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백당집(虛白堂集) / 성현(成俔)
허백당문집 제12권
잠명(箴銘)
1.십잠〔十箴〕: 10 가지 교훈 글
하늘을 공경하라〔敬天〕
푸르기만 하다고 말하지 말라 / 勿謂蒼蒼
하늘은 실로 알고 있다 / 天實有知
아득하기만 하다고 말하지 말라 / 勿謂冥冥
하늘의 도는 밝기만 하다 / 天維顯思
착한 일 하면 상서를 내리니 / 作善降祥
그 복록 지붕의 이엉처럼 쌓이리라 / 福祿如茨
착하지 않으면 앙화를 내리니 / 不善降禍
주살을 면치 못하리라 / 未免誅夷
모든 군자들은 / 凡百君子
공경하고 공경할지어다 / 敬之敬之
위엄 있는 상제가 계시어 / 有嚴上帝
날마다 이곳을 보고 있나니 / 日監在茲
혼자 있을 때 조심하라〔愼獨〕
한가로이 있는 때라 해서 / 勿謂閑居
남들이 모른다고 말하지 말라 / 人所不知
귀신은 속이기 어렵고 / 鬼神難誣
나의 마음도 속이기 어렵다 / 吾心難欺
남이 안 보는 으슥한 곳 / 屋漏之間
비밀스럽다 말하겠지만 / 雖曰隱微
열 사람의 손이 지적하고 / 十手所指
시위 떠난 화살과 같아라 / 如弩發機
넘치는 죄악을 덮으려 해도 / 欲蓋彌昌
말과 행동이 어긋나는 법 / 言與行違
반드시 그 홀로 있는 때를 삼가서 / 必愼其獨
조금도 잘못을 짓지 말라 / 無或作非
마음을 바르게 하라〔正心〕
마음은 몸의 주인이니 / 心爲身主
태어나면서부터 갖추어진 것이다 / 與生俱生
담담한 이 마음 / 澹然方寸
본래 텅 비고 밝은데 / 本是虛明
티끌 하나라도 앉으면 / 一塵之集
접촉하는 일마다 갈등을 일으킨다 / 與接爲構
생각 하나 차이로 / 一念之差
새나 짐승이 되는 법 / 乃禽乃獸
성정을 함양하여 / 涵養性情
선심의 단서를 일으키면 / 興發善端
불이 타오르듯 샘이 솟듯 하리니 / 火燃泉達
확충하는 게 무에 어려우리 / 擴充何難
욕심을 적게 하라〔寡慾〕
사람에게 몸뚱이 있어 / 人之有身
욕심의 침해를 받는다 / 爲慾所侵
분잡하고 어지럽게 / 紛紛擾擾
마음을 띠풀로 채운 듯하다 / 茅塞于心
욕심을 줄이고 줄인다면 / 能寡而寡
사라지지 않는 이치가 남으리라 / 不亡者存
욕심을 줄일 줄 알지 못하면 / 不知所寡
살아 있어도 정신은 어둡다 / 雖存猶昏
자기의 사욕을 제거하여 / 克祛己私
점점 자라나게 하지 말라 / 忽使滋蔓
마음이 욕심의 재앙에 걸려들면 / 意罹其殃
누구를 탓하며 누구를 원망하랴 / 誰咎誰怨
허물을 고치라〔改過〕
군자의 허물은 / 君子之過
해에 일식이 있는 것과 같다 / 如日食旣
허물을 인정하면 처음엔 속이 상하겠지만 / 始雖遭傷
그래도 고치는 것이 귀한 것이다 / 改之爲貴
옥돌의 흠이야 갈면 되고 / 有玷斯磨
몸의 병이야 숨기면 되겠지만 / 有疾斯諱
허물은 조심하고 두려워하여 / 兢兢夔夔
더욱 엄격하게 경계해야 한다 / 益加嚴畏
고치는 것을 꺼리거나 아끼지 말아서 / 不憚不吝
나의 기운을 어그러뜨리지 말라 / 勿悖吾氣
머지않아 참모습으로 돌아오리니 / 不遠祗復
바로 군자를 말하는 것이로다 / 君子之謂
부끄러움을 알라〔知恥〕
마음으로 부끄러워하는 것은 / 心之羞愧
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 惟義之爲
남만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면 / 恥不若人
곧 올바른 행의를 보일 수 있다 / 乃行之宜
악한 사람과 함께 서 있으면 / 與惡人立
항상 마음으로 부끄러움을 느낀다 / 常懷忸怩
몰래 마음을 의탁하나 / 以暗來投
이마에는 땀이 흥건하다 / 其顙有泚
비단옷이 무에 영광스러우며 / 衣錦何榮
미관말직이 무에 천하겠는가 / 抱關何卑
부끄러워하고 또 착하게 되면 / 有恥且格
그 잘못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 庶免厥疵
요점을 지키라〔守約〕
사람이 선을 하는 도는 / 人之善道
몸을 수양하는 것이 가장 좋다 / 莫如修身
나의 몸을 닦아 / 修我之身
미루어 남에게 미친다 / 推以及人
지키는 것은 간략해도 / 所守雖約
그 혜택은 무한한 것 / 施及無垠
도는 나의 소유이고 / 道是吾有
사람은 나의 백성이다 / 人是吾民
이미 나의 백성이 되었으면 / 旣爲吾民
나의 어짊을 받아들여야 한다 / 當飮吾仁
힘써 이미 배운 것을 밝혀 / 務明已學
성현의 가르침을 따르라 / 聖訓是遵
간략하게 행하라〔行簡〕
경으로써 간략함을 행하면 / 以敬行簡
마음이 엄숙하여 주인이 있지만 / 中嚴有主
간략함으로써 간략함을 행하면 / 以簡行簡
소홀해져서 법도를 잃는다 / 疏失法度
간략함이 어찌 그냥 간략이겠는가 / 簡豈徒簡
오직 경을 마음에 보존해야 한다 / 惟敬是保
이렇게 하여 백성에게 임하면 / 所以臨民
번거롭지도 않고 소란하지도 않으리라 / 不煩不擾
사람이면서 경의 마음이 없으면 / 人而無敬
소나 말과 진배없다 / 有同牛馬
스스로 마음을 두고 다스리는 데는 / 自處自治
경의 마음만 한 것이 없다 / 無如敬者
타고난 바를 실천하라〔踐形〕
만물은 태어날 때 / 萬物之生
모두 그 형체가 있다 / 皆有其形
형체가 있으면 법칙이 있으니 / 有形有則
도가 이 때문에 행해진다 / 道所以行
중인들은 어리석어 / 衆人蚩蚩
마침내 그 생을 방황한다 / 乃迷厥生
오직 성스러운 선각자는 / 惟聖先覺
그 이름에 걸맞게 하여 / 能稱其名
나의 형체를 실천하고 / 能踐我形
나의 성정을 다 발휘한다 / 能盡性情
채우고 부족함이 없으니 / 充然無歉
그런 뒤에야 이치가 밝아진다 / 然後理明
예로 돌아가라〔復禮〕
인은 마음의 온전한 덕이니 / 仁爲全德
본래 나의 몸에 있다 / 本在吾身
인을 실천하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지 / 爲仁由己
남을 통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 匪由他人
깨끗이 사사로운 욕망을 없애 / 淨盡私慾
인을 막히게 하지 말라 / 勿爲所陻
하루 동안 사욕을 이기면 / 一日之克
그 변화가 신명과 같다 / 其機甚神
예로 돌아갈 수 있다면 / 能復於禮
날마다 새로워질 것이다 / 日新又新
어느 누가 천하 사람들이 / 孰曰天下
나의 인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할까 / 不歸吾仁
[주-D001] 십잠(十箴) :
자신의 행실을 바르게 하는 10가지 조목의 잠언으로, 각각 4언 12구로 되어 있다. 십잠은 경천(敬天), 신독(愼獨), 정심(正心), 과욕(寡慾), 개과(改過), 지치(知恥), 수약(守約), 행간(行簡), 천형(踐形), 복례(復禮)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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