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이종선씨
저돌적인 추진력과 눈에 보이는 성과가 성공을 보장해주던 때가 있었다. 촌스러운 패션과 서툰 유머감각은 우직한 성품을 돋보이게 했고, 강압적인 업무 추진 방식은 리더십으로 포장됐다. 18년간 기업 임원·정치인들의 이미지 컨설팅을 해온 이종선(44) ㈜이미지디자인컨설팅 대표는 "이제 그런 시대는 갔다"고 했다. 그의 스케줄이 엄청나게 빽빽한 것이 그 증거다. 그동안 1000여 기업과 정부기관에서 관련 특강을 했고, 이미 정상에 오른 유명인 수백 명이 그에게 자문했다. 그의 '이미지컨설팅'에는 외모관리·에티켓부터 인간관계와 처세까지가 포함된다. 그는 2006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커뮤니케이션 분야 최고 강사에 선정되기도 했다.최근 펴낸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갤리온)에서 그가 강조하는 성공의 조건은 '사람'이다. 능력만 있으면 회사가 붙잡는다고 믿는 것은 오산이다. 세상에는 당신 말고도 실력 있는 사람들은 많으며 중요한 것은 좋은 인간관계와 공감 능력이라는 것이다. 그는 심지어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라,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고 끝"이라고 말한다. 임원급 헤드헌팅 시장에서 '평판'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 그 예다.
"몇 차례 대표 후보에 올랐다가 번번이 탈락한 한 임원이 자기 실적을 근거로 회사에 억울함을 호소했어요. 탈락에 대한 회사의 변이 뜻밖이었죠. '유머가 전혀 없고, 직원들에게 인간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경비아저씨나 청소하는 아줌마에게 한 번도 먼저 인사한 적이 없다'는 거였어요. 평판의 '3A'인 외모(appearance)·능력(ability)·태도(attitude), 쉽게 말해 '꼬라지·싹수·싸가지'가 제대로 돼있느냐는 나이·직급 불문하고 가장 중요한 자질입니다."
- ▲ 이종선 대표는 “상대에게 손 내미는 타이밍과 방법을 잘 선택해야 좋은 의도가 왜곡되거나 헤픈 이미지로 보이지 않고서도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했다./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어떻게 하면 사람을 감동시켜 세상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을까. 진심을 마음속에만 담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조그만 선물로 메시지를 전하는 센스는 기본, 상대에게 대들거나 화내기 전에 공손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해 상생(相生)의 길을 찾아야 한다. 이 대표는 "결국 사람을 독하게 만드는 것도 순하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다, 예의 바른 사람은 적에게서도 칭찬받는다"고 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끌리는 사람은 자기 홍보를 하지 않는다', '쉽게 붙고 떨어지는 포스트잇보다는 상대를 끝까지 믿어주는 딱풀 같은 사람이 돼라'…. 책에는 이종선식 성공의 방식이 가득하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상대에게 진심을 다하면 당장 보상이 없더라도 결국엔 그 자체가 스스로에게 좋은 에너지로 돌아와요. '혼자서는 결코 멀리 갈 수 없다'는 것은 변치 않는 성공의 원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