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셋." 찰칵
29일 오후 파리 루브르 박물관. 단일 예술품으로는 가장 많은 관람객이 보러 온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사진) 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진 촬영이 엄격히 금지됐던 곳이다. 그러나 옆에 서 있는 박물관 직원은 무표정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 모나리자 사진 촬영을 비록 한시적이나마 허용했기 때문이다.
루브르 박물관은 2주 전부터 모나리자를 비롯한 관람객이 집중되는 몇몇 작품 앞에서 이번 여름 동안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모나리자의 경우 하루 평균 2만여 명이 찾는다. 이 때문에 그 앞에서는 언제나 "사진 찍지 마세요"하는 직원들의 고성과 아랑곳하지 않는 관광객들의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뒤섞이면서 아수라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곤 했다. 사진 촬영 한시 허용은 박물관 측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결정이다.
그러나 또 다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전에는 작품을 감상하려는 사람이 제법 있었지만 이제는 오로지 사진만 찍으려 한다는 것이다.
박물관 측은 한시적인 사진 촬영 허용을 연장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어차피 사진 촬영을 통제하지 못할 바엔 그냥 내버려두자"는 의견과 "박물관이 사진관이 될 수는 없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박물관은 "이번 여름 동안 사진 촬영을 허용해 보고 결과를 검토해 영구 해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루브르는 2005년 9월부터 사진 촬영을 금지했다. 그러나 루브르 못지않게 인기가 높은 오르세 미술관의 경우 플래시만 터뜨리지 않으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등 파리에 있는 박물관마다 사진 촬영 허용 여부가 다르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