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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바람같은 거야

淸潭 2007. 4. 16. 14:40

 


 

  

다 바람같은 거야/묵연스님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 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들을 떨어뜨리듯
 덧 없는 바람 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일 뿐인 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리
 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리

 

다 바람인거야...

 

 그러나 바람 그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 게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