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간 사
이 은 윤 (한국불교선학연구원장)
지금 세계는 3천년대를 이끌 새로운 문명 건설을 위한 강력한 변화와 개혁을 요구받고 있는 가운데 정보화 시대, 정보산업 시대로 특징 지워지는 21세기가 열렸습니다. 이 시점에서 동양사상의 우뚝한 한 봉우리인 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살피는 것은 큰 의미를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보산업의 세계적 선두 주자인 미국의 빌 게이츠와 동양의 빌 게이츠라는 孫 正義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은 언론 인터뷰와 세계 저명 대학의 초청강연들에서 “정보화의 핵심 요소는 아이디어와 감수성” 임을 거듭 강조해 오고 있습니다. 아이디어와 감수성은 말을 바꾸면 창의력과 직관력입니다.
그런데 선은 이미 1천 5백년 전 ‘다리가 흐르고 물은 흐르지 않는다(橋流水不流)’라는 화두를 던져 우리가 지금 필요로 하는 변화와 개혁의 필요 전제 조건인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을 내보였습니다. 또 선은 수행의 핵심 내용으로 창의력과 직관력을 고양하는데 주력해 왔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21세기 정보화 시대와 선의 핵심요소가 일치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인류문명의 본래 면목이 그러해야 하는 필연인지는 더 깊히 천착해 봐야할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인들의 인생과 종교․철학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선사상이 앞으로의 천년을 이끌 새로운 패러다임의 인류문명 건설에 주춧돌 역할을 할만한 代案思想(Alternative thought)으로 부상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미 구미에서는 인류 보편윤리로서의 선사상을 폭넓게 조명하면서 동아시아 선불교 선사들의 어록들이 영․독․불어로 번역돼 깊은 천착을 하는 가운데 정신분석학․경영학․스포츠 등에서 실용화 되고 있습니다. 정신분석학의 세계적 태두인 K.G 융은 “산 꼭대기의 선종 사찰들이야말로 불확실한 인류의 미래를 밝혀 줄 등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은 본래 우리의 것인 선의 연구를 서구로부터 역수입하는 딱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르는 실정입니다.
한국불교선학연구원은 앞으로 선에 관한 폭넓은 연구를 축적, 그 결과를 선의 실용화․대중화․생활화로 회향하고자 합니다. 또 문화의 세기, 종교의 세기, 철학의 세기들로 전망되는 앞으로의 천년이 주력할 것으로 예견되는 인간의 내면문제 해결에 선불교 본래 면목인 자기 성찰과 내재적 자아 신앙이 그 향도적 역할을 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德崇禪學」은 이러한 한국북교선학연구원의 간절한 원력을 실천에 옮기는 첫 작업으로 1999년 5월 20일 ‘제1회 경허선사상 학술회의’를 열었습니다. 국내 불교학계의 선학 권위자 다섯분의 주제발표와 저명한 불교학자 다섯분이 논평자로 나섰던 학술회의는 근․현대 한국불교 중흥조인 鏡虛惺牛선사의 생애와 선사상을 깊히 있게 천착했습니다. 20세기 이후 전개될 새로운 인류 문명사의 나침반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심오한 禪의 원리를 오늘에 새롭게 재해석하고 실용화하는 첫걸음의 하나로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논문과 논평을 책으로 엮어 출판합니다.
경허․만공선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현대 한국불교의 중추적인 禪脈이며 큰 가르침을 남긴 禪匠입니다. 한국불교선학연구원은 앞으르도 매년 경허․만공 선사의 선사상을 폭넓게 조명해 불확실한 인류의 미래를 밝혀줄 등불이 되도록 하는데 미력한 힘이 나마를 경주하고자 합니다. 2~3년 후부터는 두 선사에 대한 기초자료를 英譯해 세계 석학들에게 보내주어 연구가 되면 국제학술회의도 열 예정입니다. 그리고 매년 개최하는 학술회의는 그 결과를 「덕숭선학」 논총으로 묶어 출판하겠습니다. 모자람이 많은 학술서 이지만 큰 뜻을 펴고자 하는 어여쁜 노력의 하나로 보아주시고 격려는 물론 질책도 아끼지 말아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불교이야기 > 인곡당(법장스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德崇禪學 1-1 제1주제 鏡虛禪師 再考 (0) | 2008.02.20 |
---|---|
德崇禪學 1권 차례(목차) (0) | 2008.02.20 |
德崇禪學 1권 법장스님 인사말씀 (0) | 2008.02.20 |
인곡당 법장스님 사이버 분향소 (0) | 2007.12.25 |
수덕사선 법장스님 2주기 추모다례 봉행 (0) | 2007.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