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희미한 외침…짜장면 두고 달려간 경찰관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살려주세요… 여기 누가 좀 살려주세요"
지난 12일 오후 1시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소재 주택가에서 희미한 남성 신음이 들려왔다. 무심코 지나칠 법한 자그마한 소리였지만 그 절박함을 알아챈 이가 있었다. 서울 용산경찰서 용중지구대 소속 경찰관 조계현 경장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조 경장은 휴무일을 맞아 집에서 짜장면을 시켜 먹고 있었다. 처음 몇 번은 환청을 들은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자꾸 살려달라는 소리가 조 경장의 귓전을 맴돌았다. 뒤이어 1~2분 간격으로 신음이 몇 번 더 들려오자 조 경장은 이내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했다.
조 경장은 곧바로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창 너머로 고개를 내밀어 소리쳤다. "거기 누구 계세요? 무슨 일 있어요? 어디세요!" 그러자 다시 공중에서 희미하게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화곡동 ○○○… 4층…" 여러 번 되물었지만 상대방은 이미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목소리도 점차 꺼져가고 있었다.
조 경장은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집 밖으로 나섰다. 소리가 나는 방향을 찾아 달렸다. 골목 사이에서 헤매기도 했지만 중간중간 들려오는 소리에만 집중했다.
그렇게 도착한 한 빌라 앞에서 조 경장은 '이쯤이다' 싶었다고 한다. 4층이라는 단서를 가지고 올라가 문을 두드렸다. 혹시 도움이 필요한지 묻자 문틈 사이로 힘겨워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그 집이었다. 조 경장 집에서 90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조 경장은 위치를 특정한 후 곧바로 경찰과 소방에 신고했다.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금방 들어가 확인할 테니 기다려 달라"고 남성을 달랬다. 이윽고 간간이 대답하던 목소리마저 끊기자 남성의 부모님에게도 연락해 상황을 알렸다.
곧이어 도착한 소방대원이 문을 강제로 개방해 화장실에 갇혀 있던 남성 A 씨(26)를 구조했다. 당시 집안 화장실 문이 낡아 문밖에서 잠겨버린 상황이었다. 조 경장은 "당시 화장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공황 상태가 찾아왔던 것 같다"며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창백한 상태였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조 경장은 "직업적으로도 비슷한 상황을 많이 겪다 보니 좀 더 세심하게 들었던 것 같다"며 "제가 먼저 들었을 뿐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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