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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살림이 엉망이 된 까닭은?

淸潭 2016. 11. 5. 10:52

나라 살림이 엉망이 된 까닭은?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오전 10시쯤 청와대에서 대국민사과를 강도 높게 토해내면서, 검찰이나 특별검사의 수사도 받을 결심이 돼있다고 언명하였습니다. 사과의 수위가 높았다고 TV에 출연하는 사람들이 “그만하면 됐다”는 식으로 매우 긍정적이었으나 내 생각은 좀 다릅니다.

대통령이 사과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사과인데, 구체적으로 최순실이라는 인물이 비선에 있었다고 말한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왜? 세상이 그 사실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은 가까운 사람, 어려울 때 나를 도운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그 사람과 가까이 지냈다”는 겁니까? 만에 하나 부정에 개입될 것이 두려워 혈육인 동생들과 조카들도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한 박 대통령이 어쩌자고 그런 ‘비선’(秘線)을 두었을까요?

“감시를 소홀이 하여서 이런 불상사가 생겼지만 다 내 책임이다” 라고 대통령은 고백했지만 동생들도 믿지 못한 그가 최순실만은 그렇게 믿었다면 그게 말이 됩니까? “감시를 소홀히 하였다”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게 철저히 믿은 사실이 문제가 되는 것 뿐, 감시가 소홀했던 것은 백번 용서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가진 종교가 무엇이든 그것을 스스로 ‘사교’(邪敎)라고 말할 사람은 없습니다. 생업에 종사하는 시민도 아니고 일국의 대통령이 “사교인 줄 알면서도 그 교에 빠졌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나라가 망합니다. 물론 청와대에서 “굿을 한 일이 없다”는 말은 믿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믿는 것이 사교가 아니라면 그 교의 정체를 밝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천주교입니까? 개신교입니까? 불교입니까? 회교입니까?

여당인 새누리당이 ‘친박’과 ‘비박’으로 2분되어 있다는 사실을 대통령은 알고 있었습니까? 20대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했다는 사실을 대통령은 몰랐습니까? 왜 갑자기 국회와의 소통과 대화를 주장합니까? 총선 참패의 원인이 청와대에 있다고 왜 자백하지 않았습니까? ‘친박’과 ‘비박’이 반목하고 불화하는 것을 보고만 있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박 대통령의 ‘인사’(人事)가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될 만큼 비합리적이었는데 그 원인이 무엇입니까? 판단력이 그렇게 부족해서 저지른 잘못입니까 아니면 ‘누구’말을 듣고 하다 일이 그렇게 된 것입니까? 그 사과문을 들으면서 석연치 않은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요다음 기회에 정식으로 따지겠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