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조계종

거짓말 일삼는 명진스님 퇴진해야

淸潭 2010. 5. 5. 15:43

“거짓말 일삼는 명진스님 퇴진해야”
 
봉은사 역대회장들, 4일 기자간담회서 재차 촉구
“회수한다던 판전 4월 23일까지 발송” 증거 제시
기사등록일 [2010년 05월 04일 18:40 화요일]
 
 
봉은사 역대 신도회장들이 봉은사 사천왕문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려 하자 종무소 직원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4월 20일 성명에서 강남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의 사퇴를 촉구한바 있는 봉은사 역대 신도회장들이 5월 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명진 스님이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며 자진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특히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총무원장 스님에 대한 비방 등으로 인해 문제가 되었던 4월호 「판전」을 봉은사 측이 배포를 중지하고 이미 발송한 판전의 경우 수거하겠다고 약속한 이후에도 여전히 판전이 배포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 자료와 함께 역대 신도회장이 봉은사에 보시한 기부금 납입 증명서 등도 공개됐다.

일부 신도회장은 이 같은 내용을 증거로 “명예 및 종교적 신용이 훼손됐다”며 “명진 스님에게 책임을 묻기 전에 경위 및 사실관계를 확인해 답변 달라”는 내용의 ‘사실관계 규명요청’을 명진 스님에게 내용증명으로 송달하기도 했다.

4일 낮 12시 봉은사 옆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봉은사 초대 신도회장인 이차갑(선효. 1~2대) 거사를 비롯해 조선환(진각. 3~4대), 전봉수(무구. 5대), 안승기(우보. 6~8대), 김경남(대원. 10대) 전 회장 등 5명이 참석했다. 9대 신도회장을 역임한 명적 정창현 회장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역대 신도회장들은 성명에서 “봉은사 사태는 비불교적이며 무분별한 비방과 폭로로 인해 많은 불자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하고 사회의 조롱꺼리로 전락하는 침통한 현실을 목도 했다”며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한 것에 대해 (주지 명진 스님이) 소아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봉은사 신도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도리어 개별 사찰이라 주지 스님 임기 때마다 사중에 분란이 발생하고 주지 스님이 바뀌면 사찰의 운영계획도 바뀌고 종무소 직원도 바뀌고 신도 임원도 바뀌고 혼란스러운 점이 더 많았다”고 그간의 봉은사 사정을 토로한 신도 회장들은 “직영사찰의 운영주체인 총무원에서는 하루 빨리 직영사찰의 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봉은사 사부대중들에게 봉은사의 발전비전과 구체적인 운영 계획을 제시해주기 바란다”며 총무원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원 거사가 명진 스님에게 발송한 내용증명서. 보시 내역 허위 공개 등으로 인해 명예를 훼손 당했다는 내용이다.

역대 신도회장들은 “명진 스님은 스님으로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해서는 안 될 행보를 했다”며 “봉은사는 주지 스님이 누구냐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사찰이 아니고 신도회 역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역대 신도회장들은 “총무원장 스님이 약속했던 11월까지 주지 임기 보장은 이미 명진 스님이 파기한 것 아니냐”고 되물으며 “봉은사에서 직영논란이 지속되지 않도록 처리하는 것이 조계종단을 이끄는 지도부의 책임있는 자세임에도 이렇게 방관하여 봉은사 신도들의 신심과 1000만 불자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게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사태 조속 해결위해 총무원장 면담 추진” 밝혀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의 면담을 요청했으며 빠르면 다음주중 면담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힌 역대 신도회장들은 “신도들을 볼모로한 사욕의 연장을 그만두어야 한다”며 “25만 신도들이 자신의 주지 임기 연장을 한 마음으로 바란다는 말부터가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역대 신도회장들의 주장에 따르면 “명진 스님 주지 부임 당시 신도가 22만 5000여 명이었으며 현재 봉은사 신도는 25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만큼 신도가 3배로 늘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법회가 있는 날 법왕루가 가득 차는 것은 이전 주지 때에도 비슷한 수준이었지 명진 스님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재정 공개에 대해서도 “신도들에게 어디에 돈을 썼는지는 밝히지 않으면서 수입과 지출을 기록했다는 것만으로 재정공개하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4월 20일 역대 신도회장들의 첫 번째 성명서가 발표된 이후 봉은사 홈페이지에 ‘역대 신도회장들의 보시금 내역’을 공개한 것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로 역대 신도회장들의 명예를 실추 시켰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기자회견에서 공개된「판전」 배송 봉투. 4월 23일이라는 접수날짜가 선명하다.

10대 회장을 역임한 대원 거사는 “봉은사 홈페이지와 일주문 입구에 ‘당신들이 어찌 봉은사 신도라고 할 수 있습니까’라는 게시물을 게재해 역대 신도회장들이 보시 한 푼 안냈다고 매도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명진 스님이 도장 찍어서 내어준 기부금 영수증이 있다”며 이를 공개하기도 했다.

“역대회장들 보시 한푼 안했다 주장은 명예훼손”

또 김 전 회장은 “총무원과의 공개토론회 성사를 위한 조건의 하나로 4월호 「판전」을 수거 폐기해기로 했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4월 23일자 소인이 찍힌 특급우편이 봉은사 봉투에 담겨 신도회 이름으로 배송돼 받았다”며 “이는 봉은사 측이 앞에서는 판전을 전량 회수하겠다는 말해놓고 뒤에서는 여전히 배포하거나 배포를 묵인한 것”이라며 명진 스님에게 이에 대한 답변도 함께 요구했다.

이에 대해 봉은사 초대 신도회장을 역임한 선효 거사는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수입이 없어 아들에게 용돈 받아쓰는 처지”라며 “아무리 그렇더라도 ‘보시도 안하면서 무슨 신도냐’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신도회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3~4대 신도회장을 역임한 진각 거사는 “봉은사 불사 계획은 이미 1998년에 기본 계획이 수립됐으며 지금 명진 스님이 제시하는 봉은사 청사진 역시 그때의 계획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마치 완전히 새로운 것인 양 선전하고 있다”며, 5대 신도회장을 역임한 무구 거사는 “개인적으로 명진 스님과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명진 스님의 퇴진에 입을 모았다.

선효 거사는 그러나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신도들을 선동하거나 패거리를 만드는 것은 신도들 사이의 갈등과 분열을 만드는 것일 뿐”이라며 “그런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총무원은 적법한 절차와 합리적인 대안을 갖고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기 위한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총무원의 대안을 촉구했다.

기자간담회를 마친 역대 신도회장들은 봉은사 사천왕문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려 했으나 봉은사 종무소 측의 저지로 중단됐다. 역대 신도회장들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뒤에 숨어서 비방하는 자들이라고 또 다시 손가락질 할 것 아니냐”며 “우리의 입장을 인터넷에 밝히려고 해도 게재해 주지 않아 부득이 이 자리에서 밝히려는 것”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역대 신도회장들의 공개 성명 낭독은 종무소 측의 제지로 5분여 만에 별다른 충돌 없이 중단됐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048호 [2010년 05월 04일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