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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예측 1위’ 선정된 LA한미은행장 / 손성원

淸潭 2010. 2. 5. 18:00

[초대석]‘美경제 예측 1위’ 선정된 손성원 LA한미은행장




지난해 미국 경제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한 이코노미스트로 선정된 손성원 미 로스앤젤레스 한미은행장. 손 행장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현장 경기에 대해 많이 들었던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에 대해선 “고급 인력을 활용하는 서비스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수백만 가지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제를 정확히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 지난해 미국 경제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한 이코노미스트로 선정한 손성원(孫聖源·61) 미 로스앤젤레스 한미은행장.

손 행장은 2001년에도 경제뉴스 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에 의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한 이코노미스트로 꼽힌 바 있다.

내로라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을 제치고 경제 전망을 ‘족집게’처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신년 연휴가 끝나고 출근해 회의 등으로 바쁜 그를 3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예측정확도 1위에 올랐는데….

“지난해 12월 20일경 정확도 1위로 예상된다며 전화 인터뷰를 하기는 했지만 그 뒤 확정됐다는 소식이 없어 1위는 못한 것으로 알았습니다. 오늘 신문에 기사가 나가고 축하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미국 주요 언론과도 인터뷰를 많이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 잘 맞힐 수 있었나요. 특별한 비결이 있습니까.

“저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데이터만을 보지는 않아요. 데이터는 경기상황을 뒤늦게 반영합니다. 그래서 항상 외부 사람들을 만나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점검합니다. 손님을 만나면 제가 90% 이상 질문을 합니다.”

그는 이날도 은행 손님과 점심 약속이 있다고 했다. 대출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대해 잘 알 필요가 있는 데다가 이들을 만나면 실물경제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꿩 먹고 알 먹기’라는 것.

그는 웰스파고은행 부행장 겸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있을 때에도 6000여 개에 이르는 지점망을 이용해 고객들과 끊임없이 전화통화를 하고 때로는 직접 만나면서 ‘체감경기’를 챙겼다고 한다.

―그렇다면 2006년 미국 경제는 어떻게 전망하나요.

“저는 3.4% 정도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확장 추세는 계속되지만 하반기에 가면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잠재성장률(3.5%)에 약간 못 미치는 성장을 하는 게 오히려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는 성장이 계속되면 나중에 인플레이션이나 경기 침체가 올 수 있거든요.”

그는 국제유가 전망에 대해서는 떨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지난해 배럴당 50∼60달러 선에서 올해에는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로 배럴당 45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이미 여기 캘리포니아만 봐도 고속도로 통행량이 확 줄었어요. 기름값이 오르니깐 사람들이 차를 덜 몰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거지요. 이처럼 소비가 줄어드는 반면 소규모 유정을 통한 생산이 늘어나 공급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손 행장은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내수와 수출이 함께 좋아진다는 이유를 들어 성장률을 4.5%로, 지난해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지만 각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고급 인력을 활용한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극화에 대해서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겪는 현상”이라며 “성장과 분배를 하는 데 있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점을 잘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행장은 1962년 광주일고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3년 만에 최우등으로 대학을 졸업한 그는 피츠버그대에서 2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고 줄곧 이코노미스트로 일해 왔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언론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일찍부터 월가의 주목을 받았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가끔 자문을 할 정도로 월가의 핵심 인사들과도 친분이 깊다.

지난해 1월부터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교포은행인 한미은행의 행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이익도 올라가고 미국 내 중소 은행 150개 가운데 25위를 차지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도 컸다”고 자평했다.

● 손성원 행장은

△1944년 광주 출생

△1965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경제학과 졸업

△1972년 미 피츠버그대 경제학 박사

△1973∼74년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근무

△1978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졸업

△1998년 웰스파고은행 부행장

△2005년 로스앤젤레스 한미은행 행장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