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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은 안 된다

淸潭 2021. 2. 8. 10:02

거짓말은 안 된다

여러 가지 사연으로 한 집안의 가장이 부득불 곤궁한 생활을 이끌고 나갈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 가장이 만일 거짓말을 한다면 그 집안은 망한다. 가정을 구성하는 인원이 불과 몇 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서로 믿어야 같이 살 수 있고 특별히 가장이 진실하기만 하면 그 식구는 절대 굶어 죽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이 아무리 유능하다 하여도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면 그 가정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가 어렵다.

가난을 이겨내고 성공한 사람들을 나는 여럿 봤다. 성공은 한결같이 진실한 사람들이 차지하게 되는 것이지 지금 아무리 잘 산다고 하여도 거짓된 삶이라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 한국의 최대 문제는 공직에 앉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자주, 잘,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9개월 전에 있었던 일을 없었던 일이라고 하여 그 피해자인 판사가 녹취한 테이프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대법원장은 국민 앞에 거짓말 한 것이 들통이 났다.

판사는 현재 탄핵소추안이 의결되어 지금은 헌법 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판사가 몰래 녹음을 한 것이 큰 죄라는 말도 있지만 막다른 골목까지 내몰린 그의 입장에서는 녹음파일을 공개하지 않고 대법원장의 거짓말을 증명할 길이 없었다고 본다. 아마도 그 순간은 참담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둘 사이가 돈독했었다고도 하는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있던 일도 없던 것으로 덮고 가려는 비윤리적인 대법원장의 태도에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러다 대한민국은 거짓말 때문에 망하는 거 아닌가. 다른 누구도 아닌 법과 정의를 다룬다는 대법원장이란 사람이 어떻게 그런 뻔한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 대법원장은 즉시에 사임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피해자 판사는 탄핵을 당할 것이 아니라 표창을 받아야 마땅하고 틀림없이 무죄판결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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