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서예실

奇大升의 夏景

淸潭 2016. 9. 11. 14:46

기대승의 하경






  

 여름 경치夏景

   奇大升(기대승)

 

  蒲席筠床隨意臥(포석균상수의와)

  虛欞踈箔度微風(허령소박도미풍)

  團圓更有生凉手(단원갱유생량수)

  頓覺炎蒸一夜空(돈각염증일야공)

 

  부들자리 대나무 침상에 자유롭게 누우니

  창틀과 발에 미풍이 불어 드네

  둥근 부채질에 다시 서늘해지니

  찌는 듯한 더위가 이 밤에 없어졌네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무더위가 맹위를 떨친 올여름. 산과 물이 있는 피서지가 붐볐다. 고봉의 여름나기는 특별하다. 침상에 편안하게 누워 발을 통해 들어오는 미풍에 몸을 맡긴다. 그래도 더위가 가시지 않으면 부채질을 하면서 찌는 듯한 더위를 잊어버린다.

  부채는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으킨다는 뜻의 자와 가는 대나무나 도구를 의미하는 자가 어우러진 순수한 우리말이다. 한자로는 선()이라 하는데, 집이나 문을 뜻하는 호()자에 날개를 뜻하는 깃 우()자를 합한 글자로 집안에 있는 날개라는 뜻이다. 이로 미루어 보면 종이가 없었던 고대에는 새의 깃털로 부채를 만들었던 듯하다.

  서예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접었다 폈다 하는 접부채[摺疊扇]는 우리나라에서 먼저 만들어서 중국에 전해졌다. 중국에는 원래 둥근[團扇] 부채만 있었으나 고려인들이 손에 들고 접었다 폈다 하는 부채를 보고 이를 수입하여 고려선(高麗扇)이라 부르면서 아꼈다.

  한편 1600년 전 진서에 의하면 왕명으로 부채 위에 글씨를 쓰다 실수로 먹물을 떨어뜨려 그 자리에 말과 소 등을 그린 것이 계기가 되어 화훼, 조충, 산수 등을 그림으로써 선면 작품이 시작되었다고 한다여름철에 부채 위에 글씨나 그림을 넣어 여유롭게 부채질을 하면서 더위를 잊어버리려는 선인들의 모습이 금년에는 더욱 친근하게 상상된다. 아직도 낮에는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 때문이다

     

 기대승 [奇大升,1527(중종 22)1572(선조 5)]

 조선 중기의 문신·학자. 호는 고봉(高峯), 존재(存齋), 시호는 문헌(文憲)이고, 성균관대사성, 대사간, 공조참의를 지냈다. 이황과의 서신 교환을 통하여 조선유학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칠논변(四七論辨)을 전개하였다. 그는 학행(學行)이 겸비된 사유(士儒)로서 학문에서는 사칠이기설(四七理氣說)에서 이황과 쌍벽을 이루었고, 행동에서는 지치주의적(至治主義的)인 탁견을 왕에게 아뢰었다. 제자로는 정운룡(鄭雲龍고경명(高敬命최경회(崔慶會)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논사록·왕복서(往復書)·이기왕복서·주자문록(朱子文錄)·고봉집등이 있다.


 서예세상 삼도헌 글방

 http://cafe.daum.net/callipia

삼도헌의 한시산책 405(2016년 9월 11일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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