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건강,의학

푹 자는 것만큼 좋은 정력제 없다

淸潭 2008. 6. 22. 22:29

[부부의사가 쓰는 性칼럼 ]

푹 자는 것만큼 좋은 정력제 없다

 

강동우·백혜경 성의학 전문의 | 제67호 | 20080622 입력
수면 중 작은 소리에도 쉽게 깨는 A씨. 성실한 회사원인 그는 늘 회사일에 신경이 곤두서 행여 실적이 떨어질까 노심초사다. 녹초가 되어 귀가해서 도 ‘못난 남편, 못난 아버지 소릴 듣지 않도록 내일은 더 열심히 일하고 긴장의 고삐를 풀지 말자’고 다짐하며 잠자리에 든다.

성실남인 그가 요즘 더욱 자주 잠에서 깬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회사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일과 관련된 악몽을 자주 꾸는데, 10년 전 금융위기 때처럼 일자리를 잃을까 무척 불안하다. 그의 악몽은 며칠 전 회사 동료가 자의 반 타의 반 사표를 내면서 더욱 심해졌다. 최근엔 아내가 조금만 부스럭거려도 잠에서 깬다. 그런 A씨의 모습에 아내가 ‘늘 비상 대기 중’이란 별명을 붙여줬을 정도다.

또 다른 남성 B씨는 A씨와 사정이 좀 다르다. 그는 잠자다가 숨을 안 쉰다는 소리를 아내로부터 자주 듣는다. 원래 코골이가 있긴 했지만 그리 심하지 않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은 안 하면서 매일 술자리에 안주 킬러로 살다가 그의 복부비만은 만삭의 임산부를 능가하게 됐다. 그러면서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옆에서 자던 아내가 ‘탁’ 막히는 숨소리에 걱정돼 깨울 정도다. 이런 수면무호흡증은 급사의 주원인으로 건강의 적신호다.

A씨와 B씨의 공통점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최근 발기부전 문제로 필자를 찾았다는 것이다. 수면 중 발기 상태를 검사해본 결과 두 사람 모두 썩 좋지 못했다.

정상적인 남성이라면 밤마다 한 번에 수십 분씩 3번 이상 수면발기가 일어난다. 성기조직에 혈류량을 원활하게 공급하여 발기조직의 재생과 성기능의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세기 초 정신분석학자 슈테겔 박사에 의해 처음 알려진 뒤 수면발기는 성기능의 중요한 척도로 여겨져 왔다. 특히 수면발기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검사법이 나온 다음부터 발기부전의 원인이 심리적인 것인지 신체적인 것인지 감별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즉, 같은 발기부전 증세를 보이더라도 신체적 원인이 아닌 경우 수면발기는 대개 잘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성기능과 관련된 혈관 등 신체기능이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면발기가 부실해지는 경우도 있다. 숙면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수면발기가 부실해지고, 이로 인해 발기조직에 혈류순환과 산소공급이 취약해지면서 발기기능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심한 스트레스와 긴장 때문에 수면의 깊이가 얕은 A씨나, 수면무호흡증으로 숙면이 힘든 B씨의 수면발기가 썩 좋지 못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야간근무나 3교대 근무 등으로 숙면을 하지 못하는 남성이나 밤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제때에 수면을 취하지 않는 사람들도 수면발기의 질이 나빠 성기능이 부실해질 수 있다.

깊이 푹 자는 것은 성기능의 좋은 영양제다. 심한 스트레스나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그리고 숙면을 방해하는 술·담배도 수면발기를 방해한다. 수면발기가 잘 되도록 규칙적인 숙면 습관을 갖는 것은 건강한 성기능을 되찾고, 지킬 수 있는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