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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저력에 '깜짝'..외국인들 4일 연속 사들였다

淸潭 2020. 4. 13. 10:16

삼성전자 저력에 '깜짝'..외국인들 4일 연속 사들였다

김사무엘 기자 입력 2020.04.13. 06:02

                
(종합)
임종철 다지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연일 삼성전자를 팔아 치웠던 외국인이 최근 매수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한 이후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실적 감소 우려는 여전하지만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베팅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1789억원으로 외국인 매수 종목 중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이틀 이상 연속 순매수한 것은 지난 2월 13~14일 이후 약 2달 만이다.

2월 중순 이후 외국인은 줄곧 삼성전자에 대해 매도 포지션을 유지해 왔다. 마지막 연속 순매수를 마친 이후인 지난 2월 17일부터 연속 순매수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6일까지 37거래일 동안 5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였다. 외국인은 이 기간 총 7조1371억원을 삼성전자에서 빼냈다. 주가 폭락이 본격화했던 지난달 5일부터 23일까지는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기도 했다.

외국인의 매매 포지션이 바뀐 것은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지난 7일부터다. 이날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55조원, 영업이익은 2.7% 늘어난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6조원 초반을 예상한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깜짝 실적' 이었다.

당초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전자기기 수요 감소로 삼성전자의 실적 쇼크를 예상했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등 주요 생산 기지가 문을 닫는 일이 속출하고 일시적인 실직자도 크게 증가하면서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모두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업체인 애플 조차 1분기 매출 가이던스(예상 실적)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을 정도였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올해 휴대전화(IM), 소비자가전(CE), 디스플레이(DP) 부문 합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5% 가량 감소한 10조원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2020년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그런데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견조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우려도 어느 정도 사라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반도체 부문에서는 오히려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언택트(untact·비대면) 사회로의 변모가 빨라지면서 서버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디램과 낸드 메모리 매출도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이 최근 연속 매수에 나선 것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5% 증가한 82조1430억원, 영업이익은 97% 늘어난 27조6140억원이 예상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가시권 내에 있는 올해 2분기까지 반도체 수요와 가격 동향은 코로나19의 악영향은커녕 시장의 기존 기대치까지 상회하는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 강세가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큰손'인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저가 매수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진다.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동안 개인은 외국인이 내놓은 삼성전자 물량을 족족 받아냈다. 외국인 매도에 개인이 매수세로 맞서면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어닝 서프라이즈와 외국인 매수세 유입에도 지난 7일 이후 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2%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확신과 함께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돼야 주가 상승도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운 "삼성전자의 주가가 유의미하게 반등하려면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필요하다"며 "반도체 부문 실적과 더불어 코로나19 리스크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IM부문 판매 우려가 완화한다는 신호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