보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고 있잖아요.”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