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걸어서 당뇨병 극복했어요
하루 3시간 1만3000보 … 혈당 20 떨어져
순전히 걸어서 당뇨병을 극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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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김성원씨 |
36년간 당뇨병을 앓아온 탤런트 김성원(69.사진)씨에겐 걷기가 '혈당 강하제'이자 '인슐린'이다. 또 '다이어트약'이다. 당뇨병 환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혈당 조절이 그에겐 손바닥 뒤집기처럼 쉬운 일이다. 5000보를 걷고, 저녁 식사 메뉴(김치 넣은 손바닥만 한 메밀전 세 장)에 신경 쓰면 다음날 아침 혈당은 정상이거나 약간 위다.
김씨가 걷기를 시작한 것은 20년 전. "1만 보를 걸으면 혈당을 15(㎎/㎗) 낮출 수 있다는 건강 뉴스를 우연히 접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3시간 걸어봤는데(1만3000보) 정말로 혈당이 20(㎎/㎗)이나 떨어졌어요. '바로 이게 내가 살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자가용부터 팔았어요. 차를 타고 다니면 하루 2000보 이상 걷기 힘듭니다."
얼굴이 알려진 터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처음엔 곤혹스러웠다. 사인을 요청하거나 말을 걸어오거나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많았다. 걷기 운동 초기엔 하루에 2시간씩 걸었다. 만보계엔 1만1500보가 찍혔다. 소변 색이 황토색이 됐다. 담당 의사는 "너무 무리한 결과"라며 "1만 보로 줄이라"고 충고했다. 그의 만보 시대는 10여 년간 계속됐다. 만보계를 굳이 차지 않아도 얼마나 걸으면 1만 보인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1만 보도 쉬운 목표는 아니었다.
"3000보 걷고 귀가한 날엔 다시 밖에 나가 7000보를 채우고 돌아왔어요. 장딴지에 알이 배고 새벽에 다리에 쥐가 나 깬 적도 많아요. 그래도 혈당 조절 특효약인 걷기를 포기할 수 없었어요."
다시 소변 색이 노래지고 피로가 심해지자 8000보로, 2년 전부터는 6000보, 최근엔 5000보로 줄였다. 걷기는 안전한 운동이지만 당뇨병 환자는 걸을 때 절대 무리해선 안 된다. 저혈당증이 유발돼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어서다.
"걸을 때 각설탕.알사탕.초콜릿 등 비상 식품을 반드시 소지해요. 글루소나.그린비아 등 식사 대용품도 항상 챙겨둡니다. 운동 중이나 후에 어질어질하면 비상식품을 먹어 저혈당을 막기 위해서지요. 그래도 저혈당 증세가 와서 아찔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어요."
그는 걸으면서 살도 뺐다. 체중이 82㎏에서 74㎏으로, 허리 둘레는 38인치에서 32인치로 줄었다.
김씨는 한국당뇨병협회 홍보대사이며, 자신의 당뇨병 극복 경험담을 담은 책('당뇨와 친구하라')도 냈다. 당뇨병 환자 모임, 건강 걷기대회에도 자주 모습을 나타낸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이 가장 높아지는 시간대는 식후 1시간30분~2시간입니다. 따라서 식후 1시간 이후에 걷는 것이 최선이에요. 걷기는 30분~1시간 하되 걸을 때 헐렁한 신발(당뇨발 예방)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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