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칼릴 지브란과 메리 헤스켈의 편지 모음
사랑하는 이여,
우리들 모두는 어딘가 쉴곳이 있어야만 합니다.
내 영혼이 쉴 자리는
아름다운 작은 숲,
그대에 대한 나의 이해가 사는 그곳입니다.
그대의 행복 안에
나, 지극히 행복합니다.
그대에게 행복은 일종의 장,
내가 아는 모든 이들중에 그대는 가장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이 행복과 자유는 그대 스스로 얻어낸 것.
생이 그대에게 늘 감미롭게 친절하기만 했을리 없거늘
그대야말로
그대의 삶에 그토록 부드럽고 다정했던 까닭에.
보여줄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그 뒤에 숨어있는
보이지않는 위대함에 견주어 보면.
그대 어깨에 놓여진 인생의 손이 무겁고 밤이 무미無味 할때,
바로 사랑과 믿음을 위한 시간입니다
그대는 알고 계십니까?
얼마나 삶의 무게가 덜어지는지
얼마나 우리의 밤이 즐거워 지는지
모든것을 믿고 또 사랑할 때면.
시란 무엇입니까?
꿈을 더 크게 키워나가는 것.
그러면 음악이란 무엇입니까?
더 깊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내가 만약
햇빛과 따사로운 온기를 받아들이려 한다면
또한 나는 천둥과 번개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합니다.
나는 내 안에 살아 움직이는
모든 삶에대해 깨어있고 싶습니다.
궁극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을 나는 느끼고 싶습니다.
나는 나날이 거듭납니다.
내 나이 여든이 되어도 나는 여전히 변화의 모험을 계속할 것입니다
과거에 내가 행한 일은 더 이상 나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과거일 따름입니다
나에게는
껴안을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 삶의 한 가운데.
칼릴 지브란
당신이 무엇이 되시건
저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무엇을 하여야만 한다는
편견어린 욕심이 제겐 없습니다
당신의 모습을 미리 헤아려 보고픈 바램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당신 그대로의 모습을 발견할 뿐.
당신이 저를 실망시킬 리 없는 까닭입니다
하기 어려운 말을 하는 것,
이것은 한 인간에 대한 일종의 시련입니다
내가 당신을 시험할 때마다
당신은 늘 기대하던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바로 그럴때 아주 이상한 느낌에 휩싸이곤 합니다
당신과 더불어 있는 먼 유년의 기억같은 것,
그 아름다움,
나는 찬란한 벌판을 봅니다
벌판에서 나는 당신과 더불어 아이가 되곤합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누군가가 나타나기를 갈망합니다
그들 자신의 최선의 모습을 자각하도록 해주고
자신들의 감추어진 자아를 이해하고, 믿어주며
최선을 다할것을 일깨워주는
우리가 타인에게 그리해 줄 수 있을때
뒷걸음질 쳐서는 안됩니다
그저 귓전으로 흘려 들어서는 안됩니다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당신에 관해 가졌던 모든 근심은
내 안에 살고 있는
치졸함과 두려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두 사람이 만날때는
물가에 나란히 핀 백합과 같아야 합니다
봉오리를 오무리지 않은 채,
금빛 수술을 온통 드러내 보여주는
호수를, 나무를, 하늘을 비추어내는 두 송이의 백합처럼.
닫힌 마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다가갔을때
우리는 몇시간이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대의 시간을 그토록 오래 차지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나는 당신을 향해 열려있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그대에게 드리는 것이
거짓없는 나 자신이 아니면 결코 안됩니다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 하나의 정직한 일.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생각하는 것,
나의 추한 모습, 아름다운 모습, 그리고
거기서 문득 느끼는 경이로움.
이보다 더 견고한 출발점을 나는 알지 못합니다
나 자신에서 비롯되지않고
어떻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까?
ㅡ메리 해스켈
1904년 지브란은 20달러를 빌려 자신의 그림전시회를 기획한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 전시회의 고객중 한 사람이 바로 메리 E. 해스켈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시작된 이들의 교류는 후일 그녀가
지브란이 미술공부를 할 수 있도록 파리까지 보내주기에 이릅니다.
그는 출판사에 초고를 넘기기 전에 항상 그녀에게 먼저 보여주었다고 전해지기도 하고
그의 소설 <부러진 날개> 는 M.E.H에게 헌정된 것으로 유명합니다.
편지 말미의 날짜는 생략했습니다. 거의 10여년동안 주고받은 편지들입니다.
여든이 된다해도 삶의 한 가운데서 새로운 것들을 껴안으며 살겠다던 지브란은
이른 나이인 48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그가 남겨놓은 글속에 그의 영혼은 아직도 성성하게 살아서
그를 읽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한가운데서 오롯한 정신으로 살아가려 노력하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