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賢賢易色이라.

淸潭 2016. 6. 14. 10:34

賢賢易色이라.


논어 學而편에 나오는 이 구절의 해석에 대하여

●어느 분은 “현자를 현자로서 알고 안색을 고친다. 현명한 사람을 보면 그 현명함을 인정하여 존경하는 마음으로 얼굴빛을 고쳐야 한다”라고 하였고,

●나는 “어진 사람을[賢] 존경하기를[賢] 남자가 잘 생긴 여자 좋아하는 마음[色]으로 바꿀 [易] 일이다.”라고 하였고

●또 한 분은 “바꾸다 '역'으로 읽어도 괜찮고, 평이하다. 안이하다. 특별히 신경쓰지 않다 라는 의미의 "이"로 읽어도 무방합니다. 읽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달리 읽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다시 말해, 예쁜 여자 좋아하는 마음으로 현자를 좋아해라 라는 의미의 1개 문장으로 읽으련다면 '역'으로 봐야 옳겠고, 현자를 좋아하는 한편 여자는 그저 별로 관심가지지 않는다 라는 의미의 독립된 2개 문장으로 보고 읽으련다면 '이'로 읽어도 괜찮다는 말씀입니다”라고 하였다.

한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그건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며 개인의 자유의 영역이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싶어서

몇 자 써본다.

어떤 문장에 대한 해석은 그것이 고전일 경우, 지금까지 가장 통용되었던 주석이 무엇인지

알아서 그걸 보는 일이다. 그것이 가장 무난한 일이다. 내가 위에 해석한 것은 朱子의 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 불만이 있을 경우

다른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그때는 그만한 논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어찌 한문 문장에서만 그러하랴.

한자 글자의 원리를 설명하는 문제도 갑골문에서 금석문 설문해자 등 그 역사가 만만치 않다. 내가 예전에 어떤 사람에게 들었던 이야기로 時는 日과 寺가 결합된 글자로서, 때는 절보다 더 정확하게 지키는 데가 없으니 그래서 時라는 글자가 되었다고 하였고.

痔[치질치]는 절에서 참선하는 스님들에게 흔한 병이라서 병질부 아래 寺가 든 글자라고 하였다. 실제로 참선하느라 엉덩이를 혹사하여 선방의 스님들 사이에 의외로 치질이 많다고 하였다. 그러나 내가 字學 관련한 책을 보니 그런 설명은 그냥 방편적인 설명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알았다. 그래도 그런 설명은 그 글자를 기억하는 데는 일정부분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한문 고전을 너무 자의적으로 해석하다보면 그것과 관련된 다른 문장으로 나아가는

연결고리를 막아버리기 쉽다. 이점을 초학자들은 주의해야한다.

얼핏 정답도 없고 정한 규칙도 없는 것 같아도 그래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말아야 하는 것이 한문 공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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