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당뇨 합병증

당뇨망막증, 소리없는 ‘시력 살인자’

淸潭 2008. 3. 10. 11:59
당뇨망막증, 소리없는 ‘시력 살인자’ [중앙일보]

수술 이외엔 별다른 치료법 없어
유산소 운동·정기검진 생활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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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들의 망막이 위험하다. 당뇨망막증은 콩팥병, 발 괴사증과 함께 당뇨병 환자들이 흔히 겪는 3대 합병증의 하나. 실제 2003년 당뇨병 망막환자는 11만9697명에서 2006년 16만9452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국가가 지불한 진료비만도 141억415만원에서 220억6677만원으로 폭증했다. 문제는 환자는 물론 당뇨병을 일선에서 치료하는 의사들조차 망막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 망막증의 예방과 새롭게 등장한 치료술에 대해 알아본다.

◇당뇨망막증 왜 생기나=망막은 안구 뒤쪽에 위치해 사물의 영상이 맺히는 부위.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한다. 당뇨망막증은 이 부위에 영양과 혈액을 공급해주는 모세혈관이 막혀 나타나는 질환이다. 신촌 세브란스 안과 권오웅교수는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대체혈관이 생기지만 매우 약해 잘 터지는 데다 망막 중심인 황반부가 부으면서 구겨진 필름처럼 망막이 망가진다”고 말했다. 사물의 초점이 제대로 맺히지 않아 결국 시력 상실로 이어진다는것.

당뇨병 유병기간이 길수록 망막증 발병률도 높아진다. 40세 이상 당뇨병 환자 중 40%가 앓고 있고, 발병 15~20년이 지나면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발병한다. 이 중 25%가 실명 위험이 있는 증식성 당뇨망막증이다.

하지만 여전히 당뇨망막증에 대한 인식은 낮다. 안과전문 누네병원 유용성 원장은 “최근 당뇨병 환자 411명을 조사한 결과 당뇨병 진단과 함께 망막검사를 받은 사람은 6.6%에 그쳤다”며 “망막증은 통증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초기에 치료시기를 놓쳐 실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당뇨망막증 치료는 이렇게=당뇨망막증은 진행형이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는 뜻. 검사는 안저검사(사진 촬영), 안압측정, 형광안저촬영, 빛간섭 단층촬영 등이 동원된다. 여기에 망막 출혈이 있으면 망막 상태를 보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치료는 크게 약물·레이저·항체치료로 나뉜다. 약물 치료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안 돼 보조요법으로 사용된다.

레이저 치료는 망막증 초기에 증식된 모세혈관을 태워 없애는 방법. 권교수는 “신생혈관이 생기는 것을 막고, 부종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지만 시력개선보다는 저하를 막는 소극적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치료 시 심하게 아프고, 치료 후 시야가 좁아지며, 야간 시력이 저하되는 부작용도 따른다.

이에 비해 항체치료는 좀 더 적극적인 시술법이다. 항체가 신생혈관을 촉진하는 혈관내피세포 성장물질(VEGF-A)과 결합, 비정상적인 혈관 형성을 차단한다. 신생혈관이 자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망막 부종이 개선됨으로써 시력이 향상되기도 한다.

누네병원이 당뇨망막증 201안에 항체 성분을 주입한 결과, 73.6%에서 황반 부위의 부기가 가라앉았다. 증식성 당뇨망막증 106안의 경우엔 79.3%에서 쓸모없는 혈관이 전부 또는 상당 부분 소실되는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88.6%의 안구에서 시력이 유지됐고, 50% 이상에서 시력이 개선됐다.

◇당뇨망막증을 예방하려면=당뇨망막증이 이미 많이 진행한 경우엔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초기부터 정기 검진을 통해 예방에 힘써야 한다.

첫째는 정기검진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당뇨병을 진단받은 뒤부터는 1년마다, 당뇨망막증 환자라면 3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도록 한다.

혈당관리뿐 아니라 철저한 혈압관리도 중요하다. 당뇨망막증은 모세혈관이 막혀 나타나는 질환이므로 혈당·혈압·콜레스테롤 조절에 각별히 힘쓰도록 한다.

운동 역시 망막증을 예방하는 필수 항목이다. 하지만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등산·걷기·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중심으로 가벼운 운동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