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시문집 제5권 / 시(詩)
혼자 웃다[獨笑] / 정약용
곡식 있어도 먹을 사람 없는가 하면 / 有粟無人食
자식 많은 자는 배고파 걱정이고 / 多男必患飢
높은 벼슬아친 꼭 바보여야 한다면 / 達官必憃愚
영리한 자는 써먹을 곳이 없지 / 才者無所施
온갖 복을 다 갖춘 집 적고 / 家室少完福
최고의 길은 늘 쇠퇴하기 마련이야 / 至道常陵遲
아비가 인색하면 자식은 방탕하기 쉽고 / 翁嗇子每蕩
아내가 지혜로우면 사내는 꼭 어리석으며 / 婦慧郞必癡
달이 차면 구름이 자주 끼고 / 月滿頻値雲
꽃이 피면 바람이 망쳐놓지 / 花開風誤之
천지만물이 다 그렇고 그런 것 / 物物盡如此
혼자 웃는 걸 아는 사람이 없네 / 獨笑無人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