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초원의 그림같은 체르마트
알프스 산자락 어딘들 낙원이 아닌 곳이 있겠는가만, 마테호른(Matterhorn)이 있는 체르마튼(Zermatt)는 다른 곳과 조금 다르다. 석유나 가스등 어떠한 화석 원료도 사용하지 않는 것, 그래서 조금 불편할 수 있다. 여행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자동차가 흔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전기를 이용한 자동차와 전철이 있으니 불편함은 전혀 없다. 다만 그 흔한 자동차가 거리에 서 보이지 않으니 그야말로 아름다운 산 속의 마을인 셈이다. 그래서 어떠한 기준을 대더라도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그 맑음의 자연, 그것이 체르마트가 여러 알프스 산봉우리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다.
체르마트란 곳은 마테호른으로 유명한 작은 마을, 해마다 찾아 오는 관광객은 거주민의 숫자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융프라우 같은 알프스 봉우리에 비하면 체르마트와 마테호른은 한국인에게 덜 유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덜 알려진 것뿐, 덜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체르마트를 찾는 여행객은 다른 스위스의 도시가 그런 것처럼 아름다운 경관과 다양한 야외 활동들 때문이다. 여름에도 눈을 볼 수 있는 만년설은 물론 아름다운 알프스의 경관, 마음까지 비춰낼 듯 맑은 호수, 들판에 핀 들꽃… 어디든 걷고 싶고 살고 싶은 풍경을 만들어주는 알프스야 말로 도심에 지친 현대인들이 결국엔 찾아가는 곳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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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전망대 오르기
체르마트란 작은 마을이 유명해진 것은 마테호른이란 봉우리 때문이다. 험한 봉우리는 몇 명의 조난자를 만들면서 더 유명해졌는데 약간 휘어진 듯한 그 모습은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로고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해발 4,400미터가 넘는 마테호른 봉우리에 직접 오르는 것은 전문 등반가의 몫, 여행자들은 약 3,800미터 높이의 클라인 마테호른(Klein Matterhorn)의 전망대까지 오른다. 산꼭대기의 모양이 마테호른과 닮았다고 해서 작은 마테호른이란 의미의 클라인이 붙었는데, 정상에서 마테호른의 봉우리가 가까이 보이는 것은 물론, 프랑스의 몽블랑, 날씨가 좋으면 멀리 이탈리아까지도 선명한 시야를 제공한다. 만년설로 여름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곳인데 해발 고도는 높아도 경사가 완만하므로 초보자도 알프스 스키를 즐길만 하다.
클라인 마테호른까지 가려면 몇 번의 여정이 필요하다. 우선 보텀스테이션(Bottom Station)에서 8인상의 곤돌라를 타고 중간 지점인 푸리(Furi)까지 간다. 푸리에서 다시 마테호르 익스프레스로 옮겨 타고 트로크너슈텍(Trockenner Steg)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120명까지 탈 수 있는 거대한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케이블카를 타고 클라인 마테호른까지 간다.
케이블카의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알프스 산맥의 장관, 높이가 주는 아찔함은 어떤 스릴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깊게 패인 골짜기, 여름에도 시원하게 보이는 눈과 스위스의 청명한 파란 하늘이 아름답다. 정상에 오르면 전망대에서 360도의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알프스 산맥이 보이는데,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의 알프스를 모두 볼 수 있다. 정상에는 얼음을 이용해 궁전과 사람, 동물 등 여러 가지 형상을 만들어 놓아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대략 정상까지는 50분 정도 걸리므로 하루 일정이면 올라 갔다 올 수 있다.
내려 오는 길은 조금 걸어보자. 우선 아침부터 서둘렀으니 중간 지점인 트로크너슈텍 (Trockenner Steg)에서 점심 식사 시간을 갖는다. 마침 동서양 스타일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으니 안성맞춤, 시원한 알프스의 풍경은 덤으로 준다. 주변의 호수도 구경하면서 쉬다가 푸리로 내려와 본격적인 하이킹을 시작해보자. 오르막은 숨이 가쁠지 몰라도 내려오는 길은 내리막 길이니 가볍게 내려올 수 있다. 아름답게 핀 들꽃과 빙하가 녹아 흐르는 냇물, 하늘을 향해 솟은 침엽수림은 스쳐 지나는 것 만으로도 시원하다.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들
도시 입구에서 느꼈겠지만 체르마트에는 자동차가 없다. 마차와 자전거, 전기 자동차가 몇 대 있을 뿐이다. 그래서 걷는 일이 많긴 하지만, 아름다운 스위스의 자연은 사람을 걷게 만든다. 그림 같은 풍경을 어찌 휙 지나가는 자동차 차 창에 매달려 보고 싶겠는가 말이다. 왔노라, 보았노라, 걸었노라!!
그래서 체르마트에서의 주된 놀거리는 트레킹, 즉 아름다운 산길 걷기가 된다. 트레킹이란 것이 전문 기술도 전문 장비도 필요 없이 가벼운 복장과 운동화만 있으면 되니 어느 곳에서든 쉽게 시작할 수 있다. 다만, 해발 고도가 높아 트레킹 하기 좋은 계절은 6월 이후다. 그리고 10월이면 눈이 내리기 시작하니 주의한다. 물론 마테호른과 주변의 높은 봉우리에서는 여름에도 새하얀 눈을 볼 수 있는 만년설이 존재한다.
체르마트에는 몇 개의 등산 철도와 케이블카가 있는데, 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곳은 호수가 아름다운 슈바르츠제(Schwarzsee), 수네가(Sunnegga)를 비롯한 핀델른(Findeln) 일대, 스타펠(Stafel)과 즈무트(Zmutt) 등이 있고 더 높이 올라가면 고르너그라트(Gornergrat)도 있다.
? 검은 호수 슈바르츠제(Schwarzsee)로
슈바르츠제는 마테호른의 봉우리를 가까에서 볼 수 있으며, 호수에 비친 모습이 아름답다. 우선 체르마트에서 클라인 마테호른으로 가는 리프트를 타고 푸리까지 간 후 다시 슈바르츠제로 가는 케이블카로 갈아타면 된다. 시간이 넉넉하면 슬슬 걸어오면서 알프스의 자연을 만끽 하도록 한다. 내려 오는 길은 케이블카로 갔던 길이 아니라 스타펠과 즈무트를 경유해 걸어서 내려 올 수도 있다.
? 알프스 산 속 마을 수네가와 핀델른
도대체 여기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멀리 눈 덮인 마테호른이 보이고 야트막한 구릉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 속의 작은 마을. 스위스에서는 아무 곳이나 놓고 사진을 찍어도 엽서가 된다더니 수네가와 핀델른도 마찬가지. 눈만 뜨고 누르기만 해도 작품이다. 맑고 차가운 호수 스텔리제(Stellisee) 역시 마테호른을 품고 있다. 초원을 거닐며 핀델른 마을로 가면 아직도 돌과 통나무로 짜맞춘 전통의 스위스 산촌 스타일 가옥을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욕심도 야심도 버려 질 것 같다. 이곳 주민들이 경작하는 밭은 유럽에서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 곳이라 한다. 하긴, 체르마트만 해도 해발 1,600미터가 넘으니 등반 열차를 타고 올라온 이곳은 어떠하겠나. 울창하고 시원한 침엽수림을 따라 2시간 정도 걸어 내려 오면 체르마트다.
액티비티 천국, 체르마트
체르마트와 마테호른 주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사철 무궁무진하다. 여름에도 스키와 스노우 보드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산악 자전거 타기, 개 썰매 타기, 눈 썰매, 패러글라이딩도 가능하다. 물론 장비의 대여와 강습은 체르마트 시내를 걷다 보면 금새 발견하게 되는 수 많은 상점에서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간단한 복장과 가벼운 마음만 있으면 되는 트레킹, 알프스를 차곡차곡 밟아 본다.
체르마트 시내 구경하기
크지 않은 곳이지만 시내 거리를 걸어보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목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여름에도 스키 장비와 보드를 대여해주는 상점들, 패러글라이등 강습소, 산악 자전거 대여소 등 체르마트는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갖고 있다.
시내는 도로 양쪽으로 기념품 가게와 레스토랑, 바 들이 즐비해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오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스위스 초코릿과 일명 맥가이버 칼이라 불리는 아미나이프, 시계등 다양한 쇼핑 품목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스위스란 나라가 물가가 저렴한 편은 아니니 가격은 각오해야 할 듯.
거리는 축제나 무슨 대회라도 벌어지면 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로 걷기도 힘들 지경이다. 작은 냇물과 고풍스러운 건물, 아기자기한 상점 사이를 걷다가 어느 이름 모를 예쁜 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여하고 다음 일정을 짜기도 하면서 편안한 여행을 만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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